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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를 무시하고 간 광교산 솔로 이틀째

ohnonono2002.12.07 10:05조회 수 896추천 수 3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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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지금 이시간에 글을 쓴다는 자체에 하늘에 감사드립니다.

오후 2시에 집을 출발했습니다.
수원 시청 사거리에서 종합운동장앞 E-Mart 까지 다리를 푼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패달링을 했습니다.

이 구간은 산업도로인데 정말 자전거 도로도 반도 안되어 있고
되어 있어도 보도블럭위를 달릴때 블럭을 어떻게 땅에 넣었는지
"덜덜덜..."거리더군요.

아무튼 가는 도중에 오르막길이 있었습니다. 2~300m 되는구간인데
1차선에서 열심히 업을 하는 도중에 앞에 버스가 서더군요.
그래서 피해가려 했는데 앗! 바로 뒤에 포크래인이 제뒤를 그리고
인도쪽으로 바짝 오더군요.
가던 속도도 있었고 해서 '버스와 인도사이를 지나가자'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지나갔습니다.
마침 버스는 출발하려 하더군요. 그래서 계속 가는데 갑자기 버스 문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가 내릴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소릴 지르며 "아.. 아아~"하면서 급정거를 했습니다.
바로 내리는 뒷문 앞에서요.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 내리는 아가씨가 폴짝하면서 절 덮치더군요. -_-;;
당황했는데 순간 고갤 돌려보니 절 덮친후 주저 앉아 있더군요. 구두는 1m 정도 떨어진곳에 있고 서류 봉투 떨어져 있었고요.
그래서 "괜찮으세요? 다치지 않으셨어요? 죄송합니다"를 연발하고 고개를 숙여가며 죄송하다고 했는데...
구두를 찾아 신더니 인상 팍 쓰고 약간 쩔뚝거리며 가더군요.

'아~ 이런 아직 산도 안탔는데 이런일이... 그냥 집으로 핸들 돌릴까'라고 마음에서 유혹을 했지만 그냥 산타러 갔습니다.

이때까진 좋았습니다.

어제 왜 코스를 잘 못 탔는지 분석한후 갔지만 오늘도 또 잘 못 들었습니다.
한 10분정도 업힐 했는데 길이 없더군요. -_-
부근의 높은곳에 묘가 있었고 그래서 잔차를 끌고 묘 주위에 갔습니다.
묘가 손상되면 안되니까요 ^^;;

묘 근처에서보니 30m 정도 떨어진곳에 사람들이 등산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수많은 나뭇가지 사이를 뚫어 헤쳐나갔습니다.

다행히 길을 제대로 들어섰고 1시간정도 계속 업을 했습니다.
사실 1시간정도에서 아니 업 구간에서 반 조금 안되게 끌고 간듯합니다.
아직 초보라서요 ToT

어쨌든 1시간동안 숨통이 터지라 업힐을 하고 물과 스니커즈를 먹었습니다.
주머니에 단 돈 천원밖에 없어서 스니커즈라도 산게 다행이더군요 ^^

쉬고 있는데 반대쪽에서 열심히 업힐 하시는 한분...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듣고 조언도 들었습니다.
45세 되신 아저씨라시는데 정말 존경스러울 뿐이었습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광교헬기장이라고 힘을 불어넣어주시더군요.

그분과 헤어지고 열심히 패달링~
"얏~호~" 계속해서 다운힐이더군요.
그렇게 10분을 가니... '업힐 1시간이나 했는데 ToT'
다시 업힐 구간이 나오더군요.
20분정도 더 밟으니까 드디어 광교헬기장이 나왔습니다.

정말 이루 말로 표현을 못하겠더군요. 이 높은 곳에 나와 나의 잔차가 이렇게 있다니 말입니다.

잠시 사색에 빠졌다가 이제 통신대 헬기장을 가볼까라는 생각으로 주위분들에게 물으니 샛길로 1km만 가면 된다고 하시더군요. -_-;;
이때 속은겁니다. ToT 속다기 보니 관점이 다르죠. -_-

제 단순한 생각으로는 분명 샛길후에 큰길이 나온다.
여기서 큰길이란 -_-;; 1m 이상의 폭입니다.
폭 50cm의 샛길... 오솔길로 들어가니 계속 내리막길이더군요.
돌과 나무뿌리가 많아서 잔차에서 내려거 끌고 갔습니다.

그렇게 10분정도 갔을까? 갈래길이 나왔습니다.
한쪽은 무슨 고개 한쪽은 세광교.. -_- 이때 그냥 다시 돌아갔어야 했는데
에이 그냥 세광교로 가자 마음먹고 계속 끌고갔죠.

네~ 이때쯤 눈치 채신분들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때 시각 4시 -_-;; 해는 져가기 시작할때죠.
전 길을 잃었습니다. 아니 잘못길을 들어갔죠.
이미 후회했을때는 늦은법. 뒤를 보니 길을 모르겠더군요.

에라이 모르겠다 그냥 내려가자 -_-
잔차를 질질 끌며 아니 잔차에 질질 끌려갔습니다.
눈물이 터질거 같더군요. 다리에는 잔차가 떨어질까봐 다리에 힘주느라
쥐가 왼쪽 오른쪽 다 나기 시작하고 저의 숨소리와 쥐때문에 느끼는 고통의 소리는 커져가고...

그렇게 1시간정도 가파른 산길을 내려가보니 개짓는 소리도 나고
불빛이 보였습니다. 그때는 제법 어두었습니다.

외쳤습니다 "난 살았다!" -_-);;
결국 이상한 개천과 밭으로 나왔습니다.

끝이 허무하죠. 저거 영화로 찍으면 대박납니다 -_- 어찌나 고생했는지
이러저리 나뭇가지에 긁히고...(옷과 헬멧이 -_-;;)

집에 오는길은 역시나 힘이 솟더군요.
40분정도 패달질을 해서 집에 무사히...(?) 왔습니다.
그리곤 신발을 벗는 순간 드디어 쥐가 확실히 났습니다.

방바닥에서 데굴데굴 방바닥을 쳐가며 "으아악~ 아아아~~~"
시계를 보니 6시 20분 -_-

그리곤 아무일 없듯이 땀에 흠뻑젖은 잠바와 져지와 바지를 빨고
가방과 장갑은 휙 던져놓고 샤워하고 귤 먹고 TV보다가 이렇게 글 쓰네요 -_-;;
제가 좀 먹는거에 약합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설인 -_-;;; 그 영화에 나오는 에베르트산에 나올짐막한 괴수 -_-;; 먹는게 설인같데요 -0-;;

아 그런데 걱정이네요.
내일 A-TEN과 함께 같이 광교산 가기로 했는데 회원분중 한명이 이랬죠.
"빡쎄게 타야 실력늘어요. 그러니까 한번 빡쎄게 같이 타보죠."
-_- 고민이에요.. 다리도 쥐가 났었고 체력도 바닥이고...

에이 몰라! -_- 일단 밥먹고 다시 생각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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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ㅋㅋㅋ 고생하셨습니다.. 내일을 위해(?) 일찍 주무세요~~
  • 2002.12.7 14:32 댓글추천 0비추천 0
    오빠 조심해 그러다가 다치면 어쩔려구 ㅉㅉ무사고 ~~몸조심~~감기도 다안낳으사람이ㅡ.ㅡ
  • 2002.12.7 15:07 댓글추천 0비추천 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ㅡ'박수를!!
  • 2002.12.8 02:58 댓글추천 0비추천 0
    그게 진짜 산악타는 맛입니다. ㅋㅋ 길도 잃어보고 길을 잘못들어 끌고도 내려와 보고 하면서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그러면서 코스도 익히고 배우고 다음 라이딩은 더욱 즐거워 지고
  • 2002.12.8 02:59 댓글추천 0비추천 0
    하는거지요. 하핫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__^ 개척정신 도전정신!! ㅎㅎ
  • 정말 재미있고 좋았는데, 부딪힌 아가씨의 미모정도를 서술안한것이 아쉽습니다. (아! 나는 왜 이게 궁금한결까)
  • ohnonono글쓴이
    2002.12.10 00:22 댓글추천 0비추천 0
    자세히 안쓴거 보면 아시겠지만 그..다..지..-_-
용용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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