아무리 생각해도 의심을 떨칠 수 없는 일이 있어서 수리산을 아시는 왈바분들께 여쭙고자 합니다. 이왕이면 코요테님을 아시는 분들도 봐 주세요..
지난 일요일, 그러니까 6월10일. 새볔. 5시반에 집앞에서 코요테님을 만나서 미리 약속한대로 수리산을 올라갔습니다. 원래 코요테님이 쏜 번개이고 잔차님, 비탈리님, 야타제님(구 아이올님 맞으시지요?) 이런 분들이 리플을 다셨지만 시간이 일러서인지 모두 이런 저런 사정으로 나오지 못하시고서 둘이서만 오르게 되었지요.
코요테님과는 관악산 묻지마 코스로 야간번개 한번 같이 한 것이 전부지만 작년에 진파리님이 같이 청계산 넘다가 페이스 오바 했다는 얘기도 전해 들은게 있고, 먼 발치서 잠깐이지만 직접 본 적도 있어서 걱정스럽게 말을 건넸습니다.
"보조를 맞추지 못할까봐 걱정입니다.."
"에~ 뭘요!"
음.. 경사도 사투리에 순진한 표정이 믿을 만 한 것도 같습니다.
첫번째 왈바님들께 여쭐 것이 자전거에도 축지법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까?
평촌과 수리산 사이의 로드는 산쪽으로 계속 오르막 경사라 대체로 가는 방향이 어렵고 집으로 오는 방향은 수월합니다. 코요테님이 앞서 출발하고 그 뒤를 따르는데 열심히 저어도 점점 앞차와의 간격이 벌어집니다. 속도계를 보니 25km는 되는데, 평소보다 무지 열심히 젓고 산으로 가는 방향으로는 잘 가는 편인데도 자꾸자꾸 사이가 멀어집니다. 순간적으로 단거리 선수처럼 스퍼트 해서 뒤로 바짝 붙었습니다. 가서 보니, 글쎄 코요테님은 너무 차분하고 고요하게 페달을 젓고 있는겁니다. 타이어는 무지 두꺼운게 분명히 2.1짜리인 것 같습니다.
"저렇게 저으면 10km밖에 안나오겠는데... 아마 축지법 아닌지 몰라..!!"
유심히 봐도 변화가 없는데 속으로 겁났습니다. 진짜 자전거 축지법이 있는거 아닙니까?
두번째 왈바님들께 여쭐 것이 10m 탄력 받아서 50m 올라가는 수도 있습니까?
어찌어찌 수리산 정상의 삼거리를 지나서 다운 한번 끝내고 두번째 업을 오릅니다.
"다운 잘 하시는데요?"
뒤에서 다운 내내 봐주던 코요테님이 한마디 하시지만, 듣는둥 마는둥 속으로 경계를 늦출 수가 없습니다. 이미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의심이 들기 시작하던 터라 곱게 들리지 않습니다.
수리산 두번째 임도는 중간중간에 꽤 긴 업이 한번인가 두번 있습니다. 약수 마시고 다시 출발하는데 조금 가서 50m는 되어 보이는 예의 그 업이 나왔습니다.
"탄력을 받고...!! 끄~..응.."
그 와중에 코요테님에게 예의상 한마디 했습니다.
"코요테님 먼저 올라가요!"
그랬더니 기가 막혀서.. 한 10m 전력질주하더니 이내 up..,up.., 저기서 속도 줄일 줄 알았는데 계속 up.. 하더니 끝까지 올라가 버리는 겁니다. 난 10m 올라가다 탄력 다 잃고 그나마 뒷기어 3, 4단 남긴게 마냥 흐믓해서 올라 다닌 곳인데..
다 올라가서 저를 기다리며 빙빙 돌고 있는 코요테님이 무서워 지려고 합니다.
어쨌든 두번째 고개도 내려와서 이제 세번째 임도로 갑니다. 여기서부터는 제가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입니다. 임도의 입구까지 로드로 이동하고 보니 초반의 up이 눈이 휘둥그래지도록 가파릅니다.
"저기 시간도 그렇고.. 코요테님만 임도 타고 오세요. 난 로드로 가서 첫번째 정상으로 올라가 있을께요.."
정말 제시간에 끝내고 성당에 가야하는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와봐야지 생각하고 따로 가기를 청했습니다.
"그러세요. 삼거리에서 만나는겁니다. 처음에만 업이 쎄고 뒤에는 괜찮은데..."
약간만 아쉬워하는 코요테님을 보내고 로드로 다시 거슬러 옵니다. 돌솥밥을 하는 음식점을 지나 다시 삼거리로 가는 수리산에서 가장 쉬운 up-hill의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여기가 코요테님이 올라간 임도의 출구인데 안쪽을 들여다 보니 아직 별일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 이렇게 탔어야 했어!"
여긴 업이면서도 재미있습니다. 열심히 오릅니다. 대부분 앞쪽 기어는 중간으로 놓고 기분 좋게 오릅니다.
"참, 많이 늘었단 말이야^^!" "물도 많이 남겼는데 올라가서 기다리면서 다 마셔야지.. "
저 앞에 삼거리가 보입니다. 시작할 때는 없더니 그새 아침등산 인파가 많이 늘었습니다. 그러다가...
정말이지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코요테님이 저 앞에서 그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벤취하나 맡아 놓고 날 기다리고 있는겁니다, 밝게 웃으면서..
"어이쿠.!"
세번째, 정말 정색하고 왈바님들께 여쭙고 싶은게 이겁니다. 진짜 이럴 수도 있는겁니까? 임도로 올라간 자전거가 로드로 간 나보다 빠를 수 있어요?
삼국지에서 맹획인가가 제갈량에게 쫓기면서 빠져나왔다 싶으면 앞에서 공명이 고요히 부채부치면서 기다리고 있고 이렇게 몇번을 도망가고 잡히고 하다가 항복하는 걸 읽은 것 같은데(맞나? 암튼..) 그때의 오금이 저렸을 불쌍한 주인공의 심정이 그대로 이해되는 겁니다.
"아~! 강호는 넓고 고수는 많다!! 이건 축지법이 아니고는 설명이 될 수가 없어..!!
오는 길엔 어떻게 하다보니 인도를 택해서 나란히 오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물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 궁금해서 위의 질문들을 대충 물어보았더니, 막 당황하면서, 들켰다는 듯이, 앞뒤가 안맞는 얘기를 둘러대면서 겸손하려고 노력합니다. 타이어가 튜브리슨데 어쩌고, 세미슬릭인데 저쩌고...
이미 그런 어리숙한 말로 위로 받기에는 제가 받은 상처가 너무 컸지만 어쨌든 아침 일찍 새소리 맘껏 듣고, 요 며칠 자전거 많이 탔다고 자칫 건방져지려던 초보/김정기의 정신이 번쩍 들도록 눈이 띄었지요.
코요테님, 즐거웠구요^^.. 조오기 보니까 안양 로드 번개 올리셨길래 생각나서 적었습니다.
그리고 왈바님들! 진짜 축지법 쓰는 고수들이 있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아직도 잊혀지지 않거든요, 그 고요한 페달질..시속 30km.. 벤취위에 앉아서 그 해맑은 웃음...
1200투어 가신 분들도 하루에 250km를 우습게 가시던데, 진짜 축지법을 아시는 분들은 초보들에게도 비급을 전해 주시기를... ...초보/김정기.
지난 일요일, 그러니까 6월10일. 새볔. 5시반에 집앞에서 코요테님을 만나서 미리 약속한대로 수리산을 올라갔습니다. 원래 코요테님이 쏜 번개이고 잔차님, 비탈리님, 야타제님(구 아이올님 맞으시지요?) 이런 분들이 리플을 다셨지만 시간이 일러서인지 모두 이런 저런 사정으로 나오지 못하시고서 둘이서만 오르게 되었지요.
코요테님과는 관악산 묻지마 코스로 야간번개 한번 같이 한 것이 전부지만 작년에 진파리님이 같이 청계산 넘다가 페이스 오바 했다는 얘기도 전해 들은게 있고, 먼 발치서 잠깐이지만 직접 본 적도 있어서 걱정스럽게 말을 건넸습니다.
"보조를 맞추지 못할까봐 걱정입니다.."
"에~ 뭘요!"
음.. 경사도 사투리에 순진한 표정이 믿을 만 한 것도 같습니다.
첫번째 왈바님들께 여쭐 것이 자전거에도 축지법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까?
평촌과 수리산 사이의 로드는 산쪽으로 계속 오르막 경사라 대체로 가는 방향이 어렵고 집으로 오는 방향은 수월합니다. 코요테님이 앞서 출발하고 그 뒤를 따르는데 열심히 저어도 점점 앞차와의 간격이 벌어집니다. 속도계를 보니 25km는 되는데, 평소보다 무지 열심히 젓고 산으로 가는 방향으로는 잘 가는 편인데도 자꾸자꾸 사이가 멀어집니다. 순간적으로 단거리 선수처럼 스퍼트 해서 뒤로 바짝 붙었습니다. 가서 보니, 글쎄 코요테님은 너무 차분하고 고요하게 페달을 젓고 있는겁니다. 타이어는 무지 두꺼운게 분명히 2.1짜리인 것 같습니다.
"저렇게 저으면 10km밖에 안나오겠는데... 아마 축지법 아닌지 몰라..!!"
유심히 봐도 변화가 없는데 속으로 겁났습니다. 진짜 자전거 축지법이 있는거 아닙니까?
두번째 왈바님들께 여쭐 것이 10m 탄력 받아서 50m 올라가는 수도 있습니까?
어찌어찌 수리산 정상의 삼거리를 지나서 다운 한번 끝내고 두번째 업을 오릅니다.
"다운 잘 하시는데요?"
뒤에서 다운 내내 봐주던 코요테님이 한마디 하시지만, 듣는둥 마는둥 속으로 경계를 늦출 수가 없습니다. 이미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의심이 들기 시작하던 터라 곱게 들리지 않습니다.
수리산 두번째 임도는 중간중간에 꽤 긴 업이 한번인가 두번 있습니다. 약수 마시고 다시 출발하는데 조금 가서 50m는 되어 보이는 예의 그 업이 나왔습니다.
"탄력을 받고...!! 끄~..응.."
그 와중에 코요테님에게 예의상 한마디 했습니다.
"코요테님 먼저 올라가요!"
그랬더니 기가 막혀서.. 한 10m 전력질주하더니 이내 up..,up.., 저기서 속도 줄일 줄 알았는데 계속 up.. 하더니 끝까지 올라가 버리는 겁니다. 난 10m 올라가다 탄력 다 잃고 그나마 뒷기어 3, 4단 남긴게 마냥 흐믓해서 올라 다닌 곳인데..
다 올라가서 저를 기다리며 빙빙 돌고 있는 코요테님이 무서워 지려고 합니다.
어쨌든 두번째 고개도 내려와서 이제 세번째 임도로 갑니다. 여기서부터는 제가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입니다. 임도의 입구까지 로드로 이동하고 보니 초반의 up이 눈이 휘둥그래지도록 가파릅니다.
"저기 시간도 그렇고.. 코요테님만 임도 타고 오세요. 난 로드로 가서 첫번째 정상으로 올라가 있을께요.."
정말 제시간에 끝내고 성당에 가야하는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와봐야지 생각하고 따로 가기를 청했습니다.
"그러세요. 삼거리에서 만나는겁니다. 처음에만 업이 쎄고 뒤에는 괜찮은데..."
약간만 아쉬워하는 코요테님을 보내고 로드로 다시 거슬러 옵니다. 돌솥밥을 하는 음식점을 지나 다시 삼거리로 가는 수리산에서 가장 쉬운 up-hill의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여기가 코요테님이 올라간 임도의 출구인데 안쪽을 들여다 보니 아직 별일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 이렇게 탔어야 했어!"
여긴 업이면서도 재미있습니다. 열심히 오릅니다. 대부분 앞쪽 기어는 중간으로 놓고 기분 좋게 오릅니다.
"참, 많이 늘었단 말이야^^!" "물도 많이 남겼는데 올라가서 기다리면서 다 마셔야지.. "
저 앞에 삼거리가 보입니다. 시작할 때는 없더니 그새 아침등산 인파가 많이 늘었습니다. 그러다가...
정말이지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코요테님이 저 앞에서 그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벤취하나 맡아 놓고 날 기다리고 있는겁니다, 밝게 웃으면서..
"어이쿠.!"
세번째, 정말 정색하고 왈바님들께 여쭙고 싶은게 이겁니다. 진짜 이럴 수도 있는겁니까? 임도로 올라간 자전거가 로드로 간 나보다 빠를 수 있어요?
삼국지에서 맹획인가가 제갈량에게 쫓기면서 빠져나왔다 싶으면 앞에서 공명이 고요히 부채부치면서 기다리고 있고 이렇게 몇번을 도망가고 잡히고 하다가 항복하는 걸 읽은 것 같은데(맞나? 암튼..) 그때의 오금이 저렸을 불쌍한 주인공의 심정이 그대로 이해되는 겁니다.
"아~! 강호는 넓고 고수는 많다!! 이건 축지법이 아니고는 설명이 될 수가 없어..!!
오는 길엔 어떻게 하다보니 인도를 택해서 나란히 오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물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 궁금해서 위의 질문들을 대충 물어보았더니, 막 당황하면서, 들켰다는 듯이, 앞뒤가 안맞는 얘기를 둘러대면서 겸손하려고 노력합니다. 타이어가 튜브리슨데 어쩌고, 세미슬릭인데 저쩌고...
이미 그런 어리숙한 말로 위로 받기에는 제가 받은 상처가 너무 컸지만 어쨌든 아침 일찍 새소리 맘껏 듣고, 요 며칠 자전거 많이 탔다고 자칫 건방져지려던 초보/김정기의 정신이 번쩍 들도록 눈이 띄었지요.
코요테님, 즐거웠구요^^.. 조오기 보니까 안양 로드 번개 올리셨길래 생각나서 적었습니다.
그리고 왈바님들! 진짜 축지법 쓰는 고수들이 있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아직도 잊혀지지 않거든요, 그 고요한 페달질..시속 30km.. 벤취위에 앉아서 그 해맑은 웃음...
1200투어 가신 분들도 하루에 250km를 우습게 가시던데, 진짜 축지법을 아시는 분들은 초보들에게도 비급을 전해 주시기를... ...초보/김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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