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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투어: 삼도봉-석기봉-민주지산 투어 후기

........2002.04.13 05:59조회 수 608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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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지산은 추풍령 남서쪽으로 약 25km쯤 거리, 즉 충북 영동군 상촌면과 용화면에 있는 큰 산으로서 해발 1천2백49m로 우뚝 솟아 있으며 소백정간의 대표적인 명산으로 꼽히는 산입니다.

삼도봉(1,177m)에서 석기봉(1,200m), 민주지산을 거쳐 각호산(1,176m)으로 뻗어가는 8km 능선은 활처럼 휘어져 그 안에 물한리 계곡을 감싸 안으며 특히 대불리에서 석기봉으로 이어지는 계곡과 물한리에서 삼도봉으로 이어지는 계곡은 아직도 때 묻지 않은 심산 유곡입니다.

그렇지만 원시적인 숲과 험준한 산세로 전문 등산가들에게만 애호를 받아오던 이 산이 1998년 4월초 갑자기 전국적으로주목(?)을 받았는데 3월중 대대전술종합훈련을 마치고 천리행군에 나선 육군특전사 흑룡부대 23대대 대원 6명이 4월1일 바로 이 산에서 기상악화로 인해 숨졌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당시 눈보라가 친 상황에서 체감온도가 영하 20도 이하로 떨어져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뒤로 민주지산은 우리나라 산으로서는 처음으로 무인 대피소가 생겼으며 여기에는 여러가지 방한용 빼치카와 방한구가 비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우리들(구미바이크, 김태준, 장인표회원)은 어제(4/11)오후 시간을 내서 물한계곡으로 출발 했습니다. 가는길에 황간시내에서 영동의 명물인 올갱이 해장국으로 점심을 먹고 약 30분 정도 더 달려 물한계곡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약 2시 15분 쯤에 출발 했습니다.

등산객들의 산행기를 읽어보니 물한계곡에서 삼도봉과 석기봉 그리고 민주지산을 순환해서 오는 산행 시간이 대략 6시간 정도라 우리는 잔차타고 가면 4시간이나 5시간 정도면 충분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으로 어리석게도 라이트(본인만 준비했는데 후에 이것 하나로 살았음, 작년 10월 동생이랑 가리왕산 라이딩때 워낙 고생했던 적이 있는지라 처음 가는 산에는 라이트를 항상 휴대하고 다님)도 없이, 겁도없이 힘차게
출발 했습니다.

먼저 우리는 삼도봉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로 택했는데 중간 까지는 임도보다 약간 좁은, 그렇지만 울퉁불퉁하게 짱돌들이 박혀 있는 등산로를 따라 계곡물 소리를 들으면서 휘파람을 불며 타고 가거나 계단이 나오면 끌고 가다가 마치 봄소풍 나 온 것처럼 그렇게 신나게 재미있게 올라 갔습니다.

그러다가 2/3 지점에서 부터 삼도봉 안부인 삼마골재 까지는
가파른 경사로서 거의 끌거나 매고 가야 합니다.

만약 민주지산에서부터 삼도봉으로 내려오는 길을 택한다면 물한계곡까지 환상의 다운힐을 즐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약 6km 정도).

여기 삼마골재는 백두대간 길이 갈라지는 네갈래 길로서 서쪽으로는 우리가 올라왔던 충북땅 물한계곡, 동쪽으로는 경북 김천시에서 올라오는 해인동 가는 길이고, 남쪽은 전북의 무주에서 올라오는 길입니다.

삼도봉까지는 급경사 오르막 길로서 정상까지는 약 900m 정도 남겨 놓았는데, 나무계단으로 되어 있어서 우리는 잔차를 업고 정상까지 올라 가야만 했습니다.

여기서 보는 경치는 정말로 앞에 막힘이 없는 그야말로 산과산이 겹쳐져 있는 일망창해의 바다 같았습니다. 전북쪽으로는 무주의 덕유산이 그 웅장한 자태를 보이고 서쪽으로는 우리가 넘어야 할 석기봉과 민주지산이 그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현재 시간은 4시 이때 까지만 해도 우리는 민주지산까지는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자신 만만 했습니다.
삼도봉에서 부터 석기봉까지는 1.4km... 으흠~ 이 정도는 껌값이지 하고 저희 들은 출발 했습니다.

그렇지만 석기봉까지는 이 전의 길과는 아주 판이하게 등산로는 좁고 급경사, 급오르막이 심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석기봉이 가까워 지자 이제는 온산이 절벽으로 된 암반투성이 길 이었습니다.

아니 이 곳을 올라야만 되나... 우리는 우회길이 있는지 찾아 보았으나 없었습니다. 석기봉은 산 능선에 위치해 있어서 석기봉을 넘지 않고서는 민주지산으로 갈 수가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한 손으로 로프를 잡고 또 한 손으로 잔차를 업고 겨우 겨우 한 발짝 한 발짝 전진을 했습니다.
드디어 석기봉 정상 우리는 성공했습니다. 그렇지만 기쁨도 잠시 우째 이런...이제 내려 가야 할 일이 걱정 이었습니다.

또 한 손으로 로프를 잡고 한 손으로 잔차를 끌어 안고 기다시피 내려 왔습니다. 기운은 고갈되고 배는 서서히 고프고 시간은 점점가고 날씨는 점점 어두워지고...

앞으로 민주지산까지는 약 2.9km, 우리 모두는 이제는 길이 괜찮겠지, 잔차 타고 갈 수 있겠지 하고 생각 했으나 역시 기우 였습니다. 일부 구간은 탈 수 있는 구간도 있지만 대부분의 구간은 끌거나 짊어질 수 밖에 없는 구간이었습니다.

민주지산 까지는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었습니다.
아니 2.9km가 이렇게도 멀 수가! 우리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걸었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이정표 발견, 민주지산까지 0.9km... 그리고 계곡 쪽으로 험한 등산로 길이 나 있었습니다.

우리는 누구라 먼저 할것 없이 결정 했습니다. 현재 상태로 민주지산 정상 까지는 무리니 계곡 쪽으로 빠지자고 의견의 일치를 보았습니다.

그렇지만 드디어 오늘의 제일 큰 고생이 시작 됐습니다.
이 길은 겨우 한사람 정도 다닐 정도의 좁은 길이며 급경사
내리막이었던 것입니다. 설상가상 해는 떨어지고 날은 어둡고 기온은 점점 내려가고... 우리는 겨우 겨우 나무 기둥
풀뿌리를 움켜쥐고 기어서 내려 왔습니다.

오늘 따라 잔차가 이렇게 무겁고 짐이 되다니...
특전사들도 여기서 조난당했다는 산인데 우리도 여기서...
생각도 하기 싫었습니다.

하여튼 엉금 엉금 기어서 내려오니
계곡의 물 소리는 점점 가까이 들리는 것입니다.
아하! 이제는 살았다는 생각에 신이나서 내려오니 어느덧 갑자기 임도위로 떨어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삼도봉으로 갈때 만나던 길 이었던 것있니다.

이제 우리는 제 잔차의 유일한 라이트에 의존하여 드디어 우리가 주차해 있던 주차장으로 무사귀환 하였습니다.
이때 시간이 8시 30분 정도 되었습니다.

총 라이딩 시간: 약 6시간
총 거리: 약 15km

$$ 물한계곡을 중심으로 앞으로 갈만한 코스 $$
1. 물한계곡--->각호산--->도마령--->각호산임도--->물한계곡코스

2. 김천의 직지사--->황악산 바람재--->백두대간 능선--->삼도봉--->물한계곡---->온로드--->직지사

3. 물한계곡--->민주지산--->조동의 자연휴양림 임도--->도마령--->각호산--->물한계곡

이렇게 여러 방향으로 투어링 가능 하겠습니다.

사진은 삼도봉 정상에 있는 삼도 화합의 탑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몇장의 사진을 왈파에 올렸습니다. 즐거운 시간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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