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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의 서삼릉 가는 길..

........2002.01.28 14:46조회 수 817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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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의 서삼릉 가는 길..

2002년 1월 27일!
신년 들어 라이딩 기회를 전혀 가지지 못하다가 오늘 일어나니 문득 분당에서는 말바번개가 진행되는데, 거기까지 가진 못하더라도 동네에서 바람이나 쐬자 하고 주섬주섬 카메라와 자전거를 챙긴다.

혼자 서삼릉 주위의 사진을 조금 찍을 심산인데, 지난 비암리 이후에 짱구님과 같이 라이딩 한 적이 없어 괜히 전화를 한번 걸어본다.
나올 수 있다고 하시고 30분 후 모처에서 접선을 한다.

평소 자동차로 서삼릉을 주로 갔는데, 짱구님은 역시나 다른 길이 있다고 하신다. 짱구님의 뒤를 쫓아 약간의 온로드를 탄 후 산길로 접어든다. 눈길이 익숙하지 않아 지금까지 자전거를 타지 못하고, 오늘도 로드로 가서 주로 사진을 찍을 계획이었으나, 아뿔사 눈길이다!

초입의 짱구님


초입의 가온(표정이 조금...)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은 눈길은 자전거의 바퀴가 지날 때마다 뽀드득뽀드득 하면서 길을 내어준다. 군데군데 얼어있는 곳이 없는 것은 아니나 넘어지지 않고 잘 간다. 다운시에 브레이킹이 겁이 나기도 하지만, 가벼운 라이딩으로 생각하고 보호대도 챙기지 않은 고로 조심조심 타고 길을 재촉한다.

멋진 눈길이 있었으나 올 때 다시 찍자는 말을 하고 넘어가는데 결국 올 때 다른 길로 가는 바람에 사진을 찍지 못했다. 다시 한번 감탄하지만 정말로 짱구님은 이 동네에 안 가본 데가 없다.


눈길의 짱구님


눈길의 가온

어찌어찌 길을 넘으니 서삼릉 입구의 삼거리이다. 이전에 이곳이 장작구이 통닭 등을 파는 곳이었는데, 그때는 무심결에 봐서 이곳이 길이었는지도 몰랐다. 우현님에게 말씀드린 서삼릉의 진입로는 여름의 신록이나 가을의 풍성함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조금 을씨년스러운 기분이 들기 조차했다. 결국 여기서 사진 몇 장 찍고는 짱구님과 의기투합 '종마장'에 들어가 보자고 한다.

서삼릉언덕 다운하는 짱구님


짱구님의 최근 근황


가온의 모습

아마 못 들어가게 할거라 생각하고 시치미 뚝 떼고 들어가니 아니나 다를까 경비실창문이 쑥 열리며 '자전거는 못 들어갑니다'라는 소리를 들을 때 벌써 자전거를 한참 진입시킨 후였다.
"금방 나오겠습니다"하고는 얼굴도 안 돌리고 내뺀다.^^
더 쫓아오지는 않으신다. 하기야 바람이 꽤 불어 코끝이 아리다. 눈물도 글썽!

종마장

이런 추운 날 말이 나와있을까 하는 기우를 비웃기나 하듯 말 몇 마리가 하얀 눈밭에서 바닥을 헤집고 있다. 뭐라도 먹을게 있나 해서 입을 이리 삐죽 저리 삐죽 하고 있다.

무슨 일이야?


노니는 말들

짱구님 담배한대 피우는 사이 이리저리 다니면서 말들의 모습을 찍는다. 말들이 워낙 멀어서 마음에 드는 장면이 안나온다.
그냥 짱구님과 말 배경으로 몇 장 찍어야지 하고 찍고 있는데 갑자기 옆이 수상하다. 어느새 말들이 바로 나의 앞에까지 와서 얼굴을 마주본다. 먹을걸 달라고 하는 것이리라. 한 50cm정도 거리가 되니 말이 조금 겁난다. 무진장 잘 빠진 녀석들이긴 하지만 말도 문다고 하니 걱정되어 말에게 인사를 하고는 나온다. "안녕"

2002년은 말처럼 열심히 달리자!

"조금 더 올라가 보시지요"하고는 안으로 더 진입한다. 위쪽으로 길이 하나 보여 그리로 다시 업을 한다. 먼 경치가 보기에 좋다. 군데군데 잔디의 파란모습도 보인다. 관리를 잘 하고 있는가보다.

종마장 풍경1


종마장 풍경2

펜스 사이사이의 길로 조금 더 내려가 본다. 멋진 길이 일직선으로 뻗어 있다. 길이 있는지 없는지 애매하다.
내심 없을 것 같으나 길과 나무와 펜스가 어루어진 길이 멋져 짱구님에게 올라가서 내려오는 모습을 찍어드리겠다 했다. 오늘 변변한 업이 없었는데 가벼운 업 정도다. 내려오는 모습을 서로 찍고 나니 바람이 더 분다. 짱구님 얼굴이 추워 보인다.

멋진길

"이러다 내일 둘 다 감기 걸려서 들어 눕는 거 아니에요?" 짱구님의 말씀이다.
"이만 나가시지요" 그러고는 길이 더 있을 것 같지만 오늘은 일단 후퇴한다. 마누라가 일찍 들어오라는 말이 계속 귀에 맴돈다.

커피한잔 하며 짱구님과 내년 묻지마, 말바, 왈앵글의 라이딩에 대한 얘기들을 주고받았다.

짱구님, 오랜만에 만났는데 새로운 싱글길로 안내하겠다고 가온을 꼬신다. 눈도 거의 없는 비단길이라고 한다.
시간이 걱정된 가온, 하지만 나중에 마눌에게 혼나기로 하고 비단싱글길을 타기로 하고는 다시 다음 장소로 온로드 이동한다.

처음 진입부터 심상치 않다. 전봇대로 개천을 가로지는 다리를 놓아 거기를 건너는 게 초입이었다. 짱구님은 이쪽으로 다운했다고 하는데, 반대로 가는것도 재밌을 거라 한다.
초입 약간 끌고는 업 시작이다. 짱구님 말씀대로 정말 근처에는 눈이 많은데 길에는 눈이 별로 없다. 그렇다고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군데군데 있어 약간의 긴장을 유발하는 정도다. 정말로 아기자기하고 재미있어, 만약 놓쳤다면 후회했을 싱글길이다.

다운중인 가온, 약간의 박진감이 느껴진다

중간에 한번 걱정했던 대로 오른쪽 클릿이 진흙눈 때문에 빠지지 않아 넘어질 뻔하다 크랭크가 오금을 때려 약간의 피멍이 들었지만, 다치지 않고 첫 싱글을 무사히 지났다.

다 끝났나보다 생각했는데 하나가 더 있다고 한다.

마지막 싱글길
역시 재밌는 길이다.

마지막 다운전 짱구님, 표정좋으시네요


마지막 눈밭에서 가온

말바틱하게 타는 사람들도 아주 좋아할 것 같다. 거리가 짧아 이것만 타면 시간이 너무 짧지만 주위의 산 몇 개를 묶으면 정말로 하루 놀기에는 좋은 코스가 나올 것 같다.

내려오니 행신동 아파트 단지 쪽이다. 눈길한번 지나면 타이어의 진흙이 다 떨어져 깨끗했는데, 마지막 내려오는 길이 진흙길이라 타이어가 엉망이다. 집에 가서 새차부터 해야겠다하면서 진흙이 튀지 않게 설설 밟아서 원위치로 복귀한다.
시간이 많이 지나버려 마눌에게 혼나겠거니 하고 집에 들어간다.

가온

사족 : 오늘 좋은 길 소개해 주셔서 짱구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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