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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의 왈앵글 라이딩을 위한 두물머리-화야산 답사 후기

kaon2003.05.19 22:47조회 수 1020추천 수 1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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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의 왈앵글 라이딩을 위한 두물머리-화야산 답사 후기


두물머리 정경

연일 말발굽님의 거품번개가 기승(?)이다. 이런 번개에 맞으면 죽을 것 같다.
그래서 계획한 것이 '왈앵글 온로드-임도 라이딩'이다.
강촌 온로드 후 임도라이딩 , 유명산 온로드 후 임도, 이번에는 산음 온로드 후 임도라.....

마음은 있지만, 이런 험한(?) 라이딩에 자신이 없는, 또는 좀 느긋하게 이러한 라이딩을 하고 싶은 사람을 위해 기획한 것이 '왈앵글 온로드-임도 라이딩'이다.

이번 '두물머리-화야산 임도' 라이딩 후에도 자주 이러한 라이딩을 가질 계획을 세워본다.

일요일 비가 온다는 예보가 계속이라 별 계획이 없었는데, 주말이 다가올수록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한다. 흠...그러면 한번 가 볼까?
5월 17일날 급하게 레츠레이스에 번개를 올려 본다. 혼자 갈 계획이지만 같이 가면 더 즐겁지 않겠는가?

무주대회에 위라이드 서울랠리 등이 있어 갈 사람이 거의 없겠지 하면서도 혹 모르는 일이니까?^^

수류탄님이다. 가온의 후기에다 늘 '자기도 좀 데려가지' 하시는 가온의 라이딩 스승같은 분이다. 가온의 왈바 데뷔시절 1200투어를 하셨던 분이고, 그 후에도 늘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분이다.

수류탄님

같이 가고 싶다는 리플이다. 강촌 말달리자 번개 후 무릎에 약간의 이상이 와 다 탈 수 있을지는 몰라도 같이 가보고 싶다 한다.

잘 됐다. 오붓하게 널널 라이딩을 할 계획을 세운다. 밤 늦게 제킬님이 합류하겠다 하여, 딱 좋았다.
하지만 아침 6시 40분쯤 제킬님의 전화
"가온님, 지금 일어났어요. 오랜만에 자전거 정비한다고 새벽까지 잠을 못 잤더니...ㅠㅠ"
"몸이 먼저니까 푹 쉬어요. 다음번에 같이 가구요."

미사리에 도착해 보니 왠 라이더들이 많다. 자세히 보니 사이클인데, 여기에서 많이들 모이나 부다.
좀 있으니 수류탄님 금방 도착한다. 10분전에 전원 다 모였다.^^

미사리 출발 전

(미사리는 8시까지 들어간 차는 요금징수원이 출근전이라 무료주차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나올 때 차가 좀 밀리는 건 각오해야 합니다.)
7시가 되기 3분전 두 명의 라이더들은 부드럽게 두물머리를 향해 출발한다.

코앞에 있는 팔당을 지나 팔당댐 가는 구길로 해서 양수리에 도착하니 7시 40분 가량이다.(흠 미사리에서는 별로 멀지 않구먼)
가는 길에 수류탄님에게 천천히 오라 하고 사진 찍으려고 하니 모델도 아닌데 계속 찍는다고 쑥스러워 하신다. 하지만 어쩔 수 있나? 답산데....^^

온로드 이동 중

두물머리 진입로가 안내판이 없어 처음 오시는 분들은 약간 어렵다. 그래서 수류탄님 세워 놓고 손가락으로 방향 좀 가리키세요 하고는 한 장 찰칵.

두물머리는 이쪽입니다.

도착해서 보니 오늘 새벽 5시에 번개가 있는 '캐논사랑 동호회'가 보인다.(약칭해서 '캐사'라고 합니다.) 물론 그 사람들이라는 확신은 없지만 자전거 타고 들어가니 다들 쳐다본다.
"캐논사랑 분들 맞는가요?"
그랬더니, 환하게 웃음으로 맞아준다.
"아, 자전거 타고 오신다는 분이시군요."
"사진 많이들 찍으셨어요?" 그랬더니
"오늘 날씨가 별로 라서요." 한다.
가온은 웃으면서
"그렇지요? 이런 날은 사진 찍기에는 좀 흐리지요. 자전거 타기에는 딱 좋은 날씬데..."
다들 그 말 듣고 웃는다. 자기가 하는 것에 따라 좋아하는 날씨도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나는 그들의 카메라와 렌즈에 관심을 두고, 그들은 나의 자전거에 관심이다.

캐사 여러분들

얼마쯤 하느냐는 말에 자전거 액수를 대충 얘기해 주었더니, '1D 가격이네' 그런다.
자전거 타는 사람이 돈 액수 얘기할 때 자전거나 부품값에 견주듯이, 사진 찍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ㅎㅎㅎ

캐사동 사람들의 무수한 카메라 렌즈가 가온과 수류탄님을 향하는데, 수류탄님에게
"이렇게 카메라 세례 받아본 적 있으세요?" 물어보니
수류탄님 웃음으로 답하신다.^^


두물머리


빨간 자전거


라이더와 휴식중인 자전거

몇 장 찍고는 이제 출발한다. 캐사분들이 식사 같이 하자는 말을 뒤로하고 일단 화야산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들꽃님에게 양수리에는 뭐가 맛있냐고 게시판에 남겨 놓았는데 답 글이 없었다. 알고 보니 가리왕산 갔다가 늦게 들어오셨다 한다. 고맙게도 아침에 휴대폰에 메시지를 남겨두셨다.
'양수추어탕'
하지만 아침 9시부터라고 하니, 양수리 지나가는 길에 문 열어 둔 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한다.
마침 들꽃님에게 또 전화가 와서 '올 때는 들러보겠습니다' 하고는 다시 화야산을 향해 출발한다.
양수리에서 화야산 가는 길은 양옆으로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놔서 어느 정도 안전한 편이다. 하지만 모래가 많이 날아와 있어서 슬립 나기가 쉬울 것 같아, 적절하고 안전하게 방향을 잡아 잘 간다.

언덕을 2개 넘었는데, 수류탄님이 뒤에서 속도가 느리다. 잠깐 쉬어 보니 무릎이 많이 안 좋은 상태다. 강촌 라이딩 후 물리치료만 몇 번하고는 쉬고 있는 중이라는데, 침이라도 맞겠냐고 여쭸더니 손사래를 친다.^^
가다가 안되면 돌아가야 되겠다고 하신다. 하나 남은 언덕을 다운하고 수입리 방향으로 길을 접어드는데, 수류탄님 도저히 안되겠는가 보다.
참으로 아쉽다. 원래 혼자 계획이었지만, 혼자 하는 라이딩은 정말 재미없고 심심하고 서럽다.
무사히 잘 가시라고 말씀드리고는 화야산 임도를 향해 계속 간다.

가는 길, 곳곳에 있는 꽃들이 서로 자랑이다. 그냥 갈 수 없어, 한번씩 찍어준다.

염소^^


한줄로 늘어서서

마침내 엘림농원.

화야산 임도 수입리쪽 입구

보호대 착착 착용하고 선블락 여기저기 바른다. 작년 화야산에 워낙 팔을 많이 벤 터라, 오늘은 아예 긴 팔을 입고 왔다.^^ (역시 탁월한 선택)

일전 기억으로 임도 정상까지가 약 9km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혼자가 되고 나니 임도 업힐이 너무 힘들다. 가는 길 중간중간 쉬면서 사진들 한 두 장씩 찍지만, 계속되는 업힐과 어느덧 따가운 햇살에 지쳐간다.


길과 나무


곰돌인지 개구린지..

중간에 전에 보이지 않던 바리케이트 하나가 보이고 임도정상은 나오지 않아 헉헉거리면서 가는데, 마치 일전에 본 '임도정상, 정상까지 1km'라는 팻말이 있었던 자리 같은 곳이 보인다. 아직 7km 반 밖에 오지 않았는데, 속으로는 여기가 정상이고 빨리 다운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다.

하지만 오늘은 임도정상에서 화야산 정상까지의 묻지마 라이딩을 계획했던 터라 무진장 갈등을 한다. 내가 저기를 가야 할 것인가? 꼭, 가야 할 것인가?
그리고 진입로도 상당히 험해 혼자서는 꽤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일단 임도를 약간 타고 내려가니 계속 다운이라, 누가 팻말을 뺏나보다 라고 생각하고 다시 돌아와 그 길을 기어오른다.


잘 못 짚은 임도정상

겨우겨우 올라보니 30도 정도의 경사로 싱글길이다.
한 100m 전진한다. 이 짧은 시간동안 100번은 더 고민한다. 가야되나? 내려갈까?

시간이 어느덧 12시가 지나고 정상까지는 까마득하다. 만약 옆에 한사람이 더 있어, 그래도 왔으니 가자고 했으면 갔을 것 같은데 혼자라서 힘들겠다는 생각이다.

'그래, 내려가자'
아래로 내려가는 싱글길의 사진 몇 장 찍고는 내려온다.

위에서 내려다 본 싱글길

내려오다 들으니
"내가 여기를 다시는 따라오나 봐라." 왠 아주머니 목소리.
"다시는 안 데리고 다닐 테니 그리 알아."하는 아저씨의 목소리.
이 뜨거운 날 왜 임도를 걷고 계시는 줄 몰라도, 시원한 나무그늘로 등산을 하셨으면 싸움도 없고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어떻든 다시 그 길을 내려와 열심히 다운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허거걱..
또 업힐이 나온다. 그렇다면 거기가 정상이 아니란 말씀?!

역시 좀 더 가니 임도정상 표지가 나온다. 그렇다면 택도 없는 곳에서 지금까지 헛씨름을 하고 온 것이다. ㅠㅠ


저기가 1km가 맞나? ^^;;

올라온 기념으로 기념사진 한 장만 더 찍고, 그냥 바로 다운이다. 슬슬 배도 고프다.
삼거리까지 신나게 다운이다. 짱돌이 좀 많고 자동차 바퀴 자국이 많아 약간 위험할 수도 있다.

삼거리까지 내려와 바로 마을로 다운한다. 임도 위쪽으로 왔다 갔다 할 시간이 모자른다. 앞으로는 모르는 길이지만, 여러 가지 자료를 가지고 와서 충분히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초입부터 엄한 곳으로 가서 들꽃님에게 다시 전화 거는 불상사(?)가 생긴다.
결국 가장 큰길을 택해 계속 간다. 가는 도중 내내 '이 길이 아니면 죽음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열심히 간 곳이 자료들이 얘기하는 그곳이라서 십년 감수했다.

작년 짱구님과의 화야산 라이딩 때는 크리스탈 생수공장으로 나가 청평 쪽으로 도는 바람에 온로드가 무척 힘들었다.

하지만 이번 라이딩에서는 배치고개에서 수입리에 있는 수입초등학교 노문분교터까지의 로드다운은 환상 그 자체였다.
여기 때문에 화야산에 자주 갈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전 미시령 다운힐 이후 이렇게 멋진 고갯길을 다운한게 얼마만인가! 길에는 차도 별로 없고 경치 또한 아름답다.
(가실 분들은 꼭 들러서 다운한번 해 보십시오. 너무 신나서 사진도 못 찍었습니다.^^;;)

노문분교터에 도착해서 혹 학교가 있나 했더니, 딸랑 '터'만 있다. 무슨 황룡사 터도 아니고...

엘림농원쪽으로 가는 우측길로 가니 임도진입로가 보인다. 시간은 1시 40분이다.
아래쪽으로 계속 내려가다 보니, 모심기하고 있는 모습들이 자주 보인다. 한 두 장씩 사진 찍고 진행한다. 여름이라 벌써 물에 뛰어 든 아이들도 보인다. 아직은 추울텐데...^^


모 심는 농부들


일손 돕는 아들들


아직은 추울텐데...

슈퍼에서 음료수 보충하고 점심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들꽃님 추천의 '양수추어탕'으로 약간 시간이 걸리겠지만 가보기로 한다. 열심히 패달질 하니, 양수리 근처부터 차들이 막힌다.
추어탕, 자주 먹지는 않았지만, 아주 맛있게 먹었다. 약간 매운 듯 했으나 먹기에 좋았다. 이 기회를 빌어 '들꽃님 감사합니다. ^^'

막힌 길옆으로 지친 다리를 계속 놀려 이번에는 터널을 통과해보자 하여 그리로 갔는데, 역시 터널은 자전거가 지날 데가 못된다. 특히 혼자서는 말이다.

팔당대교 넘어 이제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린다. 미사리에 다 온 것이다.
미사리 들어가는 뒤쪽 문으로 들어가니 사람들의 바다다.
그리고 차들도 무진장하다.


오후의 미사리

잠깐 휴일의 분위기를 느끼고는 오늘의 라이딩을 마감한다.


두물머리에서 단체사진^^

2003년 5월 18일 /날씨 맑음/ 로드 85km 임도 12.2km 싱글 0.2km ^^

가온

(참고) 같은 코스로 왈앵글 라이딩이 있습니다. 이후 레츠레이스를 참조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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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 사진, 정말 멋지군요.
    좋은 글과 더욱 좋은 사진, 잘 보았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끝까지...함께 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담번에 또 따라갈 기회를 주시겠나이까 ?
  • "가온의 후기엔 영상이 있다." 뭔 베스트 셀러 제목 같지 않습니까?^^
    가온니믜 건재가 나타나는 후기.
    언제 보아도 간결 하면서도 아름다운 영상이 곁드려지는 다큐드라마같은 후기는 맘을 편하게 해줍니다.
    다음에 화야산 온로드 임도 게거품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 kaon글쓴이
    2003.5.20 10:50 댓글추천 0비추천 0
    퀵실버님..가리산은 괜찮았습니까? 좀 밋밋했다고 쓰셨던데...^^
    수류탄님..참 아쉬웠습니다..얼른 완쾌하셔서 꼭 이끌어주세요..
    말발굽님의 거품번개는 끝이 어디 쯤일까요?.ㅎㅎ. 계속적으로 기대됩니다..감사합니다..^^
  • 2003.5.20 10:55 댓글추천 0비추천 0
    가오님, 산타크루즈 져지는 또 언제 샀수?
    저거 내가 가져야돼는데...
    두물머리는 예전에 차로 한번 가봤는데 아주 낭만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화야산은 임도가 아주 예쁘네요. 한번 가봤으면 합니다.
  • 음.... 화야산 묻지마길이 궁금했었는데.... 햇갈리셨군요. ^^ 담에 기회되면 같이 겨오릅시당... ㅎㅎ
    임도 삼거리서 우측 마을로 가는길은 모르면 상당히
    헷갈리기 쉬운길입니다. 저두 첨 갔을때,, 그곳에서 무척 헤메던 기억이 나는군요. 글 잘읽었습니다. ㅎㅎ
  • 수채화 같은 영상이 담긴 후기군요...마치 시화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기회가 되면 가온님과 여유와 낭만이 있는 라딩하고 싶네요...... 거친바람에게도 가온님 같은 낭만과 감성이 있겠지요...어딘가엔....부탁합니다..그럼2000
  • kaon글쓴이
    2003.5.20 18:19 댓글추천 0비추천 0
    산초님..산타크루즈 져지와 바지는 알퐁소에서 작년에 산것입니다.^^..시간되면 화야산 같이 가셔요
    짱구님 있었으면 아마 싱글 올라갔겠지요..^^
    거친바람님은 처음 뵙는것 같습니다. 같이 라이딩 하는 즐거움이 곧 있겠지요^^
  • 2003.5.20 20:49 댓글추천 0비추천 0
    시 서 화에 두루두루 거기다 武(잔차)까지 출중하시니...
    맛깔나는 후기 맛나게 보았습니다. 늘 다음편을 기대하는 애독자. ㅋㅋ
  • 역시 글 보는 재미가 있네요
    다음에 거기도 한번 가보고싶어요
  • 가온님의 후기는 글이 필요없습니다. 사진이 글보다 훨씬 많은 내용을 말해주는군요. "가온의 영상 엣세이" 조오타!
  • kaon글쓴이
    2003.5.21 11:09 댓글추천 0비추천 0
    맞바람님...이번 일요일 꼭 뵙도록해요^^
    마이콜님 로드라이딩 잘 하십시오..뒷사람들 못 따라오게 너무 쏘지 마시구요.ㅎㅎㅎ 참 가다가 우리 앞지르면 안됩니다..그냥 마이콜님하고 레이스 할겁니다..^^;;
    지방간님의 글을 늘 재미나게 보고 있습니다. 어쩜 그리 재미나게 글을 쓰시는지...^^
  • 재작년 동생이랑 둘이서 화야산 갔었습니다. 중간 중간 짱돌도 많았지만 임도정상에서 내려다 본 청평댐은 정말 좋았습니다. 그리고 우측의 푸른 골프장을 끼고 라이딩하는 맛도 괜찮더군요. 제가 서울랠리 게거품 물때 가온님도 멋진 라이딩 하셨군요. 6/22 오디주최 랠리에 또 도전 할 생각입니다. 시간 되시면 한번 뵙기를 바랍니다.
  • kaon글쓴이
    2003.5.22 15:22 댓글추천 0비추천 0
    서울랠리 타셨군요 구바님...랠리라 이름 붙은 건 다 하실 것 같습니다.^^
    올해는 테마가 있는 후기가 잘 안 보여 좀 아쉽네요 구바님^^
용용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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