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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체호프...한국의 현진건...

........2001.08.22 04:25조회 수 509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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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왈바의 가온...

사실주의의 계승자...

무척 리얼하고 세심하게...정말 훌륭하십니다.

지구력 한판, 멋지게 길렀다고 생각하시구요...

담에 또 뵙지요.




kaon님께서 남기신 글입니다.
: 2001년 8월 19일 와일드바이크 2주년 기념 강촌 라이딩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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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류탄님 같이 선두에 서서 가신 분과는 다른 후미의 애틋함(?)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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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8월 12일) 산음에 갔다 와서 15일 광복절 오후에도 사진모임이 있어서 나갔다 온지라 곧 바로 이어지는 일요일날, 다시 하루종일 집을 비우고 자전거를 타러 갔다오겠다는 말을 못하고 시간만 보냈다. 어찌어찌 하여 겨우 와이프에게 얘기하니 별 이의없이 갔다오라 한다.(이럴때가 더 무섭기는 하지만서두..)
:
: 가온은 출발전날 저녁에 배낭에 넣을 이것저것을 준비하고 잠을 청하지만 역시나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선잠을 대충 자고 자명종 소리에 일어나니 5시 50분이다. 대충 씻고 차를 몰아 88을 타고 잠실로 향하는데, 왠 일로 일요일인데 아침에 차가 꽤나 많은 것이었다. 7시 출발을 10분 남기고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출발준비를 다 하고 있었다. 얼른 내려 얼굴 아는 사람에게 인사하고는 가온도 역시 잔차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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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없는 가운데 고속조, 중속조, 저속조를 나누라는 말을 듣고는 두말할 것 없이 저속조(일명 관광조)로 들어갔다. 하지만 고수들에게야 저속조가 관광조이겠지만 하수들에게는 저속이 관광만은 아니다. 그들에게는 고수가 말하는 저속이 숨이 턱에 닿은 그들만의 고속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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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속, 중속조가 7시가 약간 지난 시간에 출발하고 저속조의 출발을 알리는 사또님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저속조가 누구인가? 일명 예비군조라고도 말할 수 있는 조로 잔차 정비가 아직 안 된 사람들이 많다. 여기저기서 '저 타이어에 바람 좀 넣어야겠습니다'라는 말이 나오고 한 두 번 바람을 넣어주던 사또님의 얼굴에도 이게 아닌데 라는 표정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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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째든 사또님의 '출발합니다'라는 신호에 맞춰 각각 힘찬 페달질이 시작되었고 무리에 포함되어 라이딩을 하는 즐거움은 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기쁨일 것이다.
: 저속조라고는 해도 그들의 아이디를 들어보면 이들이 왜 저속조인가 하는 생각이 들게하는 빵빵한 아이디들이 많다. 역시 혼자만의 최저속조인 가온은 열심히 패달을 밟으면서 무사히 160km를 잘 갔다오기를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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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호대교를 지나 얼마 안가 앞에 가던 BttN님이 갑자기 선다. 선두에서 하나둘씩 멈춰서고 여러사람들이 그의 곁으로 모여든다. 펑크!
: 서둘러 여러 사람들이 수리에 나서고, 별로 도울 것이 없는 가온의 앞에서 달리던 멋진 긴머리의 남자에게 말을 건다.
: '가온이라고 합니다.' 손을 내밀면서 악수를 청하자 흰 저지의 그 남자는 머리결을 한번 툭 치면서(아마 그랬다고 생각이 든다) '앤직'입니다.' 한다. 그 남자의 머리카락이 부럽다.
:
: 펑크는 곧 수리되고 사또의 휘하 장졸들은 모두 즐거운 기분으로 다시 로드를 달린다.
: 얼마 안 있어 서서히 배는 고프기 시작하고 첫 번째 힘겨운 업힐구간을 지난다. 마치터널!
: 터널앞에 일열로 정열하고 '깜빡이 키세요'라는 대장의 명령에 다들 후미등을 켜고 터널로 진입한다. 터널이 끝날 때 쯤 다시 '다운시 추월금지'라는 대장의 명령을 뇌에 아로 새기고 즐겁고 시원한 다운을 시작한다. 로드라 차들의 매연이 많지만 올라올 때 부족했던 호흡을 힘껏 해본다. 얼굴, 머리, 가슴속까지 시원하다.
:
: 쌍둥이해장국!
: 거기에는 이미 이빨을 쑤시고 나오시는(정확히 이빨을 쑤셨는지는 기억이 되지 않는다.) 말발굽님이 있었으며 아직 식사에 열중인 여러 고속조, 중속조들이 있었다.
: 잔차를 정렬하고 미리 대기되어 있던 식사를 받았다. 숨이 무진장 찬다. 당연히 입맛도 없다. 평소 선지해장국을 좋아하지만 숫가락질이 힘들다. 손만 닦던 물수건으로 얼굴, 손, 가슴속까지 닦는다. 겨우겨우 한숫가락씩 뜨면서 앞에 앉아 있던 동료들을 본다. 묵묵히 다들 먹고만 있다. 다들 아는 처지같고 나만 모르는 거 같다. 사또님이 옆에 있는 사람에게 말은 건다. '제킬님, 회비 걷으세요' 아하 이 양반이 제킬이구나. 가온은 생각한다. 평소 마일드바이크의 창립멤버인 제킬을 생각했을 때는 얼굴이 날렵하고 몸매가 날씬한 사람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눈앞에 있는 제킬은 그런 상상을 여지없이 뭉개버렸다. 둥굴둥굴한 얼굴에 서글서글한 웃음! 악수를 하면서 '가온입니다'라고 한다. 제킬도 가온의 아이디는 알고 있었다. 반갑게 인사해 주었다. 하지만 밥은 계속 먹기가 힘들다. 사또님은 '밥만이라도 드세요' 한다. 옆에 있던 이혁재(죄송합니다. 이름이 정확한지 모르겠습니다. 비몽사몽간에 밥을 먹었는지라^^*)님도 '먹어야 삽니다. 안먹으면 입에 게거품 물고 쫒아가야 합니다. 무조건 드세요'라고 한다. 어찌어찌하여 밥은 다 먹고 다시 출발 준비를 한다.
: 사또님은 '중속조, 별거 아니에요, 한참 앞에 갔는데 이제 밥먹고 가잖아요, 쌩 달리다 쉬고, 쌩 달리다 쉬고.., 그러는 거에요'한다. 속으로 그런게 인터벌이지라고 되뇌인다.(법진의 글 속에 이런 글들이 많이 있었다.)
: 참 식당에서 밥먹고 나오다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 평상복을 입고 있길래, 옆의 분에게 저분이 누구시지요? 그랬더니 '법진님입니다'그런다...산음에서 4조(널널조) 조장님이셨는데, 후후 역시 평상복 입으니까 몰라보겠다. 나중에 강촌에 가서 법진님은 현지에서 표받는 사람같다는 말씀도 들었다.^^* 법진님에게도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드렸다. 가온을 몰라봐도 할 수 없다. 그는 고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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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출발하고 이번에는 밥은 먹은 탓인지 달리기가 좀 수월하다. 다시 언덕하나를 넘는데 역시 언덕은 힘들다.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간격이 점점 벌어진다. 약간의 다운힐. 선두가 멈춰서 있다. '바짝 붙으세요'라는 사또님의 말은 귓전에 맴돌지만 바짝 붙어지지가 않는다. 헉, 힘들다 하는데 다시 휴게소가 나온다. 앞서 있던 중속조들이 여기서 쉬고 있다. 입술이 바짝바짝 말라 말도 안 나온다. 휴게소로 들어가 이온음료를 하나 사고 벌컥벌컥 마셨다. 조금 나은 거 같다. 땀도 닦고 조금 안정을 취하는데 앞에 계신 건장한 분이 가온에게 다가와서 손을 내민다. '가온님이시죠?' 헉, 나를 아는 사람이 있다는 말인가? 엉거주춤 일어나서 네 가온입니다하고는 악수를 했다. '이병진입니다.' '네 반갑습니다.'라고 말했지만 역시 숨이 차서 그 다음은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이병진님 반가웠습니다. 자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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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출발!
: 말발굽님이 떠나기전 '이제 빡!쌘! 업힐 하나만 남았고 그 앞으로는 완만해'라고 하면서 간다. 빡쌘이라는 말도 힘을 빠지게 했지만 완만해 라는 말이 더 그랬다. 뭐가 완만하단 말인가? 계속 완만하게 올라간단 말인가? 걱정이 된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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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숨차게 가는데 멀리 언덕이 보인다. 중간 중간에 얕은 언덕을 몇 개 넘었지만 이건 빡쌘 업힐은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든 그런 언덕이었다. 하지만 정면에 보이는 언덕은 그렇지 않았다. 말그대로 빡쌔게 보였다. 잔차의 기어가 점점 저속으로 변한다. 중간쯤에는 몇몇 사람을 추월하기도 했다. 나에게 이런 힘이 남아있단 말인가? 하지만 언덕은 힘이 아니라 요령이라는 것을 라이딩이 끝날 때쯤 알 수 있었다. 언덕위에 숨을 고르는 선두가 있고, 내려서 물 한잔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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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생각하지만 캐멀백이 있는 사람들은 쉴 필요 없이 아무 때나 달리면서 물을 마실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달리고 있는 도중 혼자 쉬면서 물을 마시기가 곤란할 때가 많다. 캐멀백을 사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온로드가 아니라 오프로드라면 꼭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기도 하고...좀 더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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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됐던 다시 다운하여 열심히 달린다. 달리는 느낌이 훨씬 편하다. 선두에 바짝 다가가서 달렸더니 달리기가 훨씬 수월했다. 경강역을 지나치며 이젠 다왔다 하면서 마음이 조금 헤이해진다. 아스팔트가 아니라 시멘트 포장도로라 이제 곧 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그게 실수였다.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한 두 사람씩 가온의 곁을 스쳐지나가고 계속되는 힘든 패달질. 이 구비 돌면 저 구비가 나오고 저구비 돌면 다시 또 다른 구비가 나오면서 한참을 달린 것 같다. 앞에 한 무리의 자동차와 함께 누군가(바이크혹릭님) 카메라를 들고 있다. 이 상황에서도 '흠, 멋진 폼으로 찍혀야 될텐데'라는 생각은 든다. 브이자는 못 그렸지만 골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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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고기굽는 냄새가 온 계곡에 꽉 차 있었고 여기저기 윗도리를 벗어재낀 사람들이 많다.
: 털썩 주저앉아 먹는 태백산님의 식성은 정말 대단했고, 물에 들어갔다 나온 듯 한 말발굽님의 뱃살 또한 대단했다.^^*
: 고기구워 주던 우현님의 가슴 근육 또한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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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차를 풀숲에 던져놓고 계곡물로 들어갔다. 으...시원해. 정말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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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저기에 같이 오신 마나님들과 애기들의 까르르 하는 목소리들이 들렸고, 엉덩이를 물 속에 척 담그고 얼굴에 물을 끼얹어 세수를 하니 이제야 좀 살 거 같다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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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원한 계곡물에 재워놓은 캔맥주와 커피 등을 마시고, 먼저 숯불 바비큐를 드시던 분들이 자리를 내 주어 앉았지만 역시 마음 먹은대로 음식이 들어가지 않는다. 재킬님이 열심히 구워주었고(재킬님 고생하셨습니다) 한 점 두 점 먹고 나니 힘이 조금 나는 거 같다. 다시 계곡물에 들어가서 이제는 춥다. 이 때 태백산! 그의 진수를 볼 수 있었다. 애들이 자주 하는 물 끼얹기 놀이지만 어른이 하면 더 재밌다. 태백산 그가 1대 다수로 상대방에게 물은 끼얹었으나 태백산님의 힘은 놀라왔다. 아무도 그에게 대항할 수 없었다. 그러나 재성이님! 뒤에서 태백산님의 머리를 물속에 쳐막는데까지는 성공했으나 후환이 두려워 줄행랑을 쳤다. 재성이님을 잡은 태백산님, 물에 쳐 박을 수도 있었으나 이미 거나하게 취한 듯한 얼굴이다. 그만 놔주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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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저렇게 계곡에서의 재밌는 시간이 지나고 많은 사람들이 '와일드바이크, 산악자전거가 시작하는 곳'이라는 플랙카드로 가려진 부스에서 낮잠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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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때 나타난 말발굽님!
: 호각을 빽빽 불면서 강촌 챌린지 코스를 타자고 독려한다. 여러 고수들, 못들은 척하면서 돌아 눕는다. '나는 여기서 고기먹고, 낮잠 잘려고 왔어', '이 만큼한 한 것으로 만족해', '누가 이 더운 날씨에 올라가나' 등등 혼자서 중얼중얼 거리면서 눈을 감아 버린다. 하지만 왈바 그들이 누구인가? 10여명이 훨씬 넘는 사람들이 말발굽님의 선두하에 다시 산으로 오른다. 마지막에 쫓아가던 태백산. 그의 자전거에 꽃혀 있는 캔맥주가 위태롭다.
: 당연히 가온은 그들의 출발에 박수를 쳐주고, '나는 서울 갈 때 체력 아껴 놔야해' 라면서 혼자 메낭속에 들어있는 무릎보호대만 만지작 거린다. ㅠㅠ
:
: 그들이 떠난 후 다시 낮잠과 함께 고기가 또 도착하고 열심히 자고 열심히 먹는다.
: 이전에 한번 만났던 십자수님과 처음보는 바이크홀릭님 등과도 인사를 나누고 몇몇 사람들과 더 통성명을 했다. (그래도 끝네 인사를 못 드린 분들이 있습니다. 특히 말발굽님께 인사를 못 드렸네요. 죄송합니다. 담 번에 꼭 인사드리겠습니다. 가온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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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올라갔던 사람들이 돌아오고 박수를 보냈지만 재성이님과 태백산님의 부상이 있었다. 특히 태백산님은 상처가 여기저기였다. 말발굽님이 태백산님의 상처를 치료하는 동안 가온은 재성이님의 상처를 치료했다. 태백산님이 상처난 부위를 조금 감싸기라도 하면 좋을 텐데, '집에서 하죠, 뭐'라면서 그냥 간다. 집에 들어갈 때 여기저기 붕대하고 들어가면 마나님에게 무진장 닦일텐데라고 생각하면서 가온도 더 이상 권유하지 않는다. 몰래들어가서 혼자 치료하는게 나을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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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남은 고기가 도착하고 태백산님은 또 숯불 앞에 앉아 열심히 캔맥주와 삼겹살을 먹는다. 정말 정말 대단한 식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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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 이제 서울로 출발시간이다.
: 자리를 마련하고 간단한 기념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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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릭님의 인사와 함께 말발굽님의 축사, 그 외 이병진님, 왕창님, 십자수님, 수류탄님 등의 축사가 있었다. 기념촬영을 한 후 이번에는 모두 함께 가기로 한다. 고수들은 심심할 수도 있고 하수들은 빡쌘 여정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 어쨋든 이렇게 함께 가는 덕분에 국도변에 30명의 라이더들이 뻘건 후미등을 깜빡이면 지나가는 장관을 볼 수 있게 된다.(물론 앞에서 열심히 가신 분들이야 못 봤겠지만 가온처럼 후미에 쳐져서 가는 사람은 이 광경을 보기 싫을 만큼 많이 봤습니다.^^)
:
: 강촌에서 떠나기 전 십자수님의 비수 한마디!
: '가온님 잔차 타고 가시게요?'
: '네'
: '그냥 제 차에 싣고 차 타고 가시지 뭐'
: 흠...비수를 꽂는 한 마디였다.
: 그 다음은 카운터 펀치
: '가다 퍼지면 전화하세요 실어 드릴테니깐'
: 중간중간 그냥 차타고 갈걸 하는 생각이 안든건 아니지만 그럴 수는 없지요..갈 때까지는 갑니다.
:
: 강촌에서 서울로 가는 길은 곳곳에서 정체를 하고 있고 우리를 지나쳤던 십자수님의 차도 앞질렀다. 도로는 다운힐 뿐만 아니라 업힐시에도 차보다 빨리 자전거가 나간다.
: 좀 가다 보니 여기저기서 '밥줘, 배고파'하는 소리가 들린다. 가온의 기억력이 맞다면 용가리님의 목소리가 제일 잘 들렸지 싶다.
: 말발굽님의 '알았어, 고마해'라는 말과 함께 라이딩의 휴식시간이다.
:
: 갑자기 들어간 식당이라 30개의 우거지갈비탕을 시켰지만 나오는데는 한참 걸렸고, 쉬는 시간이 늘어나는 가온은 속으로 기쁘다. (빨리 가야 될 분들은 어떻게 생각 했을지는 모르지만..)
: 그러나 밥을 거의 마지막으로 받는 덕분에 허겁지겁 먹고는 바로 잔차를 탄다. 아직도 기나긴 차량의 정체가 꼬리를 물고 있고, 열심히 밥먹은 힘으로 패달을 돌린다. 주로 업보다는 다운이 받은 귀경길이 그나마 조금 수월하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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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마치터널로 올라가던 그 업힐은 정말로 힘들었다. 덕분에 뒤에서 파이팅 하는 소리도 들었고 말발굽님이 인상 한번 그리시고는 앞으로 붙으라는 소리도 들었다. 거길 넘기고 났더니 이제 한숨 돌린 듯했다.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과 함께 어려운 코스도 없다. 하지만 차량이 늘어나고 서울 쪽으로 들어올수록 길을 지켜주시는 고수님들의 수고는 더해 간다. 요리조리 차량들과 더불어 좌회전하고, 고가를 타고 하는 길이 많아서 무척 신경 쓰였을 거 같다.(다시 한번 이 기회를 빌어 수고해 주신 말발굽님, 잔차님, 용가리님, 아파치님 등에게 감사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발말굽님의 호각소리는 정말로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차들이 꼼짝마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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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사히 천호대교를 지나 한강변으로 들어서니 시간은 11시 반을 넘겼지만 뿌듯한 느낌이 든다. 마누라에게 들을 핀잔이 안 떠오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160km를 자전거로 탔다는 것은 가온에게는 또 다른 이정표였습니다.(물론 1200이나 280 하신 분들이야 코방귀를 끼시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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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 갔다 오신 왈바분들 정말 즐거운 라이딩이었고 자주자주 만났으면 좋겠네요.
:
: 바이크홀릭님 특히 준비하시느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
:
: 여러님들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인사 못 드렸던 분들께는 다음에 꼭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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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합니다.
:
: 가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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