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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악산 솔로후기

........2001.11.06 02:55조회 수 597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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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 시에 일산서 중요한일이 있어,
2.3 공식투어에 참가를 못하는 짱구는 시간이 맞는 파주 적성의 감악산을
가기로 한다.
예로부터 이름에 '악' 이나 '암' 자 붙은 산은 아예 가지말라는 옛 성현들의
말이 가슴에 찔리지만...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잔차를 차에 싣는다.
솔로의 허전함을 달래려 디카도 처음으로 투어에 동행을 시킨다...

투어도 투어지만 적성가는 길도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어서
오랜만의 솔로투어가 내심 솔리터리함과 한편으로 솔로의 홀가분함...
등등이 우중충한 가을하늘과 퍽 어울린다.

폼나게 담배를 물면서 통일로를 빠져 적성가는 길로 접어든다.
이제부터 감악산 계곡까지는 가끔 개미새끼 몇마리만 지나가는 한적한
도로다.... 좋다.... 혼자의 해방감.... 얼마 만인가...

적성 시내를 지나 계곡에 접어든다....
이길은 처음은 아니다.
드디어 등산로 입구에 도착. 맞은편 길가에 차를 세운다.
근데 입구쪽에 수십명의 등산객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 이런... X팔리게 저들과 함께 기어올라가야 하나? )

잠시 차에서 담배를 피우며 쫄바지에 잔차를 꺼낼때 보일 저들의 반응을
예상하면서 그 시기를 노린다.
헌데.... 바로 앞의 프랭카드에 써있는 글이 보인다.
-- 11월1일 - 12월15일 까지 산불방지를 위해 입산금지 ---
갑자기 대가리가 빠르게 돌아간다. 해서 저들이 못들어가고 저러고
있나보다. 나는 어쩔것인가........
폼나게 센치한 표정으로 잔차싣고 집을 나섰는데... 이대로 들어간다?
이런...... 하다못해 정발산 이라도 타야되나?
............

음... 방향을 정한 짱구 우선 차에서 내려 선수같은 표정으로 잔차를 조립한다. 반대편의 감시원 들에게 시위하듯이......
조립을 끝낸 짱구, 잠시 입구를 노려보다 올라타고 유유히 무리들 속으로
진입한다. 역시 한 감시원이 막는다. ' 어데가요? '
' 아 ! 예 범륜사 절까지만 타고 올겁니다 ' 지들끼리 눈으로 얘기하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 이크 됐다 '
잠시후 알았지만 그도 그럴것이 설마 미치지 않고서야 저 돌밭을 끌고
정상에 가는 바보가 있겠냐.. 싶었을게다.

꼬마들의 환성을 뒤로하며 임도 비스므리한 길을 오른다.
임도는 상당한 경사를 이루며 범륜사가 보이는 언덕까지 이어진다.
일주일 내내 소주와 친구하던 짱구...... 이길을 끝내 못오르고 내려 끈다.
하지만 별로 기분나쁘지는 않다. 이제 끄느냐 타느냐는 나에게 별 의미를
주지 못한지 오래됐으므로....

언덕을 넘어 그림이 예쁜 절까지는 길이 좋다.
저멀리 등산로 초입에 초소같은게 보이는데... 걱정이다.
( 설마... 사람은 없겠지.. )
요놈을 무사히 지나고 오늘의 주제인 돌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이제부터 정상 50 미터 아래인 능선안부까지는 쓸것도 뭐도 없다.

그저 탈수있는데라곤 전혀 없는 , ( 중간에 억새가 조금있는 평지가
있긴 했는데... 기껏 한 20 미터... 저기 다시 보이는 돌의 모습이
아예 타지말것을 얘기한다 )
중간의 쉼터 ( 이곳은 돌을 치웠는지.. 제법 평평하다 )
그리고 600 미터 위의 감악약수터.. ( 이곳에 있던 등산객이 무릇 그렇듯..
놀라움과 이상한눈으로 커피를 권하나 그냥 계속끈다 )
여기 능선안부까지의 경사가 더욱 가파라지며 돌들의 크기도 점점 커진다.

한참을 서서 멍한머리로 지금 뭐하고 있는건지를 따진다.
약수터에서 들은 얘기로는 저쪽 능선을 타도 탈수없는건 마찬가지라 했는데, 결국 끌고 올라서 끌고 내려온다는...
허... 이거참 ......

그래도 정상은 보자는 오기로 짱구 계속오른다.
다행이 입산금지라 아까의 그 운좋은 두사람을 제외하고 사람은 그림자도 안보인다. 한편으론 으시시하기까지한 계곡......
만일... 금지전의 등산객이 많았을때라면, 으.. 그 수많은 사람들에게
일일이 왜 이짓을 하는지에 대해 답을 해야했을 것이다.

능선이 가까와 지면서 조금 돌들이 줄더니.. 나무계단이 나오고 그놈을
오르니 드디어 능선안부다. 살거 같다.......
팻말을 보니 좌로 정상 50 미터... 우로 임꺽정봉 100 미터...

정상까지는 계단과 흙길이다. 급경사의... 실로 오랜만에보는 순수흙길이
이렇게 반가울수가 없었다.
가다보니 하늘이 보이고 정상에 바퀴를 올리면서 뿌듯한 마음으로 좌우를
보는순간... 이런 !!!!!
저쪽에서 송아지만한 누렁이와 시꺼먼 개 두마리가 이리로 오는것이 아닌가. 으르렁 거리면서......
( 순간 아 !!! X 됐다.... 뺑이치고 왔는데... 웬 개야.. 이런데서.. )

뒤의 여주인이 뭐라고 떠드니 다시 돌아가는듯 한데... 누렁이는 좀 덜한데..
이노무 검정이가 아직도 으르렁댄다.....
좌우간 돌밭 3 키로가량을 끌고 올라와서 혼자 오붓하게 담배하나 빨면서
그간의 노고를 스스로에게 치하하려했던 나의 구상은, 이 개들때문에
산산히 부서지고 만다.

개주인인 여자분은 자기도 엠티비를 하며.... 꽤 고가의 잔차를 보유하고
있다... 곧 전국일주를 계획하고 있다....... 등등 많은 얘기를 나눴다.
얘기중에도 줄곧 옆에서 손바닥만한 혀를 보이며 노려보는 그 검정이때문에
신경이 쓰였지만.......
하여튼.. 양갱하나 먹고 댐배하나 피고... 사진찍고....
다시 내려간다. 이번에는 아까 갈림길에서 반대방향, 즉 임꺽정봉으로 해서
그쪽 능선을 타고 하산할 생각이다.
아까 여자분이 그쪽은 잔차를 끌고도 못갈거라는 얘기를 흘리면서....

쪼금 탈만한 길이 한 20 미터이어지다 바로 암봉이 나온다.
왼쪽은 한 50 미터 바위낭떠러지... 길은 없다....
폭 7 센티의 바위사이길에 로프를 설치했는데.... 이게 남감하다...
잔차를 바위사이에 구겨넣으면서 필사적으로 왼쪽으로 기울지 않으려
신경쓰면서 조심조심 간다........
이곳을 겨우 통과하고 암봉을 넘으니 저 밑의 사람들.....
' 허 .... 더이상은 안되요.... 절벽이예요... 그것도 몇개나 더있어요 '

그만..... 임꺽정 능선은 포기하고 만다.... 만일 한사람이라도 더 있다면
고려해 보겠는데....
죽기보다 싫은 오던길로의 하산을 해야한다......

뭐... 이제는 다들 알겄이다.
아까 그 돌밭을 역으로 다시 내려갔으니까.....
삐끗해서 발이 삐면 큰일 이므로 그것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내려간다.

내려왔다......

차에 잔차를 기대고 머리를 들어 저쪽산을 바라보며 담배를 물려는 순간...
잔차 뒤바퀴가 푹 꺼져있다. 빵꾸다....
이런.... 난 이런때는 어디부터 이 상태로 왔는가를 따져본다....
모르겠다. 살살 돌려보니 이미 림이 상당히 휘어 패드에 가까워 졌다...
멀어졌다를 반복한다... 림 부분부분도 돌에 많이 긁혀있다.
프레임에도 짱똘에 찍힌 흔적이...
아 !!! 내려올때 힘들어 아무생각없이 텅텅 끌었더니 어데 부딪친 모양이다.

생각해보니 참...
뭐 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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