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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 대구까지 1차 기행

........2001.07.31 09:22조회 수 958추천 수 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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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낮춤말을 사용한 것에 대해 사과 드립니다. 제가 독수리 외발 타법에 80타라서....이해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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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출발이야!!  그래 출발이다. 비는 이제 무시하자. 이틀이나 비로 인해 출발하지 못했던 복수를 해야지... 무시해도 지가 어쩌겠어?

삶도 때로는 그러하지 않은가?

패니어, 짐받이, 스탠드, 펌프, 헬멧, 반바지 등, 이런 것들은 이미 2개월 전부터 구입했던 것들...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짐을 챙긴다. 텐트, 버너, 옷가지....구급약, 선텐로션, 멘소레담....우습다. 뭐가 이렇게 많은 건지...필요하지 않은 것들의 유희(?)

사람 살아감에도 불필요한 많은 것들을 갖고 있지 않은가? 적당한 아쉬움도 필요한데...


속도계의 리셋. 컴의 모든 것이 `0`으로 부터 시작된다.

마음도 그럴 수 있어야 하는데....


어쩐지...출발할 때는 괜찮더니 비는 동대구를 벗어나지 못해 내리기 시작한다.

`쉬어 가십시오`  소방 파출소에 적혀 있는 글귀

그래!  저 곳이다. 이름 모를 소방파출소에 자전거를 대피시키고 잠시 쏟아질 거라고 생각하고 비를 피한다. 그러나 비가 그친다는 것에 대한 기대를 던져버리고 판쵸 우의로 짐 가방을 덮고, 나는 비를 맞기로 작정하고 가늘어진 빗줄기 사이를 다시 달린다.


비가 잠시 그친다. 아니나 다를까... 햇살이 괴롭힌다. 선텐로션을 바르고...영천 조금 남겨두고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는다.

처음 맞는 오르막...페달에 힘을 주고...역시 체력에 문제가 있다. 그러나 내리막의 시속 60Km. 쾌감이 날개를 달고 싶다. 상쾌하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


안강 조금 지나 좌측 편으로 `양동마을`이 보인다. 예의 모습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오래된 마을이다. 고즈넉한 분위기는 나의 지친 마음의 휴식을 위해 더할 나위 없이 좋으나...마을 가운데 우두커니 서있는 교회는 나를 짜증나게 한다. 최소한 이런 마을에서는 한켠으로 비켜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


포항을 앞두고 있는 갓 길은 쇠 부스러기가 즐비하다. 역시 쇳가루 도시 답게...타이어 펑크에 신경이 곤두선다.

다시 비가 내린다. 텐트나 치고 비가 내리면 좋을텐데... ... 빨래와 사이클 바지로 갈아입기 위해..........여관에 몸을 푼다.

대구 - 영천 - 포항 92Km, 2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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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차

쇳가루의 도시를 뒤로하고 7번 국도를 따라 페달을 돌린다. 새벽 도시의 호젓함을 맛보며 역시 이런 기분이 최고야...차가움의 싱그러움, 신선한 공기(~~~으 , 표현력의 부재)
앞서가는 몇 몇 잔차를 뒤로하고 강구에서 해변을 따라가기로 한다. 해변이 없는 동해안은 .........


`바다`  살아있는 폐허. 축소된 무한. 그 공간을 오른쪽에 두고...나는 내 일(?)을 열심히 한다.


부산에서 통일 전망대까지 도보순례하는 친구들을 만나다.
바로 이것이 희망이다.
정치하는 저 노친네들 어디 좀 보낼 데 없나?


오르막과 내리막의 반복...인생의 `길`이란?
잔차는 역시 체력과 끈기... 인생은 ?


축산 - 성내를 거쳐 다시 7번 국도를 타고 가는데 뒤로 보냈던 잔차의 무리가 보인다.  길 가에서 잠자는 모습으로.......그래 끼워 달래서 나도 자자. 20분의 꿀 맛을 즐기다.


광운대 `나라사랑`동아리. 5명의 건각들... 이름은 모름. 듬직하게 생김. 방학 후 서해안을 따라 남원 착.  일주일의 농활. 제주를 거쳐서 `부산 - 포항 - 양양 - 서울 이동 예정


몇 차례의 휴식과 출발을 반복하여 동아리 대장의 의견대로`덕신해수욕장`에 텐트를 침. 내가 형(?) - 실은 아버지 나이지만..-으로서 쇠주사서 쫘~~악. 저녁식사 후에 비가 쏟아진다. 피곤함과 약간의 취기에 뻗어 자다.


대구 - 강구 - 해변도로 - 평해 - 덕신
115Km,  1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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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

새벽
비는 그칠 생각을 않는데...글쎄 이 친구들은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나도 이 비 속을 타고 갈까 ?` `아니야. 난 일정에 구애 받을 일도...자신에 구애 받을 일도 없어. 난 나대로...`


`잘가라` 하고보니 한 친구의 잔차가 이상하다. 찌리릭 기어가 달려 있는 수준의 잔차니...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잔차 경력은 짧아도 명색이  난 쇳물 출신이라 기계를 좀 안다. 그 덕에...이친구의 잔차 디레일러도 그러했지만...브레이크 텐션이 한 쪽으로 쏠려 브레이크 패드가 타이어를 갉고 있다. 아찔했다. 이 친구의 잔차가  내리막에서...타이어 파열되면.......텐션 조절이 안되기에 분해를 했다. 조잡하기 짝이 없다. `프라스틱 부싱`이라니.....그래도 그 친구들에게 그 소리를 할 수 없었다. 단지, `어디서든지 기름 칠 좀 하라`는 말 외에


박 정권 시절 중소 기업 홀대만 하지 않았더라면...우리나라 잔차 산업도 지금의 대만 수준일텐데..    당시 `자전거 좀 만들어 보지 않겠소 ?`  바이어(이름만 대면 아는 자전거 브랜드)들이 많이 들어왔었는데...


비는 그칠 생각을 않고 철 이른 해변에는 내 텐트만 그 외로움을 지키고 있다. 라면을 끓여먹다. ~군침~~


오후 3시
비 그침. 텐트를 걷고 짐을 챙겨 다시 길을 떠나나 10킬로미터를 못가서 내 페달을 멈추게 하는 일이 생기다.


70세. 존함 모름. 출발지 `전남 순천`. 행선지 `강원 춘천`. 도착예정일  `추석이전`
식사량: 라면은 3개 - 1개 끓여 먹을 동안 다시 1개를 끓이고 이것을 먹을 동안 또 1개를 끓여 드심- 그래야 맛있다고 함. 하루 두끼
사진 참조하여 상상하시고.......
난 이 분으로 부터 `자유를 꿈꾸는 방법을 어렴풋이 알게 된거 같음.
이 어르신과 라면을 함께 먹고....그러다 헤어짐


` 가는데까지 걷다가 어두워지면 잔다.`
인천 작전동에 살고 있음. 이름은 모름. 01학번임.
이 친구는 걸어간다.
난 잔차를 밀고 간다.
그렇게 한참 동안 감.

텐트치고 잠

덕신 - 죽변 - 원덕(호산해수욕장)
45Km,  1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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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차

생각이 없다.
엉덩이의 땀띠.
팔 저림.
펑크.
아픈 다리....


묵호의 대진항을 지나 주유소옆 분식집 겸 매점에 들어서니 아주머니가 반겨 주신다. 이 아주머니는 잔차를 아신다. 알고보니 다운힐하는 `최장한`선수의 모친이시라고 한다. 난 이 선수를 몰랐는데...관심을 갖게 할 정도로 자랑이 대단하시다.  나는 나의 어머니에게 자랑스런 아들인가 ? - 에이 !!.  나는 나다. -
(묵호에서는 7번 국도를 따라 옥계 방향으로 가는 것보다 수산물 판매장이 있는 시내를 거쳐서 해변을 끼고 도는 게 훨 좋음)


버려 놓은 정동진. 누가 정동진을 버려 놓았나 ?

-----------멀리 기적이 울리고 역내로 서서히 기차가 들어오지만 경찰이 한발 먼저 들이닥친다. 기차는 그냥 출발하고 혜린은 손목에 수갑이 채워진 채 안타 까운 눈빛으로 기차를 바라본다. 화면 가득 흐르는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소나타 변주곡….

이 명장면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마치 자신이 주인공이라도 된양 나무에 몸을 기대보기도 하고 그 아래 놓여진 의자에 앉아 먼바다를 바라보기도 한다.------------

이 작은 간이역에서는 기차는 두칸짜리 비둘기호. 첫 기차가 새벽 5시30분 경북 안동을 출발해 5시간만에 정동진역에 도착한다.

노부부가 플랫폼에서 기차를 기다린다. 정동초등학교 교장을 지낸 윤재완 할아버지(75) 부부. 쪽지에 적은 메모를 읽어가며 심부름을 시키는 할머니와 조용히 듣고 있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간이역 풍경과 어우러져 정겹다. 할아버지를 기차에 태워보낸 할머니가 정동진역을 자랑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몰려오기에 대관절 무슨 일인가 했대요. 이쪽에는 그 방송이 안나왔거든. 난 지금까지도 그 드라마 못봤어요. 아무튼 사람들이 많이 오고 특히 배우들이 많이 와서 신나지 뭐야. 강수연이도 보고 그 「제비」 있잖수. 그래, 한석규도 봤어요. 와 본 사람들이 다들 좋다고 하진 않아요.

공중전화에서 젊은이들 전화하는 거 듣고 있으면 재미나지요. 「별거 아니 야, 볼것 하나도 없어」 하는 사람도 있고「조용하고 한적해서 정말 좋아」 하는 사람도 있고…』

『이름이 알려지기 전에도 사연을 안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간혹 있었어요. 실연당한 사람, 고시에 실패한 사람, 부도낸 사람, 마누라가 도망친 사람…. 겨울에 일출광경을 찍으러 오는 사진작가도 있었구요. 대부분 혼자 오는 사람들이었는데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다 훌쩍 떠나곤 했지요. 그때가 좋았어요. 지금은 말도 말아요. 특히 여름엔 한바탕 난리를 치릅니다. 어찌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드는지 철로에서 사고라도 날까봐 애간장이 녹을 지경입니다』

10년 넘게 정동진역에서 근무했다는 나이많은 역무원의 말이다. 올여름에도 정동진은 피서철 특수를 톡톡히 치렀다. 동해안 해수욕장의 인파가 지난해 보다 30%나 줄었지만 정동진만은 예외였다. 모래사장은 물론 동네 골목마다 텐트촌이 들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가장 이득을 많이 본 곳은 민박집. 방이 모자라 집주인들은 옥상 위에 올라가 잠을 자야 했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방을 얻을 수 없었고 요금도 부르는 게 값이었다. 처음엔 퇴락하던 마을이 갑자기 활기를 띠어 모두들 좋아했다. 그러나 동네 노인들은 점차 마을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그 좋던 인심이 사나워 졌다.

정동진역이 있는 1리와 고성산 및 해수욕장을 지닌 2리 사람들 사이에는 묘한 경쟁의식이 생겨났다. 관광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더미도 골칫거리였다.

『마을사람들에게 돈벌이가 생겨서 좋긴 한데 이거 원 시끄러워서 살 수가 있어야 말이지. 「모래시계」가 그리도 재미있수?』

사람들은 「모래시계」의 환상을 쫓아 무작정 정동진을 찾는다. 그러나 정동진에 와보면 아무 것도 없다. 철길, 그리고 바다가 있을 뿐이다. 정동 노인들은 말했다. 『정동에 오려면 초겨울에 오라』고. 『정동진 앞바다는 즐기는 바다가 아니라 사색하는 바다』라고.------------4년 전의 취재기 일부

예의 정동진은 지금은 없다. 단지 쾌락과 환락의 끈적한 인간의 본능만 남아있다. 단지 안의역에는 그나마 옛 시절 탄광의 흔적만이 먼지로 남아 있다.

안의를 거쳐 강릉에 도착.
여관에 잠.

원덕 - 융화 - 삼척 - 동해 - 대진 - 강릉
105Km. 1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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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차

시외버스 정류소의 이전으로 썰렁해진 도심 한 부분.
도시의 새벽은 어느 곳이나 그러한데.....회색빛의 탁함. 낮게 깔린 푸른 기운.
이런 기분은 경포에서 바뀜. 호수를 낀 일출
해수욕장
게워낸 술의 흔적. 마음의 고통. 밤의 환성. 욕구의 표현.....이런 것들을 뒤로하고

주문진까지 해변을 끼고 달린다. 송림사이 곳곳에 만들어진 까페들이 시선을 괴롭히나 공기는 맑다. 새로 만들어진 다리 덕에 시내를 바로 진입....

30년 전통의 `황태국`. 아침으로 한 그릇......


양양은 자부심으로 버티고 있는 고장이다. 그러한 사연이 있다. 궁금하시면 전화번호부 뒤져서 양양 주민 어느 누구에게라도 물어 보시라....

한계령 18Km....으 !!!
`4시간 걷자`의 각오.

한계령

저 산은 내게 우지마라 우지마라 하고
발 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내 가슴을 쓸어 내리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작사 하덕규 / 작곡 하덕규
양희은 노래


흐르는 땀, 멍~~해진 사고...
업힐이라고 남들은 표현하던데..

`걷다 타다`의 반복.  한계령휴게소.. 해발 920m
허기.. `여기는 한계령` 이 말만 전송하고 밥먹음.

다운힐~~
이 맛에 잔차 타나보다. 코너링이 서툰 탓에.....차선 침범, 한 순간에 `안~~뇽` 할 번하다. 역시 `과`함은 안좋다.

계곡에서 세수하고(다른 짓도하고..)한 시간 정도 푹 잤다. 아무 것도 모른 채...헬멧의 없어짐 조차.......(계곡 물에 떠 내려 갔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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