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 가는 길 (가온의 와일드앵글 라이딩 후기)
최근 한강변의 야경 촬영 라이딩이 너무 재미있다. 덕분에 모기에게 무수한 피들을 헌납했지만, 아들놈이 아빠 아프다고 물파스 발라주는 재미도 덤으로 얻었다.^^
속초라이딩 후 휴일마다 일이 많아 자전거를 못 타 평일날 야경촬영 라이딩으로만 지내다 모처럼 낮에 한번 소래의 소금창고와 포구의 모습을 찍어 보고 싶어 돌님에게 의향을 물어 보았다.
부지런하고 사람 좋은 돌님, 일주일전 사전 답사까지 마치고 레츠레이스에 올리지만, 역시나 촬영라이딩은 아직은 인기가 없다.^^
자전거 모임은 역시 빡세게 쏴 줘야 인기가 좋은 것 같다. 나도 그러고 싶은 날이 많으니까..(ㅎㅎㅎ 그렇다고 제가 거품 물게 잘 쏜다는 말씀은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구요...)
전날까지 돌님과 가온, 이진학님까지 3명의 리플.
당일이 되니 이진학님은 늦잠을 자 못 온다하고, 인천에 사신다는 kjy님이라는 분이 왈바벙개에 첫 참석을 하시고 싶어 같이 라이딩을 하게 되었다.
사진촬영 후, 인천대공원의 관모산을 탈 계획이었으나, kjy님은 카메라를 가지고 오지 않으셔서 먼저 산부터 타기로 결정. 짧은 코스라고 하는데, 등산객들이 간간이 지나가는 꽤 넓은 등산로를 타고 업다운을 재미나게 해 본다.
돌님이 앞장서서 업힐사진을 찍어 준다. 괜히 잘 나와야 할 것 같아 용 쓴다.
마지막 다운힐에서는 가온이 먼저 내려간다. 촬영 준비하고 있으니 돌님 먼저 다운하고 있다.
kjy님은 얼마전 운동을 위해 산악자전거를 구입하셨는데, 아직까지는 산은 많이 가보지 않으시고, 평지에서 많이 타신다고 한다. 관모산은 몇 번 타 보셨다고 말씀하신다.
9시에 인천대공원을 런닝하신다는 비탈리님의 리플이 있었는데, 출발때까지 보이지 않아 안 오시는 줄 알았는데, 관모산 라이딩 후 다시 대공원을 통과하는 중 만나게 된다. 흥건히 흐르는 땀방울을 보니 한참을 달리셨나 보다.
"7분 늦게 도착했더니 다 가시고 없더군요." 비탈리님 말씀하신다.
"네, 산부터 먼저 탄다구요. 달리시는 폼이 그냥 달리기 하시는 것 같지 않은데요." 가온이 예사롭지 않은 느낌을 받고 질문하니, 그제서야 말씀하신다.
"철인경기 연습 중이에요."
그러면 그렇지....왈바에는 철인 3종 경기를 하시는 분들이 참 많으시다. 다들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다.
반가운 인사를 뒤로하고 700년 묵었다는 은행나무를 뵈러 슬슬 바퀴를 돌린다.
멀리서 보이는 거대한 녹색의 은행나무는 정말 장관이다. 원경을 찍고 싶었는데, 왠만해서 잘 나오게 하기가 힘들 것 같다. 일단 단체사진부터 찍자하여 세명이 삼각대에 올려 놓은 카메라의 타이머에 맞춰 즐거운 표정을 짓는다.(근데 kjy님은 근엄한 표정이다^^)
약속이 있다 하시는 kjy님은 먼저 가시고, 돌님과의 기나긴 데이트를 한다. 생태공원까지는 변변히 찍을 만한 것이 없다하여 카메라를 가방에 집어 넣고 시골의 농로를 따라 소래의 수도권생태공원으로 이동한다.
어느 동네 집 앞을 지나쳐 갈 때 쯤, 노랗게 열린 호박을 보게 되는데, 색깔이 너무 탐스럽다. 그냥 갈 수 없어 가방 풀고 기어이 카메라를 꺼내서 이렇게 저렇게 열심히 찍는다.
한참을 찍다보니 뒤에서 검은 그림자가 느껴진다. 누가 남의 집을 찍어 할 것 같은 표정인데, 광고의 무서운 할머니가 갑자기 웃으면서 아이에게 크레파스 사주는 표정으로 어는 아주머니(물론 집 주인이셨지요^^)가 아이들에게 보여 줄 거냐며 이것저것 설명해 주신다.
호박에 꽃이 나 있는 것은 암꽃이고, 꽃만 덩그러니 있는 것은 수꽃이라 일러주신다. 그때 처음 알았다. 왜 저꽃에는 호박이 달려 있는지 궁금하던 차에.....^^
친절한 아주머니는 옆에 있는 비닐하우스에도 찍을 게 많다면서 안내해 주셨다. 들어가보니 토마토와 고추 등이 한줄로 쭉 서 있다.
이게 토마토 꽃이다. 첨 봤는데 정말 이쁘게 생겼다.
비닐 하우스내의 이것저것을 찍고 둘러보나 나오니, 예의 그 친절한 아주머니, 멀리서 여기까지 왔다고 잘 익은 토마토 2개를 얼른 건내주셨다. 고맙습니다 하고 넙죽 받아드는 우리도 참 우습다.
대충 정리하고 다시 한참을 달리니 생태공원 표지판이 나온다.
자갈길을 달려 돌님의 정면 라이딩 장면을 찍으려는데, 어디서 왔는지 개 한 마리가 내 옆에서 땅에 코를 박고 킁킁대고 있다. 좀 전에 앞서간 자전거 탄 아주머니의 개 같은데, 글쎄 이녀석이 킁킁거리던 곳에서 애매한 자세를 갑자기 취하는 거다. 졸지에 강아지 응가하는 것을 보았는데, 찝찌름하다. 좀 가다 보니 그 아주머니 돌아오고 계신다.
"아주머니, 개가 길에 똥 쌌습니다." 하니
"아저씨가 삽으로 치울거에요."한다. 그래도 기본은 되 있으시네. 하지만 개줄은 좀 잡고 다니시지...
조금 달리다 소금창고가 나타나자 아래쪽으로 내려 괜찮은 소금창고를 찾는다. 돌님이 찍어 둔 곳에 가니 그 중 멋진 소금창고다. 자전거 팽개치고 이곳저곳에서 둘러가며 찍어 본다. 밖에서도 찍고, 안에서도 찍고, 찍는 모습도 찍고, 찍히기도 하고.....
여럿이 왔으면 오늘 여기서 한사람씩 모델하고 둘러서서 찍으려고 했더니, 달랑 2명이라 그러지는 못했다.^^
길을 달려 정문쪽으로 이동하는데, 이전 물을 돌리던 수차에 아이들이 올라가서 재미나게 돌린다. 돌님 가온에게 해 보라는데, 가뜩이나 클릿패달에 불편한데, 수차가 너무 가벼워서 돌리기게 쉽지 않은 것이다. 엉거주춤 있는데 무정한 돌님 알아서 사진을 찍는다. ㅠㅠ
잠시 쉬면서 아까 받았던 토마토를 먹는데, 이 맛이 장난이 아니다. 반쪽이나 먹을까 했는데, 돌님 덕분에 큰 것을 받아든 가온, 쩝쩝거리면서 다 먹어 버렸다.
정문을 지나 살짝만 가면 소래포구다.
주차장을 지날때까지만 해도 사람의 후덥지근한 냄새가 나더니 살짝 포구쪽으로 길을 트니, 바다의 비릿한 냄새가 훅 끼친다.
"여기서부터 내려서 가지요."
"네."
사람이 너무 많다. 그 사람들 틈에 바다쪽으로 같이 실려간다. 패달에 혹시 지나가는 사람 다칠까봐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천천히 천천히 흘러흘러 바다가 보인다. 들고나는 갯벌위에 있는 바다라 동해의 푸른바다와는 당연히 다르다. 회색빛의 흐늘흐늘한 색깔.
돌님이 회 좋아하냐면서 먹자 한다. 좋다하여 우럭을 즉석에서 회를 떠서 돌님이 찍어 둔 장소로 간다. 답사 때 촬영하러 온 곳인데, 정말 사람하나 없이 소래교를 넉넉히 볼 수 있는 장소였다.
이 얘기, 저 얘기 하면서 같이 사온 새우튀김과 우럭회를 먹고 나니 이제 시간이 꽤 지났다.(돌님 잘 먹었습니다.^^)
갈 때는 자전거 도로를 타고 대공원으로 돌아갈 것이라 하여, 카메라 넣고는 돌님을 따라 다시 생태공원길을 가로지른다.
인천의 자전거도로가 이렇게 좋은지 몰랐다. 생태공원에서 대공원까지 끊기지 않고 있는 자전거 도로는 참 즐길만하게 좋다. 중간에 속도도 약간씩 내면서 달리니, 금방 대공원이 보인다.
시원한 음료수 하나씩 먹고는 오늘의 라이딩을 접는다.
돌님 답사하신다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kjy님 반가웠습니다. 사진찍는 것 좋아하신다니 와일드앵글에 자주 들러 주십시오.
가온
2003년 7월 6일 / 관모산 - 인천대공원 - 수도권해양생태공원 - 소래포구 / 날씨 : 약간 흐림 / 총주행거리 26km
최근 한강변의 야경 촬영 라이딩이 너무 재미있다. 덕분에 모기에게 무수한 피들을 헌납했지만, 아들놈이 아빠 아프다고 물파스 발라주는 재미도 덤으로 얻었다.^^
속초라이딩 후 휴일마다 일이 많아 자전거를 못 타 평일날 야경촬영 라이딩으로만 지내다 모처럼 낮에 한번 소래의 소금창고와 포구의 모습을 찍어 보고 싶어 돌님에게 의향을 물어 보았다.
부지런하고 사람 좋은 돌님, 일주일전 사전 답사까지 마치고 레츠레이스에 올리지만, 역시나 촬영라이딩은 아직은 인기가 없다.^^
자전거 모임은 역시 빡세게 쏴 줘야 인기가 좋은 것 같다. 나도 그러고 싶은 날이 많으니까..(ㅎㅎㅎ 그렇다고 제가 거품 물게 잘 쏜다는 말씀은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구요...)
전날까지 돌님과 가온, 이진학님까지 3명의 리플.
당일이 되니 이진학님은 늦잠을 자 못 온다하고, 인천에 사신다는 kjy님이라는 분이 왈바벙개에 첫 참석을 하시고 싶어 같이 라이딩을 하게 되었다.
사진촬영 후, 인천대공원의 관모산을 탈 계획이었으나, kjy님은 카메라를 가지고 오지 않으셔서 먼저 산부터 타기로 결정. 짧은 코스라고 하는데, 등산객들이 간간이 지나가는 꽤 넓은 등산로를 타고 업다운을 재미나게 해 본다.
돌님이 앞장서서 업힐사진을 찍어 준다. 괜히 잘 나와야 할 것 같아 용 쓴다.
마지막 다운힐에서는 가온이 먼저 내려간다. 촬영 준비하고 있으니 돌님 먼저 다운하고 있다.
kjy님은 얼마전 운동을 위해 산악자전거를 구입하셨는데, 아직까지는 산은 많이 가보지 않으시고, 평지에서 많이 타신다고 한다. 관모산은 몇 번 타 보셨다고 말씀하신다.
9시에 인천대공원을 런닝하신다는 비탈리님의 리플이 있었는데, 출발때까지 보이지 않아 안 오시는 줄 알았는데, 관모산 라이딩 후 다시 대공원을 통과하는 중 만나게 된다. 흥건히 흐르는 땀방울을 보니 한참을 달리셨나 보다.
"7분 늦게 도착했더니 다 가시고 없더군요." 비탈리님 말씀하신다.
"네, 산부터 먼저 탄다구요. 달리시는 폼이 그냥 달리기 하시는 것 같지 않은데요." 가온이 예사롭지 않은 느낌을 받고 질문하니, 그제서야 말씀하신다.
"철인경기 연습 중이에요."
그러면 그렇지....왈바에는 철인 3종 경기를 하시는 분들이 참 많으시다. 다들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다.
반가운 인사를 뒤로하고 700년 묵었다는 은행나무를 뵈러 슬슬 바퀴를 돌린다.
멀리서 보이는 거대한 녹색의 은행나무는 정말 장관이다. 원경을 찍고 싶었는데, 왠만해서 잘 나오게 하기가 힘들 것 같다. 일단 단체사진부터 찍자하여 세명이 삼각대에 올려 놓은 카메라의 타이머에 맞춰 즐거운 표정을 짓는다.(근데 kjy님은 근엄한 표정이다^^)
약속이 있다 하시는 kjy님은 먼저 가시고, 돌님과의 기나긴 데이트를 한다. 생태공원까지는 변변히 찍을 만한 것이 없다하여 카메라를 가방에 집어 넣고 시골의 농로를 따라 소래의 수도권생태공원으로 이동한다.
어느 동네 집 앞을 지나쳐 갈 때 쯤, 노랗게 열린 호박을 보게 되는데, 색깔이 너무 탐스럽다. 그냥 갈 수 없어 가방 풀고 기어이 카메라를 꺼내서 이렇게 저렇게 열심히 찍는다.
한참을 찍다보니 뒤에서 검은 그림자가 느껴진다. 누가 남의 집을 찍어 할 것 같은 표정인데, 광고의 무서운 할머니가 갑자기 웃으면서 아이에게 크레파스 사주는 표정으로 어는 아주머니(물론 집 주인이셨지요^^)가 아이들에게 보여 줄 거냐며 이것저것 설명해 주신다.
호박에 꽃이 나 있는 것은 암꽃이고, 꽃만 덩그러니 있는 것은 수꽃이라 일러주신다. 그때 처음 알았다. 왜 저꽃에는 호박이 달려 있는지 궁금하던 차에.....^^
친절한 아주머니는 옆에 있는 비닐하우스에도 찍을 게 많다면서 안내해 주셨다. 들어가보니 토마토와 고추 등이 한줄로 쭉 서 있다.
이게 토마토 꽃이다. 첨 봤는데 정말 이쁘게 생겼다.
비닐 하우스내의 이것저것을 찍고 둘러보나 나오니, 예의 그 친절한 아주머니, 멀리서 여기까지 왔다고 잘 익은 토마토 2개를 얼른 건내주셨다. 고맙습니다 하고 넙죽 받아드는 우리도 참 우습다.
대충 정리하고 다시 한참을 달리니 생태공원 표지판이 나온다.
자갈길을 달려 돌님의 정면 라이딩 장면을 찍으려는데, 어디서 왔는지 개 한 마리가 내 옆에서 땅에 코를 박고 킁킁대고 있다. 좀 전에 앞서간 자전거 탄 아주머니의 개 같은데, 글쎄 이녀석이 킁킁거리던 곳에서 애매한 자세를 갑자기 취하는 거다. 졸지에 강아지 응가하는 것을 보았는데, 찝찌름하다. 좀 가다 보니 그 아주머니 돌아오고 계신다.
"아주머니, 개가 길에 똥 쌌습니다." 하니
"아저씨가 삽으로 치울거에요."한다. 그래도 기본은 되 있으시네. 하지만 개줄은 좀 잡고 다니시지...
조금 달리다 소금창고가 나타나자 아래쪽으로 내려 괜찮은 소금창고를 찾는다. 돌님이 찍어 둔 곳에 가니 그 중 멋진 소금창고다. 자전거 팽개치고 이곳저곳에서 둘러가며 찍어 본다. 밖에서도 찍고, 안에서도 찍고, 찍는 모습도 찍고, 찍히기도 하고.....
여럿이 왔으면 오늘 여기서 한사람씩 모델하고 둘러서서 찍으려고 했더니, 달랑 2명이라 그러지는 못했다.^^
길을 달려 정문쪽으로 이동하는데, 이전 물을 돌리던 수차에 아이들이 올라가서 재미나게 돌린다. 돌님 가온에게 해 보라는데, 가뜩이나 클릿패달에 불편한데, 수차가 너무 가벼워서 돌리기게 쉽지 않은 것이다. 엉거주춤 있는데 무정한 돌님 알아서 사진을 찍는다. ㅠㅠ
잠시 쉬면서 아까 받았던 토마토를 먹는데, 이 맛이 장난이 아니다. 반쪽이나 먹을까 했는데, 돌님 덕분에 큰 것을 받아든 가온, 쩝쩝거리면서 다 먹어 버렸다.
정문을 지나 살짝만 가면 소래포구다.
주차장을 지날때까지만 해도 사람의 후덥지근한 냄새가 나더니 살짝 포구쪽으로 길을 트니, 바다의 비릿한 냄새가 훅 끼친다.
"여기서부터 내려서 가지요."
"네."
사람이 너무 많다. 그 사람들 틈에 바다쪽으로 같이 실려간다. 패달에 혹시 지나가는 사람 다칠까봐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천천히 천천히 흘러흘러 바다가 보인다. 들고나는 갯벌위에 있는 바다라 동해의 푸른바다와는 당연히 다르다. 회색빛의 흐늘흐늘한 색깔.
돌님이 회 좋아하냐면서 먹자 한다. 좋다하여 우럭을 즉석에서 회를 떠서 돌님이 찍어 둔 장소로 간다. 답사 때 촬영하러 온 곳인데, 정말 사람하나 없이 소래교를 넉넉히 볼 수 있는 장소였다.
이 얘기, 저 얘기 하면서 같이 사온 새우튀김과 우럭회를 먹고 나니 이제 시간이 꽤 지났다.(돌님 잘 먹었습니다.^^)
갈 때는 자전거 도로를 타고 대공원으로 돌아갈 것이라 하여, 카메라 넣고는 돌님을 따라 다시 생태공원길을 가로지른다.
인천의 자전거도로가 이렇게 좋은지 몰랐다. 생태공원에서 대공원까지 끊기지 않고 있는 자전거 도로는 참 즐길만하게 좋다. 중간에 속도도 약간씩 내면서 달리니, 금방 대공원이 보인다.
시원한 음료수 하나씩 먹고는 오늘의 라이딩을 접는다.
돌님 답사하신다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kjy님 반가웠습니다. 사진찍는 것 좋아하신다니 와일드앵글에 자주 들러 주십시오.
가온
2003년 7월 6일 / 관모산 - 인천대공원 - 수도권해양생태공원 - 소래포구 / 날씨 : 약간 흐림 / 총주행거리 2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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