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전남 장성군 자전거여행기(3)

........2002.10.22 00:48조회 수 691추천 수 4댓글 0

    • 글자 크기


<br><br><br>






할아버지의 걸음걸이는...규칙적이면서 사뿐사뿐걸으셨다..<br><Br>
사진작가들이 찍는것 처럼 농촌 할아버지의 지팡이 짚고 가는 뒷모습을 나도 찍고 싶어서 <br><BR>
자전거를 세우고 카메라를 꺼내 조정을 하고 카메라를 들이댔다...나무 정자옆을 지나가신다...<br><Br>
정자를 배경으로 걸어가시는 할아버지의 사진을 찍으면 멋질것 같아서 할아버지가 정자옆을 지나갈때까지 기다렸다..<br><BR>
앗...정자에 앉으셨다.....-_-;;;<br><Br>
할 수 없지...그냥 앉아계신 모습을 찍자~ 라고 생각하고 준비를 하고 있는데..또 할아버지는 움직이신다..<br><BR>
가만히 좀 계시지...<br><Br>
에라..모르겠다...그냥 찍자~  그런데.........<bR><Br>
<Br><BR>
⊙.⊙a  그만......할아버지 쉬하는 모습을 찍었다..<br><Br>
이게......이게......<br><Br>
이게 그 말로만 듣던 몰카란 말인가......<br><BR>
나도 참......^^a <br><Br>
할아버지와 대화를 나눠보고 싶어서...가까이 다가갔지만...선뜻 대화를 하기가 쉽지가 않아서<br><BR>
정자 옆에 있는 꽃이나 찍으면서 나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Br><Br>
<Br><BR>
이번에도 코스모스~~  꽃속의 벌은...옵션이다 *^^*<br><BR>
아니나 다를까 할아버지께서 한마디 하신다..<br><BR>
"거~  거~ 찍을려면 나나 좀 찍지....뭐할라고 꽃을 찍고 난리여~"<br><BR>
*^________^*<br><BR>
말없이 자전거와 함께 할아버지 곁에 앉아 인사를 했다..<Br><Br>
헬멧도 벗고, 고글도 벗고,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bR><BR>
그러면서...할아버지와 나의 대화는.....시작이 되었는데.....<bR><BR>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어디사세요?"<br><BR>
"........"<br><BR>
" -_-;;  할!아!버!지! 어디 사세요~~~~"<bR><BR>
"......뭐???"<br><BR>
"⊙.⊙;;"  그렇다....할아버지는 귀가 어두우셨다...<br><BR>
그래서...두마디 이상의 대화는 오고갈수 없었고...<br><BR>
할아버지의 말을 계속 듣거나...해야했다..^^<br><Br>
내가 말을 계속 하면....할아버지는..."뭐~?? 뭐~~??" 하셔야했기에^^<br><BR>
할아버지께서 어디가냐고 물으셨다...<br><BR>
금곡마을 간다고 했더니.....할아버지께서는........<br><BR>
"금곡? 금곡 여기서 멀어~ 30리는 될텐디....."<br><BR>
'리'....나는 늘 km에 익숙해져있다보니...'리'라는 단위가 조금 생소했다..<bR><BR>
할아버지께서는..."30리면....10리가 4km이니께....삼 사 십이.....120km구먼.."<br><BR>
ㅡ_ㅡ;;;<br><Br>
12km이지 왠 120km....<br><BR>
"할아버지~ 12km에여^^;;<br><BR>
".......음.....근가?"<bR><BR>
할아버지는 혼자사시냐는 질문에....혼자사신다고 한다..^^<br>
난 왜 처음부터 혼자사시냐고 물었을까...원래는 당연히 할머니도 같이 사셔야하는게 원리인것을...<bR><BR>
할머니는 돌아가셨다....할아버지의 존함과 연세를 물어보았다..<bR><BR>
김태중 클태자에 가운데 중자라고 까지 갈켜주셨다...나이는...85세..<bR><BR>
<BR><BR>
할아버지는 증손자만 4명이시란다...직계가족만 30여명..<bR><BR>
이런 세부적인것까지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다..내가 이야기를 하면 끊기니...그의 말을 들어줘야했다..<br><BR>
나는...그 할아버지와 같이 사진을 찍고 싶어서....감히 자리를 좀 바꿔서 앞에 앉아달라고 요청한뒤..<bR><BR>
길건너편에서 카메라 구도를 잡고 타이머를 눌러서 그의 옆에 언능 뛰어와 앉았다..<bR><BR>
<BR><BR>
사진은 그런대로 잘 나왔는데...좀 인물이 먼감이 있어서...한장만 더 찍자고 했다..<bR><BR>
좀 더 인물을 크게 잡아서..<bR><BR><BR><BR><Br>
그런데........<br><BR><BR><BR><Br>
<BR><BR>
사진에서 나오듯.......내가 활짝 웃었다..<bR><BR>
타이머의 불빛을 바라보며 거의 찍힐 시간이 되었을때...<br><BR>
할아버지께서...<bR><BR>
"이거...찍으면 영화에 나오는겨??<br><BR>
순간...난 웃을수 밖에 없었고...그사이에 사진은 찍혀버렸다...<bR><BR>
이 할아버지 좀...웃기네..<br><BR>
아니지...웃기시네^^;; (표현이 좀....)<br><BR>
할아버지는 40세때 영화를 한편 찍으셨다고 했다..<BR><BR>
그 영화를 찍으러 반년을 영화제작자들과 같이 돌아다녔다고 하셨는데...예상했던것처럼...그는 영화제목을 모른다..<bR><BR>
혹시.......<bR><BR><BR><BR>
<BR><BR>
찰리채플린??<bR><BR>
난...아까 다리 위에서 찍지못한 그의 뒷모습을....찍었다...<br><BR>
읍내로 갈때는 버스를 타고 가시고...친구분들과 놀다가 집에 갈때는 저렇게 집까지 걸어가신다..<bR><BR>
운동삼아서...^^<bR><BR>
저 뒷모습...뭐라 표현을 해야할지..<br><BR>
그는 일생동안...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을까...<bR><BR>
85세면...1917년에 태어나셨을텐데....일제시대와..6.25..전쟁 이후..<br><BR>
참...고생많으셨겠다...<br><BR>
손이라도 한번 꼭 잡아볼껄....<Br><BR>
경찰차가 지나가다가 정자 옆에서 잠시 멈춰서더니 한동안 쉬다가 다시 출발한다...<bR><BR>
경찰차에서 한 중년의 경찰관이 할아버지께 인사를 하신다..<bR><BR>
"할아버지~ 건강하시죠?"<bR><BR>
난 속으로 생각했다....'그렇게 말하면 할아버지께서 잘 못알아들으시는데..^^'<br><Br>
아니나 다를까...할아버지의 반응은 없었고...오히려 할아버지가 먼저 인사를 하듯...경찰관에게 인사를 건넨다..<bR><BR>
나는 봤다...허무한 표정의 경찰관을^^<Br><BR>
경찰관은 괜히 나한테 허무함을 달랜다...<bR><BR>
자전거 핸들가방에 있는 지도를 보며...<bR><BR>
".....지도 잘 보고 다니고~~....."<bR><BR>
그러면서 경찰차는 사라졌다....^^<br><BR>
나와 할아버지도 헤어졌다...<br><Br>
<bR><BR>
끝없이 펼쳐진 길...<br><BR>
길다^^;;<br><Br>
어슬렁 어슬렁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가고 있는데...<bR><BR>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잡았다...<bR><bR>
하마터면....<bR><bR>
타이어에 짓눌릴뻔 했다...<bR><BR>
뭐가??<bR><BR>
바로 이놈이...<bR><BR>
<BR><BR>
메뚜기..<bR><BR>
아스팔트 위에 있으니...참 멋없다..<bR><BR>
풀위에 있어야할..너가..왜 아스팔트 위에서 꼼짝도 안하고 있니??<bR><BR>
너도...태풍 '라사'의 영향을 받아...안식처가 사라졌니??<br><BR>
태풍 '라사'의 영향의 흔적들은...기차를 타고 오면서도...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도..<bR><BR>
볼 수가 있었다...<bR><BR>
<BR><BR>
산위의 나무도 꺽이고.....들판의 논들도 쓰러졌다..<bR><BR>
<BR><Br>
그치만....저렇게 잘 버텨준 벼들도 많았다..<bR><BR>
한해의 수확을 기다리는 농민들의 마음은 어떨까??<bR><BR>
농촌에서는.....역시...농촌다운게 아름다운것 같다...<bR><BR>
나의 멋진자전거도...그다지 논길에는 어울리지 않는것 같다..<bR><BR>
<BR><BR>
저 자전거 .....함 타보고 싶었다..^^<br><bR>
<Br><Br>
농촌스러움.....<br><BR>
어쩌면 촌스럽다는게...나쁜말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br><BR>
나에게 촌스럽다고 한번만 해주세요 *^^*<bR><BR>
<bR><BR>
저기 저 산 넘어에도....논이 있을까??<bR><BR>
<Br><BR>
아스팔트위에 달리는 나와...같이 자전거를 타고 나를 쫓아다니는 이가 있었으니..<bR><BR>
그가 바로 '그림자'이다...<br><Br>
넌.....어쩜 나를 쏙 닮았니? *^^*<bR><BR>
제법.....롱다리네~~^^<br><Br>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있고 그것을 찾는다는것...참 어렵다...<bR><Br>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용용아빠
2024.06.17 조회 65
treky
2016.05.08 조회 676
Bikeholic
2011.09.23 조회 8115
hkg8548
2011.08.04 조회 7165
M=F/A
2011.06.13 조회 6719
이전 1 2 3 4 5 6 7 8 9 10... 385다음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