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약 일주일전..신문을 펼쳐든 마눌께서 환호성을 지른다~
태국 푸켓으로 가는 관광상품이 겨우 **원에 나왔단다. 헉.. 그래서 갑자기
다녀오게되었다. 절대 비지니스나 업무 관계로 나갔다온게 아니다. 맹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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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기둘리는동안에 서점에 들어갔다. 뱅기안에서 읽을 거리를 사기위
해서다. 물론 맘속으론 맨앞에 진열된 "핫 윈두" 같은 잡지를 사고 싶지만;;
다른잡지를 뒤적거리다가 눈에 번쩍 들어오는게 있었다. "잔차 인생"이란 잡
지였다. 오옷 이게 바로 그 공구세트를 준다던 바로 그 전설의 잡지!! 실물을
직접 보긴 처음이었다. 잡지를 펴보니 오호.. 내용이 알차다~ 컬러면도 많다.
베리굿! 5시간동안 한자도 안빼고 다 읽으리!! 공항면세점 지역에서도 혹시나
잔차관련 뭐 파는게 없나 눈을 부릅뜨고 살폈지만...당연히 없었다 --;;
푸켓에 도착해서 살펴보니 잔차보다는 오토바이가 많았다. 그래도 잔차들이
꽤나 많이 눈에 띄었는데 전부다 튼튼해 보이는 하드테일이었고 "LA"라는
생전 보도 듣도 못한 상표들이었다. 일정내내 우리가 잘알고 있는 쟈*트,
스*트, 스페셜*이*드, 지*, 케이*치에스, 엘*마, 등등의 상표는 한번도 볼수
가없었다. 아마 나라가 가난해서그런가.. 싶다. 암튼.. 문제는 그날밤....
우리가 묵었던 곳은 보트라군 이라는 곳인데(아마 아시는분도 많을듯..) 진입
로 입구에 큰 슈퍼마켓이 하나있었다. 거기가서 생수를 좀 사오려고 한 소박한
꿈이 그만 빡센 롸딩이 될 줄이야....
호텔에서 그 진입로 까지의 거리는 꽤 멀었다. 마눌과 천천히 걸어가는데 날은
덥고 주위는 어둡어둡하고 차타고 올때 본거와는 달리 거리도 꽤 멀었다. 중간
쯤에 경비실 같은 곳이 하나있는데 그곳을 지나며 앞에 잔차가 한대 파킹되어
있는것을 봤다. 마눌께서 저걸 빌려타고 갔다오자 하신다. 헉..이제 온것만큼
만 가면 되는데 멀 구지 빌리냐....라고 만류하며 머리속으로는 자전거 빌리는
데 필요한 영어단어들을 열라게 조합하며 동시에 상대가 대답으로 할말을 예
측하여 분석하기 위해 고물 CPU를 회전시키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마눌께
서는 벌써 그 경비원에게 가서 "슈퍼마켓 바이시클 오케이?" 단 세마디로
"오케" 라는 대답을 얻어낸 것이다. 그렇다~ 잔차 빌리는데는 많은 말이 필요
없었다.;;; 신이나서 둘이 잔차에 올라타고 출발해보니...이건 둘이 탈만한..
아니 나혼자서도 타기엔 좀 그런 잔차였다. 사이즈는 약 14~16정도? 여성용
생활잔차인데 당근 리지드 포크에 희안한게 오른쪽 손잡이 브레이크를 당겨보
니 당연히 느껴져야할 장력이 없었다. 살펴보니 헉!! 케..케이블이 없었다..
전체적으로 한 8년은 됐음직한 모양의 그런 잔차를 두명이 올라탔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도 이 잔차는 그 착한 경비원의 중요한 재산일 것
이다. 혹시라도 펑크 내지는 림이 휘거나 체인이 끊어지거나.. 좀 심하면 프레
임 해먹으면 물어주는건 둘째 치고 얼마나 미안한 일인가..!!! 게다가 출발할
때 힘껏 페달질을 하니 뚜둑!! 하며 체인에서 심상치 않은 소리까지 --;;;;;;;;
해서 경비원 맘이 바뀔까봐 뒤도안돌아보고 페달질을 시작했다. 마눌은 내 맘
을 아는지 모르는지 신난다고 그러고 ;;;;;;;;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수퍼가 있어야 할곳을 지난거 같은데 아무것도 안나온
다. 우리가 뭔가 착각했나 해서 결국 보트라군 정문의 요트모양의 상징을 지나
우회전했다. 헉.. 여긴 큰도로다. 참고로 태국은 차전이 우리나라랑 반대다. 즉
차들이 왼쪽으로 다닌다. 우리가 우회전으로 큰길에 들어서니 자연히 정면에서
오는 차들과 반대방향으로 달리게 되며 예네들 달리는 속도가 우리나라 못지
않다 쒱쒱~ 게다가 아까 낮에 가이드에게 들은 소리가 생각난다. "이나라는여
사람이 차를 피해야지 차가 사람을 피하는 나라가 아니거든여 오호호호~"
--;;;;
그와중에 마눌께서는 또 지나가던 서양아줌마를 붙잡고 수퍼가 어디냐고 묻는
다. 아마 발음을 듣노라니 동유럽(폴란드나 체코?)쪽인듯한데 비영어권에서온
두여자가 제법 길게 대화를 나눈다 --;;;; "100미터정도만 가면 나온데 가자~"
마눌의 명령이 떨어졌다. 근데 아무리봐도 수퍼같은게 있음직한 길이 아니다.
그래도 명령은 명령 나즈막한 업힐 구간의 인도를 그 엄청난 잔차를 둘이타고
오른다. 아..집에 두고온 유콘생각이 정말 간절하다 줸장..--;;;; 한참을 헥헥
대고 고개언덕을 넘어서니..앞에 펼쳐지는 모습이 영~ 수퍼가 잇을 분위기가
아니다. 이미 400미터정도는 온거 같다. 그사이에 마눌은 엉덩이 아파죽겟다고
호소를 하고 나는 뒷바퀴를 점검했다. 허걱..바퀴에 바람이 거의 없다 켁....
할수 없이 지나가던 회교도 복장의 오토바이를 세운다. "헤이~"
그리고 그 친구와 나의 긴밀한 대화가 영어로 오고갔다...
중간생략....;;;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속에서 회담을 마치고 정리해보니.. 우리가 찾던 수퍼는
보트라군 호텔 내에 잇는것으로써 우리가 나오기 15분전에 문을 닫았단다. 그
래서 우리가 나오면서 발견하지 못한것이고.. 다른 수퍼는 저 쪽에 있긴한데
그걸로는(그찬차로는) 갈생각을 말아라 멀다. 내가 데려다 주까?
뭐 이런 내용이었다 --;;; 호텔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이제 차들과 같은 방
향인지라 과감하게 차도로 들어섰다. 사실 잔차의 상태를 볼때 진작 차도로
주행했었어야 하나 너무 겁이났었다. 호텔입구까지는 주욱 내리막길.. 출발..
다행이 차들이 없었다. 아는 사람 하나없는 적도의 어느 나라에서 심야에 마눌
을 고물 잔차 뒤에 태우고 차도를 질주한다....뭐 낭만적이긴 했다 ㅋㅋ 속도
가 좀 나는거 같아서 브레이크를 잡았다. 위에서 언급했다 시피 오른쪽 브레이
크레버는 레버만 있고 케이블이 없는 허당이었다. 왼쪽을 잡는데....
반응이 없다!!! *_* 컥.... 얼릉 보니까 케이블은 달려있다. 다시....콱!!!
역시 무반응!!!! 이런 젠장 이 잔차는 브레이크가 없는 잔차였던 것이다!!!
할수없이 양쪽발 브레이크 가동~ 찌이이익~~ 마눌도 가세한다 찌이익~~~
겨우 잔차를 제동시켜서 무사히 경비초소까지 갈수 있었다. ;;;;;
경비원에게 잔차를 돌려주면서 속으로 무지 미안했다. 혹시라도 고장난데가
있으면 변상을 해주려고 맘먹었다. 그런데 경비원은 끝까지 싱글벙글~너무
친절했다. 역시 태국은 관광대국답게 모든 사람들이 외국인들에게 친절하구나
감동의 순간이엇다. 그런데.. 그때 굳은 얼굴로 뒤에서 다른 경비원이나왔다.
그러더니 그자전거에 올라타고는 저쪽으로 사라지는게 아닌가...
그렇다..~ 그 자전거는 그 다른 경비원 것이었고 우리때문에 그 친구는 퇴근도
못하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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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오늘 귀국했습니다. 뭐 다른건 별재미없었어요 ^^
이제 또 열심히 자전거산악 해야죠 히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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