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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후기) 공포와 환희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축령산

sunny2002.11.12 03:26조회 수 2610추천 수 5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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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전>

왈바에 도둑놈처럼 들랑 거리다가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이 날라왔다.
"초보님들 모시고 축령산 산책하기"   캬오!! 나름대로 산악자전거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진정으로 산악잔차는 경험이 전무 한 지라 게다가 초보님들 모시고 라는 표현에 깍둥 넘어가서 이번에 정말루 산악엘 가보자.. 굳은 결심과 비장한(?) 각오를 되뇌였다. 없는 살림에 타이어도 미세린 산악용으로 교체하고 자전거 체인에 기름칠 하고 결전의 그 날을 기다렸다. 축령산에서의 험한 환경을 헤쳐 나가기 위해 사전 답사, 몸풀기 코스로 출발 하루 전 삼막사 라이딩으로 하체 근육을 단련 시켰다.. 그리고 11.10(일)의 라이딩을 위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출발>

요란한 전화기 알람소리에 깊은 잠에서 눈을 뜬다.. 시계를 보니 새벽 5시30분..  만남의 장소 잠실 선착장 새벽 6시30분 늦지 안으려고 이리저리 짐을 챙기는데 건너방에서 잠을 자던 진선(딸)이가 눈을 비비며 내방으로 오며 "아빠 뭐해!! 자전거 타러가!! 왜? 잠이 안 와서 그래?" 그런다. - 6살먹은 내딸 다니는 유치원에서의 닉네임이 sunny다. 왈바에 가입할 때 써니아빠라고 할려다가 그냥 내딸 닉네임으로 그냥 써니라고 했다 -  머리 한번 쓰다듬어 주고서 아빠 빨리 올께.. 올 떄 아이스크림 떠리원 사 올께.. 하며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마누라를 등지고 자전거를 밖으로 내민다..
시간 6시5분.. 이크 늦었다. 여의도에서 잠실 선착장까지 약 40분 걸리는데 빨리 가야겠다 생각하며 라이트를 키고 잽싸게 한강 고수부지로 들어선다. 새볔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다. 근데 맞바람과 산악용 타이어로 인해 평속이 더디다. 6시 45분이 조금 지난 시간에 잠실 선착장에 도착하니 왈바에서 뵌 바로 그 분 퀵실버님이 변함없는 복장으로 날 반기신다.. 전혀 뵌적도 없는데, 다정스럽게 대해주니(퀵실버님,수류탄님,오헨리님,샤커님) 서먹 서먹함도 없이 금새 말이 술술 나온다..  조금 있으니깐 철인자전거님이 오신다. 진짜루 스키고글 쓰고 오셨다.  그리고 조금 뒤 월광님이 오셨다. 왈바에서 많이 보고 듣던 그 월광님.. 고스돕 잘 칠거같은 분기기의 소유자 월광님...(ㅋㅋㅋ) 그리고 이름만 들어도 포근한 자연님...등등...예정 출발 시간보다 약간 늦어서 우리 일행은 먼저 출발하기로 하고 마치터널 건너 쌍둥이 해장국집에서 아침식사를 맛나게 먹었다.
해장국집에서 만난 말발굽님은 진짜루 발발굽처럼 강인한 인상이 풍겼고, 마린보이님(머린이 맞는데..), 그리고 얀나아빠님을 반갑게 맞아 드렸다. 그리고 우린 결전의 장소로 이동.. 축령산 주차장에서 징기즈칸님을 만나고 자전거를 내리고서 라이딩 준비운동을 시작했다. 말발굽님의 라이딩전의 한토막 강의를 듣고 있던 나는 조금 후에 내앞에 벌어질 일들을 알지 못하고 스트레칭도 하고 초반부터 업힐이구나 생각만 했다.. 드디어 라이딩 시작!!!

초반 원만한 시멘트 업힐등은 익히 해오던 터이라 그리 어렵사리 올라갈 수 있었고.. 맑은 공기와 더불어 강한 심장의 박동소리.. 헬멧 사이로 흘러 고글을 타고 내리는 진한 땀내음등은 내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서 선두그룹에 끼여 1차 도착지점에 도착, 아래를 내려다 보니 까마듯한 주차장 입구가 보였다.. 정말 대단하다.. 장하다... 뒤늦게 따라온 월광님  "초보라면서 ~~~사기치네^^^!!난리다.. 정말 초보덴.. 산은 처음이고..  웃고 즐기는 사이 다운힐로 접어들었다.. 어!! 아까 까진 시멘트길이라 별로 어렵지 않았는데.. 흙길로 달려드니 자전거 균형잡기가 만만치 않다.. 돌아 버리겠다.. 어어!! 돌멩이 군단들이 떡하니 버텨 서 있는 진짜루 난장판인 길을 산악자전거란 미명아래 내리 꼰는다.. 미치겠다. 양팔로 전해지는 드드득.. 드드득.. 진동소리와 헬멧과 고글이 흔들린다.. 이건 산악자전거 비됴로 본 바로 그 장면이다.. 점프도 하고.. 이런건 나한텐 너무나 어려워!!! 돌아 번진다.. 아아!!! 끌고갈까? 생각하다. 다 타고 내려가는데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2차 도착지점에 도착... 생각해 보니 아찔 그 자체 였다.. 갑자기 집사람과 딸생각이 나 혼났다... 근데 후미조의 퀵실버님과 철인자전거님이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오질 않는다. 느낌이 이상하다. 월광님이 헨폰을 한다. 뭐요!! 넘어 졌다고요!!! 많이 다치질 않길 기원하며 기다리는데 발발굽님이 후미조 있는쪽으로 황급히 돌아간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와서 경과보고 " 손바닥이 ㄱ자로 찢어 졌단다.. 우리 번개팀 일동은 갑자기 벌어진 일들에 정신이 없어 보인다. 긴장감이 흐른다. 잠시 후 철인자전거님이 나타난다. 손바닥의 통증을 애써 참으며 괜챦다고 하신다. 자전거를 타고 갈수 있을지 의문이다.. 철인정신을 발휘하여 다시 타고 간다. 대단한 정신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철인자전거님 닉네임은 처음에 철 자전거부터 시작했다 하여 그렇게 붙여졌다 한다. 우린 선두조가 속도를 약간 늦추고 후미조의 보조에 맞추어 나갔다. 라이딩 약 10키로 지점일까? 내리꼽는 돌멩이 길 다시 출현 !!! 긴급사태 발생!!! 내 잔차 앞바퀴쪽이 돌멩이 무덤에 걸리더니 멋지게(?)-당하지 않은 사람은 모름- 앞으로 고르라지고 뒹굴며 내리 꼿는다. 뒤따르던 샤커님이 괞챦냐는 질문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내 잔차 어디 망가진데 없나부터 살핀다.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다. 약간 손목과 손바닥에 통증을 느낄 정도의 타박상 정도... 조금 전 철인자전거님의 사고로 너무 긴장한 탓인지 다운힐떄 과감하지 못한게 사고의 원인이였다고나 할까....(자평)
이래저래 다시 3차 도착지점에 도착 후 점심을 먹고 출발... 조금 가니 가을 무릉도원 앞 뜰에 나와 있는것 마냥 아름다운 한점의 풍경화가 내앞에 쫙 펼쳐진다. 낙엽송들의 울창한 일렬횡대 사이로 드리워지는 따사로운 햇살.... 인젠 덥다.. 사람들이 하나 둘씩 자켓을 벗는다.. 아름답다.. 자연의 아름다움.. 실로 다시 한번 느낀다.. 그리고 이 대자연의 아름다움속에 거친 숨소리를 지닌 왈바 라이더들이 벌떼처럼 다운힐과 업힐을 번갈아 한다..
마지막 시멘트 업힐 코스... 긴 시멘트 업힐과 거친 숨소리.. 다시 흘러 내리는 땀방울들은 곧 이어진 시멘트 다운힐의 기쁨으로 모든것을 보상해 줬다.. 대자연은 우리에게 아무런 조건없이 과식없이, 여과없이, 아낌없이 우리 번개 라이더들에 심어줬다..  무언의 기를... 무언의 힘을...  

돌아오는 길에 오늘 새벽부터 이어진 일련의 숨막히는 시간 시간이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자전거로 인해 사람과 자연을 알았고... 오늘 내 앞에 펼쳐진 모든것들은 올 한해가 지날때 분명 베스트 넘버원이 될 가능성이 많을 것이다...

손 바닥과 가슴팍이 조금씩 아프지만 여러 사람들과 즐거운 한떄를 보내게 해준 축령산 라이딩 번짱 퀵실버님께 감사의 말씀 올리며 그 외 모든분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정말로 즐거운 시간이였슴당.. 그리고 철인자전거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by su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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