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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의 가리산 라이딩 후기 -부제- `쉬면 뭘해, 출발하지`

........2002.04.07 06:41조회 수 759추천 수 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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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의 가리산 라이딩 후기


<가리산의 꿈>

"쉬면 뭐해? 출발하지."
말발굽님의 말씀이다. 그렇다 이 말을 가리산 투어내내 몇번이나 들었는지 모른다.

평탄한 길이다. 트레키님이 초반 업힐에 '각이 있네, 어쩌네' 하는 말을 했으나 그리 힘들지 않게 초반 휴식터까지 업한다. 다들 아직까지는 건재하다. 김정기님 굉장히 스무드하게 올라오신다. 호흡소리도 좋으시고....
"지난번 유명산이 도움이 많이 됐나봐요" 말발굽님에게 하는 말씀에 자신감이 넘친다.


<첫번째 휴식>

김현님과 엠티비사랑의 임창준님의 협조로 왈바와 엠티비사랑팀이 같이 라이딩을 떠난 유니클의 가리산 투어 현장이다.

이른 새벽이나 잠실선착장은 겨울과 달리 벌써 해가 떠 있다.

<잠실의 새벽>

초반에 다소 어수선했지만, 목적지까지 부족한 잠도 보충하면서 잘 도착한다. 오늘 투어의 설명도 듣고, 스트레칭과 주의사항, 기념촬영 등을 끝내고 업힐 시작한다.

<라이딩 준비>

작년 여름 전에 엠티비를 나에게 가르쳐 준 선배 장원장님과 로드에서 모처럼 만에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 따로따로 라이딩을 했었는데, 둘만의 작년 수리산 라이딩 후 처음 갖는 라이딩인 것이다.(형, 그때 보다는 업그레이드 되지 않았습니까?^^)

<장원장님과 가온>

완만한 각도의 임도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데, 아직 봄이 늦은 가리산은 군데군데 진달래가 피어 있는 정도의 봄을 보여준다. 가리산을 꼭 가보라던 짱구님의 말씀대로 정말 임도로는 멋진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간에 군데군데 팀별로 식사도 하고, 대화도 나눠가면서 각자들의 휴식과 라이딩을 즐긴다.

주로 가온은 노을님과 같이 이동과 휴식을 취하는데, 오늘따라 노을님 여러 곳에서 상당한 오바를 보여준다. 오늘 노을님의 휴식시간이 굉장히 짧다. 그만큼 체력이 된다는 얘기??

<노을님의 포즈>

여튼 그런 노을님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가리산의 멋진 임도를 즐긴다. 중간중간 나오는 멋진 경치와 돌밭 다운, 솔밭 업힐 등이 아주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기회 내어 꼭 말바들을 이곳에 데리고 오자는 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길이 집 근처에만 있어도 매일 가련만 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가리산은 식수를 보충할 곳이 두 군데 있는데, 두 번째 계곡의 물맛은 가히 환상적이다. 뙤약볕에 사람들이 서 있는데, 왜 여기 서 있냐란 말에 "물이 있으니까요!"

<가리산의 계곡물에서>

노을님 아예 머리를 감는다. 부족한 식수를 보충하고 다시 예의 '쉬면 뭘해? 출발하지'라는 말에 맞춰 출발한다.


<노을과 가온>


가리산의 길은 바리케이트로 개수로 치자면 3개의 산을 넘은 것이고, 업다운의 개수로 말하자면 4개의 산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긴 임도라고 볼 수 있겠다. 총라이딩 거리가 55km, 초반과 종반의 로드를 빼도 약 50km 내외의 임도라 상당한 지구력이 요구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3번째 다운 후에 지금과는 다른 짧지만 빡센 업힐이 나타난다. 길도 붉은 솔잎들이 떨어져 있어 힘겹게들 오른다. 한번 해보자는 각오로 업힐을 계속하여 결국 휴식터까지 쉬지 않고 업힐 했다. 하지만 갑자기 체력을 써서 일까? 꽤 힘들다. 누워서 잠시 하늘을 보며 호흡을 고르는데, 중간에 한번 쉰 노을님은 휴식하지 않고 바로 또 업힐 한다. 속으로 노을님 또 오반데.....
하지만 곧이어 옆에서 잠시 쉬던 말발굽님 바로 가자고 하신다. "쉬면 뭘해? 출발하지" ㅠㅠ

한 2-3분 더 쉬었어야 했는데, 쉬지 않고 가는데, 패달질이 잘 안된다. 설상가상 앞사람은 언덕을 돌고 있는데, 울리는 전화벨.
"여보세요?"
"예, 가온님 저 이혁잰데요. 여기 식당이거든요, 얼마나 더 걸릴 것 같습니까?"
(아니 벌써 도착했단 말인가?)
"조금 빡센 업힐 아시죠? 다들 거기서 휴식중이구요, 말발굽님과 저희는 먼저 출발했습니다."
"아, 처음에 있는 그 업힐요, 몇 시쯤 도착하실 것 같으세요?"
(아, 내가 이산에 처음인데 그걸 우찌 알리요?^^;;)
"그건 잘 모르겠구요, 이 산만 내려가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산을 내려간 후 다시 산 하나를 더 넘어야 했습니다. ㅜㅜ)
"그럼 식사는 조금 있다 시켜야겠군요"
"네, 그렇게 해야할 것 같습니다."

다시 출발하려는데 또 울리는 전화벨.
"여보세요"
"마누라와 자식은 이 좋은 날 집안에 팽개치고 혼자 놀고 있는 기분이 어때?"
(윽, 이 마눌 힘들어 죽겠는데....)
"헉헉, 죽겠어 말시키지 마."
(딴때 같으면 휴식 때 맞춰 용케 전화하더니, 지금같이 기진맥진한 상황에서 전화를 하다니..)
"알았어, 연락해"

큰일이다. 앞 사람은 가도가도 보이지 않는다.
혼자서 임도를 죽어라고 가는데, 한번 빠진 힘이 좀처럼 회복이 안된다. 게다가 딴힐 잠깐 하다, 또 업힐이다. 뒤를 돌아보아도 따라오는 사람들도 하나도 없고, 오직 이산에 혼자 있는 기분이다.

다행히 갈림길이 없어 계속 따라 가니, 멀리서 말발굽님, 노을님, 감독님 등이 보인다. 휴, 다행이다!

<마지막 업힐전 휴식>

잠깐 휴식 후 다시 네 번째 업힐인데, 딴 사람보다 휴식이 짧아 자꾸 뒤쳐진다. 갈림길에서 쉬고 있던 노을님.
"왜 그리 천천히 와요?"
"아니 이렇게 된 게 누구 때문인데, 노을님이 안 쉬고 가는 바람에 이렇게 힘빠진 건데..."
"아니, 거기서 안 쉬고 왔어요?, 난 중간에 한번 쉬었잖아요, 그래서 바로 온건데..."
"말발굽님이 가자는 바람에 바로 왔지요"

이제 딴힐이다.
노을님 선두로 쏜다. 무지 쏜다. 바람소리도 들린다. 코너링 후 갑자기 노을님 선다.
다들 멈춰선다.
또 체인이 끊긴 것이다.
"아니, 노을님은 라이딩 두 번에 한번은 체인 끊어지고, 매번 넘어집니까?" 가온이 놀린다.
"그러게요, 다운할때는 괜찮은데, 꼭 업힐 할 때나 평지에서 넘어지냔 말입니다."
그러면서 부지런히 체인을 낀다.

<사진은 드레일러 조정중인 말발굽님, 트레키님, 노을님>

한 5분 기다리는 동안, 체력이 회복되는게 느껴진다. 패달링에 힘이 붙고, 기분이 좋아진다.
역시 노을님은 가온을 생각해서 체인을 끊어 먹었나 보다.

다운을 다 한 후, 로드로 식당까지 가는 길에 또 노을님이 쏜다.
(오늘 왜 저러냐?)
"말발굽님, 노을 따라갑니다."
마지막에 정리운동으로 회전수 높이고 가라는 말씀과 반하여 고단으로 변속하고는 바람을 가르며 달린다.
100여 미터 앞에가던 노을님이 점점 가까워 진다.
(아마 말발굽님이 지나가겠지)
생각과 동시에 말발굽님 가온의 옆을 쓩하고 지나간다. (역시 말발굽님도 흥분하셨어...^^)
말발굽님이 노을님 옆을 지나가는데, 뒤에서 보니 노을이 흠찟 놀라는 액션이 역력하다. 후후후
곧 또 놀라게 되겠지?
쓩쓩 달려 노을님 옆에서, "왜 이렇게 오바하세요?" 하면서 말을 건네니, 역시 흠찟 놀란다. 놀란 노을님 갑자기 알피엠을 올린다. 후후후
둘이서 막 달리니 금방 말발굽님 등이 보인다. 추월하면 말발굽님이 놀라겠지라고 생각하는데, 도로라 위험한 생각이 들어, 노을님의 뒤로 빠져 일렬로 간다. 잠시 뭔가를 한다고 속도가 늦춰진 말발굽님, 저 멀리 가 버린다. 알피엠 높혀 노을님을 추월한다. 한참을 달리다가 속도를 늦추니 다시 노을님이 추월한다. 이제 식당이 다 됐는데, 하는 생각과 함께 다시 노을님을 추월한다. 아마 열 좀 받았을 거다.^^(물론 나중에 물어보니 열 받았더군요..왜 똑같이 돌리는데 자기는 안나가냐며..)

식당에서 맛있는 백숙과 닭죽, 식당에서 만들었다는 옥수수술등을 먹고는 하루의 라이딩을 마감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유니클에서 준비한 버스>

후기의 부
1. 남편과 같이 오신 여자분, 끝까지 완주하셨습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박수를 보냅니다.

2. 준비하고 수고하신 유니클 관계자분들 감사합니다.

3. 항상 반갑게 맞아 주시는 엠티비사랑 여러분들 즐거운 라이딩이었습니다. 자주 뵙겠습니다.

4. 오늘 라이딩으로 미국 이민 떠나시는 김정기님께 항상 행운이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가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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