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녀 온 곳은 어디일까?
그냥 강촌일까? 아니면 내 고달픈 삶의 일편 끝자락 일까?
많은 사람들과 지옥과 천당을 오르내리며 일상의 지루함과 고달픔을 잊기 위해
발버둥을 치다 온 것일까?
페달을 내리찍고 끌어올리며 삶의 무게에 지쳐 휘어질대로 휘어진 허리를 더욱 더 휘어져라 바둥거리며 다녀 온 곳.
그러면서 '난 아직도 멀었다'를 마음속으로 계속 되뇌이며 하염없이 크랭크를
돌려대던 나.
200km가 어쩌구 첼린져 코스가 어쩌구 하는 것은 다 잊었다.
출발전 들떠있던 기분도 다 사라졌다.
그저 고통스러운 주행과 '더이상 멀어지면 민폐야' 하며 악을 쓰며 올라가던,
끝이 보이지 않는 지루하고 길기만 하던 언덕들.
무섭게 으르렁 거리며 뿌우연 매연을 내뿜으며 위협적으로 도로를 내 달리던
화물트럭과 버스들에게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나는 간다, 나는 가야 하는 걸.
그 암울한 매연속을 헤치고 나무들이 토해낸 싱그럽고 알싸한 공기를 폐부 깊숙히
들이 마실때의 기분과 독특한 가슴의 통증.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고 그 무엇도 볼 수 없다.
무서운 한치령의 언덕들과 희열과 공포를 느끼기 충분한 그 돌밭의 다운 힐!
볼때마다 숨을 멈추게 만드는 까마득한 봉화산의 정상.
손가락이 마비되고 어깨가 결려오면서도 미친듯이 질주하는 라이더 들.
무엇이 그들을, 또 나를 이토록 깊고 깊은 슬픔속으로 침잠하는 돌고래 처럼
검은 심연속으로 빠져들게 하는가?
심장의 고동은 내내 조용하기만 하다.
헐떡임도 없고 단내나는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저 지치고 짜증난 허벅지만이 나를 저 어두운 골짜기로 끌어 내릴뿐.
일행은 어느덧 까마득한 언덕을 넘어 모두들 사라졌다.
남은건 '올라갑시다. 천천히라도 타고 갑시다.' 하며 나를 독려하고 채찍질 하는
내 라이딩의 스승, 노을님의 외침소리만이 귀를 때린다.
그래요. 올라갑니다. 타고 갑니다. 다짐을 해보지만 넌 더이상 안돼.
어딜 올라가, 하며 무겁게 끌어 내리는 허벅지의 고통이 내 가슴의
복판을 찢어내기만 할 뿐.
힘겨움을 눈치 챈듯 잠깐 쉬면서 요즘 근황에 대해 물어보신다.
그러면서 '많이 드세요. 이런 라이딩은 많이 먹어야 해요.' 하며 쏘시지를
슬쩍 내미는 노을님의 손이 유난히 하얗게 느껴진다.
분명 자신도 힘겹고 지루하겠지만 뒤에 쳐져서 남겨진 나를 끌어주고 있는
그 사람의 마음의 깊이를 헤아리기 힘들다.
일체감!
무엇일까?
자신의 고통을 숨기면서 끝까지 밀어주고 독려하는 마음은.
그것이 일체감일까?
같은 일을, 고통을, 즐거움을 공동소유하는 것?
단지 그것뿐일까?
두번째 와본 강촌의 코스.
그놈은 두번째 일지라도, 아니 백번째 일지라도 언제나 똑같을 것이다.
그놈은 내게 항상 이렇게 말할 것이다.
또 왔느냐? 이번에도 허락하지 않는다.
귀경길은 더욱 힘들다.
내 체력과 인내의 한계가 나를 거세게 몰아부친다.
허벅지와 엉덩이의 힘겨움이 더이상 주행을 허락하지 않는다.
언제나 처럼 뒤에 쳐저 어적거리며 겨우겨우 페달질을 할 뿐.
이건 라이딩이라 할 수 없다, 라는 생각이 온통 머리속을 어지럽힌다.
레드맨님과 노을님, 그리고 주목님이 같이 라이딩을 해주신다.
아~ 주목님!
처음 뵌 주목님.
수백, 수천년을 엄청난 풍파의 세월을 견디고 굳건히 바위에 뿌리를 내린 주목.
그 켜켜히 쌓인 시간 만큼이나 강건함과 단단함과 온화한 부드러움으로 끝까지 뒤를 지켜주신 분.
제일 후미에서 가다가, 가다가 결국 언덕 중간쯤에서 포기하고 '아~ 힘들어' 하고 자전거에서 내려, 나와 주목님, 단 둘이 서 있으면서
내가 미안해 할까봐 어색한 분위기를 만회하기 위해 짐짓 고요하고 나즈막하게
휘파람을 불어주시던 주목님.
저만치 떨어져 내가 숨을 고르는 걸 가만히 바라보며 불어주시던 그 휘파람!!
.
.
.
미안함 보단 편안하고 고요한 그 순간을 숨가쁘게 가슴속으로 담아내고 있던 나.
님은 어찌하여 나의 눈물샘을 이토록 넘치도록 하십니까?
시큰해지는 눈두덩이를 애써 돌리며 이제 가야지 하며 자전거에 다시 오르니
주목님도 조용히 자전거에 몸을 실으신다.
마석을 지나니 조금 몸에 힘이 붙는다.
힘겹게 몇개의 언덕을 넘어 아래로 아래로 질주하기를 또 몇번.
구리시의 이정표를 보며 이젠 다 온건가?
일행과 헤어져 레드맨님과 나란히 도로를 달리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일행과 변변히 인사도 못하고 헤어진 길.
집으로 들어와 가만히 잠을 청하며 생각에 잠긴다.
내가 다녀 온 곳은 과연 어디인가?
과연 어디인가?
나는 최후에 어디까지 갈 것인가?
그 최후에 나와 같이 갈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내 삶에, 단단한 화살 하나씩을 통열히 꽂아놓고 갈 사람들은 과연 누구인가?
내가 이 사람들을 잊어버릴 수 있을까?
'뭘 생각해?'
'응!... 그저 좀...'
'자야지. 낼 출근 하려면...'
'...... 자야지...'
'잘 자!'
'...... 잘 자.'
special thanks : 주목님! 노을님! 레드맨님! 성우님!
그리고 참가하신 모든 분들...
그냥 강촌일까? 아니면 내 고달픈 삶의 일편 끝자락 일까?
많은 사람들과 지옥과 천당을 오르내리며 일상의 지루함과 고달픔을 잊기 위해
발버둥을 치다 온 것일까?
페달을 내리찍고 끌어올리며 삶의 무게에 지쳐 휘어질대로 휘어진 허리를 더욱 더 휘어져라 바둥거리며 다녀 온 곳.
그러면서 '난 아직도 멀었다'를 마음속으로 계속 되뇌이며 하염없이 크랭크를
돌려대던 나.
200km가 어쩌구 첼린져 코스가 어쩌구 하는 것은 다 잊었다.
출발전 들떠있던 기분도 다 사라졌다.
그저 고통스러운 주행과 '더이상 멀어지면 민폐야' 하며 악을 쓰며 올라가던,
끝이 보이지 않는 지루하고 길기만 하던 언덕들.
무섭게 으르렁 거리며 뿌우연 매연을 내뿜으며 위협적으로 도로를 내 달리던
화물트럭과 버스들에게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나는 간다, 나는 가야 하는 걸.
그 암울한 매연속을 헤치고 나무들이 토해낸 싱그럽고 알싸한 공기를 폐부 깊숙히
들이 마실때의 기분과 독특한 가슴의 통증.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고 그 무엇도 볼 수 없다.
무서운 한치령의 언덕들과 희열과 공포를 느끼기 충분한 그 돌밭의 다운 힐!
볼때마다 숨을 멈추게 만드는 까마득한 봉화산의 정상.
손가락이 마비되고 어깨가 결려오면서도 미친듯이 질주하는 라이더 들.
무엇이 그들을, 또 나를 이토록 깊고 깊은 슬픔속으로 침잠하는 돌고래 처럼
검은 심연속으로 빠져들게 하는가?
심장의 고동은 내내 조용하기만 하다.
헐떡임도 없고 단내나는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저 지치고 짜증난 허벅지만이 나를 저 어두운 골짜기로 끌어 내릴뿐.
일행은 어느덧 까마득한 언덕을 넘어 모두들 사라졌다.
남은건 '올라갑시다. 천천히라도 타고 갑시다.' 하며 나를 독려하고 채찍질 하는
내 라이딩의 스승, 노을님의 외침소리만이 귀를 때린다.
그래요. 올라갑니다. 타고 갑니다. 다짐을 해보지만 넌 더이상 안돼.
어딜 올라가, 하며 무겁게 끌어 내리는 허벅지의 고통이 내 가슴의
복판을 찢어내기만 할 뿐.
힘겨움을 눈치 챈듯 잠깐 쉬면서 요즘 근황에 대해 물어보신다.
그러면서 '많이 드세요. 이런 라이딩은 많이 먹어야 해요.' 하며 쏘시지를
슬쩍 내미는 노을님의 손이 유난히 하얗게 느껴진다.
분명 자신도 힘겹고 지루하겠지만 뒤에 쳐져서 남겨진 나를 끌어주고 있는
그 사람의 마음의 깊이를 헤아리기 힘들다.
일체감!
무엇일까?
자신의 고통을 숨기면서 끝까지 밀어주고 독려하는 마음은.
그것이 일체감일까?
같은 일을, 고통을, 즐거움을 공동소유하는 것?
단지 그것뿐일까?
두번째 와본 강촌의 코스.
그놈은 두번째 일지라도, 아니 백번째 일지라도 언제나 똑같을 것이다.
그놈은 내게 항상 이렇게 말할 것이다.
또 왔느냐? 이번에도 허락하지 않는다.
귀경길은 더욱 힘들다.
내 체력과 인내의 한계가 나를 거세게 몰아부친다.
허벅지와 엉덩이의 힘겨움이 더이상 주행을 허락하지 않는다.
언제나 처럼 뒤에 쳐저 어적거리며 겨우겨우 페달질을 할 뿐.
이건 라이딩이라 할 수 없다, 라는 생각이 온통 머리속을 어지럽힌다.
레드맨님과 노을님, 그리고 주목님이 같이 라이딩을 해주신다.
아~ 주목님!
처음 뵌 주목님.
수백, 수천년을 엄청난 풍파의 세월을 견디고 굳건히 바위에 뿌리를 내린 주목.
그 켜켜히 쌓인 시간 만큼이나 강건함과 단단함과 온화한 부드러움으로 끝까지 뒤를 지켜주신 분.
제일 후미에서 가다가, 가다가 결국 언덕 중간쯤에서 포기하고 '아~ 힘들어' 하고 자전거에서 내려, 나와 주목님, 단 둘이 서 있으면서
내가 미안해 할까봐 어색한 분위기를 만회하기 위해 짐짓 고요하고 나즈막하게
휘파람을 불어주시던 주목님.
저만치 떨어져 내가 숨을 고르는 걸 가만히 바라보며 불어주시던 그 휘파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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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함 보단 편안하고 고요한 그 순간을 숨가쁘게 가슴속으로 담아내고 있던 나.
님은 어찌하여 나의 눈물샘을 이토록 넘치도록 하십니까?
시큰해지는 눈두덩이를 애써 돌리며 이제 가야지 하며 자전거에 다시 오르니
주목님도 조용히 자전거에 몸을 실으신다.
마석을 지나니 조금 몸에 힘이 붙는다.
힘겹게 몇개의 언덕을 넘어 아래로 아래로 질주하기를 또 몇번.
구리시의 이정표를 보며 이젠 다 온건가?
일행과 헤어져 레드맨님과 나란히 도로를 달리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일행과 변변히 인사도 못하고 헤어진 길.
집으로 들어와 가만히 잠을 청하며 생각에 잠긴다.
내가 다녀 온 곳은 과연 어디인가?
과연 어디인가?
나는 최후에 어디까지 갈 것인가?
그 최후에 나와 같이 갈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내 삶에, 단단한 화살 하나씩을 통열히 꽂아놓고 갈 사람들은 과연 누구인가?
내가 이 사람들을 잊어버릴 수 있을까?
'뭘 생각해?'
'응!... 그저 좀...'
'자야지. 낼 출근 하려면...'
'...... 자야지...'
'잘 자!'
'...... 잘 자.'
special thanks : 주목님! 노을님! 레드맨님! 성우님!
그리고 참가하신 모든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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