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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우산 금년 첫 스노우라이딩 후기

........2002.11.19 09:29조회 수 915추천 수 2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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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눈 온다.~~~  눈 와.'
'잉? 진짜?'
'진짜.'
'어디 눈와. 언니?'
'어? 여보 여보. 진짜야.  힝~~  오늘 자전거는 다 탓네.  히히.'
헐! 이거이 몬 소리염?
벌떡 일어나 문밖을 본다.
진짜다. 눈이다. 눈이 내린다. 것두 아주 퍼얼~~펄!
근데 비랑 섞여 있다.  흐음! 눈이라.....
아내와 아이들이 신나서 떠든다.
'야. 니네 아빠 오늘 자전거는 다 탔다. 히히.'
'그치 엄마? 오늘은 우리랑 놀아야 겄네 아빠?'
네살짜리 막내 딸아이도 옆에서 거든다.
'아빠. 오늘 자정거 안타? 응? 타지마. 응?'
으음~~  -.-;;;
' 야! 야! 이렇게 눈이 오는데 자전거 타겠니? 못타지. 암! 못타구 말구. 히히'
'아빠. 오늘 드라이브 하자. 눈도 오는데 말야. 응?'
으음~~  -.-;;;;;
슬그머니 화장실로 내뺀다.
세수를 하며 가만히 생각해 본다.
'이럴수가. 몬수로 도망을 가지? 눈 온다고 자전거 안타냐?
올해 첫 스노우 라이딩인데. 이걸 놓치란 말인가? 않되지. 암! 않되고 말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자 아내가 눈이 똥그래져서 쳐다본다.
'모해?'
'응? 으~응. 일단 나가보구 아무도 않나와 있으면 들어올께.'
'아이~ 참!  이런 날에 누가 나와? 걍 있어.'
'그러니까 일단 나가보고 암도 없으면 들어온다니까.'
'그럼. 몇명이라도 나와 있음?'
'그럼 의향을 물어보고 상황을 봐서.....  -.-;;;;
'상황을 봐서?'
'못타게 되면 걍 오구 타게 되면....  으음~~...   -.-;;;;;
'어휴~~  누가 이런날 자전거 타? 것두 산에서. 망우산 간다며?'
'그니깐 얼릉 갔다가 올께.'
자전거 꺼내 막 집을 나서는데 아내가 툭 쏜다.
'약 사달란 말 허지마. 응?'
.......

구리시청으로 달린다.
눈과 비가 한데 어울어져 길이 엉망이다.  산은 다르겠지 하며 달린다.
구리시청 건너편에서 신호등 대기하고 있는데 바이크리님과 산지기님이
차로 도착하신다.
으허허~~~   그럼 그렇췌~~~
반갑게 인사.
두분과는 참 오랫만이다.
그리고 나서 줄줄이 차들이 도착한다.  이히히~~~  좋아좋아.
곧이어 말발굽님 도착.
모인사람들은 19명.  한말씀 하신다.
'허~~  나두 그렇지만 여기 모인 사람들 다 모 좀 이상한 사람들이여.  허허~~  이 눈이 오는데 말여.'
이히히~  다들 재미있어 한다.
올 첫 스노우 라이딩이어서 그런지 다들 기대하고 계신 눈치들이다.
잠깐 모여서 상견례하고 라이딩 시작.  미끌미끌한게 재미있다.
두껍게 쌓인 낙옆위로 눈이 소복하게 덮여있다.
눈이와서 그런지 약수터 가는 사람도 별로 없다.
가끔 자나는 사람들이 한마디씩 한다.
'허~어. 거참. 이 눈이 오는데.'
얼마 못가 말발굽님의 체인이 끊어진다.
숙련된 솜씨로 수리.
다시 라이딩. 한두군데의 급한곳을 빼고는 다들 타고 올라가신다.
중간 약수터에서 일차 휴식.
약수물 마시며 즐거워들 하신다.
'휴. 맛있네.'
'히야~  약숫물이 따뜻해여. 허허~~'
다시 출발... 할려고 하는데 어라? 말발굽님의 뒷 바퀴가 빵꾸!
'히익!  이거 몬 일이여?  나 오늘 왜이려? 하~ 나참. AC타고 나왔더니 에이~씨 하네.'
역시 숙련된 솜씨로 튜브 교체.
허~ 말발굽님. 오늘 고생하시네.
다시 출발하여 포장된 묘지 순환도로까지 들쳐매고 올라간다.
그리고 싱글길이 시작되는 중간지점까지 신나게 주행.
도착하여 말발굽님 한말씀 하신다.
'여기가 망우산 모든 싱글길들의 시작점입니다.'
첫번째 코스! 약간은 짧지만 구불구불 재미있는 길.
헌데 역시 눈이 쌓여 있어 좀 어렵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더 재밌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경치와 시원한 공기를 만끽한다.
첫번째 코스의 마지막은 짧지만 좀 어려운 다운.
말발굽님이 밑에서, 내려오는 분들의 자세를 어드바이스 해주신다.
나는 좀 부담되어 그냥 끌고 내려간다.
바라보시던 산지기님이 한마디.
'아니! 자기 동네에서 약한 모습을...'
'하하~~  그게 아니라...  -.-;;;;
다시 포장도로로 기점까지 올라간다.
그리고 말발굽님이 참가하신 분들께 의향을 물어보신다.
'아직 두개가 더 남아 있는데, 하나만 타고 해산할까요, 아님 두개 다 탈까요?'
약간은 술렁대다가 날씨관계도 있고 하니 하나만 더타고 내려가자고
의견을 모은다.
두번째 코스로 출발.
여긴 내려가는 길이 좀 길고 길도 분명하지 못한곳.
하지만 마지막 다운은 가파르고도 재미있다.
낙옆과 그위에 쌓인 눈으로 인해 줄~줄 미끄러 지듯이 내려간다.
가끔 끌고 내려가야 하는 곳도 나오고 타고 갈 수 있는 곳도 있다.
아까 산지기님의 말씀이 생각나 마지막 부분은 타고 내려간다.
먼저 내려가 계시던 말발굽님이 내게 소리친다.
'퀵실버님. 팔을 더 굽혀요. 그래야 핸들링이 쉽지.'
저두 그러고야 싶죠.  허지만 제가 워낙 숏팔이라서...  -.-;;;;;
으음~~  스템을 짧은걸로 바꾸던지 아님, 팔을 늘려?
그리곤 온로드로 해장국집까지 줄달음 친다.
얼굴이며 등판으로 빗물인지 눈물인지가 막 튀어 오른다.
에~~ 퉤퉤.
우루루 해장국집으로 들어서자 할머니가 그러신다.
워메. 먼 일이여? 이 눈이 오는데. 시상에~~~~
다들 물에 빠진 그거 같다.
'죄송합니다. 다 젖었습니다.  이히히~~'
뜨거운 해장국이 나오자 모두들 맛나게 드신다.
몸이 따뜻해진다.  다들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며 한그릇씩 후딱!
후식으로 뜨거운 커피 한잔씩 마시고 다시 구리시청으로 집합.
'자~ 다들 수고 했습니다. 날도 구지고 한데 이렇게 많이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번개는 대박인데 날씨가 안도와 주네.  허참~~'
말발굽님이 많이 아쉬워 하신다.
모두에게 안전한 귀가를 기원하며 헤어진다.
오다 보니 말발굽님 댁과 아주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다.
인사드리고 집에 들어가니 아내가 그런다.
'흥! 먼놈의 상황을 이리 오래 보셔?'
'응? 아하하~~  그게 그러니까 말야.....'
'그래. 몇명이나 나오셨어? 혼자 탔어?'
'몬 소리.  20명이나 나왔단 말여.'
'잉? 20명? 어휴~  당신하고 똑같은 분들이셔. 이런 날씨에...'
'이게 바로 스노우 라이딩이란 거여. 이사람아. 이히히~~'
'재미도 있었겠쑤.  당신 말야, 그게 그리 재밌어?'
'아 재미 없는데 타나?'
'그래. 당신은 재미있겄지.  헌데 난 빨래하는건 재미 없거덩?'
온통 젖어있는 옷을 보고 툴툴댄다.
'어? 어~~  비랑 섞여서 오니까...   -.-;;;;;
막내 딸 아이가 옆에 있다가 내꼴을 보더니 이런다.
'아빠. 비와?'
'응? 으응. 비와'
'얼릉 우산 써.'
-.-;;;;
아~  오늘도 난 아내와 아이들을 볼 면목이 없다.
결국 피자 한판으로 합의보고 아이들 달랬다.
아이들은 피자 한판에 행복해 하고 나는 스노우라이딩에 행복하고
그리고 아내는....  음~ 그러니까..... 엄청난 빨래에 스트레스를...   -.-;;;;
망우산 스노우라이딩에 참석한 여러분~~~  즐거우셨나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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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 빨래는 직접 하세요 오래 오래 잔차 타실려면...전 들어가쟈 마자 빨래터로 호호호
  • 아이쿠!배야! 내가 왜? 잘 가다가 차를 돌렸을까?고놈의 차사고만 못 봤어도.. ㅜ,ㅜ 암튼, 배아픕니다.부럽구요!
  • 주말 라이딩을 위해 일주일을 충성하시겠군요. 나도 그런사람 하나아는데...
  • ㅋㅋㅋㅋㅋ 이것이 싼뽕에 위력....하하하하 퀵실버님 대단하십니다....(흑~ 설마 나두 퀵실버님처럼 되는거 아닌가..ㅡ.ㅡ땀)
  • 아내들은 최소한 1주일에 한번 라이딩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라!! 보장하라!! 허걱! 이거 집사람이 보고 있으면 잘릴지도 모르는데ㅎㅎ 글 잘읽었고요 건강 조심하세요.
  • 언제나 읽어도 감칠맛이 솟는 퀵실버님 후기^^ 그러나 라이딩후의 빨래는 본인이 해야죠^^아셨죠?
  • 그리고 언제함 제수씨랑 아가들이랑 만나서 식사라도 합시다.^^한블럭 넘어 사는데도 모르고 있었다니....제수씨께 감사하고 미안하다고 전해 주세요^^
  • 2002.11.19 22:38 댓글추천 0비추천 0
    역시 왈바의 번개는 달라도 달라!!! 스노우라이딩!!! 멋집니다.. 근데 빗물이 잔거에 묻고 그러는건 정말~~~ 참가하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잔거를 사랑하시는 여러분 몸건강히!!
  • 글쓴이
    2002.11.20 08:41 댓글추천 0비추천 0
    퀵실버님, 대단하다는 말씀박에는...
  • 퀵실버님 꺼이 훨씬 재미 있어서 내꺼이 않올립니다. 이번주는 쉽니다. 안그럼 마눌에게 둑습니다.
  • 글쓴이
    2002.11.20 08:53 댓글추천 0비추천 0
    이햐~~ 역쉬..진정한.. 고수들은.. 바로.. 이런 역경(?)을 참아내면서..라이딩을.. 흠..저두 역경 빨리 당했으면 좋겠습니다.-.-;;
  • 퀵실버님..넘 재밌는..후기 잘봤습니다.... 에고..부럽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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