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후기] 왈바 2주년 기념라이딩...

........2001.08.21 01:20조회 수 654추천 수 1댓글 0

    • 글자 크기


06:50분...잠실선착장...
홀릭님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습니다.
"여봐여...켁켁...거기 조(組)별로 줄좀 서봐여..."
예비군 훈련장처럼 웅성웅성...이합집산...말 지겹게도 안듣습니다.

1조는 고속조(高速組)... 용가리님 인솔하에 평속 30 내외로 간답니다.
2조는 중속조...말발굽님께서 관광단을 모집중입니다.
3조는 널럴조...사또님께서 저속주행에 대한 주의사항을 전달하십니다.

자기 능력껏 기호에 맞는 조에 끼어 들어갑니다.
대입원서접수 마냥...눈치들 상당히 보십니다...킬킬킬
"저...여기 중속조에 끼어도 되남유?..."
"여부세여...댁은 물흐리지 말구 저속조로 가세여..."

07:05분...홀로 배웅나오신 YS님을 뒤로하고...30 여명이 선선한 아침바람을 가릅니다.
아파치님께서 잡아 끄는바람에...전 얼레벌레 고속조에 따라 붙게 됩니다.
용가리, 아파치, 재성이, 깅, 이혁재, 태백산, 정용섭(에니동호회)...
저들 틈에서, 오늘하루 꽤 피곤하겠다는 염려를 해봅니다.
어제 잔차를 새로 꾸며서...아직 익숙하지도 않고...컨디션도 꽝이고...

아니나다를까...워커힐고개를 넘어서면서 정용섭님, 아파치님 선두를 무자비하게 끌고 가십니다.
속도계가 30km/h 밑으로는 절대 내려가질 않습니다.
잠금장치가 있는 풀샥이긴 하지만...엊그제까지 하드테일만 타봤던 저에게는.
미세한 울렁임에 힘 손실을 느껴면서...멀미도 나는듯...
땡볕에 지독한 맞바람, 좌우간 헉헉거리는 숨소리가 그치질 않습니다.

08:00분...남양주 도농삼거리를 지납니다.
이제 겨우 도심을 벗어난듯 하지만...차량정체는 변함 없습니다.
동네 수퍼에서 쭈쭈바를 하나씩 물고 쉽니다.
생전 이런거 안먹었었는데...잔차질 하다보니 이렇게 됐습니다...ㅎㅎㅎ

어라?...말발굽님의 중속조가 우리 쉬는곳을 추월해 갑니다.
처음 나온 성희님과, 만두님,논두렁님...젊은이들이 힘차게 보입니다.
속초투어를 위해 모의고사를 치루는 파인더님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말만 중속조이지...절라 열쒸미들 달리고 있는 느낌이 팍 옵니다.
우리도 주섬주섬 챙겨서 뒤쫓습니다.

금곡에서 쉬는 중속조를 다시 추월...고속조의 쓸데없는 자존심으로 달립니다.
소모임 익사이팅 물에서 주로 놀고(?)계신 아파치님께서 요령껏 잘 이끌어 주십니다.
용가리님...그의 넓은 등짝은 천혜의 바람막이...뒤 따라가면 무풍지대... 맞바람을 피하는데 아주 그만입니다.

08:50분...마석 해장국집...도착 조별로 아침식사.
해장국 주문을 하는데...어라?...깅님 어디갔쥐?
고속조에서 떨어져나가 중속조에 붙어 들어옵니다.
인원도 많고 뒤섞여 달리다보니, 종종 거리의 미아들이 생겨 납니다.
그래도 고속조에서 흘리면, 중속조에서 챙기구...
중속조에서 떨어지면 저속조에 붙을수 있습니다.

청평에선 초보/김정기님께서 합류합니다.
전날 양평에 가족들과 놀러왔다가...새벽에 도망쳐 나오신...왈바환자.

2.1 타이어에서 나는 소리...좔좔좔좔...
여러대가 일렬로 바싹 붙어 달리다보니 좔좔 소리가 꽤 큽니다.
땀을 뚝뚝 흘리면서 가평고개를 넘습니다.
이글거리는 아스팔트의 아지랭이가 어지럽습니다.
간혹 지나는 차에서 또는 길에서도 "화이팅~" 격려들을 해 주십니다.

뒤를 흘깃 보니...승용차 두대가 우릴 추월하지 않고, 뒤를 막아주며  잠자코 따라옵니다.
누굴까 ?...고맙기도 하여라...
자세히 보니...법진님과 마린보이님...가족들을 데리고 강촌으로 가는중입니다.
법진님의 3공주...마린보이님의 2공주...도합 5공주의 빠이빠이에 힘이 납니다.
저 멀리 남이섬을 바라보며, 경강역 부근에서 빠집니다.
에휴~~이제야 차량으로부터의 위협에서 벗어 날 수 있습니다.

11:40분...상쾌한 숲속공기...이제 다 왔다는 뿌듯함...그리고 우리를 기다려주는 삼겹살과 돼지목살...
홀릭님, 아이리스님, 십자수님, 뭉치님...오늘의 지원조입니다.
천막 쳐놓고 불피우고 막걸리 사오고...고생고생...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법진님, 마린보이님, 왕창님, 우현님, 참길님 다섯분 가족들까지 와글와글 즐거워 보입니다.
작은듯 아담한 골짜기에 왈바식구들의 떠드는 소리가 메아리 칩니다.
십자수님, 태백산님 목소리가 가장 볼륨이 높습니다.

캔맥주 100 여개가 둥둥 떠있는 얼음같이 차가운 계곡물...
물놀이 시작...뜨겁게 달궈진 우리의 몸뚱아리들을 찬 물에 던집니다.
5분이상 들어앉으면 얼어 죽을 겁니다.
중속조들도 도착하기 시작합니다.
시키지 않아도 본능에 의해 첨벙첨벙 물에 뛰어 듭니다.

도란도란 쪼그리고 앉아 익혀먹는 고기맛은 일품입니다.
음식에 관한한 만물박사 미식가 이병진님...무지 많이 드시는거 잘 봤습니다.
맨 마지막 저속조까지 모두 도착하고 나니...그야말로 시장바닥입니다.
그래도 모두들 즐겁습니다. 

시원하게 씻고 배부르고...그 다음은 강력한 수면욕에 시달립니다.
하나 둘... 천막 그늘에 엎어져 곯아 떨어집니다.
시원한 산바람에 꿀맛같은 낮잠...그러나 오래 못갑니다.
말발굽님...호루라기를 불면서...단축된 강촌코스 올라가자고...
모두들 못들은 척 자는 시늉만 합니다...킬킬킬     

한 열댓명...기어코 챌린저코스 기어 오릅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또 고기 구워먹고 막걸리 마시고...
잔차님과 앤직님...먹는데 제일 용감하십니다.
천하장사 쏘세지도 구워 먹고...하여간 구울수 있는건 뭐든지 먹습니다.

고기가 부족해 홀릭님 장보러 나갔다가...길잃은 미아를 한명 데려옵니다.
노란자전거님...아까 오다가 헤메느라 여지껏 주린배를 움켜쥐고, 경강역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답니다.
왈바 유사이래 미아는 처음이었답니다...바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니...골짜기는 시원한 그늘에 가려집니다.
산에 올랐던 무장공비들도 우당탕 내려들 옵니다.
조용했던 골짜기가 다시 시끄러워 집니다.
태백산님, 재성이님...피바다를 만들어 왔습니다.
잔차 물통꽂이에 캔맥주 꽂고 올라가더니...

16:30분...왈바 2주년 기념식...
식순에 의거, 국기에 대한 맹세...순국선열에 대한 묵념...만세삼창...
한자리에 모여앉아 우리의 왈바사랑을 다시한번 다짐해 봅니다.
모두가 순수한 동호회로써 커나가길 간절히 염원합니다.
좋은 사람들...

18:00분...상경준비 끝.
올라 갈때는 조별 구분없이 하나로 뭉쳐 갑니다.
힘 팔팔한 분들이 앞,뒤를 챙기고...
다소 버거워 하시는 분들을 중간에 포장해서 찬찬히 달립니다.
대략 평속 24km/h 미만입니다.

잔차 30대가 한줄로 달리는 장면...별로 못 보셨을겁니다.
가평부터 시작되는 교통체증...
우리 잔차부대는 유유히 갓길로 달려 갑니다.

빨리 달리시는 분들은 자제하고 양보하며 뒤를 배려하십니다.
또한 힘드신분들도 분발하여 대열이 끊기지 않도록 노력하십니다.
모두가 하나로 똘똘 뭉쳐 서울까지 흐트러짐 없이...
우리 왈바에서 온로드투어의 경험을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19:30분...대성리 식당에서 우거지갈비탕...
30그릇 시켜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제부턴 야간주행입니다.
경험자 분들께서 각별히 주의를 주십니다.
빨간 깜빡등이 끝도 없이 한줄로 늘어서 달립니다.

금곡에서 졸다가 우당탕 자빠집니다.
그래도 또 졸립니다.
태백산님 펑크나서 기다리는 동안에도 졸려서 죽는줄 알았습니다.

구리시에 들어서면서...서서히 대열이 갈라 집니다.
구리 사시는 분...강북으로 가시는 분...종점 잠실까지...
조각조각 흩어지면서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 갑니다.

23:30분...잠실선착장...초보맨님 마중나와 있습니다.
오고갈때 그래도 한분씩이나마 배웅과 마중이 있어 좋습니다.

주행거리 : 150 km (only 온로드)
평균속도 : 23 km/h

와일드바이크를 사랑합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용용아빠
2024.06.17 조회 65
treky
2016.05.08 조회 676
Bikeholic
2011.09.23 조회 8115
hkg8548
2011.08.04 조회 7165
M=F/A
2011.06.13 조회 6719
이전 1 2 3 4 5 6 7 8 9 10... 385다음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