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잔거잔거입니다...
'가을 널럴 소풍'을 다녀 왔습니다. 아는 분은 아시다시피 저는 널럴, 방만한 라이딩만을
추구하는 왈바 최후의 방만이스트를 지향하는 사람입니다.
가을은 다 지나가고 있고, 단풍도 절정인지라, 가을 소풍을 계획했습니다.
느긋하게 서울 근교로 라이딩을 하고 괜찮으면 고기도 구워먹고 즐거운 한때를 보내자!
라는 정말 방만한 생각을 가지고 라이딩을 계획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그 방만한 생각이 엄청난 고난을 불러올 줄은 아무도 몰랐죠.
계획 단계부터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전거 앞 바퀴의 스포크가 나가고,
급기야는 앞포크가 사망해버렸습니다. 기온은 평년 대비 최저 수준이라는 말이 나돌기
시작하고 주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한마디로 압축했죠.
'그냥 널럴하게 탈거니까 괜찮아요'
지금은 저의 다리를 잡고 말리지 않았던 그분들이 조금 원망스럽네요.
라이딩 전날까지 앞포크를 고치지 못해 은근히 '어쩔수 없지 취소할까나?'
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때 우연히 만난 한재성씨가 '리지드 포크'수준이라는
포크를 하나 빌려주셨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설마 리지드 정도일려고
생각했던 포크는 리지드를 넘어서 충격을 배가 시켜주는 놀라운 기능을 가진 포크였습니다.
뭐 도로에서 탈거니까 상관없겠지 라는 마음으로 잠을 잤습니다.
아침 모임 장소에 조금 늦게 도착해보니 다들 추운 날씨에 얼어 있으셨습니다.
원래 13분이 오시기로 하셨지마느 10분만 오셨더군요, 날씨를 감안할때 한 5분 오시면
많이 오시는 거다 라고 생각했는데 이외로 많은 분들이 오셔서 무척 놀랬습니다.
(안오신 3분 정말 현명 하셨습니다...--)
정말정말 고생 많이 하신 행동대장 미르님과 미르님 동생분의 인도 아래 저희는
출발했습니다. 뒤늦게 엄청난 속도로 뒤에서 풀샥 진이님이 합류를 하셨으며,
저희는 이런저런 잔고장으로 이것저것 수리하면서 지체를 하면서 뮝기적 거리면서
전진을 하였습니다. 아마 잔고장은 그냥 오늘 집에들 가서 쉬어라 라는 뜻이 어떤
계시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간이란 원채 무지해서 다들 그냥 즐거운 마음으로
서울을 벗어났습니다. 뒤늦게 시속 120으로 차를 밟으시며, '첩자' EURO2000님이 합류
하셨습니다. 이 분이 수많은 역사를 탄생 시키는데, 결국 끝까지 본인은 부인하셨지만,
나중에 첩자로 밝혀졌습니다.
서울을 떠나, 달리기 시작하자, 주변으로 울긋불긋하게 옷을 갈아입은 산들이 예쁘게
드러나고 소가 흘린 그 무엇인가의 향기도 나고 다들 한껏 기분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등뒤에선 바람이 시원하게 밀어주고..돌아갈때 그 바람이 어떤 짓을 할지 당시까진 아무도
모른체 전진했습니다. 첫번째 휴식은 길가의 주유소에서 춤을 추고 있는 아가씨들을 구경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누구 하나 말을 안했는데 자연스럽게 다들 멈춰서서는 담배 생각이 났다는 둥,
자전거 잠깐 본다는둥 딴청을 피우면서 춤추는 것을 구경했습니다. 어떤분은 당당하게 사진까지
찍으시면서,... 한참을 즐겁게 바람이 약간 심상치 않다는 생각을 조금씩 하면서 남산을 거쳐
엄청난 속력으로 바람을 타고 언덕을 내려갔습니다. 중간에 잠깐 자전거 점검을 위해 멈춘 곳
근처에서 결혼식 피로연이 있어서 다들 그냥 들어가서 하객인척 하고 밥을 먹자는 훌륭한 의견이
나왔습니다만, 헬멧과 져지를 입고 들어가서 하객이라고 우기기엔 많은 무리가 있어서
포기했습니다. 웃고 즐기며 다들, 중간 목적지인 곤지암까지 도착했습니다.
별 맛은 없지만 그냥 유명하다길래 배현정 소머리 국밥집에 들려서 배 누님과 사진도
찍고 슬슬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온김에 야산이라도 하나 오르자는 의견이 나와서
근방의 정개산을 가기로 하였습니다. 바람은 점점 거세지기 시작했습니다만, 뒤에서 부는 것이라
다들 아무 생각없이 전진을 했습니다. 머신 트러블로 2분이 중간 지점에서 멈추시고 나머지분들은
정개산으로 갔습니다.
중간에 차선 때문에 잠깐 길을 거꾸로 올라가야했는데 다들 순간 당황하기 시작했습니다. 엄청난 역품
속에 찻길 옆을 올라가는데, 바람에 몸이 흔들리기 시작하더군요....뭔가 안좋은 예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무시하고 정개산을 올랐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자칭 초보라고 하고 오신 분들은
다 거짓말을 하신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다들 아무 소리 없이 산을 무섭게 올라가시더군요,
가장 특이한 분은 EURO2000님이였습니다. 산은 처음이라는 분이..업힐을 1착으로.....
단지 재미있어 보인다고 아주 긴 계단을 원코스로 타고 내려오시는 둥......--;;
그제서야 다들 눈치를 챘습니다. ' 고수들이 보낸 첩자다!!!!!!!' 왜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유로2000님은 첩자였습니다, 저희같은 초보들이 고수들의 영역에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인듯 유로 2000님은 그 뒤에도 계속 엽기적인 체력을 자랑하셨습니다. (자료실의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분 끝까지 반바지셨습니다.)
정개산에서 즐기던 사이, 얼결에 해가 져가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서야 갈길이 멀다는 사실을
다들 깨닫고 당황하면서 서울로 향햤습니다...........드디어............지옥이 시작되었습니다.
자료실의 사진을 보시면 아시곘지만 모든 사진이 정개산까지만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아무도 사진을 찍을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모든 방만 모드를 해제하고
비상 모드로 돌입 다들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서야 날뛰는 역풍.......
언덕을 타고 내려오는데 페달을 멈추고, 몸을 일으키면 자전거가 멈췄습니다.-- 옆에서 바람이
불면 뒷바퀴가 순간 옆으로 밀리고, 몸은 바람에 순간순간 흔들리며.........
체감온도는 영하 10도 이하였습니다. 다녀간 숨겨둔 피하지방질로 인해 추위에 강하다고
자랑하던 저도 달리기 시작한지 30분이 지나자 손하고 발에 아무런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강풍에 자전거가 휘청이면서 '이거 큰일 났다'라고 느끼는데 옆을 EURO2000님이
달리시면서 이러시더군요 '이 야 시원하다~~~~~' 저 분 역시 첩자였어..-- 라고 생각하면서
달렸습니다. 너무 심한 강풍과 온도 때문에 다들 체력들이 떨어져가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조금씩 피로를 호소하기 시작하고, 어디선가 '널럴한 소풍이래서 왔는데..........'
'이거 포경 수술 하고 난 후의 사람의 속도인가요?' 라는 말씀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날은 어두워져가고.....온도는 더욱더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잠깐식 팀 정비를 위해서
멈출때마다 다리와 온몸이 어는 것을 막기 위해서 다들 제자리 뛰기를 하시고,
달릴때 마다 뼈마디까지 바람이 들어왔습니다. 맞바람의 강도의 단적인 예는 낙옆이었습니다.
바람에 날린 낙옆의 맞바람을 타고 제 얼굴을 스쳤는데....상처가 낫습니다..조그만 칼에 베인
식으로...==
다들 말이 없어지고, 아무런 말 없이 달리기만 헀습니다. 다들 안좋은 예감이 드신듯,
사랑하는 부인들에게 전화를 하는 둥, 점점 분위기는 초조해졌습니다.
' 내 다시는 소풍 또는 널럴 이라는 말에는 안속는다!' 라는 농담 반 진담 반이
어디선가 나왔습니다. 저또한 피로에 쪄들어 맞장구를 쳤습니다.
'글쎄 말예요 이걸 누가 소풍이래요.....' 모두들 저를 쳐다보시더군요.......
아 생각해보니 그게 저였습니다....-- 다들 중간에 팀 합류를 기다리면서 이번 라이딩은
'겨울철 동계 극한 훈련'으로 이름을 바꾸기로 결정하고 떨어지는 체력을 막기 위해
쉬지 않고 양갱이랑 초코렛을 우물거렸습니다. 살아생전 하루에 이렇게 많은 양갱을 먹어보긴
처음이군요...-- 지나가는 차 속에선 저희를 가리키며 '추운데..저사람들 미쳤나봐' 라고
말하며, 저는 모두에게 '지나고나면 다 좋은 추억이죠' 라고 말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출발후 딱 12시간만에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수많은 피해와 머신 트러블, 저체온증에
..........그 감동이란..........뽀얀 뜨거운 수증기를 내뿜는 만두를 다들 장갑도 벗지 않고
집어 먹으면서..울듯한 표정들이었습니다. 생사를 넘나든 전우를 바라보는 듯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면서 다들 인사를 하고, 역시 그때까지 혼자 멀쩡하신 EURO2000님은 몸이
안좋으신 분들을 차에다 태우시고 다들 각자의 집을 향해 헤어졌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사우나에 갔다가 뜨거운 물이 몸에 닿자마자 잠이 들어서 욕탕에 빠져
코로 물을 먹었습니다..--
누구는 1000키로 달리기도 한다는데.....-- 추위 속에서 달린 이번 라이딩은 정말이지..
지나면 다 좋은 추억이라고 주장을 했지만, 하루 지난후 다시 생각하니까
몸속의 추위가 되살아나는 것 같아 등골이 오싹하네요...--
암튼.......한 1~2주는 지나야 좋은 추억으로 그땐 그랬었지 라며 너스레를 떨며
사람들에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들 너무 수고하셨구요 마지막까지 고생하신 미르님 수고하셨구요, 굴레를 벗어나님의
자전거 빨리 수리되시길 바랍니다. 녹슨님의 무릎 빨리 쾌유하시길, 사진 이쁘게
찍어주신 풀샥 진이님 감사하구요, 비록 첩자였지만, 끝까지 너무나 수고 많이 하신 EURO2000님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다른 모든 분들....우린 결국 해낸 겁니다....
아 즐거웠던 가을 널럴 소풍.........다음 번엔 꼭 널럴하게........ㅋㅋㅋㅋ^^
그럼 이만.
'가을 널럴 소풍'을 다녀 왔습니다. 아는 분은 아시다시피 저는 널럴, 방만한 라이딩만을
추구하는 왈바 최후의 방만이스트를 지향하는 사람입니다.
가을은 다 지나가고 있고, 단풍도 절정인지라, 가을 소풍을 계획했습니다.
느긋하게 서울 근교로 라이딩을 하고 괜찮으면 고기도 구워먹고 즐거운 한때를 보내자!
라는 정말 방만한 생각을 가지고 라이딩을 계획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그 방만한 생각이 엄청난 고난을 불러올 줄은 아무도 몰랐죠.
계획 단계부터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전거 앞 바퀴의 스포크가 나가고,
급기야는 앞포크가 사망해버렸습니다. 기온은 평년 대비 최저 수준이라는 말이 나돌기
시작하고 주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한마디로 압축했죠.
'그냥 널럴하게 탈거니까 괜찮아요'
지금은 저의 다리를 잡고 말리지 않았던 그분들이 조금 원망스럽네요.
라이딩 전날까지 앞포크를 고치지 못해 은근히 '어쩔수 없지 취소할까나?'
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때 우연히 만난 한재성씨가 '리지드 포크'수준이라는
포크를 하나 빌려주셨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설마 리지드 정도일려고
생각했던 포크는 리지드를 넘어서 충격을 배가 시켜주는 놀라운 기능을 가진 포크였습니다.
뭐 도로에서 탈거니까 상관없겠지 라는 마음으로 잠을 잤습니다.
아침 모임 장소에 조금 늦게 도착해보니 다들 추운 날씨에 얼어 있으셨습니다.
원래 13분이 오시기로 하셨지마느 10분만 오셨더군요, 날씨를 감안할때 한 5분 오시면
많이 오시는 거다 라고 생각했는데 이외로 많은 분들이 오셔서 무척 놀랬습니다.
(안오신 3분 정말 현명 하셨습니다...--)
정말정말 고생 많이 하신 행동대장 미르님과 미르님 동생분의 인도 아래 저희는
출발했습니다. 뒤늦게 엄청난 속도로 뒤에서 풀샥 진이님이 합류를 하셨으며,
저희는 이런저런 잔고장으로 이것저것 수리하면서 지체를 하면서 뮝기적 거리면서
전진을 하였습니다. 아마 잔고장은 그냥 오늘 집에들 가서 쉬어라 라는 뜻이 어떤
계시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간이란 원채 무지해서 다들 그냥 즐거운 마음으로
서울을 벗어났습니다. 뒤늦게 시속 120으로 차를 밟으시며, '첩자' EURO2000님이 합류
하셨습니다. 이 분이 수많은 역사를 탄생 시키는데, 결국 끝까지 본인은 부인하셨지만,
나중에 첩자로 밝혀졌습니다.
서울을 떠나, 달리기 시작하자, 주변으로 울긋불긋하게 옷을 갈아입은 산들이 예쁘게
드러나고 소가 흘린 그 무엇인가의 향기도 나고 다들 한껏 기분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등뒤에선 바람이 시원하게 밀어주고..돌아갈때 그 바람이 어떤 짓을 할지 당시까진 아무도
모른체 전진했습니다. 첫번째 휴식은 길가의 주유소에서 춤을 추고 있는 아가씨들을 구경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누구 하나 말을 안했는데 자연스럽게 다들 멈춰서서는 담배 생각이 났다는 둥,
자전거 잠깐 본다는둥 딴청을 피우면서 춤추는 것을 구경했습니다. 어떤분은 당당하게 사진까지
찍으시면서,... 한참을 즐겁게 바람이 약간 심상치 않다는 생각을 조금씩 하면서 남산을 거쳐
엄청난 속력으로 바람을 타고 언덕을 내려갔습니다. 중간에 잠깐 자전거 점검을 위해 멈춘 곳
근처에서 결혼식 피로연이 있어서 다들 그냥 들어가서 하객인척 하고 밥을 먹자는 훌륭한 의견이
나왔습니다만, 헬멧과 져지를 입고 들어가서 하객이라고 우기기엔 많은 무리가 있어서
포기했습니다. 웃고 즐기며 다들, 중간 목적지인 곤지암까지 도착했습니다.
별 맛은 없지만 그냥 유명하다길래 배현정 소머리 국밥집에 들려서 배 누님과 사진도
찍고 슬슬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온김에 야산이라도 하나 오르자는 의견이 나와서
근방의 정개산을 가기로 하였습니다. 바람은 점점 거세지기 시작했습니다만, 뒤에서 부는 것이라
다들 아무 생각없이 전진을 했습니다. 머신 트러블로 2분이 중간 지점에서 멈추시고 나머지분들은
정개산으로 갔습니다.
중간에 차선 때문에 잠깐 길을 거꾸로 올라가야했는데 다들 순간 당황하기 시작했습니다. 엄청난 역품
속에 찻길 옆을 올라가는데, 바람에 몸이 흔들리기 시작하더군요....뭔가 안좋은 예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무시하고 정개산을 올랐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자칭 초보라고 하고 오신 분들은
다 거짓말을 하신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다들 아무 소리 없이 산을 무섭게 올라가시더군요,
가장 특이한 분은 EURO2000님이였습니다. 산은 처음이라는 분이..업힐을 1착으로.....
단지 재미있어 보인다고 아주 긴 계단을 원코스로 타고 내려오시는 둥......--;;
그제서야 다들 눈치를 챘습니다. ' 고수들이 보낸 첩자다!!!!!!!' 왜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유로2000님은 첩자였습니다, 저희같은 초보들이 고수들의 영역에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인듯 유로 2000님은 그 뒤에도 계속 엽기적인 체력을 자랑하셨습니다. (자료실의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분 끝까지 반바지셨습니다.)
정개산에서 즐기던 사이, 얼결에 해가 져가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서야 갈길이 멀다는 사실을
다들 깨닫고 당황하면서 서울로 향햤습니다...........드디어............지옥이 시작되었습니다.
자료실의 사진을 보시면 아시곘지만 모든 사진이 정개산까지만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아무도 사진을 찍을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모든 방만 모드를 해제하고
비상 모드로 돌입 다들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서야 날뛰는 역풍.......
언덕을 타고 내려오는데 페달을 멈추고, 몸을 일으키면 자전거가 멈췄습니다.-- 옆에서 바람이
불면 뒷바퀴가 순간 옆으로 밀리고, 몸은 바람에 순간순간 흔들리며.........
체감온도는 영하 10도 이하였습니다. 다녀간 숨겨둔 피하지방질로 인해 추위에 강하다고
자랑하던 저도 달리기 시작한지 30분이 지나자 손하고 발에 아무런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강풍에 자전거가 휘청이면서 '이거 큰일 났다'라고 느끼는데 옆을 EURO2000님이
달리시면서 이러시더군요 '이 야 시원하다~~~~~' 저 분 역시 첩자였어..-- 라고 생각하면서
달렸습니다. 너무 심한 강풍과 온도 때문에 다들 체력들이 떨어져가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조금씩 피로를 호소하기 시작하고, 어디선가 '널럴한 소풍이래서 왔는데..........'
'이거 포경 수술 하고 난 후의 사람의 속도인가요?' 라는 말씀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날은 어두워져가고.....온도는 더욱더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잠깐식 팀 정비를 위해서
멈출때마다 다리와 온몸이 어는 것을 막기 위해서 다들 제자리 뛰기를 하시고,
달릴때 마다 뼈마디까지 바람이 들어왔습니다. 맞바람의 강도의 단적인 예는 낙옆이었습니다.
바람에 날린 낙옆의 맞바람을 타고 제 얼굴을 스쳤는데....상처가 낫습니다..조그만 칼에 베인
식으로...==
다들 말이 없어지고, 아무런 말 없이 달리기만 헀습니다. 다들 안좋은 예감이 드신듯,
사랑하는 부인들에게 전화를 하는 둥, 점점 분위기는 초조해졌습니다.
' 내 다시는 소풍 또는 널럴 이라는 말에는 안속는다!' 라는 농담 반 진담 반이
어디선가 나왔습니다. 저또한 피로에 쪄들어 맞장구를 쳤습니다.
'글쎄 말예요 이걸 누가 소풍이래요.....' 모두들 저를 쳐다보시더군요.......
아 생각해보니 그게 저였습니다....-- 다들 중간에 팀 합류를 기다리면서 이번 라이딩은
'겨울철 동계 극한 훈련'으로 이름을 바꾸기로 결정하고 떨어지는 체력을 막기 위해
쉬지 않고 양갱이랑 초코렛을 우물거렸습니다. 살아생전 하루에 이렇게 많은 양갱을 먹어보긴
처음이군요...-- 지나가는 차 속에선 저희를 가리키며 '추운데..저사람들 미쳤나봐' 라고
말하며, 저는 모두에게 '지나고나면 다 좋은 추억이죠' 라고 말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출발후 딱 12시간만에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수많은 피해와 머신 트러블, 저체온증에
..........그 감동이란..........뽀얀 뜨거운 수증기를 내뿜는 만두를 다들 장갑도 벗지 않고
집어 먹으면서..울듯한 표정들이었습니다. 생사를 넘나든 전우를 바라보는 듯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면서 다들 인사를 하고, 역시 그때까지 혼자 멀쩡하신 EURO2000님은 몸이
안좋으신 분들을 차에다 태우시고 다들 각자의 집을 향해 헤어졌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사우나에 갔다가 뜨거운 물이 몸에 닿자마자 잠이 들어서 욕탕에 빠져
코로 물을 먹었습니다..--
누구는 1000키로 달리기도 한다는데.....-- 추위 속에서 달린 이번 라이딩은 정말이지..
지나면 다 좋은 추억이라고 주장을 했지만, 하루 지난후 다시 생각하니까
몸속의 추위가 되살아나는 것 같아 등골이 오싹하네요...--
암튼.......한 1~2주는 지나야 좋은 추억으로 그땐 그랬었지 라며 너스레를 떨며
사람들에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들 너무 수고하셨구요 마지막까지 고생하신 미르님 수고하셨구요, 굴레를 벗어나님의
자전거 빨리 수리되시길 바랍니다. 녹슨님의 무릎 빨리 쾌유하시길, 사진 이쁘게
찍어주신 풀샥 진이님 감사하구요, 비록 첩자였지만, 끝까지 너무나 수고 많이 하신 EURO2000님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다른 모든 분들....우린 결국 해낸 겁니다....
아 즐거웠던 가을 널럴 소풍.........다음 번엔 꼭 널럴하게........ㅋㅋㅋㅋ^^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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