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계속되는 자전거의 고장으로 스트레스를 받다가 그냥 여기저기
큰맘 먹고 개비를 해버렸습니다. 앞 샥과 스템을 갈고 나니 다른 세상에
온 기분이더군요, 이 성능을 어따써야 하나 고민하는데 일이 생겨서 전주에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일은 몇시간 안에 다해결할 수 있는 것이어서 올타구나
자전거를 챙겼습니다. 과연 고속버스가 자전거를 실어줄 것인가 고민을 했는데,
막상 아침에 가보니, 버스 운전수분들은 익숙하신 모양이었습니다. 그냥 밑에
짐칸에 밀어넣으니까 분해를 안해도 쑤욱 들어가네요, (참고로 제 자전거가 하드테일
치곤 엄청 큰편입니다.)
3시간 동안 밖의 가을 단풍을 구경도 하고, 졸기도 하면서 꾸벅꾸벅 가다보니 밖에
비가 내리고 있더군요.......TT 이미 비가 올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40%의 확률이라길래
설마 설마 하고 내려갔는데, 비는 오더군요. 괜찮아 전주는 맑을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도착했습니다만 도착하자마자 전주가 환영을 하려는지 갑자기 짧은 시간동안 폭우가
쏟아지더군요, 그리고 나서 우박이.......--;;
다 두드려 맞으면서 일단 숙소로 가서 짐을 풀었습니다. 모텔방에 자전거를 가지고 들어가니까
다들 당황하더군요, 우선 다른 일로 내려와있던 친구를 만나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만, 지리를 몰라서 그냥 '전주 비빔밥', '한정식'들을 포기하고 그냥
갈비탕을 시켰습니다. 둘이서 웅얼거렸죠, '이거 서울에도 있잖아....젠장, 여기까지 와서'
엇 그런데 막상 먹어보니 맛이 다르더군요, 어엇 맛있었습니다. 다 먹고나서 주인분한테
한정식은 어딜가야 하냐고 물으니까 도청 앞에 가라고 하시면서
'요즘은 좀 별로이긴 한데 타지 분들은 괜찮으실 거에요 우리야 어릴 적부터 먹던 거라..'
허걱~ 역시 음식의 고장, 전주의 자존심은 높았습니다.
암튼 식사를 하고, 친구는 엑스포의 도우미들한테 말을 걸어보겠다며 떠나고,
저는 일을 처리하러 갔습니다만 이외로 싱겁게 끝나서 곧장 숙소로 돌아와서
자전거를 꺼내고 출동 준비를 했습니다. 전날밤 인터넷으로 뒤졌던 장소들을 가기로
맘을 먹었습니다. 우선 풍남문, 유명한 성당, 한벽루 등을 목표로 전진을 했습니다.
가면서 계속 길을 물어물어 찾아갔는데, 여기서 많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전주분들하고 저의 거리 개념이 달랐습니다.-------------
참고로 저는 교대역에서 강남역으로 사람을 만나러 가서 양재역으로 밥을 먹으로
걸어갔다가 다시 디저트를 찾아 서초동에 갔다가 다시 강남역으로 커피를 마시러 걸어갑니다.
어느 장소를 묻던 전주분들은 고개를 흔드시면서 얘기하시더군요
'거기 꽤 먼데 한참 가요, 저기로 쭈욱 가봐요'
첨엔 그냥 그말을 고지 곧대로 믿고 한참을 달립니다. 그러다 다시 사람들에게 물으면
'한참 지나왔어요 반대방향으로 다시 한참 가요'
그래서 다시 가보면 또 지나더군요,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전주분들은 걸어서 일단 15분이
넘으면 먼 거리시더군요, 그니까 자전거로 대충 밟아서 8분이 넘으면 꽤 먼거리인겁니다.
이 거리 개념에 적응을 못해서 오는 날까지 고생을 했습니다만, 아무튼, 비를 맞으며,
어둑어둑한 날씨 아래 풍납문을 구경하고, 멋진 한벽루에 가보았습니다, 작지만 정말
운치있고 멋지더군요, 밑에 차 안에는 불륜으로 보이는 로맨스 커플도 있어서 분위기
정말 좋았습니다. 눈이 마주치니까 흠칫흠칫 거리시더군요..^^
다시 전진을 하다가 길을 잃고 해매다 얼결에 전주 향교에 가게 되었습니다.
어둑어둑한 날씨 속에 조용히 문을 들어서자, 하늘로 높이높이 커다란 은행나무가 서있더군요,
그리고 그 밑에는 은행잎으로 이루어진 노란 바다가 펼쳐져있었습니다.
순간 머리가 멍해지더군요,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단순히 멋진게 아니라, 정말
사람이란 작구나 하는 생각, 잘표현은 못하겠습니다만 감동을 받아서 한동안 아무말도 안하고
그 커다란 은행나무와 노오란 바다만을 지켜보았습니다. 잠시후 안채에서 어떤 분이 나오셨는데
색색이 요란한 자전거와, 이상한 헬멧을 쓴 저를 보시고선 적잖이 당황하시더군요,
인사를 하고선 여쭈어 보니 은행나무가 400년이 넘은것이라더군요, 지금이 제일
좋을때인데 잘왔다고 애기하시더군요, 전주 향교를 나와서 다시 친구를 만나러
숙소로 갔습니다. 자전거를 두고 전북대 앞에 구경을 갔습니다.
서울의 홍대앞과 비슷한 분위기더군요, 대충 밥을 먹고 술한잔 하고선 다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모텔 방에 붙어있던 그 수많은 24시간 다방 전화번호들이 무었인지 궁금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좀 늦게 일어나서 서울로 떠나기 위해 짐을 꾸리고
자전거를 타고 나섰습니다. 서울에 갈려니까 날씨가 활짝 개이더군요..젠장...
못내 아쉬워하면서 버스정류장을 향해서 가다가 문득 전주 출신의 아는 형이 그렇게나
자랑을 하던 '전주 콩나물 해장국'이 생각이 나더군요, 아시다시피 식도락이 취미인 저는
결국 버스 시간을 늦추기로 하고 콩나물해장국을 찾으러 떠났습니다. 다시금 또 거리개념
덕택에 고생고생해서 전주해장국 집을 1시간 20분만에 찾았습니다. (위치만 알았으면
20분 거리였습니다.) 홍지서림 근방의 왱이집이라는 곳이었는데, 엄청난 기대를 하면서
들어갔습니다 친절한 종업원 분의 안내로 들어가서 짐을 풀고 음식을 시켰습니다.
가격은 3000원 이외로 싸더군요,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면서 옆을 보니 남자분들이
드시면서 '크아~ 이거야' 라는 소리를 하시면서 드시더군요, 드디어 음식이 나왔습니다.
기대를 하면서 먹었죠. ----------------------------------------
묘사는 안하겠습니다..... 단순히 얘기하죠 예술의 경지입니다.
참고로 서울대입구 근처에 원래 제가 자주가던 꽤 유명한 콩나물해장국 집이 있습니다.
앞으로 다시 거기는 안갈 것입니다. 일반적인 서울에서 먹던 그런 콩나물 해장국과는
좀 다른 것이 아니라 '차원이' 다르더군요, 정말 순수한 콩나물 자체의 그맛을
극한까지 살린... 부산의 돼지국 이후로 오랜만에 음식을 먹다가 감동을 느꼈습니다.
역시 음식 하나에 관해서는 전주분들이 자존심이 높은 이유가 있더군요,
암튼 정말 행복한 기분으로 버스 정류장에 가서 간식을 사고 다시 버스 짐칸에 자전거를
밀어넣고 잠을 잤습니다. 조용히 풍경이 변하면서, 짧은 여행을 정리하고,
다시 향기로운 매연 냄새 가득한 지겹고 정겨운 서울로 돌아오게 되었네요,
짧지만 기분좋고 뭔가 충실했던 여행이었던 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
고속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서 이제 자전거 여행 코스가
비약적으로 넓어질 거 같습니다.^^
써놓고 보니 무슨 내용인줄 모르겠네요^^
암튼 다들 즐겁고 안전한 라이딩 즐기세요^^
계속되는 자전거의 고장으로 스트레스를 받다가 그냥 여기저기
큰맘 먹고 개비를 해버렸습니다. 앞 샥과 스템을 갈고 나니 다른 세상에
온 기분이더군요, 이 성능을 어따써야 하나 고민하는데 일이 생겨서 전주에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일은 몇시간 안에 다해결할 수 있는 것이어서 올타구나
자전거를 챙겼습니다. 과연 고속버스가 자전거를 실어줄 것인가 고민을 했는데,
막상 아침에 가보니, 버스 운전수분들은 익숙하신 모양이었습니다. 그냥 밑에
짐칸에 밀어넣으니까 분해를 안해도 쑤욱 들어가네요, (참고로 제 자전거가 하드테일
치곤 엄청 큰편입니다.)
3시간 동안 밖의 가을 단풍을 구경도 하고, 졸기도 하면서 꾸벅꾸벅 가다보니 밖에
비가 내리고 있더군요.......TT 이미 비가 올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40%의 확률이라길래
설마 설마 하고 내려갔는데, 비는 오더군요. 괜찮아 전주는 맑을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도착했습니다만 도착하자마자 전주가 환영을 하려는지 갑자기 짧은 시간동안 폭우가
쏟아지더군요, 그리고 나서 우박이.......--;;
다 두드려 맞으면서 일단 숙소로 가서 짐을 풀었습니다. 모텔방에 자전거를 가지고 들어가니까
다들 당황하더군요, 우선 다른 일로 내려와있던 친구를 만나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만, 지리를 몰라서 그냥 '전주 비빔밥', '한정식'들을 포기하고 그냥
갈비탕을 시켰습니다. 둘이서 웅얼거렸죠, '이거 서울에도 있잖아....젠장, 여기까지 와서'
엇 그런데 막상 먹어보니 맛이 다르더군요, 어엇 맛있었습니다. 다 먹고나서 주인분한테
한정식은 어딜가야 하냐고 물으니까 도청 앞에 가라고 하시면서
'요즘은 좀 별로이긴 한데 타지 분들은 괜찮으실 거에요 우리야 어릴 적부터 먹던 거라..'
허걱~ 역시 음식의 고장, 전주의 자존심은 높았습니다.
암튼 식사를 하고, 친구는 엑스포의 도우미들한테 말을 걸어보겠다며 떠나고,
저는 일을 처리하러 갔습니다만 이외로 싱겁게 끝나서 곧장 숙소로 돌아와서
자전거를 꺼내고 출동 준비를 했습니다. 전날밤 인터넷으로 뒤졌던 장소들을 가기로
맘을 먹었습니다. 우선 풍남문, 유명한 성당, 한벽루 등을 목표로 전진을 했습니다.
가면서 계속 길을 물어물어 찾아갔는데, 여기서 많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전주분들하고 저의 거리 개념이 달랐습니다.-------------
참고로 저는 교대역에서 강남역으로 사람을 만나러 가서 양재역으로 밥을 먹으로
걸어갔다가 다시 디저트를 찾아 서초동에 갔다가 다시 강남역으로 커피를 마시러 걸어갑니다.
어느 장소를 묻던 전주분들은 고개를 흔드시면서 얘기하시더군요
'거기 꽤 먼데 한참 가요, 저기로 쭈욱 가봐요'
첨엔 그냥 그말을 고지 곧대로 믿고 한참을 달립니다. 그러다 다시 사람들에게 물으면
'한참 지나왔어요 반대방향으로 다시 한참 가요'
그래서 다시 가보면 또 지나더군요,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전주분들은 걸어서 일단 15분이
넘으면 먼 거리시더군요, 그니까 자전거로 대충 밟아서 8분이 넘으면 꽤 먼거리인겁니다.
이 거리 개념에 적응을 못해서 오는 날까지 고생을 했습니다만, 아무튼, 비를 맞으며,
어둑어둑한 날씨 아래 풍납문을 구경하고, 멋진 한벽루에 가보았습니다, 작지만 정말
운치있고 멋지더군요, 밑에 차 안에는 불륜으로 보이는 로맨스 커플도 있어서 분위기
정말 좋았습니다. 눈이 마주치니까 흠칫흠칫 거리시더군요..^^
다시 전진을 하다가 길을 잃고 해매다 얼결에 전주 향교에 가게 되었습니다.
어둑어둑한 날씨 속에 조용히 문을 들어서자, 하늘로 높이높이 커다란 은행나무가 서있더군요,
그리고 그 밑에는 은행잎으로 이루어진 노란 바다가 펼쳐져있었습니다.
순간 머리가 멍해지더군요,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단순히 멋진게 아니라, 정말
사람이란 작구나 하는 생각, 잘표현은 못하겠습니다만 감동을 받아서 한동안 아무말도 안하고
그 커다란 은행나무와 노오란 바다만을 지켜보았습니다. 잠시후 안채에서 어떤 분이 나오셨는데
색색이 요란한 자전거와, 이상한 헬멧을 쓴 저를 보시고선 적잖이 당황하시더군요,
인사를 하고선 여쭈어 보니 은행나무가 400년이 넘은것이라더군요, 지금이 제일
좋을때인데 잘왔다고 애기하시더군요, 전주 향교를 나와서 다시 친구를 만나러
숙소로 갔습니다. 자전거를 두고 전북대 앞에 구경을 갔습니다.
서울의 홍대앞과 비슷한 분위기더군요, 대충 밥을 먹고 술한잔 하고선 다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모텔 방에 붙어있던 그 수많은 24시간 다방 전화번호들이 무었인지 궁금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좀 늦게 일어나서 서울로 떠나기 위해 짐을 꾸리고
자전거를 타고 나섰습니다. 서울에 갈려니까 날씨가 활짝 개이더군요..젠장...
못내 아쉬워하면서 버스정류장을 향해서 가다가 문득 전주 출신의 아는 형이 그렇게나
자랑을 하던 '전주 콩나물 해장국'이 생각이 나더군요, 아시다시피 식도락이 취미인 저는
결국 버스 시간을 늦추기로 하고 콩나물해장국을 찾으러 떠났습니다. 다시금 또 거리개념
덕택에 고생고생해서 전주해장국 집을 1시간 20분만에 찾았습니다. (위치만 알았으면
20분 거리였습니다.) 홍지서림 근방의 왱이집이라는 곳이었는데, 엄청난 기대를 하면서
들어갔습니다 친절한 종업원 분의 안내로 들어가서 짐을 풀고 음식을 시켰습니다.
가격은 3000원 이외로 싸더군요,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면서 옆을 보니 남자분들이
드시면서 '크아~ 이거야' 라는 소리를 하시면서 드시더군요, 드디어 음식이 나왔습니다.
기대를 하면서 먹었죠. ----------------------------------------
묘사는 안하겠습니다..... 단순히 얘기하죠 예술의 경지입니다.
참고로 서울대입구 근처에 원래 제가 자주가던 꽤 유명한 콩나물해장국 집이 있습니다.
앞으로 다시 거기는 안갈 것입니다. 일반적인 서울에서 먹던 그런 콩나물 해장국과는
좀 다른 것이 아니라 '차원이' 다르더군요, 정말 순수한 콩나물 자체의 그맛을
극한까지 살린... 부산의 돼지국 이후로 오랜만에 음식을 먹다가 감동을 느꼈습니다.
역시 음식 하나에 관해서는 전주분들이 자존심이 높은 이유가 있더군요,
암튼 정말 행복한 기분으로 버스 정류장에 가서 간식을 사고 다시 버스 짐칸에 자전거를
밀어넣고 잠을 잤습니다. 조용히 풍경이 변하면서, 짧은 여행을 정리하고,
다시 향기로운 매연 냄새 가득한 지겹고 정겨운 서울로 돌아오게 되었네요,
짧지만 기분좋고 뭔가 충실했던 여행이었던 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
고속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서 이제 자전거 여행 코스가
비약적으로 넓어질 거 같습니다.^^
써놓고 보니 무슨 내용인줄 모르겠네요^^
암튼 다들 즐겁고 안전한 라이딩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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