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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싱글라이딩...

........2002.12.31 15:16조회 수 780추천 수 4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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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차산지 3개월 된 초봅니다.
스스로 잔차도로 고숩니다.
고수인 만큼 잔차도로 왔다갔다 지겹습니다.
이리저리 웹 헤메다 우연히 왈바 만납니다.
투어스토리며 게시판 글 읽느라 날밤 샙니다.
말발굽님 한밤중 망우산 라이딩 글 읽습니다.
멋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한번 가봅니다. 하지만 귀신이 무서워 낮에 갑니다.
구리시청앞 계단 오르니 사람 무지하게 많습니다.
씩씩하게 자전거에 올라탑니다.
하지만 곧 내립니다. (음... 빡센 업힐이란게 이런거군!)
다시 탑니다. 또 내립니다. 다시 탑니다. 곧 내립니다.
힘 무지하게 듭니다.
지나가던 할머니 한분이 얘기 하십니다.
"잔차타고 나랑 똑같이 가네"
뒷통수가 뜨끔 합니다.
몇발가다 내릴 것 그냥 잔차 꿋꿋하게 끌고 갑니다.
할머니보다는 빠릅니다.
약수터 도착합니다. 위를 보니 아예 대책이 없습니다.
"이제 겨우 여기 왔어?" 아! 정말 끈질긴 할머닙니다.
할머니 말을 뒤로하고 다시 잔차 끕니다.
기분 *럽습니다.
철책지나 무덤 몇 개 지나니 포장도로 나옵니다.
잔차도로 고수답게 유연하게 타고 헉헉 댑니다.
헉헉대다보니 팔각정이 나옵니다. 역시 사람 많이 앉아 있습니다.
다들 말없이 바라보는 존경(?)스런 눈초리에 많이 부담됩니다.
팔각정 옆으로 조그만 샛길 보입니다.
무작정 타고 내려갑니다. 30도, 90도, 180도(?) 돌아돌아 내려갑니다.
하마터면 푹 쉬시는 분들 잠자리에 쳐박을 뻔한 아찔함 몇 번 느낍니다.
하지만 신납니다. 서서히 자신감이 온몸을 휘감습니다.
한 50센치 쯤 턱이 나옵니다. 과감히 웨이백(?) 합니다.
내려가자마자 뒷바퀴가 나뭇가지에 미끄러집니다. 옆으로 그냥 자빠집니다.
오른쪽 정강이가 무지 아픕니다.(음, 나도 보호대 사야 겠군!)
한참 주무르고 다시 타고 요리조리 합니다.
밑에 포장도로 보입니다. 어, 분위기 이상합니다. 한 10여쌍의 눈이 절 보고 있습니다.
근데 길이 너무 가파릅니다. 그래도 눈길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냥 돌진(사~알~살) 합니다.
저절로 몸이 안장뒤로 갑니다. 그래도 잔차위에선지 꼭 절벽같은 느낌입니다.
나도 모르게 브레이크 꽉 잡습니다. 잔차 급격히 섭니다. 동시에 핸들이 90도로 획 돕니다. 앞으로 보이던 길이 자전거 옆으로 보입니다.
아! 위로 위로 하는데 잔차 아래로 서서히 쓰러집니다.
그때 머리에 섬광같이 페달! 페달! ....아! 발이 안빠집니다.(처음부터 길이 들어야 한다던 샵사장님이 밉습니다. 저 뽕페달입니다)
조용히 자빠져 그 자세로 미끄러집니다. 한 200cm 쯤 .....
잔차, 이 놈이 제 다리를 타고 다운힐 합니다.
발 허우적대며 겨우 뺍니다.
밑에선 이제 헤아릴 수 없는 눈들이 구경합니다.
아픈줄도 모릅니다. 잔차끌고 후다닥 거꾸로 올라 갑니다.
길아닌 무덤 사이로 꼬부라 집니다.
무덤사이에 앉아 담배한대 빼 뭅니다. 기분 처참합니다.
처참한 기분 담배연기로 날리는데 그 담배연기 사이로 영상 떠오릅니다.
자욱한 먼지속에서 누군가가 서서히 일어납니다.
매트릭스 사운드 트랙이 깔립니다.
아! 지방간님입니다.........발로 잔차멀리던지기의 비술을 선 보이는 구영탄님의 모습도 겹쳐집니다.
마음은.... 처참하지만 외롭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먼저 간 선배들이 있지 않은가....)
팔, 다리 이리저리 움직여 봅니다. 부드럽게 움직입니다. 몇군데 화끈거립니다.
확실한 건 뿌아진데는 없습니다.
누워있는 잔차 그제야 이리저리 봅니다.
주인타고 다운힐 해선지 별로 까진데도 없습니다.

.
.
허접한 첫 싱글 라이딩 이었습니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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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
용용아빠
2024.06.17 조회 65
treky
2016.05.08 조회 676
Bikeholic
2011.09.23 조회 8115
hkg8548
2011.08.04 조회 7165
M=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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