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랑스러운 나의 팀에게 바칩니다. [마일드바이크 속초투어 후기]

퀵실버2003.06.17 01:07조회 수 1505추천 수 1댓글 29

    • 글자 크기


무슨 말을 먼저 해야 할까요?
이글을 보시는 분들은 어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뜨거운 동료애와
가슴속이 멍멍하도록 아픈 감동을 안고 다녀왔습니다.
출발때의 목표는 분명 속초였지만 가는 도중, 그리고 도착해서
우리의 목표가 속초만은 아니었다는걸 알았습니다.
속초라는 지역적 목표를 보고 출발했지만 그건 거기까지 달려가자는 말이었고
거기까지 어떻게 갈것인가를 생각지 못했습니다.
너무나 모자라는 글솜씨로 어찌 그 감동과 희열을 여러분에게 전해드릴수 있을까요?


출발 전날에도 비는 오락가락 합니다. 제 아내나 아이들도 걱정입니다.
고생하니까 포기하고 집에서 부침개나 부쳐 먹자고 말입니다.
레드맨님께 쪽지를 드립니다.
[가실거죠?]
[당근이죠 ^^]
말바게시판에 올라온 마이콜님의 글을 보고 결정합니다.
[따르겠습니다.]
그 순간부터 퀵실버는 하나의 의심도 없이 마이콜님을 믿기로 합니다.
짐을 정리하고 차가운 물을 한잔 벌컥거리며 들이킵니다.
가슴이 시립니다.
흥분으로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드디어 간다.
그렇게 가고 싶었던 속초투어를 간다.
동경과 질투의 대상이었던 속초투어의 일원이 되어 나는 내일 아침이면 힘차게 달릴것이다.
아내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가만히 말합니다.
[잠이 안와?]
[웅!]
[그래도 자야지. 멀리 갈거면...]
[웅!]
......

어렴풋이 잠이 들었다가 화들짝 놀라 일어납니다.
시계가 4시를 가르키고 있습니다.
허둥대며 얼굴을 씻고 짐을 들쳐 맵니다.  자전거를 꺼내어 집을 나섭니다.
아내가 따라나와 말합니다.
[비가 오네?]
[그러네.]
[가려구?]
[그럼! 가야지]
[... 조심해서.....]
아내의 말속에 물기가 고여있습니다.
[다녀올께.]
짐짓 힘차게 말하고 밖으로 나옵니다.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트럭에 자전거를 올리고 시동을 켭니다.
그르렁하는 소리에 가슴이 흠찟 놀랍니다.
워커힐을 넘어 모임장소로 달립니다.
도착하니 내가 제일 늦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어색한 웃음으로 인사를 나눕니다.
응원나오신 니콜라님과도 반갑게 악수를 하고 나니 잠시후 노을님이 편안한
복장으로 도착합니다.
이것저것 부산하게 챙겨주시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충동구매 하셨다는 펌프로 꼼꼼하게 바람도 넣어주시고 가온님에게
짐받이도 달아주십니다.
그리고 기념 촬영후 곧바로 출발.
굳이 팔당터널까지 에스코트를 해주시겠다는 노을님을 뒤에 달고 워커힐을 넘어
힘차게 출발합니다.  퀵실버가 선두에 섭니다.
비가 점차 굵어집니다.  빗길이라 신경이 곤두섭니다.
자주 후미를 힐끔거리며 선두에서 리딩합니다.  대열은 흐트러짐 없이
순조롭게 달립니다.
팔당터널 앞에서 잠시 쉽니다.  노을님이 특유의 유머로 긴장을 풀어주십니다.
터널을 통과해 양평을 향해 다시 달립니다.
터널이 끝나자 노을님, 차를 돌려 돌아가시며 화이팅을 힘차게 외칩니다.
힘이 납니다.  초반이고 빗길이라 부담가지 않는 속도를 유지합니다.
아직까지는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양평길 다리구간을 지나 두개의 언덕을 넘어 양평공항앞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습니다.
모두의 얼굴이 검은 흙탕을 뒤집어써 엉망입니다.
선두에 섰던 퀵실버만 그나마 좀 깨끗합니다.
[이거 찍어야 돼] 하며 사진을 찍습니다.
아직까지는 모두 여유가 있어 즐겁습니다.
따뜻한 식사를 하니 몸이 더워집니다.  식사중 잠시 그쳤던 비가 출발하니
다시 내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비는 기막힌 타이밍으로 투어가 끝날때까지 팀을 괴롭힙니다.
홍천쪽으로 자전거를 돌려 더 굵어진 빗속을 질주합니다.
선두에 퀵실버와 슈가바이크님, 중간에 마이콜님과 가온님, 후미에 레드맨님의 순서로 일사불란하게 달립니다.
별다른 사고 없이 순조롭게 달립니다.
이제는 내리는 비에도 어느덧 적응이 되어 쏟아붓는 빗물에도 별다른 신경이 쓰이지 않습니다.
다만 빗물이 자꾸 눈에 튀어 눈이 아픕니다.
홍천을 지나 신남, 인제쪽으로 달립니다.
조금씩 피곤함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오른쪽 무릎 바깥쪽에 서서히 통증이 오기 시작합니다.
그냥 참을만해서 말없이 달립니다. 대원들 모두 다 힘들고 추울테니 특별히 나만
봐달라고 할 수 없습니다.  우린 [팀]이니까요.
중간에서 달리던 가온님이 추위로 인해 조금씩 힘들어 합니다.
그러다 슈가바이크님의 타이어에 인라인 리쁠로 추정되는 커다란 못이 박히면서
잠시 쉽니다.  버스정류장에 자전거들을 세워 놓고 비를 피하며 쪼그리고 앉아 타이어를 정비합니다.
레드맨님은 공구를 참 많이도 가져오셨습니다.
무게도 다른사람의 두배는 되어 보입니다.  튜브도 다섯개씩이나...
다시 출발하여 한참을 달린후 휴게소에서 잠시 쉬며 쏘세지랑 이것저것 먹거리로
허기지고 피로해진 심신을 달랩니다.
마이콜님이 말합니다.
[시간이 좀 지체되었으니 인제까지 바로 갑시다. 약 50km 정도 남았습니다.
가면서 행동식을 먹고 점심은 거기서 먹기로 하죠]
[예. 알겠습니다.]  단 하나의 의심이나 이견이 있을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팀장의 말을 믿어야 하고 그는 우리의 팀장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팀원들은 단하나의 마음으로 뭉쳐있으니까요.
다시 선두에 서서 리딩을 합니다.
무릎의 통증이 점점 심해집니다.  다운스트로크 하기가 무서워집니다.
페달을 밀어낼때마다 아~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중간과 후미가 선두와 조금씩 멀어지면 잠시 서행하고 가까워지면 다시 달립니다.
달리고 달려 백두산휴게소에 도착합니다.
인제가 바로 코앞에 있다고 합니다.  모두 춥고 젖어서 덜덜거리며 휴게소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그러자 비가 다시 잦아듭니다.  참 너무하네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식당아주머니가 이거이 먼일이여 하시며 얼른 들어오라 하십니다.
갈비탕으로 통일 주문을 하고 음식을 기다립니다. 식당 아주머니가 [춥지?] 하며
가스불판에 불을 올려줍니다. [손이라도 좀 따뜻하게 해]
그 조그맣고 파란 불의 온기보다 아주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더 우리의 몸을 녹여줍니다.
옆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남여 한쌍이 우릴 보며 말합니다.
[어디에서 오셨어요?]
[서울요]
[서울요?  이 빗속에 자전거로요?]
[예]
[허 참!]
뜨거운 국물이 하얀 김을 피어올리며 테이블에 놓여집니다.
모두들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음식을 바라봅니다.
레드맨님이 고기 한점을 물더니 조용히 말합니다.
[질기네.  -.-;;;]
다들 허겁지겁 먹을줄 알았지만 식욕이 떨어져서 인지 겨우겨우 한그릇씩 비웁니다.
거의 마시지 않은 물통에 혹시나 하며 물을 보충하고 다시 출합니다.
그러나 어김없이 비는 다시 내리기 시작합니다.
다시 선두에 섭니다.
조금 가다가 뒤를 몇번 살핍니다.
표정들을 보니 컨디션이 좀 좋아진듯 보입니다.
시간이 지체되었다는 마이콜님의 말을 떠올리며 조금씩 속도를 내봅니다.
이제 무릎의 통증은 아예 뼈속을 파고듭니다.
다시 뒤를 봅니다.  잘 따라옵니다.
좀더 속도를 냅니다. 한참을 달린후 또다시 뒤를 봅니다.
한치의 뒤쳐짐도 없이 출발했던 그대로의 간격을 유지하며 일사불란하게 달립니다.
가슴이 뜨거워 집니다.  본격적인 팀라이딩을 위해 더욱 속도를 올립니다.
대여섯개의 크고 작은 언덕들을 단숨에 치고 넘어갑니다.
한사람의 움직임처럼 모두가 부드럽고 힘차게 쾌주합니다.
갈비탕의 위력이 심하게 발휘됩니다.
입에서 희열과 감동의 외침이 나옵니다.
[OK! 바로 이거야.  고우!!!]
이제 퍼붓는 비따위나 무릎의 통증은 아무런 방해가 되지 못합니다.
팽팽한 긴장감으로 무장된 건각들이 힘차게 페달을 밀어냅니다.
뜨거운 가슴이 최고조로 팽창해 터질듯 합니다.
가는 길쪽엔 자동차의 통행이 거의 없어 편도일차선의 도로 중앙을 미친듯이 질주합니다.
반대편에 밀려있는 차들중에서 간간히 파이팅과 월드컵때의 그 박수소리 리듬에 맞춰 크락숀을 울려줍니다.
그 와중에도 손을 흔들어 줍니다.
한참을 달려 미시령과 한계령을 가르는 검문소 삼거리 휴게소를 얼마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자전거가 이상합니다.
포크가 자꾸만 주저 앉습니다.
아~  포크가 터졌나 보다.  큰일이다.
몇번 반동을 주며 자세히 보니 포크가 아니라 앞바퀴의 바람이 다 빠져나가고 홀쭉해져 있습니다.
휴게소가 얼마 남지 않아 그냥 갑니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 검문소 삼거리 휴게소에 도착합니다.
검문소 위병들이 길을 터주며 거수경례를 올려붙입니다.
다들 기분이 좋아져서 손을 흔들어 줍니다.
한참동안의 쾌주에 모두 기분이 최고조에 이른듯 합니다.
급하게 튜브를 갈고 행동식을 섭취한 뒤 미시령을 향해 다시 출발합니다.
슈가바이크님이 선두에 서고 그 뒤를 대원들이 따라갑니다.
묵묵하고 조용히 선두를 이끄는 슈가바이크님이 믿음직 합니다.
그리고 인공폭포에 진입합니다.
상당히 높은 절벽위에 설치해 놓은 폭포에서 물줄기가 시원하게 쏟아져 내립니다.
[이거 찍어야 돼]
레드맨님이 카메라를 꺼내 기념촬영을 합니다.
한쪽에서 몇사람이 퍼붓는 비를 맞으며 평상복 차림으로 족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거 우리가 미친게 아니고 저사람들이 미친게 아닐까요?]
[그러게.  이 빗속에서 먼놈의 족구?]
[우헤헤~~]
다들 떠들썩하니 웃어봅니다.
슈퍼에서 뭐 좀 먹고 미시령을 넘자는 말에 레드맨님이 조금만 가면 휴게소가 있다며 거기서 먹자고 합니다.
다들 좋다며 출발합니다.
다시 선두에 서서 달리기 시작합니다.
이제 오른쪽 다리는 구부리기가 힘들정도입니다.
가온님은 추위와 체력저하.  레드맨님은 고질적인 관절염. 슈가바이크님은 왼쪽 다리 오금의 통증.
마이콜님은 내색을 하지 않아 파악하기 힘들지만 역시 힘드시긴 마찬가지겠지요.
팀원 모두 기분은 상당히 고무되어 있지만 심신은 지치고 힘들어 합니다.
그런데 한참을 가도 휴게소는 보이지 않습니다.
정상기점 6km를 지나 4km에 도착해도 휴게소가 보이지 않습니다.
[어찌 된거죠?]
뒤에 오시던 레드맨님께 소리칩니다.
[없어졌네요]
[뭐가요? 휴게소가요?]
[네.  -.-;;;]
[에이~  설마요.]
그러며 조금더 올라가니 저만치 앞쪽에 포크와 숟가락이 그려져있는 포지판이 보입니다.
[있구만. 휴게소.]
반가운 마음에 얼릉 가서 자세히 보니 (휴게소. 미시령 정상 4km) 라고 써있습니다.
[헐~~  레드맨님]
결국 그 지점에서 쉽니다.
[어찌 된거죠?]
[아~ 한계령하고 착각했어요.  쩝!!]
[잉? 에헤헤~~  난 또..]
다들 한바탕 웃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렇게 대원들은 출발때 보다는 가슴이 백평은 더 넓어져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행동식을 섭취하고 미시령을 점령하기 위해 용감하게 나섭니다.
마이콜님이 만원짜리 한장을 주시며,
[퀵실버님이 먼저 가셔서 뜨거운거 좀 사 놓으세요.]
[오뎅하고 떡볶이] 가온님이 거듭니다.
[쿄오~~  거 조치요]
[이쑤시게 꼿아서..]
[이히히~]
퀵실버 먼저 출발합니다.
자전거에 올라 오른쪽 발을 밀어내는 순간 입에서 억~~ 소리가 나옵니다.
미시령을 올라갈 자신이 없어집니다.
하지만 뜨거운 떡볶기와 오뎅을 위해 꾸역꾸역 오릅니다.
그 순간만큼은 뜨거운 떡볶기와 오뎅이 너무나 먹고싶은 지상과제입니다.
초반 나즈막하지만 지루한 언덕을 시작하여 갈수록 점점 일어서는 고개를 천천히 정복해 나갑니다.
몸은 추위와 통증으로 지칠대로 지쳤지만 의지만은 더욱 선명하게 머리를 가득 채웁니다.
정상기점 3km, 그리고 정상기점 2km.
이제 2km 남았다.  흐느적거리며 오르는데 잠시후 다시 정상기점 2km라는 표지판이 또 보입니다.
[이런. 이런 떡을 할~~]
성질죽이며 계속 오릅니다. 오르고 오르고 또 오릅니다.
무엇 때문에 오르나 하는 생각은 이미 부질없는 것이 되었습니다.
뜨거운 떡볶기와 오뎅을 위해 오릅니다.
그 빨갛고 쫀득한 떡볶기와 뜨거운 김을 피워 올리며 우릴 반길 오뎅을 위해 오릅니다.
그리고 정상기점 1km.  거의 다왔다. 거의 다왔다.
언덕은 이제 아예 벌떡 일어서 있습니다.
저 아래에서 레드맨님이 화이팅을 외칩니다.
퀵실버도 화답합니다.
아!  그러나 미시령은 결국 퀵실버를 품에 안아주지 않았습니다.
앞바퀴가 다시 주저앉기 시작합니다.
이럴수가. 이럴수가.  널 오르기위해 여기까지 달려왔다.
이 쏟아지는 비를 뚫고 뼈를 깍아내는 통증을 견디며 여기까지 왔다.
그런데 이럴수가. 이럴수가...
홀쭉해진 타이어를 보며 어떡하든 오르려고 페달질을 해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윌리를 배워둘껄...]
부질없는 생각을 해보는 순간 가슴속이 편안해 집니다.
펑크에 대한 분노와 아쉬움도 한꺼번에 사라집니다.
부처의 깨닳음도 이러했을까요?
나의 목표는 네가 아니었나보다.  아니, 꼭 자전거를 타고 널 오르는게 목적이 아니었구나.
저 아래에서 온힘을 쏟아내며 오르고 있는 대원들이 나에겐 있다.
단단한 끈으로 묶여있는 저 팀을 보라.
저 감동적이고 멋진 보습들을 보라. 넌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이미 저들과 고난과 추억과 사랑으로 단단히 묶여있는 한팀이니까.
자전거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 올라갑니다.
그리고 정상에 섭니다.   정상에 섭니다.  정상에 섭니다.
차가운 한기의 바람이 온몸을 휘감습니다.
정상은 온통 운무와 비와 바람으로 소용돌이 칩니다.
텅 비어있는 휴게소의 광장이 쓸쓸해 보입니다.
잠시 서서 황량해 보이는 정상의 풍광을 둘러봅니다.
펑크수리를 위해 천막이 쳐져있는 곳으로 갑니다.
잠시후 레드맨님이과 슈가바이크님이 올라오고 마이콜님과 가온님도 올라옵니다.
타이터를 분리하고 있는데 다가와서 그럽니다.
[잉? 또 빵꾸여? 쉴때마다 빵꾸네?]
[그러네요. 아하하  ^.^;;;]
결국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뜨거운 떡볶기와 오뎅을 포기, 기념촬영만 하고 서둘러 내려갑니다.
간격을 충분히 유지하고 브레이크 레버를 힘차게 당겨 잡은 후 천천히 내려갑니다.
내려갈수록 운무가 짙어집니다.
중간쯤 내려와서는 거의 10m 앞도 보이지 않습니다.
깊고깊은 수렁속으로 천천히 빠져들듯이 다운합니다.
브레이크를 잡은 손이 곱아 감각이 없어집니다.
앞사람의 깜빡이는 테일라이트 불빛만을 보며 거리를 유지합니다.
그렇게 지루한 다운이 끝나고 속초 시내로 접어듭니다.
행보가 빨라집니다.
시간이 부족합니다.  고속버스 표를 예매하기 위함입니다.
한참을 달리다 앞서가던 가온님의 체인이 이탈되며 걸려 꼬여버립니다.
선두에서 달리던 마이콜님을 불렀지만 듣지못하고 그냥 갑니다.
자전거를 세우고 전화를 합니다.
먼저가셔서 예매를 하시라 하고 자전거를 손봅니다.
이상하게 꼬여버려 쉽지가 않습니다.  걱정이 태산이었으나 결국 한참을 씨름하다 레드맨님의 기지로 풀어냅니다.
다시 자전거에 올라 시외버스 터미널로 달려갑니다.
얼마를 가니 앞에 마이콜님이 기다립니다.  
[축!! 예매 성공]
마음이 놓입니다.
바로 근처의 사우나에 들어가 미안함을 무릅쓰고 험한 몰골들로 목욕을 합니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자 다들 아우성을 칩니다.
성한곳이 하나도 없는듯 합니다.
속도전입니다.  9:30분에 목욕탕에서 튀어나와 가장 가까운 횟집을 찾았지만 없습니다.
시간이 촉박합니다.  느긋하게 즐길 여유가 없습니다.
아무데나 들어가 해물탕을 시켜놓고 시원한 맥주 몇잔으로 피로를 풉니다.
한잔씩 마시며 또 아우성들을 칩니다.
[끄허헉~~  바로 이거여.  우헤헤!!]
허겁지겁 해물탕을 닥치는대로 먹고 우동사리도 두개나 넣어 먹습니다.
백세주도 한병 시켜 훌쩍 마십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시간에 쫒겨 다 먹지도 못하고 서울에서의 뒷풀이를 기대하며 버스터미널로 서둘러 갑니다.
겨우 20분전에 도착하여 짐칸에 자전거를 꾸겨 넣고 자리를 잡습니다.
운전수가 그럽니다.
[타고왔으면 타고 가야지.]
[네? 아하하...  ^^;;;  내일 다들 출근이라서..  하하..]
그리고 모두
깊고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깊고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팀원으로 다녀오신 분들,

마이콜님.  가온님.  슈가바이크님.  레드맨님.
여러분들에게서 용기와 집념과 사랑을 배웠습니다.
여러분과 함께여서 행복했습니다.
감사와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드립니다.


special thanks : 노을님. 니콜라님.  그리고 응원해 주신 모든분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29
  • 어래 분명 제가 글쓰기 시작할댄 이글이 없엇느데
    새치기다 새치기
    그리고 미시령을 윌리로 오를 상상은 어떻게 했담
  • 정말 감동의 물결임다.
    내년엔 따라가야지 (불끈)
  • 2003.6.17 09:34 댓글추천 0비추천 0
    아름다운 사람들!!! 여러분에게 기립박수를 보냅니다!!
  • 퀵실버님 후기 쓰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투어 내내 선두에서 많은 고생하셨습니다.
    너무 멋진 모습이셨습니다..
  • 정말 감동적인 후기입니다.
    열심히 연습해서 내년엔 나도 따라가야지.
    퀵실버님, 다른 팀원분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 음...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지네~
    그순간을 어찌 잊으리오~^^
    퀵실버님 후기보니 다시 그자리에 있는듯~
  • 2003.6.17 09:49 댓글추천 0비추천 0
    퀵실버님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눈두덩이가 뜨거워짐을 느낍니다.
    장하십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짝! 짝! 짝!
  • 2003.6.17 10:36 댓글추천 0비추천 0
    정말 고생들 많이 하셨네요...언제고 속초는 꼭 가야지 하고 있는데...고수님들이 이정도라니...아직 먼일이구나..하는 생각만 듭니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 감동적인 후기 잘읽었습니다.
    완주 축하드리고 우중의 좋지않은 날씨속에서도
    투혼을 발휘하신 팀원들 여러분에게 경의의 박수를 보냅니다
  • 역시 퀵실버님은 직업 선택 잘못하셨서요 ㅋㅋㅋ
    후기를 읽는 내내 감동과 부러움이 가슴을 저림니다.
    일요일 하루종일 비가 내려 걱정했는데 전원 무사히
    완주를 하시다니 다시한번 이번 속초팀의 인간승리의
    모습에 박수를 보냄니다. ㅊㅊㅊ
  • 정말 그렇습니다. 다들 한가지씩의 고통을 안고, 어찌보면 남들에게는 아무 일 아닌곳일수도 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무사히 잘 갔다와서 저는 너무 기쁩니다. 미시령구간 올라가면서 한굽이 먼저 돌고 계신 퀵실버님 레드맨님 마이콜님 보면서 힘 내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2003.6.17 12:26 댓글추천 0비추천 0
    비 맞으면 속초까지 정말 대단 하신 분들 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저도 올가을에는 왕복으로 한번 도전할까 합니다.
    고통을 느끼며 달여야 하는 이유를...
  • ::: 감동에 감동을 더하는 후기입니다. 읽으면서 제 발바닥이 계속 근질거립니다. '미시령'듣기만 해도 가슴떨리는 군요. 이번에 제가 갈 목적을 다시금 확인하는 기회였습니다. 다시 한번 완주를 모든 라이더님들께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슈가바이크님 지면으로 인사드립니다. 지난번 유명산가려다 산음으로 빠져 함께 라이딩 했죠. 그 두명 중에 좀 못타는 사람입니다. 반갑습니다.
  • 항상 산정상에 오르면... 다들.... " 원~ 미친넘들.. "
    하는 표정으로 보곤하는데.......
    저희보다 더한분들 이군요..... 완주보다.....
    그런 악조건에서 가겠다는 그 의지를 더 높이 사고 싶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2003.6.17 13:01 댓글추천 0비추천 0
    아니 그런 비속에서 대역사가 펼쳐졌다니..다들 제정신입니까요 --;;; 기립박수보냅니다. T_T(감동의눈물)
  • 2003.6.17 13:06 댓글추천 0비추천 0
    kwakid님 반갑습니다. 언제 라이딩 한번 같이 하시죠.
    못타시다니요.. 무슨 그런 말씀을.. 열심히 타시는것 후기로 다 보고 있습니다.. 님은 벙그리님이랑 왕복하심이 옳을줄로 아룁니다..^^
  • 놀랍다는 말밖에는 안나옵니다... 대단한 분들이십니다^^ 이런분들이 어찌 말바에 있는 것입니까.
    그만 하산하시어여^^
    암튼 정말 대단합니다. 속초투어 성공을 축하드립니다^^
  • 쩝.. 와일드 도라지님 어찌 그런 섭섭한 말씀을... 말바엔 허접만 있는건 아니지요... 거 딴힐로 전향한 제킬.. 로드의 황태자 노을.. 첫출전 1등의 기염을 토한 성우님(구 만두님).. 1200 투어 완주자인 마니님... 싱글길의 기린아 바이크리님.. 등등 많으시지요... 실제로 말바번개... 그게 그렇게 널널 하지는 않거든요..
  • 말바의 지향점은 휴식처같은곳이지요... 너무나 빡센 라이딩에 힘들어질때..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수다떨고 싶을때 들리는 휴식공간... 요런곳이 말바입지요..
  • 날짱님 안녕하세요^^ 말바의 대장님이시죠^^?
    근데 너무 빡센 라이딩에 지쳐 힘들어할때
    편안한 마음으로 쉬고 싶어 나가는 번개치고는
    속초투어는 너무 무서버요^^
  • 2003.6.17 14:09 댓글추천 0비추천 0
    후기를 읽으며 동감+감동이 느껴집니다.
    정말 무사히 완주하신거 축하드립니다.


  • 근데 가끔씩 말바에 들어가 분위기 살펴보면
    참 친근하고 편한 분위기더라구요^^
    제가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 ㅋㅋ 그러게요
  • 정말 축하 ^ㅡ^
  • 슬픔과 고난을 즐거음으로 승화시킬줄 아시는 분들...
    분노와 슬픔을 희열로 반전시킬줄 아시는 분들...
    이런분들을 우리들은 인간승리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우리들의 영웅입니다. 수고 너무 너무 많이 하셨습니다.
  • 헉, 이런 장문의 후기를.....꼼꼼하시고 기억력 좋은것이 잘 드러나는 후기이군요.ㅎㅎ
    싱글이면 싱글, 임도면 임도,도로면 도로......
    도대체 못 타시는데가 어디죠?
    부럽습니다.
  • 후기를 보는데 눈시울이 시큰 거리는 이유는 뭘까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부럽습니다... 나도 언젠가 꼭 하고 말테야....^^
  • 음~~ 후기를 읽을때 감동에 부르르 나도 해봐야지 하다가 잔차 앞에만 서면 후들거리는 내다리
  • 감동!!
    내년에는 저도 참가합니다. 아싸
용용아빠
2024.06.17 조회 65
treky
2016.05.08 조회 676
Bikeholic
2011.09.23 조회 8115
hkg8548
2011.08.04 조회 7165
M=F/A
2011.06.13 조회 6719
이전 1 2 3 4 5 6 7 8 9 10... 385다음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