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하나 올립니다.
DHclub에 올린 내용인데.. 요건 이쪽이 훨씬 잘 어울리는듯..
개인적으로 궁금해서리...
산악자전거를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우면산은 꼭 거쳐가야만(?) 하는 일종의 통과의례와 같은 곳이다. 그렇다고 지리한 코스만이 초급자들을 맞이하는 곳은 아니다. 매일 달려도 조금씩 새로운 코스와 아기자기한 싱글트랙으로 많은 라이더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또한 교통이 편리한 강남에 위치하고 있다는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주말이면 수많은 라이더들이 우면산에서 라이딩을 즐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책소동™의 경우에도 우면산에서 라이딩을 즐겨하는 편인데 라이딩 시에 항상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이 도대체 주일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면산을 찾을까? 하는 점이다.
그래서 직접 함 알아보기로 했다. 아침 일찍 우면산에 올라 임도가 끝나는 점에서 직접 기록을 남기기로 한 것이다. 조금은 무식해 보이는 시도기는 하지만 뭐 재미있지 않은가? 근데 이런것도 투어라 할 수 있나? 어찌했든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그럼 도대체 뭘 들고 올라간다?
어디보자.. 카메라 하고,읽을 책하고, 간식거리하고, 바르는 모기향하고, 물하고.. 음.. 완전히 소풍이군. 그럼 자전거는 뭘 들고 간다.. 그래도 또 내려오는 즐거움을 버리긴 아쉽지 않은가..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자전거는 BB7 조금 버거워 보이지만 뭐 어떤가 한번 끌고 올라가서 푹 쉬다가 내려오는 것인데.. ㅋㅋ
일요일 아침 일찍.. 우면산으로 향했다.
날이 꾸룩하다. 아 화창하면 좋은데.. 그래도 별수없지 뭐..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챙기고 이것 저것 준비하고 배낭을 메어보니 음마.. 거의 원정대 짐 수준이다. 거기에 20kg이 넘는 자전거까지.. 참.. 그리고 상체 가드에 풀페이스 헬멧까지 했으니.. 사실 상체 가드는 운동삼아 착용한 것이라. 땀복 대용으로..ㅋㅋ 암튼 집을 나서면서 과연 우면산 까지는 갈 수 있는거야? 하는 걱정이 앞선다.
음.. 그래도 대장부가 칼을 뺐으면 뭐라도 해야한다는 생각에서 씩씩하게 나서긴 했지만 양재역까지 가면서 이미 헉헉거리는.. 그 모습을 상상해 보라..
여하튼 가다 쉬다를 반복 드디어 임도 입구..
아직은 힘이 남아서 꾸역꾸역 우면산 정상에 오르니 아직 7시가 되지 않았다. 음.. 넘 일찍 올라왔나보군.. 그럼 함 내려가볼까? 10여분을 갈등을 하다 결국은 함 타고 다시 올라오기로.. 가방을 풀숲에 숨겨두고-아마 간첩들도 이렇게 하겠지- 헬기장 다운힐을 시작으로 쉼없이 내려갔다. 어제 많은 비가와서인지 많이 미끄럽다. 그래도 딴은 즐겁다. 왜 bb7 끌고 갔잖아. 이렇게 아쉬운 딴이 끝나고 다시 출발점..
이젠 힘이 없다. 사실 거기서 퍼져 하루를 보내고 싶었지만 그래도 또 내려쏘는 아쉬움이 너무도 아쉬워 끌고 오르기 시작한다. 앞 타이어 2.5 뒷타이어 2.3으로 세팅하고 난후 조금 가벼워지긴 했지만 그래도 BB7이 어디 가겠는가.. 묵묵히 도닦는 마음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면서.. 아무튼 끌고끌다보니 정상 아직 시간은 7시 30분밖에 되지 않았다.
조용히 정리를 하고 앉아 쉬고 있으니 무슨 가게를 아침에 열고 손님을 기다리는 기분이다.
혼자서 그곳에서 펄쩍펄쩍 뛰어다니기도 하고 오르락 내리락 하기도 하고.. 심심하기 그지 없다. 게다가 주위도 조용하고.. 간만에 조용히 이런 저럭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참을 혼자놀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을 무렵 앗.. 첫개시다. 밴에 차량을 싣고 부웅 하면서 올라온 팀은.. 자주 보는 외국인 팀들.. 하도 반가워 인사하고 뭐 이런 저런 이유로 여기 있다 하고.. 사진 한방 찍고 내려보냈다. 아 뿌듯하군. 이제 개시도 했으니.. 흠흠.. 조금있다 썰미 등장.. 오늘 송동하님의 벙개 참여한다고 좀 일찍 올라왔단다. 암튼 심심하지 않게 그간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송동하님이 올리신 벙개에 참여하신 분들이 속속 올라오신다. 그간 못뵌 많은 분들도 뵙고, 처음 뵙는 더 많은 분들과는 인사를 나누고 증명사진 한장씩 찍고 한참동안이나 잔차 이야기를 한 후 헤어진다.
예전에 쉼없이(?) 잔차를 타고 내려갈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br>
아무 인기척도 없는 산에서 언제 올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기다리며.. 심심하면 조그만 곳에서 잔차를 타고 혼자 놀기를 하다 또 올라오는 라이더를 방기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좀 심심하긴 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운치가 있어 좋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올라오시는 분들, 처음 타셔서 열심히 특별 훈련을 하신다는 분, 부부클럽을 만들어 보기 좋게 올라오시는 분 사연도 많고, 다양도 하다. 공통점이 있다면 쉽게 이야기를 트고 잔차에 관심을 보이고. 행복해 보인다는 점 정도..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이 아닐까?
드디어 점심 무렵..
날이 계속 찌부둥 하더니 결국 빗줄기를 보인다. 그래서인지 올라오는 라이더 분들도 뜸하다.
제킬한테 구조 요청을 했다. 하도 심심하기도 하고. 두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다.
제킬, 맑은내, 아까 송동하님 벙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온 썰미님..<br>
그래서 무엇을 했냐고? 비도 오고해서. 중국집에 전화를 했다. 탕슉하고 짬뽕을 보내달라고.. 우면산 정상으로. 쏘주도..
과연 왔을까? 우리나라 좋은 나라 아닌가! 20분이 지나지 않아 오토바이 그득히 실려온 음식들..
한구석에 조용히 자리를 만들고 숲속의 만찬을 시작했다. 빗속에서 그것도 산 정상에서 먹는 짬뽕 국물에 소주 한잔.. 그리고 탕슉까지.. 이 역시도 색다른 경험이 아닌가.. 물론 깔끔한 뒤처리는 기본이고..근데 빗줄기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시간을 기다려 날씨가 계속 같은 상태라 결국 3시경 철수 하기로 했다. 하루 종일이라는 원래의 취지에는 벗어나 아쉬웠지만 좋은 경험이었고, 언제고 날이 좋은날 다시 한 번 시도하고 싶다.
그럼 결과적으로 몇 분의 라이더가 지나갔냐고? 주책소동™이 아침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8시간동안 같은 곳을 지키고 있은 결과 모두 56분의 라이더를 뵐 수 있었다.
아래에 있는 사진들은 만나 뵌 순서대로 올려진 사진들이다. 개인적으로 사진이 올라가는 것을 원하지 않으신 분들은 제외한 사진들이다. 같은 공간을 다른 시간대 다른 사람들이 거쳐간다는 것. 무척이나 신선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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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br>을 도대체 어디에.. 넣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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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잼있는 일을 하셨군요. 정말 기발한 투어(?)입니다. 나름대로 의미도 있는 일을 하셨군요.. 우면산은 정말 많은 분들이 오시지요.. 그리고 탕슉파티 쥑이죵..
산악자전거로 맛볼 수 있는 또다른 재미입니다..
그리고 수리산도 함 해보시지요.. 무쟈게 많은 분이 오실텐데.... -
넘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그런데, 디카 기종이 뭐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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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바에서는 <br>안 넣어도 됩니다. 엔터치면 자동 줄바꿈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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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푸스 투떙입니다. 날 좋으면 이쁘게 잘나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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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집 114에 물어 보신건가요?
배달하신분 다운힐 즐거우셨겠군요 ^^ -
어헉..송동하님 하드텔 타셨당.....ㅎㅎㅎ
얼마나 더 빨리 다니시려구 .ㅡ.ㅡ;; -
저 탕수육 맛 끝내줬습니다. 후후 안개비도 운치있게 내리구.. 후루룩~ 짬뽕 국물의 그 맛..
음.. 유사모방범죄가 일어나면 안되는데.. 당부차원의 말씀이지만, 저희는 그 날 뒤 마무리 확실하게 했답니다. ㅎㅎ -
저는 주중엔 야간에 탑니다. 밤12시에도 타시는 분들 종종 있습니다. 정확한 계측을 하시려면 24시간을 하셔야할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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