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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완벽한 출근길

........2002.07.12 05:33조회 수 1036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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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이태등씨에게는 정말 미안한 이야기지만 출근길 이야기가 나오니 꼭 글이 적고 싶어졌다. 약을 올릴려고 하는건 절대 아닙니다.

지금 있는곳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이라는 도시다. MTB를 타기 시작한 건 92년도부터니 이제 거의 10년이 되어간다. 하지만 아주 빡시게 탄건 처음 한 2년 간 이었고 그 뒤로는 조금씩 조금씩...게다가 미국으로 온뒤는 돈을 절약하느라 자전거 살 엄두는 내지도 못했다. 10년 전 MTB의 본고장을 동경하며 Mountain biking이란 잡지도 2년이나 구독을 했었고 미국의 싼 가격을 항상 부러워했었는데 막상 와서보니 정말 다시 시작하기가 힘이 들었다. 공부하랴, 생존하랴.....등등
글이 갑자기 길어져서 잘라버렸다, 어떻게 다시 이 길로 빠지게 되는가는 나중에 다시 글을 적기로 하고...

오스틴은 전체크기는 서울과 거의 비슷한 크기이고 인구는 백만이 조금 넘는 중형도시이다. 텍사스 주의 주도이고 텍사스대 본교가 있다.
지금 사는 곳은 텍사스대 기혼자 아파트이고 위치는 도시를 가로 지르는 타운레이크 강변이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집에서 강이 눈앞에 보이고 강으로 내려가면 강변 모두가 산책, 조깅, 하이킹 트랙으로 되어있다.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로 손꼽히는 곳이지만 여전히 미국은 자전거에 대해서는 엄격하다...자동차와 동급으로 취급한다. 자동차가 지켜야하는 모든 교통신호를 지켜야 하고 게다가 도로는 자동차가 우선이다. 하지만 또...우습게도 자동차 10대중에 한 2대 꼴로 자전거 캐리어를 달고 다닌다.
각설하고 출근은 집에서 바로 강변산책로로 이어진다. 집에서 학교까지는 거의 10킬로미터 정도의 길이다. 하지만 학교 거의 다 가서 말고는 오프로드로 자동차 걱정없이 출근이 가능하다. 집에서 바로 강변 산책로로 이어지고 강변을 쭉 따라 가다 보면 계곡길이 나온다. 모두 비포장이다..자갈길 같은.... 계속 가면 다운타운이다. 이 계곡은 다운타운 서쪽 언저리에서 시작해서 거의 도시의 중간부 정도까지 이어진다. 학교가 거의 도시의 중심에 있다.
보통 얕은 계곡을 크릭이라고 부르는데..Cane Creek할 때 그 크릭이다.
계곡 밖은 빌딩들이 솟아 올라있다. 하지만 계곡안은 나무그늘에다 시냇물이 졸졸 흐르며 물고기들이 뛰어놀고 거북이들이 햇빛에 등가죽을 말리고 있고 두루미 같은 새들이 날아다니고 완전히 별천지이다. 때로는 계곡을 따라 구름다리같은것도 있다. 완만한 업힐이 계속되면서 다리 밑을 몇번 지난다. 이른 아침에는 다리밑에서 거지들이 잠을 자고 있다. 요리저리 잠을 자는 거지들 사이로 자전거를 몬다. 이 좋은 땅덩어리에서 거지생활이라니...정말 아이러니다.
계속 자전거를 내몰다보면 이제 공원이 나온다. 여기서는 프리즈비 골프(원반을 던져서 골프 비슷하게 하는 경기)를 하기도 하고..어떤 구역은 개들을 풀어서 산책을 시킬수 있는 곳도 있다. 때로는 조심해야 한다. 때로는 성질 드러운 개들이 있어....달릴때 항상...인터넷 어느 가게에서 팔던 개 쫓는 스프레이가 생각이난다.....한 번 뿌리면 재미날텐데...개주인이 나를 고소할지도 몰라....크크....하지만 사람이 먼저가 아닌가? 자전거 탈 수 있는 개있음 나와보라 그래....때로는 개보다 못한 인간들도 많지만...하여튼..

잠시 잘 풀리지 않는 연구중인 문제들을 생각해보려하지만...곧 정신은 텅 비게 되고 몸은 본능적으로 자전거와 한덩어리가 되어 위치에너지 감소를 최소로 하는 경로를 찾고 최적화된 에너지를 소비하려고 하게된다.이크.. 이거 너무 전공용어들이...난무하네요..

제법 굵은 돌들이 굴러다녀...재미가 쏠쏠하다. 군데군데 얕은 물을 지나야 할때도 있다...아주 테크니컬한 곳이다. 최근에 비가와 물이불고 지형이 바뀌어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고는 힘들다...다시 집에 같때는 한 번 시도해보리라하고 페달질을 재촉한다. 다시 조금 얕은 언덕을 지나니 벌써 학교 근처다...계곡 위로 다시 올라오니...공해를 내뿜는 자동차들이 신호를 기다리면 지구를 오염시키고 있다....이제 도로가 시작된다. 하지만 자전거 전용 도로가 같이 나있어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다.
잠시 페달질하면 벌써 학교 실험실이다. 등에 땀이 많이 배였고 머리도 조금 축축하다...이제 한 여름이니 온도는 최고 38도 때로는 41도 까지 올라간다. 걱정이다. 문제는 샤워인데...멀리 체육관까지 가자니..귀챦고...빨리 날씨가 시원해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겨울은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거의 없어 자전거 타기 최고일때다. 아직 겨울이 될려면 많이 남았구나....이제 곧 졸업이니깐 더 정이드는 출근길이다....
....벌써 집으로 갈때의 다운힐이 눈에 그려지며....시원한 물에 세수하고 자리에 앉아 풀지못한 문제를 다시 끙끙거려 본다.

이 정도면 완벽한 출근길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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