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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산 낙엽쓸기 ...

........2001.11.12 00:36조회 수 440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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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라이딩은 적어도 올해는 연이 닿질 않는 모양이다. 유명산 투어는 왈바차원의 행사처럼 많은 분들이 참석하셔서 꼭 함께하고 싶었는데 ...
아쉬움을 뒤로하고 모처럼 쉬는 토요일의 라이딩을 생각해본다. 분당에서 맹/불곡산, 수지 재민, 남한산성, 대모산등 많지는 않지만 자주 접할 수 있었던 코스들에 대한 즐거움에도 불구하고 항상 뭔가 빠져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청계산도 원터 쪽에서 매봉까지 거의 들고 올랐다가 들고 내려오기도 했다. 결론은 잔차 코스가 아니다였지만 ...
그렇담 무엇이 빠진 것일까?
금요일 오후 사무실(초림역, 탄천변 9층)에서 남서 방향을 바라보니 재민 코스의 마지막 능선이 보인다. 맞다. 그 뒤에 숨어있는 넘이 있구나! 바로 광교산이었다. 수원의 cyclepark님이 몇차례 번개를 마련하였지만 한번도 기회가 닿질 않았다. 내일 토요일도 끽해야 오전밖에는 시간이 없다. 어쩔 수 없지. 함께할 용사를 찾기 보단 이른 아침부터 부선스럽게 준비하는 홀로라이딩을 결심한다.
금요일 저녁, 회사내 사람들과의 모임이 있었다. 항상 그렇듯 임하는 자세는 절제 그 자체였다. 그러나 대부분이 너무도 오랜만에 하는 자리라 날라다니는 술잔을 거부할 수 없다. 그뿐이겠는가 결국 다음 자리로 이어진다. 그래도 결과는 예상외로 점잖게 일찍 끝났다. 12시경. 집에 돌아오면서 느닷없이 마눌에게 전화를 한다. 그 동안 말안듣는 첫째와 늦둥이(?) 녀석때문에 집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감수하는 모습이 떠오르는 것이다. "다들 자나? 그럼 내려와..."
결국 마눌과 마지막 술잔을 나누고 집에 돌아오니 2시가 넘었다. 아마도 술집에서 우리를 처다보는 사람들은 불륜이리라 생각했을 지도 ...
잘 준비를 마치고 자리에 누우니 아침 라이딩이 생각난다. 알콜이 내 육신을 자극한다. 결국 쿨쿨 ...
불현듯 눈을 뜨니 이궁 8시다. 초행길에 혼자 가야하는데 제한된 시간내에 돌아오려면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껴야 한다. 그런데 아직 몸속의 알콜이 다 가시지도 았았다. 출발을 준비하는 긴장 덕분에 잠 기운은 사그러뜨릴 수 있었는데 몸은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다.
창밖을 보니 날씨는 쾌청. 반바지를 선택하고 긴팔저지에 가벼운 윈드 자켓을 걸치고 출발 ...
수지 1지구 약수터에서 시작하는 코스를 선택하고 수지에서 파워에이드를 사기로 생각을 하고 갔다. 입구 도착. 등산객과 약수를 뜨러 가는 사람이 제법 있다. 길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분위기 좋은 초입을 지나자 어지간한 업힐이 나온다. 이곳까지 단숨에? 올라 우측으로 길을 선택한다. 그런데 순간 이게 왠일인가? 파워에이드를 준비한다는 것을 까맣게 잊었다. 물이 없이 갈 순 없지 않은가? 어쩔 수 없지 다시 내려간다. 결국 그넘을 준비하고는 아까 그 길을 다시오른다. 이정표가 잘되어있었는데 6.5KM란다. 계단도 있고 오르기 힘든 업힐도 있고 내리막도 있고 일반적인 코스와 별반 다를게 없다. 왕래하는 사람은 시간이 갈 수록 줄어든다.
이 코스의 특징은 능선을 따라 움직이는데 오르면서 주변 시야를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었다. 덕분에 염광의원쪽으로 온로드 이동하여 오를 수 있는 코스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이정표도 성지가 표시됨).
전체 코스의 중반쯤 부터는 인적을 만나기 어렵다. 전체 코스의 2/3쯤일까? 철탑이 나오더니 가파르고 길면서 그 턱이 높은 계단이 나온다. 여기부터는 거의 타고가기 어렵다. 아예 잔차를 등에 메고 오른다. 정상(시루봉이 정상이나 시루봉은 전망이 좋질 않고 수지쪽에서 오르다 바위가 나타나는 데 이곳이 전망은 그만이다. 그래서 나는 이곳이 정상이라고 칭했다) 바로 밑에 있는 헬기장부터는 바위투성이다. 혼자서 잔차를 올리고 오르고 하는데 아슬아슬하다. 결국 바위 정상에 올라선다. 전망은 정말 그만이다. 분당, 수지, 죽전, 구성, 수원등 아주 넓은 곳 까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자주 등산을 하시는 분께 내리는 길을 묻는 다. 올랐던 길은 그 바위내리막과 계단등이 생각나 다른 길을 선택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분왈 "이쪽으로 내리면 바로 고기린데 걸어서 가도 그냥 미끄러질 정도로 가파르지 자전거로는 힘들텐데 ... 그러나 가장 빨리 내려갈 수는 있어요. 그리고 내리다 오른쪽으로 가면 저 밑에 보이는 성지쪽인데 중간에 길이 끊어지나 능선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기이에요"
일단 고기리 방향으로 향한다. 그런데 길이 없다. 없는게 아니고 낙엽이 덮혀 길이 가려진 것이다. 이렇게 길이 없다는 것은 모든 곳이 길이라는 말도 되지 않는가? 타고 내리기를 시도하지만 초반 내리막은 거의 낭떨어지 수준이다. 결국 끌고 내린다. 그래도 미끄러진다. 잠시 코스를 헤메다 길이 아닌 곳으로 가로 질러 보다 남측 길을 선택한다. 여전히 심하지만 아까보단 나아진 길이다. 그래 어차피 미끄러지는 것, 타고 미끄러지자!
그러나 낙엽이 브레이킹을 전혀 도와주질 않는데 게다가 가물어 푸석푸석한 땅이 더욱 미끄러움을 부채질 한다. 얼마 가질 못하고 우당탕쿵쾅 ... 위를 올려다 보니 내려온길은 낙엽이 깨끗이 치워졌다. 내가 대부분 쓸고 내려온 것이다. 이러기를 몇차례인가? 좀더 길게 타기도 하고 또 자빠지고 ... 온 몸이 흙먼지 투성이다. 좀 더 가니 능선으로 접어든다. 제법 속도를 내어 타고 달린다. 그러나 순간 길을 잘 못 들은 것 같다. 마지막 낙엽쓸기가 시작된다. 쉬시시식 끼익끼익 미끈 쿠당탕 ...
다 내려왔다 싶으니 알 수 없는 계곡 다시 능선쪽으로 약간 올라 길을 잡는다. 얼마 가지 않아 시멘트 포장도로를 만나고 좀더 내려가니 고기리 음식점이 즐비한 곳을 만나게 된다. 열심히 밟아 온로드 이동후 집에 도착 ...

팔목에 무겁다. 내일이 되면 팔목 통증이 다시 돋을 것 같다. 전체 코스 대비 라이딩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좀 아쉬움이 남는 코스였다. 사실 오늘 코스는 시루봉에서 백운산, 바라산을 지나 고기리로 내리든가 아니면 백운호수쪽으로 내리는 길을 생각하였으나 늦게 출발한 관계로 코스를 생략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코스는 담 기회로 미뤄야 겠다.

단순 재미만을 즐긴다면 수지 1지구에서 시작해서 철탑이르기 전에 갑자기 길이 끊어지면서 계단을 내리는 곳이 있는데 - 이 길을 끊는 길이 좌측으로는 신봉리요 우측으로는 성지쪽으로 이어진다 - 이곳까지만 타고 신봉리나 성지쪽으로 내리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아니면 반대로 접근하여 싱글을 타고 수지 1지구로 내려오는 코스도 괜찮을 듯 싶다. 단, 아파트 쪽에 가까워 질 수록 사람들이 많아지므로 조심해야 한다.

힘들게 라이딩을 하면서 흘린 땀을 씻어 내니 이젠 몸속의 알콜기가 다 사라졌다. 이대로 한잠 푹자고 싶었지만 다음 스케쥴 때문에 또 움직여야 한다.
이것으로 유명산에 대한 아쉬움을 메울수 있을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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