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성군 자전거여행기(4)

........2002.10.22 00:49조회 수 846추천 수 1댓글 2

렛츠뮤직 협찬~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이 소리는 파헬벨의 캐논을...가야금으로 쳤으면 하는 소리입니다.. 진짜 가야금 연주곡이랍니다^^ 자전거를 조금 타고 가다보니...작은 동물농장이 보인다...으메 똥냄새~~ 농장앞에서 멈춰섰다.. 어마어마한 소들은...나를 보러 삼삼오오 몰려들었고...소를 지키고 있는 개들은...엄청 시끄럽게 짖어댔다..

니들은 내가 신기하니?? 복잡한 서울에서 사는 나도 직접 너희들을 보고 있자니 신기해~~ 또 페달을 밟고 갔다...멀리 꼬마애들이 보인다.. 와! 드디어...이곳에 와서 꼬마애들을 만난다...장성읍에도 있었지만...장성에서의 도심 장성읍의 꼬마와 면소재지의 꼬마는 좀 틀려보인다... 내가 꼬마애들을 발견하기전에 먼저 꼬마애들이 나를 발견하고는... "어? 자전거 선수다!"하며...나를 반겨(?)주었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아저씨 모에여?" 라고 묻는다..-_-;; 머..아저씨라는 말은...그렇다치고...모냐는 질문은...정말로 모냐..-_- 내가 사는 존재의 이유를 알려달라는것인지...아님..지금 자전거 타고 모하는 짓인지를 설명해달라는것인지... 일단 난 아저씨가 아니라고 했다...고글을 벗어보여주니...한 아이가.. "어? 정말 아저씨 아니네~"한다.... 사진찍어도 되냐는 말에...흔쾌히 승낙을 하며..포즈를 취해보는 아이들..

처음이라....어색했던지...사진을 찍고 "감사합니다~"라고 말을한다..^^;; 웃긴 녀석들이네~ 하던차에...한아이가...한마디한다.. "형! 한장 더 찍죠!" 헉....-_-;; 그래....한장 더 찍지모~~

셋은 옹기종기 모여...서로를 껴안으며 한몸(?)이 되어 찍혔다...한명은 7살 다른 두명은 6살... 7살 아이에게 내년에 유치원가겠네? 했더니.. "예~"하면서...."자! 이제부터 차례대로 줄서...한명씩찍자!!" 이런다..-_-;;

첫타자가 바로 저아이...그 뒤로 줄선 아이들...

이번엔 하나~둘~셋! 을 안하고 찍었다....꼬마애들 찍은거 중에서...이 사진이 가장 맘에 든다.. 천진난만한 아이들... 그러나...그들은...찍고 뒤에가서 또 줄서고 또 찍으면 그 다음사람 또 뒤에가서 줄서고한다.....

요놈! 요놈이...세명중에서 가장 활발한 아이이다... '한장 더 찍죠?' 한것도 요놈이고, '한명씩 찍자~'한것도 요놈이다.. 무쟈게 말안듣게 생겼네~~

동전으로 눈알을 파고들어가는듯한 표정으로 포즈를 취해본다... 잠깐 카메라를 다시 설정하고 있는데... 고난이도의 기술이였는지...동전으로 눈을 덮은 아이는... "찍었어요?" "아니~" "아! 아직도 안찍었어요! 빨리 찍어요~ 눈에 들어가겠네~~" ㅠ.ㅠ 저 사진만 찍고...카메라를 집어넣었다... 아이들...반발한다..쫌 더 찍자고..-_-;; 옆에 가게에 금곡마을 가는 길을 물어보고는...출발준비를 다시했다.. 그 활달한 아이....가는 나를 마중까지 해주며.. "내일 또 와. 응? 응??" 만난지 몇분이나 되었다고....요놈은 벌써 말을 깐다..-_-;; "그래~ 내일 또 올께..."라고 했더니.. "아싸~ 야! 야! 내일 또 온데!! 내일 또 온데!!"하면서...자기네 마을쪽으로 사라졌다.. 또 오기는!! 페달을 밟으면서 가는 나는....괜히 올꺼라고 이야기한듯 싶다.. 가지도 않을꺼면서... 내일 아이들이...왠지 마을 어귀에 나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것 같았다... 영...찜찜.. 금곡마을을 향해...또 페달을 밟고 가다가...이번엔 미니리어카(?)를 끌고 가는 할머니를 보았다..

'할머니~ 코너웍이 중요해요~~' 해는 벌써 뉘엿뉘엿 저물어가서 할머니의 그림자도 길다.. 중앙선 침범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그다지 오르막은 없었는데....이번엔 좀 경사가 있는 오르막이 보인다... 슬슬 가지모~~ 오르막의 정상...앗! 팻말이 보인다... 북일면!!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반드시 있다...열씨미 페달을 밟아 올라와 쌩~ 하고 내려오는 기분을 느끼고 싶었지만 북일면 팻말 앞에서 멈춰섰다..좀 쉬려고.. 반대차선에 가서 삼각대를 설치하고... 차가 좀처럼 지나다니지 않는 이 도로에서 아주 조용한 가운데 한장 찍었다..

음...너무 딱딱한 사진같다... 차가 다가올라치면...저 멀리서부터 자동차엔진 소리가 들린다... 아무래도...내 방식대로 찍는게...^^;; "조의 북일면을 소개함다~"

적막한 가운데....타이머 불빛을 보며 저런 포즈를 취하며 몇초동안 찍히기를 기다리는것도... 나 혼자였으니 망정이지....누가 보고있었으면...저러지도 못했을꺼다..^^;; 그래서...이렇게 조용한곳도 드문데...한장 더 찍었다... 이렇게...

이글을 보고 있을당신...지금 주위에 아무도 없다면...거울을 보고 함 해보라.. 주위에 사람이 많이 있다면...집에 들어가서 화장실 큰 거울을 보며...저런 포즈를 취해보라.. 가끔은 저런 엽기적인 행동들이....인생을 즐겁게 해준다^^;; 삼각대를 긴다리를 접고 전체를 접고 삼각대가방에 넣고 카메라도 카메라집에 넣고 가방을 메고 카메라도 메고...다시 출발한다... 이제부터는 긴 다운힐이다~~ 바람을 가르며~~ 내려가기 시작해서 몇m 안가서.. 아차아차!! 순간 뇌리를 스치는 무언가가 번뜩 떠올랐다... 언젠가는 꼭 찍어보리라고 다짐했던 그것이 생각났다... 때는 바야흐로..2002년 겨울...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때.. 김동성은 미국의 안톤오노에게 금메달을 빼앗겨서 온나라가 떠들썩했다.. 그즈음...자전거를 타고 가다가...한 꼬마여자에게..나는 이런 소리를 들었다.. "어!! 오노다!!!"

그렇다...나의 헬멧은 노랑색이다...단지...그 이유만으로...나는...여기저기서 오노 소리를 몇번 더 들었다..^^;; 그치만... 밑의 사진에서 보듯...

쇼트트랙경기의 헬멧에는 노란천은 모두 다 씌여져있다.. 어찌되었던간에.. 지난 겨울...나는 오노때문에...또 나의 헬멧때문에.. 한동안 오노 소리를 들었었다.. 그래서! 그 한을 풀어보고자...

일부러 위에 덮어서 입고 있던 반바지도 벗고...쫄바지만 입고 찍었다.. 조금...더..

치열한 경기장면...*^^* 이로써...나의 오노헬멧에 대한 한을 풀었다...^^;; 다시 삼각대를 접고 카메라도 챙기고...가방을 메고 다시 출발이다~~ 북일면에서 진입하여 길을 묻고 또 물어...드디어 금곡마을 들어가는 입구가 보였다..

아...드디어 찾고 찾던....전남 장성군 금곡마을..이곳이 바로 오지마을이다.. 2.5km... 이제부터 오프로드이다...덜컹덜컹^^; 아스팔트가 아닌 흙길을 달리는것이..진정 산악자전거의 묘미이며 오지마을로 가는 재미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분명 인터넷에서는 약 2~3km의 오프로드를 지나야 금곡마을이 나온다고 되어있었고..나역시 그렇게 알고 왔는데.. 깔은지 얼마 되어 보이지 않는 까만 아스팔트가...길게 늘어져있다.. 이런...그 땅을 밟을려고...그 흙길을 달려볼려고...산악자전거를 기차에까지 싣고 왔건만.... 길고 완만한 언덕은...끝이 안보일정도로 길었다... 그래도...금곡마을에 다와간다는 마음으로 계속 페달을 밟는다.. 오늘 이곳에서 마을 주민들과 함께 지내며 하루정도 신세를 질려고 맘먹고 왔다.. 그리고 할머니와의 하룻밤도.....기대해본다...*^^*

논 한가운데 우뚝선 나무... 외로워보인다....

와~ 정말....옛모습이다...50년대 영화속에 들어와있는 느낌이다.. 계속 들어가보니...한 젊은 아줌마(한 50대정도^^)가 눈에 띄였고...반갑게 인사를 했고 반갑게 맞아주셨다.. 위에 한번 올라가보란다....지금도 영화를 찍고 있다고... 앗...그럼...영화배우들도?? 또 자전거를 타고 초가집이 있는곳으로 올라가보았다... 첫번째 초가집에는 한 5~6명이나 되는 주민이 있었다... 한 할머니께서 나를 보더니... "아니~ 아까는 옛날 옷 입고 돌아다니고 또 아까는 물속에 빠져가지고 흠뻑 졌었더니 옷을 언제 갈아입었는지...지금은 또 자전거를 타고 나타났네 그려~" 할머니는 내가 영화촬영하는 배우인줄 아셨던 모양이다.. 나는 인사를 했고 내 소개를 잠깐 해주었다... 속으로는...누가 나좀 데려가 밥도 먹여주고 재워주소~~~ 했다만..^^ 마을사람들은...위에 산에서 영화찍는다고 함 가보라고 하신다.. 축령산 휴양림... 금곡마을 뒤에는 축령산 휴양림이 있다. 잠시 축령산 휴양림에 대한 소개를 하자면....

축령산 조림지는 춘원 임종국씨가 1956년부터 40년 동안 90만평에 나무를 심어 친자식처럼 정성껏 관리한 산림입니다. 삼나무와 편백 등 상록수림대의 특유한 향과 신선한 분위기는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상쾌하게하고, 잘 가꾸어진 수림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또한, 산림 사이로 난 임도는 인근 마을로 연결되어 있는데, 모암신촌마을에는 산림휴양관(통나무집(과 생태산림욕장이 조성되어 있고, 자연과 어우러진 영화민속촌 금곡마을의 특이한 경관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해도 떨어지고....저 집은 아궁이에 불을 뗐나보다... 몇몇 주민들은...마을끝에서 바로 이어지는 축령산에 들어가보면 영화찍고 있다고 가보라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지날수록 어둠은 깊어져만 가고 있었다... 나는 잘곳을 마련해야하기에...넌지시...마을 주민에게 여기에 민박집은 없냐고 물어보았지만... 내가 원하는...답은 얻지 못했다... 한 주민이 밑에 가면 영화찍으로 올때 오는 대학생들 밥해주는 집이 있다고 해서 소개를 받아 가보았지만.. 그 집은 촬영셋트만 널부러져있을뿐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한 주민과 좀 긴 대화를 했었는데....이곳에 사람들 많이 와서 불편한점 없냐고 물어보았다.. 낮엔 주민들이 다 일하러 나가고 하기 때문에 사람이 오는건 반갑지만...그 사람들이 와서 버리는 쓰레기와 촬영장소로 인한 차량들이 왔다갔다하면서 일어나는 시멘트 위로 일어나는 먼지때문에 그런것들만 조금 불편하다고 한다...그때 아니나 다를까 한 승용차가 조금 빠른 속도로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지나간다.. 금곡마을내의 길도...원래는 흙길인데...몇년전에 시멘트로 또 덮었다고 한다... 5,60년대풍의 가옥과 주변환경을 자랑하며 '태백산맥','서편제','내 마음의 풍금'과 같은 영화촬영지로 유명한 이곳은...이제는 오지라는 말을 벗어낼수밖에 없는것 같다.. 자꾸만 변해가는 오지마을... 이제는 영화촬영장으로 아예 자리매김 해가는 듯하다...

다시 아스팔트길을 따라 올라왔던 길을 내려간다... 예상을 안했던것은 아니다.. 오지마을이라고, 영화촬영장소라고 이제는 드문드문 알려진 그곳에...여러 사람들이 주말마다 방학때마다 찾아드니....그곳 사람들에게는 이제는 외부인들이 그다지 반가운 손님이 아닐꺼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나 역시도 반갑운 존재는 아닐꺼라고 생각했었다... 해는 이미 떨어졌다.. 기온도 떨어지고...나는 이제 잘곳을 찾아야한다... 여기서 여관이 있을만한곳은 장성읍...오늘 하루종일 장성읍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다시 그곳으로 가기에는 너무나 먼 거리였다... 금곡마을입구라고 씌여있는 표지판에 다시 와보니..왼쪽은 고창군 ,오른쪽은 장성읍 이렇게 씌여있다.. 금곡마을이 있는 북일면은 고창군과 경계면이다...산을 하나로.. 또 전라북도와 전라남도의 경계면이기도 하다.. 나는 예정에도 없던 고창군을 향해 어느덧 페달을 밟기 시작했는데.. 산....만만치 않다... 관광모드로 자전거를 하루종일 타고다니자고 다짐했던 내가... 이제는 잘곳을 찾아 더 어둡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빨리 고창에 닿아야했기에... 레이싱모드로 자전거를 타고 가고있다.. 이거...완전 미시령 넘을때와 똑같다...-_-;; 그나마 속초투어링할때는 몇주전부터 체력훈련도 하고 해서 준비를 해왔지만... 예정에도 없던 산을 하나 넘으려니....헥헥...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이다...-_-;; 처음에는 추었는데....이제는 땀이 난다.. 반대편에서 다가오는 헤드라이트는 점점 더 밝게 느껴진다...그만큼 조금씩 더 어두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힘들더라도 나는 더 밟아야한다....정상이 나올때까지...

으따~ 힘든거... 드디어 정상에 올랐고....나는 카메라를 꺼내 저 표지판을 찍었다... 땀에 가득찬 열기로 인해....잠시 쉬고 있는데도 안경에는 김이 서려 앞이 안보인다..@.@ 정말 힘들었다...ㅜ.ㅜ 나중에 인터넷에서 찾아서 알게된 사실이지만...지금 저곳은 해발 894m이다.. 내가 속초에서 미시령을 올라갔을때 1시간동안 자전거 타고 올라갔을때가 생각나지만... 미시령의 고도가..826m 라는 사실에...나는 더욱더 놀랐다...ㅠ.ㅠ 미시령보다 더 높은곳을...밤이라고...잘곳을 찾을라고...죽어라 밟아댔으니...-_-;; 이제는 내리막만 남아있다....

저 멀리 보이는 불빛...거기가 고창이다... 예정에도 없던 고창을 향해...어둠을 뒤로한채...또 달린다.. 그렇게...'할머니와의 하룻밤'의 꿈은 무너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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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딸기
2002.10.22 05:05 댓글 추천 0 비추천 0

금곡영화민속촌 안내판 뒤로 저수지가 보이죠? 그 앞 마을이 제 고향이랍니다. 사진에 보이는 논은 한테 제 부모님께서 일구셨던 곳이죠. 아, 가슴이 아립니다...
산딸기
2002.10.22 07:07 댓글 추천 0 비추천 0

아, 글구 넘으셨다는 그 고개, 솔재의 고도는 약 300미터 정도 밖에 안되는걸 루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