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의 화야산 라이딩 후기
●1. 4시 40분
자명종이 운다. 곧 바로 끄고, 잠시 다시 눕는다. 5분 후 제대로 기상한다.
짱구님과의 화야산 라이딩 하는 날이다. 밤늦게 이병진과 민기, 정기가 참석할 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은 터라 먹을거를 몇 개씩 더 준비하여 가방에 넣는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별로 든 것도 없는데 가방은 늘 무겁다.
●2. 5시 30분
3분 일찍 약속장소에 도착하는데 자동차 라이트 불빛 속에 짱구님과 그의 자전거 클라인 만트라가 희미하게 드러난다. 이 만트라 녀석은 다운튜브가 없는관계로 지붕에 실을 수가 없어 항상 자동차 2~3열에 통째로 드러눕는 광영(?)을 누린다. 반면 나의 가리2(가온의 산타크루즈 수퍼라이트의 이름을 이렇게 붙혔다. 가리산, 아침가리골의 그 '가리'라는 뜻으로 밭을 간다(耕)는 뜻 뿐 아니라 '저기를 가리'라는 뜻도 있다.)는 재빨리 지붕으로 올라가 출정 준비를 마친다.
●3. 6시 20분
미사리를 지나간다. 아침 날씨가 흐리다. 구름 속에 언뜻 해가 비치지만 더울 것 같지는 않다. 6시 이병진님의 전화가 오지 않아 오늘 같이 못 가나 보다라고 짐작한다.
●4. 7시
양수리를 지나 유명산쪽으로 가는 길이 있는 길옆의 식당에서 우거지해장국을 먹는다. 밥맛이 썩 있는 편은 아니었으나(짱구님은 하루 전에 지은 밥 같다 한다) 그래도 이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는 것만 해도 어디냐 생각이 든다. 생수 한 병 구할 수 있냐 했더니, 얼린 물 하나 그냥 가져가라 주신다. 감사한 마음이다.
●5. 7시 40분
수입교를 지나 우회전 하다.
●6. 8시
엘림농원이란 표지판 근처에 주차하고 자전거를 내린다. 짱구님 2년 전과 많이 다르다고 말씀하신다.
수입리쪽 임도입구, 우측으로 난길 / 사진은 안개가 낀 것이 아니라 얼음물백으로 인한 유브이렌즈의 서리입니다.
이제 산행 시작이다.
앞서가는 등산객 자전거를 보더니 "아휴 자전거로 어떻게 여길 가?", 옆에 계시던 남편 "자전거가 다른 걸 거야". 초반이라 편안하게 인사하고 지나간다.
오, 이건 장난이 아니다. 업이나 다운의 강도가 센 편이어서 그런 게 아니다. 임도 양옆의 풀들이 너무 길어 보호대를 하지 않은 팔을 서걱서걱 베어 먹는다. 어떤 곳은 피도 나고, 두드러기 난 것처럼 부풀어 오르는 곳도 있다. 풀들은 물을 머금어 아주 미끄럽고, 내리막에서 오르막으로 전환되는 모든 곳에는 물웅덩이가 있다. 다운에서도 속도를 못 낸다.
지난주 한북을 종주하신 짱구님, 오늘은 편하게 라이딩 하러 왔는데, 거의 '임도 묻지마'라고 하신다. 넘어져 무릎이 깨질까봐서가 아니라 풀에 다리, 팔이 베는 게 무서워 최근 그렇게 안하던 보호대까지 장만했는데(물론 오늘은 안 가져왔다), 오늘 여기서 팔다리가 다 벨 줄이야!
중간중간 시멘트 포장이 나오고 오늘은 운동 좀 하자는 가온에게는 아주 안성마춤이다. 하지만 풀이 미끄러워 자전거 출발하려다 오른쪽으로 한번, 왼쪽으로 한번 클릿이 안 빠지면서 넘어진다. 다친곳은 없지만, 앞 팬더에 문제가 생겼다. 결국 팬더 분리하고 블래이드의 웨슬리 스나입스처럼 가방에 팬더를 꽂고는 물웅덩이는 기어가다 시피 지난다.
나뭇가지가 얽힌 스프라켓과 패달에 걸린 큰 나뭇잎. 엄청난 정글을 헤치고 나온 자전거의 몰골
●7. 10시
초반의 정글이 한참 지난 후 약간의 편한 임도를 타고 오르니 어느새 '화야산 정상 1km'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여기가 임도의 정상인가보다. 표지 오른쪽으로 등산로가 보인다. 1km라고 하지만 올려다 보이는 산의 정상은 1km가 아니지 싶게 높다.
등산로표지, 여기서 1km 등산로 오르면 정상
일단 분당번개의 노을님에게 전화 한 통 한다. 아직 다 모이지는 않았는데, 여기저기서 전화가 막 걸려오고 있다. 즐겁고 안전하게 잘 타라고 말하고는 끊는다.
속 마음은 '1km니까 한번 끌고 정상으로 가봐' 하는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니다. 짱구님도 아마 가자고 했으면 가셨을 거 같다. 하지만 그런 마음 드러내지 않은 채 '내려가시죠' 한다. 오늘은 빨리 마치고 길 막히기 전에 돌아가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여기까지 약 9km를 올라왔다.
●8. 10시 13분
삼거리 도착한다.
표지판 있는 임도정상에서 약 3km의 다운이다. 아주 신나게 내려온다. 물 웅덩이도 몇 군데 없고, 내려가는 길에 바람이 아주 시원하다. 역시 이 맛에 자전거를 탄단 말인가!
가온
우측으로 내려가면 마을이고, 좌측으로 올라가면 계속되는 임도다. 임도가 끝나는 지점까지 약 8km 정도라고 말씀해 주신다.
벌써 하산하면 너무 섭하다. 깨끗한 임도로 다시 업한다. 지속적인 업이 나올거라는 짱구님의 말씀과 달리 업다운 반복인데, 다운이 훨씬 많다. 앞으로의 길을 잘 몰라 다운이 즐겁기는 하지만 걱정도 된다. 약 5km를 진행하다 짱구님께 전화한다. '이렇게 다운 많은데 길이 맞는건지...'
전화는 되지 않고 일단은 갈래길이 없었으므로 계속 전진한다. 한 1km 정도 더 가니 삼거리가 나온다. 바닥에 누가 나뭇가지로 아래쪽으로 화살표를 쳐 놓았다. 길을 모르니 기다린다. 짱구님 도착하시고 직진하라 하신다.
짱구님의 휴식
여기서부터 약 2km는 거의 평탄한 업이다. 패달질을 계속해야 올라간다. 하지만 다시 내려갈걸 생각하니 아주 즐겁다.^^
●9. 11시 30분
임도가 끝나는 곳에 도착한다. 아주 평탄하고 넓직한 곳이다. 양옆으로 등산클럽의 빨간 깃발이 나뭇가지에 달려있고, 초입이 험한 등산로가 숨어 있는 것이 보인다.
짱구님의 마지막 업힐
휴식이다.
이제 내려가는 일만 남았는데, 나뭇가지 화살표가 있는 곳에서 다시 업을 해서 처음 삼거리에서 마을로 내려가는 길과, 나뭇가지의 방향대로 다운하는 길(크리스탈 생수쪽이라고 말씀하신다) 중 어느쪽이 로드를 더 많이 탈 지 알 수가 없다.
왔던 길 돌아가기도 그래서 크리스탈 생수 방향으로 돌밭 다운을 한다.
산에서 내려온 지라 생수공장의 정문을 통해서 밖으로 나가야 했다. 경비아저씨에게 수입리를 묻지만 잘 모르신단다. 큰길로 나가 물어보라 해서 자동차가 다니는 곳까지 내려온다.
현재까지 라이딩 거리는 약 26km.
●10. 12시
가계에서 음료수 하나씩 먹고 길을 물어보나, 역시 정확치가 않다. 청평대교방향이 맞을 것으로 보여 로드를 탄다.
날은 점점 더워지고 구름도 걷혀 아주 더운 날씨다. 짱구님은 최근 패달을 묻지마 라이딩에 맞는 평패달로 바꾼지라 더 힘들어 한다.
우측으로 청평호의 아름다운 모습과 제트스키, 수상스키 등등 여름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한창이지만, 우리는 뜨거운 땀을 아스팔트 바닥에 뚝뚝 흘리며 한발한발 열심히 젖고 있다.
●11. 12시 30분
잠시 휴식이다. 5분 정도 쉰다. 대충 이정표를 참고로 하면 거의 다 온 것으로 예상이 된다.
●12. 12시 50분
주유소에 잠시 들려 위치를 확인한다. 고개 하나만 넘으면 바로 수입리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이 나온다고 바닥에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설명해 주신 주유소 사장님께 감사드린다.^^
●13. 1시 10분
고개가 나오지 않아 평탄한 길을 이게 고개려니 하고 가다보니 서서히 길이 일어선다. 기어의 단수가 떨어지면서 허벅다리에 힘이 가해진다. 코너를 돌자 앞으로 거대한(별로 거대하지 않지만 기력이 거의 소진되어가는 시기였기 때문에...) 산과 그 산의 중간으로 향하는 도로가 보인다.
도로중간쯤에서 한번 쉰다. 짱구님 자전거에서 내리려다 쥐 나려고 한다. 다년간의 경험으로 쥐를 자가 치료하신다.
"힘 있으세요?" 짱구님의 말씀에 "네" 그랬더니, 자신이 자꾸 뒤쳐지니 먼저 가서 차를 가져오는게 어떻겠냐고 말씀하신다. 중간쯤에서 만나기로 하고 언덕을 향해 패달질을 한다. 다행히 언덕은 그리 높지 않고 한 굽이 도니 바로 정상이다. 역시 '다운의 신남'이란....
마을로 진입하여 차를 세워 둔 곳으로 가는데, 오른쪽 옆 개울에 엄청 많은 사람들이 피서중이다. 아이들은 더운 날씨에 물놀이에 한창이고 어른들은 그물로 고기잡이에 여념이 없다. 아주 즐거워 보인다.^^
마을로 들어서는 길에서 이제 다 왔거니 했지만, 그건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었다. 계속적인 업힐이 약 6km 정도가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 느티나무가 있는 곳으로 약 1km의 다운후에 마침내 매서운 눈을 한 가온의 차가 길 한귀퉁이에서 주인의 헥헥거리는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이 녀석 눈이 매섭지만 그래도 그 순간 얼마나 반갑던지......
로드거리 19km
●14. 1시 40분
재빨리 가리2를 지붕에 올리고, 약속장소로 몰아 간다. 중간쯤 수퍼에서 짱구님 기다리고 계신다. 맥주 한잔 하셨다 하는데, 얼굴이 불콰하시다^^
식사하고 가겠냐고 물어보시길래, 여기를 빠져나가는게 급하니까 그냥 가자고 하여 왔던 길로 열심히 돌아온다.
양수리에서 예상했던 대로 약간의 정체가 있었고, 팔당까지 새로 난 길에 정체된 차를 보고 구길로 차를 모니 다행히 덜 막혀 팔당까지 무사히 빠져나와 집으로 귀환한다.
멋진 산 안내해 준 짱구님에게 감사드립니다.
휴식중인 가온과 짱구님
가온
ps 짱구님 양수리부터 내내 옆에서 주무셨습니다.
지난번에 제가 짱구님차 타고 가다 졸았던 것 빚 다 갚았습니다.^^;;
날짜 2002년 8월 25일 화야산 임도, 날씨 흐림, 임도 26km, 로드 19km, 총 45km
- 크리스탈 생수로의 다운은 로드가 너무 길어지는 고로 처음 삼거리에서 마을쪽으로 하산하는 길이 더 좋을듯 싶습니다.-
●1. 4시 40분
자명종이 운다. 곧 바로 끄고, 잠시 다시 눕는다. 5분 후 제대로 기상한다.
짱구님과의 화야산 라이딩 하는 날이다. 밤늦게 이병진과 민기, 정기가 참석할 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은 터라 먹을거를 몇 개씩 더 준비하여 가방에 넣는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별로 든 것도 없는데 가방은 늘 무겁다.
●2. 5시 30분
3분 일찍 약속장소에 도착하는데 자동차 라이트 불빛 속에 짱구님과 그의 자전거 클라인 만트라가 희미하게 드러난다. 이 만트라 녀석은 다운튜브가 없는관계로 지붕에 실을 수가 없어 항상 자동차 2~3열에 통째로 드러눕는 광영(?)을 누린다. 반면 나의 가리2(가온의 산타크루즈 수퍼라이트의 이름을 이렇게 붙혔다. 가리산, 아침가리골의 그 '가리'라는 뜻으로 밭을 간다(耕)는 뜻 뿐 아니라 '저기를 가리'라는 뜻도 있다.)는 재빨리 지붕으로 올라가 출정 준비를 마친다.
●3. 6시 20분
미사리를 지나간다. 아침 날씨가 흐리다. 구름 속에 언뜻 해가 비치지만 더울 것 같지는 않다. 6시 이병진님의 전화가 오지 않아 오늘 같이 못 가나 보다라고 짐작한다.
●4. 7시
양수리를 지나 유명산쪽으로 가는 길이 있는 길옆의 식당에서 우거지해장국을 먹는다. 밥맛이 썩 있는 편은 아니었으나(짱구님은 하루 전에 지은 밥 같다 한다) 그래도 이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는 것만 해도 어디냐 생각이 든다. 생수 한 병 구할 수 있냐 했더니, 얼린 물 하나 그냥 가져가라 주신다. 감사한 마음이다.
●5. 7시 40분
수입교를 지나 우회전 하다.
●6. 8시
엘림농원이란 표지판 근처에 주차하고 자전거를 내린다. 짱구님 2년 전과 많이 다르다고 말씀하신다.
수입리쪽 임도입구, 우측으로 난길 / 사진은 안개가 낀 것이 아니라 얼음물백으로 인한 유브이렌즈의 서리입니다.
이제 산행 시작이다.
앞서가는 등산객 자전거를 보더니 "아휴 자전거로 어떻게 여길 가?", 옆에 계시던 남편 "자전거가 다른 걸 거야". 초반이라 편안하게 인사하고 지나간다.
오, 이건 장난이 아니다. 업이나 다운의 강도가 센 편이어서 그런 게 아니다. 임도 양옆의 풀들이 너무 길어 보호대를 하지 않은 팔을 서걱서걱 베어 먹는다. 어떤 곳은 피도 나고, 두드러기 난 것처럼 부풀어 오르는 곳도 있다. 풀들은 물을 머금어 아주 미끄럽고, 내리막에서 오르막으로 전환되는 모든 곳에는 물웅덩이가 있다. 다운에서도 속도를 못 낸다.
지난주 한북을 종주하신 짱구님, 오늘은 편하게 라이딩 하러 왔는데, 거의 '임도 묻지마'라고 하신다. 넘어져 무릎이 깨질까봐서가 아니라 풀에 다리, 팔이 베는 게 무서워 최근 그렇게 안하던 보호대까지 장만했는데(물론 오늘은 안 가져왔다), 오늘 여기서 팔다리가 다 벨 줄이야!
중간중간 시멘트 포장이 나오고 오늘은 운동 좀 하자는 가온에게는 아주 안성마춤이다. 하지만 풀이 미끄러워 자전거 출발하려다 오른쪽으로 한번, 왼쪽으로 한번 클릿이 안 빠지면서 넘어진다. 다친곳은 없지만, 앞 팬더에 문제가 생겼다. 결국 팬더 분리하고 블래이드의 웨슬리 스나입스처럼 가방에 팬더를 꽂고는 물웅덩이는 기어가다 시피 지난다.
나뭇가지가 얽힌 스프라켓과 패달에 걸린 큰 나뭇잎. 엄청난 정글을 헤치고 나온 자전거의 몰골
●7. 10시
초반의 정글이 한참 지난 후 약간의 편한 임도를 타고 오르니 어느새 '화야산 정상 1km'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여기가 임도의 정상인가보다. 표지 오른쪽으로 등산로가 보인다. 1km라고 하지만 올려다 보이는 산의 정상은 1km가 아니지 싶게 높다.
등산로표지, 여기서 1km 등산로 오르면 정상
일단 분당번개의 노을님에게 전화 한 통 한다. 아직 다 모이지는 않았는데, 여기저기서 전화가 막 걸려오고 있다. 즐겁고 안전하게 잘 타라고 말하고는 끊는다.
속 마음은 '1km니까 한번 끌고 정상으로 가봐' 하는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니다. 짱구님도 아마 가자고 했으면 가셨을 거 같다. 하지만 그런 마음 드러내지 않은 채 '내려가시죠' 한다. 오늘은 빨리 마치고 길 막히기 전에 돌아가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여기까지 약 9km를 올라왔다.
●8. 10시 13분
삼거리 도착한다.
표지판 있는 임도정상에서 약 3km의 다운이다. 아주 신나게 내려온다. 물 웅덩이도 몇 군데 없고, 내려가는 길에 바람이 아주 시원하다. 역시 이 맛에 자전거를 탄단 말인가!
가온
우측으로 내려가면 마을이고, 좌측으로 올라가면 계속되는 임도다. 임도가 끝나는 지점까지 약 8km 정도라고 말씀해 주신다.
벌써 하산하면 너무 섭하다. 깨끗한 임도로 다시 업한다. 지속적인 업이 나올거라는 짱구님의 말씀과 달리 업다운 반복인데, 다운이 훨씬 많다. 앞으로의 길을 잘 몰라 다운이 즐겁기는 하지만 걱정도 된다. 약 5km를 진행하다 짱구님께 전화한다. '이렇게 다운 많은데 길이 맞는건지...'
전화는 되지 않고 일단은 갈래길이 없었으므로 계속 전진한다. 한 1km 정도 더 가니 삼거리가 나온다. 바닥에 누가 나뭇가지로 아래쪽으로 화살표를 쳐 놓았다. 길을 모르니 기다린다. 짱구님 도착하시고 직진하라 하신다.
짱구님의 휴식
여기서부터 약 2km는 거의 평탄한 업이다. 패달질을 계속해야 올라간다. 하지만 다시 내려갈걸 생각하니 아주 즐겁다.^^
●9. 11시 30분
임도가 끝나는 곳에 도착한다. 아주 평탄하고 넓직한 곳이다. 양옆으로 등산클럽의 빨간 깃발이 나뭇가지에 달려있고, 초입이 험한 등산로가 숨어 있는 것이 보인다.
짱구님의 마지막 업힐
휴식이다.
이제 내려가는 일만 남았는데, 나뭇가지 화살표가 있는 곳에서 다시 업을 해서 처음 삼거리에서 마을로 내려가는 길과, 나뭇가지의 방향대로 다운하는 길(크리스탈 생수쪽이라고 말씀하신다) 중 어느쪽이 로드를 더 많이 탈 지 알 수가 없다.
왔던 길 돌아가기도 그래서 크리스탈 생수 방향으로 돌밭 다운을 한다.
산에서 내려온 지라 생수공장의 정문을 통해서 밖으로 나가야 했다. 경비아저씨에게 수입리를 묻지만 잘 모르신단다. 큰길로 나가 물어보라 해서 자동차가 다니는 곳까지 내려온다.
현재까지 라이딩 거리는 약 26km.
●10. 12시
가계에서 음료수 하나씩 먹고 길을 물어보나, 역시 정확치가 않다. 청평대교방향이 맞을 것으로 보여 로드를 탄다.
날은 점점 더워지고 구름도 걷혀 아주 더운 날씨다. 짱구님은 최근 패달을 묻지마 라이딩에 맞는 평패달로 바꾼지라 더 힘들어 한다.
우측으로 청평호의 아름다운 모습과 제트스키, 수상스키 등등 여름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한창이지만, 우리는 뜨거운 땀을 아스팔트 바닥에 뚝뚝 흘리며 한발한발 열심히 젖고 있다.
●11. 12시 30분
잠시 휴식이다. 5분 정도 쉰다. 대충 이정표를 참고로 하면 거의 다 온 것으로 예상이 된다.
●12. 12시 50분
주유소에 잠시 들려 위치를 확인한다. 고개 하나만 넘으면 바로 수입리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이 나온다고 바닥에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설명해 주신 주유소 사장님께 감사드린다.^^
●13. 1시 10분
고개가 나오지 않아 평탄한 길을 이게 고개려니 하고 가다보니 서서히 길이 일어선다. 기어의 단수가 떨어지면서 허벅다리에 힘이 가해진다. 코너를 돌자 앞으로 거대한(별로 거대하지 않지만 기력이 거의 소진되어가는 시기였기 때문에...) 산과 그 산의 중간으로 향하는 도로가 보인다.
도로중간쯤에서 한번 쉰다. 짱구님 자전거에서 내리려다 쥐 나려고 한다. 다년간의 경험으로 쥐를 자가 치료하신다.
"힘 있으세요?" 짱구님의 말씀에 "네" 그랬더니, 자신이 자꾸 뒤쳐지니 먼저 가서 차를 가져오는게 어떻겠냐고 말씀하신다. 중간쯤에서 만나기로 하고 언덕을 향해 패달질을 한다. 다행히 언덕은 그리 높지 않고 한 굽이 도니 바로 정상이다. 역시 '다운의 신남'이란....
마을로 진입하여 차를 세워 둔 곳으로 가는데, 오른쪽 옆 개울에 엄청 많은 사람들이 피서중이다. 아이들은 더운 날씨에 물놀이에 한창이고 어른들은 그물로 고기잡이에 여념이 없다. 아주 즐거워 보인다.^^
마을로 들어서는 길에서 이제 다 왔거니 했지만, 그건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었다. 계속적인 업힐이 약 6km 정도가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 느티나무가 있는 곳으로 약 1km의 다운후에 마침내 매서운 눈을 한 가온의 차가 길 한귀퉁이에서 주인의 헥헥거리는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이 녀석 눈이 매섭지만 그래도 그 순간 얼마나 반갑던지......
로드거리 19km
●14. 1시 40분
재빨리 가리2를 지붕에 올리고, 약속장소로 몰아 간다. 중간쯤 수퍼에서 짱구님 기다리고 계신다. 맥주 한잔 하셨다 하는데, 얼굴이 불콰하시다^^
식사하고 가겠냐고 물어보시길래, 여기를 빠져나가는게 급하니까 그냥 가자고 하여 왔던 길로 열심히 돌아온다.
양수리에서 예상했던 대로 약간의 정체가 있었고, 팔당까지 새로 난 길에 정체된 차를 보고 구길로 차를 모니 다행히 덜 막혀 팔당까지 무사히 빠져나와 집으로 귀환한다.
멋진 산 안내해 준 짱구님에게 감사드립니다.
휴식중인 가온과 짱구님
가온
ps 짱구님 양수리부터 내내 옆에서 주무셨습니다.
지난번에 제가 짱구님차 타고 가다 졸았던 것 빚 다 갚았습니다.^^;;
날짜 2002년 8월 25일 화야산 임도, 날씨 흐림, 임도 26km, 로드 19km, 총 45km
- 크리스탈 생수로의 다운은 로드가 너무 길어지는 고로 처음 삼거리에서 마을쪽으로 하산하는 길이 더 좋을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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