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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에....생애 첫라이딩?이야기

........2003.01.09 22:16조회 수 931추천 수 5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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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추워서, 정말 너무 추워서 나갈 수는 없고... 왈바 뒤져 봐도 아이라이딩할 후기도 안 올라 오고 ...당연들 하시리라.
저는 국민학교 다녔습니다. 초등학교가 아니고...
호랭이 담배 먹던 시절은 아니고, 좀 오래된 시간들... 그땐 망우산 밑에 ...그러니까 망우로 따라 망우리 고개 넘기 직전에 지금은 공원이 조성 되어 있던 것 같은데 바로 그 자리.
거기는 약간 공터고 아무런 인공적인 시설이 없었지요. 산에서 흐르던 물이 위에서 흘러 내려오다 끝나는 장소에 맨홀이 있었습니다. 들여다보면 시커먼 어둠만이 자리잡고 꼭 괴물 입속 같았는데 그곳이 우리들의 담력 시험장있습니다. 한놈이 들어가면 서로 밀면서 또 한놈 들어가고 못 들어가면 나중에 놀림감이 될게 분명해 어쩔수 없이 들어가면 끝도 없는 어둠, 뚱뚱한 어른은 들어갈 수도 없는, 겨우 국민학교 4학년의 몸집만 움직일 만 했던, 한번 들어가면 몸을 돌릴 수 없어 끝도 없는 것 처럼 느껴지던 그 맨홀을 계속 갈 수 밖에 없었지요. 발밑을 손밑을 지나는 물을 느끼며....그러면 망우로 길지나 건너편으로 나오곤 했습니다.
동그란 맨홀이 끝나면 4각형의, 어른도 그냥 설 만한 공간이 역시 맨홀처럼 이어졌는데 가끔 동네 큰 누나들이 목욕을 오곤 했습니다. 때때로 그걸 본다고 그 긴 맨홀을 기기도 했던 국민학교 4학년 시절....그리고 그때 친구들....뭘 알고나 그랬는지....
그때 망우로는 아스팔트는 2차선 뿐이었지요. 물론 인도, 차도 구분도 없었고 아스팔트 옆으로는 말이 끄는 달구지가 연탄을 싣고 다녔습니다. 가끔 망우산 놀러갔다 집으로 오는 길에 달구지에 몰래 매달려 한 20여 미터라도 가면 그게 왜 그리 신나고 좋았는지... 마부아저씨한테 욕을 얻어먹기도 하면서도 말입니다.
망우로에서 동일로로 빠지는 길, 거기에는 한독약품이 있었습니다. 그 앞에는 지금처럼 입체 교차로가 아니고 먼지 훨훨 날리는 철도 건널목이 있었구요. 그때 동일로는 비포장이었습니다. 양 옆으로는 논 밭이 즐비했구요, 한독약품 뒤로 지금 교차로에 있는 한샘교회가 빨간 벽돌을 자랑하며 서 있었고 주위는 온통 배밭이었지요, 배밭을 지나면 묘지가 많았던 야산이며 파헤쳐져 만들어진 공터도 참 많았습니다. 그렇게 봉화산까지 이어져있었지요. 봉화산주변은 온통 배과수원이었구요.
그런 곳에서 우리 친구 4명이 자전거를 배웠습니다.
한시간에 10원인가 주고 사정사정해서 2시간으로 늘려 자전거한대 빌려서...그때는 그렇게 박한 것 같으면서도 인심이 있었나봅니다... 친구4명이 서로 잡아주면서 배웠습니다. 다들 서너발도 못가서 넘어지면 서로 웃어가며 놀려가며 하다가 우연히 한놈이 한 열발이라도 홀로 타고가면 너도나도 도전해보고 그러다보면 2시간도 훨 넘어 자전거포 아저씨한테 꿀밤한대 맞고는 그걸로 계산끝입니다. 놓치마 놓치마 하며 앞만 보고가다가 이상해서 뒤를 보면 아무도 안잡고 있고 그러면 꽝, 생각해 보면 아! 내가 탔구나 ...그러면 잔차 배우기 끝이었지요. 다들 좀 타고 갈만할 즈음 열심히 네놈이 돈 모았습니다. 좀 용돈이라도 받는 놈은 더많이 내고, 없는 놈은 없는데로 100원 만들어 자전거 포에 받치고 네대의 잔차를 쫙 뽑아 한놈에 한 대씩 잡고 섰을때의 째지던 그 기분은 지금 잔차 산것만큼 이었지요. 네놈이 타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해가며 하루종일 봉화산에서 출발 해서 망우산까지 그렇게들 배를 쫄쫄 굶어가며 다녔습니다.
그렇게 자전거 타보고는 항상 갖고 싶은 것 일호가 자전거였습니다.
그랬지만 모든 학교 다 졸업하고...군대도 같다오고...결혼하고도 16년이 지나서야 겨우 산 잔차를 바라보면 그 때 그 시절 친구들과 빌렸던 자전거, 그리고 자전거 포가 생각납니다.
포앞에 기대어 서있던 펌프하며, 세수대야에 담겨 뽀글뽀글 거품을 내뿜던 빵꾸난 튜브, 빵꾸 때우던 아저씨의 손길, 본드...
빌린자전거로 달렸던 그길들, 공터며 메뚜기며, 논과 밭,....그립기도 합니다.
그 때 그 친구들은 지금은 연락도 되질 않습니다.
얼마전에 내 잔차타고서 한번 다녀보았더니 그 장소, 길 아무것도 남은게 없었습니다. 도저히 알아볼 수도 없구요.
개발...발전...하지만, 맨날 공부에 치여 5학년짜리가 물고기처럼 자유롭고 싶다며 자살하는 세태를 생각하면 비록 배 쫄쫄 굶으며 허겁지겁 몰려 싸돌아다니긴 했지만 그래도 내 어린시절이 훨 행복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자라나는 세대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기성세대의 부끄러움과 미안함은 그대로 지니고서 말입니다.
허접한 자유잔차의 생애 첫라이딩(?)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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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3
  • 오호 바로 저희 동네로군요...ㅎㅎ 봉화산..망우산..한독약품..익숙한 단어들이네여..^^
  • 글쓴이
    2003.1.10 00:35 댓글추천 0비추천 0
    자유잔차님따라 타임머신타고, 부우웅! 까만고무신 신고 다녔던 그시절, 그친구들에게로 -.-(꾸벅), 30여년만에 만난 잔차와 찾은 옛추억...가슴이 싸--아하네요.
  • 글쓴이
    2003.1.10 15:40 댓글추천 0비추천 0
    아! 옛날을 상기시켜주는글이로군요. 저도 망우리 갓바위라는 마을에서 살았답니다. 그때 새로길낸다고 배밭을 밀어서 지금의 우림시장 5거리가 탄생되고, 제가 살더곳이 지금은 우림시장으
  • 글쓴이
    2003.1.10 15:43 댓글추천 0비추천 0
    로 변하고 논과 논옆으로 흐르던 조그만 개울, 그리고 망우지서옆 에 공중전화가 딱 한대밖에 없던시절, 그시절이 그립군요. 그리고 그때의 친구들은 지금모두 50대 초반이니......
  • 글쓴이
    2003.1.10 15:45 댓글추천 0비추천 0
    연락도 자주되지않고 만나본지가 꽤 오래 됐습니다. 다행히 저는 지금 망우리 부근 상봉동에서 살고 있습니다. 혹시? 자유잔차님께서 저희 가게 한번 놀러오세요. 쌍굴다리안에서 치킨집
  • 글쓴이
    2003.1.10 15:47 댓글추천 0비추천 0
    하고 있으니까, 그럼, 즐거운라이딩하시고 이만 옛날을회상하며 글을 올려봅니다. 017-260-6379 입니다. 연락한번주세요. 만나서 같이 잔차에대해 라이딩에 대해 얘기나
  • 글쓴이
    2003.1.10 15:49 댓글추천 0비추천 0
    하면서 같이 라이딩한번 하고 싶습니다. (참고로 저는 초보기땜에 온로드밖에 못탑니다.) 그럼............
  • 처음 자전거를 선물 받고 그길로 달려가 내리막길에서 비틀거리며 내려오다가 남의 차(로얄이었던 것 같습니다)박고 쓰러져서 병원서 깨어난 어린시절이 떠오릅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히 보
  • 고 있습니다 저도 자주 중량천에 나가니까 기회가 있으면 뵐 수 있었으면 합니다
  • 글쓴이
    2003.1.10 20:29 댓글추천 0비추천 0
    쌍굴다리, 정말 오랜만에 듣습니다. 거기도 많이 변했더군요, 전 거기서 한10분쯤 되는 곳에 살았습니다. 한번 놀러가겠습니다.
  • 글쓴이
    2003.1.10 20:31 댓글추천 0비추천 0
    노을님, 직접쓰신 글도 많이 읽고 오래전 부터 아는 분처럼 느낍니다. 한번 가르침이라도 받았으면...
  • 글쓴이
    2003.1.10 20:32 댓글추천 0비추천 0
    100%초보님, 가슴 같이 느껴주셔서 고맙습니다.
  • 글쓴이
    2003.1.10 20:32 댓글추천 0비추천 0
    스파이크님, 언제 같이 만나 라이딩하고 d.g.r님께 놀러가죠?
  • 글쓴이
    2003.1.10 21:43 댓글추천 0비추천 0
    대환영입니다. 모두들 왈바동회원님들 놀러오세요. 미리연락하고 오시면 생맥주 한잔씩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그럼......
  • 빌리는 자전거 후후.. 자전거 빌리는데가 멀어서 한참 걸어갔었어야 했어요 전.. ^^ ㅈ국민학교 5학년때 첨갖게된 자전거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네요 ^^ 초록색 프레임 아아~
  • 그때 잔거 실력이 지금보다 훨 좋왔었는데~ 아 옛날이여 ~
  • 정말.. 잔거를 사랑하는 분들은 참 좋습니다. 마음이 따뜻한 분들. '삶이 그래들 속일지라도...'라는 싯귀가 가슴을 저미는 오늘밤입니다만.. 여러분의 글로 가슴이 따뜻해 짐을 느
  • 끼게 되네요. ^^ 아울러.. 내일은 라이딩을 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오늘을 접습니다. 모두 편안하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_^
  • 껴주시면 저야 감사하져 ^^;;; 전 신내동건영아파트산답니당...ㅎㅎ
  • 글쓴이
    2003.1.11 02:58 댓글추천 0비추천 0
    아무튼 이쪽방면 계시는 분들, 아니면 구리시에 사시는 분들도 모두 오세요. 제가 초보니까 여러가지로 배울게 많을것 같군요. 그리고 잔차 매니아로서 서로 정보교환도 하고 ....
  • 글쓴이
    2003.1.11 03:00 댓글추천 0비추천 0
    저좀 많이 가으켜 주세요. 산에는 무서워서 가보지 못했어요. 나이가 50 넘어서 산에 갔다가 뼈에 금이라도 가면 생계에 막대한 지장이 있으니까,............ 제가 오토바이
  • 글쓴이
    2003.1.11 03:03 댓글추천 0비추천 0
    로 배달하는 직업이라서.오전에만 시간이 있기 땜에 하루종일 라이딩할수는 없답니다. 여러 회원님들 놀러 오세요. 아무때고, 대환영 입니다. 그럼, 좋은꿈 많이 꾸세요. 이만...
  • 글쓴이
    2003.1.11 03:07 댓글추천 0비추천 0
    그리고 스파이크님! 건영 몇차예요? 1차? 아니면 2차? 몇동 몇호인지 말씀만 하시면 다 찾아 갑니다. 제가 직업이 집찾는 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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