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간만에 맹산에 올랐습니다.

발이 왜이리 시려운지... 그러나 잔차타기를 첨 시작할때 겨울에 시작했던터라

그 특유의 느낌이 참 좋습니다.

눈덮인 산속은 언제나 좋죠.. 사람도 별루 없구...

눈길을 등산객들이 적당히 (?) 밟아 놓아서 아주 알맞게 미끌거리더군요..

적당한 슬립현상과 그걸 이겨내고 필사적으로 올라가는 기분...

정말 미끌거리는 곳은 양지바른 곳이었습니다.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하여 투명한 색의 얼음길... 앞 바퀴를 살짝 들어서

넘은 다음 체중을 앞바퀴에 2/3정도 실어 슬립을 감지하며 넘습니다.

몇번 실패한 구간도 있었지만 이런 연습은 여름에 흙길에서는 아주 펄펄 날게

만들어 주더군요...

그렇게 테크닉 연습에 열중하다 어느새 골프장전경이 보이는 곳까지 올라갔습니다.

정말 가슴속까지 시원스레 펼쳐진 하얀 눈밭의 골프장.. 그너머로 보이는

병풍처럼 둘러진 하얀 눈덮힌 산자락들... 그 산자락 가운데 내가 있다는 생각

을 하니 정말 마음속이 푸듯해지더군요...

이렇게 좋은 곳을 가면서 오로지 테크닉 연습에 빠져 좋은지 몰랐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때부터 진정한 겨울산타기가 시작 되었습니다.

얼어서 굳어진 아직 밟지 않은 눈은 글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 좋은 소리를 내

며 부숴지고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에 아직 떨어지지 않은 나뭇가지에서 눈보라

가 햇빛에 반사되어 뿌연 은빛으로 변하며 흩날리고...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이 기쁨을 겨울산은 주더군요...

왈바 여러분 ...

산을 탁월한 스피드와 현란한 기술로 오르내리는 것도 좋지만 산을 감상하며

산이 우리에게 주는 고마움을 항상  간직하고 산을 느끼며 바라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