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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 랠리의 지원조 경과보고

........2002.07.04 11:44조회 수 1245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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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원조를 지원한 이유는 왈바 식구들의 얼굴 익히는 데 그 목적이 있었으며 또 행선지가 정선을 끼고 있어서 이전에 원고를 (글은 절대 아님) 만들다가 부족한 부분의 보충을 위함이었다.

잠실 9시
1시간의 여유가 정확한 장소를 몰라도 되는 안도감을 주었다. 우여곡절 끝에 말발굽님, 왕창님을 비롯한 많은 왈바식구들을 만났고, 인사를 나눴는데 그래도 서먹하기는 마찬가지다.
...트레키님이 제안을 한다. 가위바위보해서...

어쩌란 말인가?  난...그렇다고 리더의 지시를 어기기도 곤란해서, 난 핑계거리를 만든다. 결국 그렇게 함으로 나중에 내차의 쓰임새도 생겼다.

11시 30분쯤
유니클에서 오신(윤상일씨)분과 함께 내차의 성능을 핑계삼아 먼저 출발했다. 실은 내가 지리에 익숙한 면이 있어서 내가 선두에...

01시
제천이다. 가스를 넣어야 함에도 영월로 연결된 새로 개통된 길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여 영월에서 가스를 넣기로 생각하고 그냥간다. 이것이 실수였가는 사실을 깨닫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새로 만들어진 길은 제천시를 우회하도록 만들어 진 길인데, 새 것의 느낌은 또 그것만의 느낌이 있긴 하나 표현력의 부재로 생략하고 다만...한 밤의 정적과 함께 좋았다.

01시 40분
영월이다. 지나가는 택시를 붙잡고 충전소를 찾는다. `1시에 영업 끝날텐데...` `아뿔사 큰일이다. 현재 남은 가스로는 경고등 들어올 때까지 20킬로미터, 그 후는 30킬로미터가 가능할텐데...만항재까지는 줄잡아 60여 킬로미터인데...그렇다고 제천으로 돌아 갈 수도 없다. 시간문제가 걸리기에...많은 갈등 속에  `이럴때는 죽어도 GO`하기로 한다. 결정을 내린 속에서도 가면서 한 생각이라고는 가스를 충전 할 수있는 태백까지의 거리 계산과 만항재까지의 왕복거리 계산 뿐이다.

033-114

`태백시에 있는 엘피지 충전소 전화번호를 알려 주시겠습니까?
114: 세곳이 있는데요...
`그 세곳 다 알려주시죠?`
114: 안되는데요. 한 곳만 가르쳐 드릴께요.
`한 번에 한곳만 가능해요?
114:예
그렇다면 세 통화로 입력시키고 알려 주세요.
114:규정상 안됩니다.
`세번이나 전화해야 되요?
114:예
`그럼  우선 한 곳이라도 주세요.`
....
우~~씨
전화번호 일러 주는것 돈 주는 것도 아까운데...특정업체 욕인데..한XX신 XX먹어라...하긴 114는 자회사인데

가스 경고등은 연신 깜박거리고...마음은 초조하다.

다행히 통화가 이루어진 충전소는 24시간 영업이란다. 우선 뒤에오는 지원차로 전화를 한다. 그러나 이미 불통지역...이번 280은 휴대폰의 사연이 참 많을거다...

마침 파출소가 보이기에 들어가서 유선 전화를 하니...이미 상대방도 불통지역으로 접어든 것 같다. 다행이 31번 국도를 타고오면 기다리다가 만항재 입구에서 만나 짐을 인계하고 태백으로 바로 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갑자기 이전에 말발굽님이 유즈드 마켓에 올린 휴대용 간이 충전기 생각까지 난다. 차를 바꾼 탓에,...한 번도 사용않은..

다소 위험하지만 내리막에서는 중립으로 주행하다가 오르막이 나타나면...`씨~~.`하기를 수차례...드디어 상동읍이다. 여기는 전화가 가능하겠지?

통화
어디쯤이에여?
사북근처인데요...
씨...다 텄다.
31번 국도가 빠른데…사북으로 빠진 것이다.
`저요. 가스가 좀 곤란에 처한터라 우선 일행들 하차시키고 오던길 반대편으로 10킬로미터만 내려 오실래요?
그렇게 하겠다는 답변에 다소 안심이 되어 쉬엄 쉬엄 차를 몰고 간다. 역시 경고등은 난리다.

3시 40분
414번 지방도로 좌측에 두고 시간을 보니 출발 10분 전이다. 기다려야 한다? 아니 까짓거 가스가 떨어질 때 떨어지더라도 시간은 맞춰줘야 계획에 차질이 없을 것 아니겠는가…그래 가자

좌회전을 하고는 엔진의 힘이 허락하는 범위의 기어비로 _꼭 내 업힐의 모습같다. – 만항재를 오른다. 시간은 다가오고…가스는 받쳐주지 않고…유비무환이 찐짜 유비무환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만항재 정상이다. 일행을 찾으니 보이질 않는다. 5분쯤 후 도착 예정이라는 통화를 마치고 주위를 둘러볼 여유를 갖는다.

다소 긴박감이 감도는 분위기, 결전을 앞둔 병사들의 모습처럼 많은 라이더는 준비물을 챙기고 있는데…나만 할 일이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래! 라면이나 끓여서 나눠 먹자고 생각하고 끓였고 나눠 먹으려니 다들 준비 탓에 – 좀 늦게 도착한 터라~- 국물만 한모금 씩 즐긴다.

4시 20분
드디어 출발.  각개전투의 돌진을 연상케 하고… 나는 내년쯤에는 저럴 수 있을까?

태백가서 가스넣고, 느티재로 올라 한숨자고…가리왕산의 집결지로 이동하다.

10시
가리왕산 초입 – 지도가 없는 탓에 정확한 지명은 모른다.
미안한 얘기지만..기다리면서 자고, 자면서 기다렸다.

12시
서서히 군사들이 작전 지역으로 몰려오기 시작한다. 동시에 기다리던 사람들의 손놀림이 분주해지기 시작하고…알아서 다 들 잘 챙긴다. 난 지원조는 밥 잘 해먹여서 페달  잘 돌리기하는게 본분이라고 생각했는데..작년에 지원조가 엄청 고생을 한 탓에 올해는 널~~널이랜다.

병사들은 지쳐있으나, 패기로 또 다른 출발을 한다. 폼으로 가지고 간 내 잔차의 체인은 다른 잔차에 끼워지고…그렇게, 그렇게 하나…둘..


15시
마평1리 가는 길 노릿재 터널 입구

또 잤다. 역시 기다리며 자고 자면서 기다렸다. 라면 먹고 자고…

21시
드디어 몇 가지의 소식이 들려온다.

`많은 인원이 탈진 상태로 다시 돌아왔다.`
`산 중에 몇 명이 있는지 파악이 안된다.`
`중간에 탈출한 사람도 있다.`

독수리에 80타가 표현하기에는 너무 힘들어 생략…

22시
구미바이크 – 금호바이크팀이 내려오고 또 다른 소식이 전해져 온다.
구미바이크님은 개인적으로 전화통화 외는 접촉한 바 없었으나 따스함을 지닌 사람이었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많은 걱정들을 한다.

23시
일행들은 합류하기 시작하고…
재성이님. 내려오지 못한 몇 사람을 찾으러 산으로 다시 올라간다. 대단한 재성이님
`여기는 8킬로지점, 앞이 보이지 않음. 자욱한 안개.` 이런 소식을 전해 오고는 휴대폰은 끊어졌다.
짚차를 동원…그 뒤는 얘기하기 곤란
말발굽님과 미루님, 지프운전병과 나는 임도를 달린다. 20킬로미터…
나 개인적으론 대단한 추억거리를 가지고 왔다.
다행이 그들의 상태는 좋다.

25시
유사시의 상황 대처에 좀 더 준비가 있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짚차와 내차로 000달린 후…
사람과 잔차를 가지고 오다.
새벽2시 상황종료
오대산으로 이동

30일 04시
기상과 출발 준비에 분주해 지기 시작함. 나의 디카가 없어진 것을 확인하고 급하게 노릿재로 달려감…내 차에 3대의 잔차를 싣기 위한 준비과정에서 가방에 끼워둔 카메라가 흘렀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냅다 달린다. 다행이 헤드라이트가 비치는 저 너머로 조그마한 물체가 카메라가 보임과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쉰다.

05시 50분
나도 먹어야 살 것 같다라는 생각에 허겁지급, 병사들의 행동식에 손을 댄다. 아!! 이 나쁜놈. 오대산 뒷길을 쉬엄쉬엄 오르니 업힐하는 병사들의 모습이 보이고…그렇게 시간을 마감한다.

23시
상황종료.

함께하신 병사 여러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년 280때는 포도도 이끌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나이트 바이크님, 왕창님께서도 수고 하셨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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