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일 저녁...
오랜만의 설레임이 온 몸을 짜릿하게 만듭니다.. 음훗~! _-_
바로 내일! 내일이 근 1년여동안 기다리고 기다리던.. 수원-속초 라이딩을 떠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꺄아아아아!! '0'
와일드바이크 프리보드에 글을 올리기가 무섭게.. (사실은 한 20분 정도 지난..;;)
여기저기서 문자들이 막 날라오기 시작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아주 바빠진 멋대루야의 전화기. 문자 답장 보내느라 정신없숨다.. ^_^
정말 고마우신 분들 이십니다.
저를 알기는 커녕.. 제 얼굴도 모르시는 분들께서 막 응원문자를 보내주시는데..
정말 감동에 감동. 또 감동 먹었숨다..ㅠ.ㅠ
"자전거가 이래서 좋은거여.. 아흑..ㅠ.ㅠ"
그러던 와중.. 어떤분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멋대루야 님이시죠?"
"넹~"
"투어 가신다고 올리신거 같은데.. 같이 가면 안될까요?"
"오오~ ㅠ.ㅠ 저야 좋죠~! ^_^"
그래서 어찌어찌.. 이러이러 해서 서울 사시는 한 라이더 분과 내일 아침 만나기로 하고..
그리고 잠이 듭니다.. 스르르르~~~
4일 아침.
전날 챙겨두었던 짐을 찾아매고.. 약속장소로 나갑니다.
약속시간인 7시. 시간 칼같이 맞춰 찾아오신 라이더분..
(죄송합니다.. 라이딩 하면서도 성함과 아이디를 여쭙지 못했네요.. 제 불찰입니다..ㅠ.ㅠ)
스페셜 M5에 1.25 끼셨더군요.. 으어어...ㅠ.ㅠ
장비에 약한 멋대루야.. 별별 생각을 다 합니다..
'이거이 오늘 죽는거 아녀? ㅠ.ㅠ'
'오메.. 타이어 바라..ㅠ.ㅠ 굵기가 내 엄지손가락보다 얇잖아! ㅠ.ㅠ'
'제발 살려달라고 빌어볼까..ㅠ.ㅠ'
'아흐흑...ㅠ.ㅠ'
그리고 나서 그분이 하시는 말씀에.. 전 오늘 타다가 뼈를 묻어야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숨다..
"서울서 여기까지 오는데 30~40놓고 왔어~"
"엊그제 땅끝마을 가다가 체육관 관장 무릎이 나갔데.. 나 쫓아오다가.."
ㅠ.ㅠ ㅠ.ㅠ ㅠ.ㅠ ㅠ.ㅠ
평소에 평지평속 25km/h 가 나오면..
"와싸! 신기록이다아아아~!!" 라고 좋아했던 생각이 문득 났습니다..ㅠ.ㅠ
오늘.. 죽었슴다..ㅠ.ㅠ
아니나 다를까.. 선두를 스시는데.. 장난이 아님다..ㅠ.ㅠ
평소에 경찰청에서 죽전 사거리까지 30분 정도 걸렸는데..
이분은 정확히 16분만에 주파하심다..ㅠ.ㅠ 전 뒤에서 헥헥거리면서..ㅠ.ㅠ
죽전 사거리에서 오포 가는 끈덕진 업힐.
뒤에서 보니 고수의 자세가 나오심다..ㅠ.ㅠ
빠른 페달링으로 여유있는 업힐.
음.. 오늘 많이 배웁니다~ ^_^
자~ 광주를 지나~ 머.. 그분이 선두를 스셔서 길 잘 모름다~ 그냥 쫓아갑니다..
속도계를 보니.. 평속 25.4km/h
[신기록임다!!! 오오오..ㅠ.ㅠ]
으흐흐.. 기분 업~~~!!!!
자.. 이제 슬슬 음식점 간판에서 '양평'이라는 글씨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것은!! 양평이 다 왔다는 증거~! 으하하..ㅠ.ㅠ
자.. 양평을 지나~ 홍천으로 향합니다!
음.. 근데 이분.. 속도를 잘 못내십니다. 하긴.. 그럴만도 하죠.
서울 강남에서 수원까지 30~40km/h 로 오시고..
또 양평까지 계속 선두를 스셨으니... 저라면 벌써 퍼졌을 겁니다..
대단하십니다..ㅠ.ㅠ
아무래도 제가 선두를 서서 끌어드려야 겠다는 생각에..
"제가 선두 슬께요~~"
라고 말씀드린후 앞으로 나갔는데.. 한참 있다가 뒤를 보니까..
안보이십니다...ㅠ.ㅠ
어으어..ㅠ.ㅠ 제가 실수한것 같습니다..
그 분 페이스에 맞춰서 끌어드려야 했는데... 너무 제 생각만 하다보니..
지금와서도 너무 죄송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ㅠ.ㅠ
한번 기다려보기로 하고 마냥 기다립니다..
얼마 안있어 오시는게 보입니다. 저 먼저 홍천 가서 기다리라고 하십니다..
저는 제 페이스대로.. (사실은 페이스고 뭐고 없습니다..ㅠ.ㅠ)
계속 갑니다.. 어으어.. 덥습니다..ㅠ.ㅠ
이제 머 물을 아무데나 막 뿌려댑니다. 다리에도 뿌리고..
또 꼴에 뚜르드 프랑스 봤다고 쓸데없는데서 해머링 칩니다.. -_-;; 객기죠 객기..ㅠ.ㅠ
온몸에 물을 뿌리고 나니까 오메.. 무쟈게 시원함다..
음.. 계속 달리다 보니 문득 생각이 나는게..
'홍천에 며느리고개가 있다고 하던데.. 지도 보니까 여기 어디쯤 있었는디.. 음..'
'그렇게 빡씬가~? 함 올라가 보지 뭐..'
이제 길 가면서 '며느리' 자만 보아도 흥분합니다..
['며느리' 해장국 집]
"오오오오오옷~~~"
[우리집 '며느리'가 만든 올챙이 수제비. 집에서 먹는 밥 다음으로 맛있음]
"며느리이이이!!!!!"
-_-;;
어느정도 가다보니.. 오잉??
산 봉우리에 누가 전봇대를 박아놨습니다. 음..
'군인들 있는덴가?'
'며느리고개가 이쪽인데.. 그렇다묜!!'
아니나 다를까.. 산봉우리에 박혀있는 전봇대.
그것이 며느리고개의 정상이었던 것입니다..ㅠ.ㅠ
올라가는길..
왠노메 메뚜기들이 바닥에 진을 치고 앉아있습니다.
'음.. 일광욕 중인가?'
피하면서 가다보니 이거이 지그재그로 가는게 쉽지가 않습니다.. 가뜩이나 힘들어 죽겠구만..ㅠ.ㅠ
그냥 가기로 합니다.. ;
"우지끈.."
"우지직.."
"파드드득~~ 빠지직.."
으으...ㅠ.ㅠ
'그냥 너네덜 운명이니~ 혀라..ㅠ.ㅠ'
'힘들어 죽갔는디 너네덜 피해갈라믄 나 오널 퍼진다..ㅠ.ㅠ'
라고 스스로 최면을 겁니다..
어라.. 근데.. 얼마 안올라왔는데 끝이 보입니다..
설마설마 했는데.. 정말 끝이 났습니다.. _-_;;
음.. 기대했던 것 보다는 약간 싱겁습니다..;;
올라왔던 것 만큼의 다운힐. 재밌숨다~ 와하하하하!!!
"메뚜갸~ 비쿄!! 냐하하하!!" (메뚜갸=메뚜기야~) -_-;
신나게 쏩니다.. 여기서.. 멋대루야 오늘의 최고시속 나옵니다.. 73km/h
음.. 얼마 안 있어서 안 건데..
며느리고개를 관통하는 터널이 있었답니다...ㅠ.ㅠ 왜 사서 고생을 했을까..ㅠ.ㅠ
며느리 고개를 지나.. 후다다다닥!! 홍천 초입까지 옵니다.
홍천에서 그분을 기다리는 도중에.. 핸드폰을 꺼내봤습니다..
오오옷!!
정확히.. 3일 밤/4일 새벽, 4일 오후까지 온 문자가..
45통입니다..ㅠ.ㅠ 가만.. 히 앉아서 생각해봅니다. {진지모드 --;}
'음.. 내가 이렇게 좋은 사람인가?'
'그건 아닌데..;;'
'음.. 그럼 이건 뭐란말야! 어으어..ㅠ.ㅠ'
'그려.... 자전거가 이래서 좋은거샤!!!'
결론은...
[자전거는 사람을 좋게 만든다] 입니다..;; 쿨럭.
답장을 다 보내드리고 난 다음에 얼마 안 있은후 그분이 옵니다.
홍천시내가서 버스타고 서울 가겠으니.. 투어 잘 하고 오라 그러십니다.
음.. 사실은 아까 양평에서도... 코스를 바꿔보자는 말씀을 하셨습니다만..
작년에 대관령을 못 넘은게 한이 맺혀서..
이번만은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ㅠ.ㅠ 죄송합니다..ㅠ.ㅠ
[꿈은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한이 되죠. 저한테는 대관령 라이딩이 꿈이었지만..
지금은 한이 맺혀있습니다..ㅠ.ㅠ]
이제 홀로 가는 길.
하나와 둘의 차이는.. 정말 컸습니다.
불어오는 맞바람의 고통과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한 두려움.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
그 모든게 다 합쳐져서.. 결국엔..
배고픔으로 밀려옵니다...;; 이제 '밥'만이 살 길입니다..ㅠ.ㅠ
근데..ㅠ.ㅠ 홍천 시내를 빠져나가니 밥집이 없습니다.. 아흑..ㅠ.ㅠ
그런데 그순간!!!!
저의 눈에 띄이는 것은!!
[*** 막국수. 맛이가 기가막혀! 꺄아아~] --> 사실무근..;
이라는 현수막!!! 그리고 그 밑에는!!
[전방 500m]
오오오옷!!!!!!
제가 쓴 버들강아지 투어 후기를 보신분들은 아실겁니다..ㅠ.ㅠ
제가 얼마나 밥에 환장하는줄..;;
"500미터가 대수냐!! 내 단숨에 달려가서 먹어주마! 후르릅~~ '0'"
여기서.. 멋대루야의 평지 최고시속 신기록 나옵니다..ㅠ.ㅠ 58km/h
앞으로 당분간 깨지지 않을 듯 싶군요..ㅠ.ㅠ
혹시.. 이틀동안 굶겨놓고 1키로 전방에 밥 한공기를 같다놓아주신다면 깨질지도..;
막국수를 아주 맛나게 먹고!!
물을 채운 뒤 한.. 30분 정도 쉬고 다시 출발합니다.
음.. 이제부터는 정말 외로운 싸움입니다. 홍천-인제. 대략 70~80km 정도 되는 것 같던데..
꼴에 또 강원도라고.. 가면 갈 수록 오르막은 정말 많습니다..ㅠ.ㅠ
"훅.. 훅.. 훅..."
"아악.. 이제 왠만큼 왔겠지!!"
[인제 52km]
"아아악...ㅠ.ㅠ"
"헥..헥..헥...ㅠ.ㅠ"
"워메... 워메...ㅠ.ㅠ" ('워메'는 멋대루야의 다기능 감탄사 입니다..;;)
[인제 25km]
"어으어..ㅠ..ㅠ"
그러기를 여러번..
이제 슬슬.. 종아리에서 이상한 조짐이 보입니다.. 그것은 바로!!!
[쥐!!!!!! --;;]
이노무게.. 종아리서부터 꿈틀꿈틀 올라오더니..
"너... 다리에 힘 한번 지대로 주면 아주 기냥 요절을 내버릴껴!!"
라는 식으로..ㅠ.ㅠ 힘을 줄때마다 꿈틀~ 꿈틀~~ 아파옵니다..ㅠ.ㅠ
힘든 업힐. 기어다운으로 rpm을 조금만 높이면..
"어딜 감히!! 빨랑 안올라가!!"
라는 식으로..ㅠ.ㅠ 아주 요동을 칩니다.. 으어.. 도저히 못참겠슴다.. 그냥 요절 날랩니다..ㅠ.ㅠ
"에잇! 해볼테면 해봐라! 꾸욱!"
"어쭈~ 디지고 싶어 환장했구나아~ 냐아아아아~~"
"워메?! 아아아악!!! ㅠ.ㅠ"
결국엔 자전거에서 내리고..ㅠ.ㅠ
얼핏 본 스트레칭을 취하는 자세를 해봤더니 조금 괜찮아집니다..
그런데 옆에서 수박장사 하시는 아저씨의 말씀..;;
"이봐요~ 왜 전봇대를 쓰러뜨릴라 해요~ 허허~ 참..;"
-_-;; 할말을 잃었숨다..;;
암튼.. 왠만큼 괜찮아 진 것 같아 다시 자전거를 타고 인제로 출발!
오늘 목표는 인제로 합니다.
원래 속초까지 가려 했지만.. 민박집 요금과 기타 여러여러한 이유로..;;
얼아 안 있은 후.. 어라..?
차가 밀려있숨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쑈가 벌어집니다..;;
봉고차에 탄 아줌마들.. 창문을 열고 단체로 "화이팅!!!!"
할리데이비슨 같은(?) 오토바이를 타고 가시는 분들..
(정말 많았습니다.. 20명 정도요..)
저랑 속도 맞춰가면서 10분여동안 응원전.. ㅎㅎ
근데 정말 신기하더군요 그 오토바이.. 오토바이에서 에어콘도 나온데요..ㅠ.ㅠ
정말 반가웠던 경기대 학교버스에서 뒷 창문을 열고 "힘내세요!!"
정말이지..
그때는 정말 좋았습니다... 으.. 이 맛에 투어하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료요.
그렇게 많은 사람의 응원을 받은건 생전 처음이거니와..
딱 힘들때.. (보통.. 사점이라고 하죠.) 뜻밖의 응원전이 터져나와서..
ㅎㅎ 암튼.. 기분 좋게~ 신남휴게소까지 갔습니다. ^_^
신남휴게소까지의 길은.. 언덕이 좀 많은데도 불구하고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응원의 힘이란~ 꺄하!!
신남휴게소에서 얼마가지 않아 인제대교가 나오더군요..
근데 궁금한게.. 서울-속초 방면의 인제대교는 약간 내르막인가요?
내르막이었던 것 같은데.. 다리가 어떻게 내르막으로 지어지죠? 허허.. 신기할 따름이네요...^_^
드디어 인제로 빠지는 길!!!
와.. 근데..
인제는 지금 축제분위기 입니다..
그렇게 크지 않은 동네임에도 불구하고..
'내린천 레포츠 축제'로 여기저기서 경주가 벌어지고 있구요..
산악자전거도 포함되어 있다던데 아쉽게도 동호인들은 보이지 않더군요.. 기간이 지났나?
암튼.. 민박을 잡고.. 씻고~ 바로 피씨방 와서 후기 씁니다...^_^
오늘 연락주셨던 많은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ㅠ.ㅠ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이 보여도...
달리면서 가장 힘이 되어주셨어요.. 정말루요.
이번 투어. 문자보내주신 어떤 분의 말씀처럼..
정말 제 인생의 한 획을 그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내일은.. 미시령을 넘어서 속초-양양을 거쳐 한계령 까지 넘을 생각입니다.
머.. 될지 안될지는 모르지만요.. ^_^
응원해 주신 모든분들.. 정말 감사드리구요!
오늘 후기~ 여기서 마칩니다!! ^__^
아.. 혹시라도!!
"그렇게 도움이 되냐? 오호라.. 나.. 너 응원하고 싶은디?" 라는 분이나..
"전화기가 문자보내달라고 울어요..ㅠ.ㅠ" 라는 분께서는..
응원메시지 보내주세용~ ^_^;; 무슨 광고같은..;
011-9732-2268 임다!!
라이딩 정보.
-----------------------
총 주행시간 : 6시간 51분.
평균속도 : 23.3km/h
거리 : 158.47km
최고속도 : 73km/h
코스 정보
------------------------
수원-양평까지는 길 좋음. 베스트.
양평-홍천까지는 그저 그런 길. 터널로 가지 말고 며느리 고개 넘어볼것. 넘을만 함. 메뚜기 주의.
홍천-인제까지는 중간까지는 괜찮으나..
이후 길이 좁아지면서 차량정체 심함.
갓길도 별로 없고 공사구역 많아서 자칫하면 사고위험 높음.
그러나 응원전은 기대해 볼만 함.. ㅎㅎ
신남-인제대교 사이 공사구간에.. 임시로 만들어 놓은 터널 있음. 주의요망.
꼭 테일라이트와 앞 라이트 키고 들어가세요..
짧은 터널이지만 안에 들어가면 정말 하나도 안보입니다. 당황했숨다..ㅠ.ㅠ
인제대교-인제 시내까지는 갓길 넓고 널널함.
중간에 터널이 하나 있지만 짧고 밝기 때문에 테일라이트 하나만으로 충분함.
오랜만의 설레임이 온 몸을 짜릿하게 만듭니다.. 음훗~! _-_
바로 내일! 내일이 근 1년여동안 기다리고 기다리던.. 수원-속초 라이딩을 떠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꺄아아아아!! '0'
와일드바이크 프리보드에 글을 올리기가 무섭게.. (사실은 한 20분 정도 지난..;;)
여기저기서 문자들이 막 날라오기 시작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아주 바빠진 멋대루야의 전화기. 문자 답장 보내느라 정신없숨다.. ^_^
정말 고마우신 분들 이십니다.
저를 알기는 커녕.. 제 얼굴도 모르시는 분들께서 막 응원문자를 보내주시는데..
정말 감동에 감동. 또 감동 먹었숨다..ㅠ.ㅠ
"자전거가 이래서 좋은거여.. 아흑..ㅠ.ㅠ"
그러던 와중.. 어떤분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멋대루야 님이시죠?"
"넹~"
"투어 가신다고 올리신거 같은데.. 같이 가면 안될까요?"
"오오~ ㅠ.ㅠ 저야 좋죠~! ^_^"
그래서 어찌어찌.. 이러이러 해서 서울 사시는 한 라이더 분과 내일 아침 만나기로 하고..
그리고 잠이 듭니다.. 스르르르~~~
4일 아침.
전날 챙겨두었던 짐을 찾아매고.. 약속장소로 나갑니다.
약속시간인 7시. 시간 칼같이 맞춰 찾아오신 라이더분..
(죄송합니다.. 라이딩 하면서도 성함과 아이디를 여쭙지 못했네요.. 제 불찰입니다..ㅠ.ㅠ)
스페셜 M5에 1.25 끼셨더군요.. 으어어...ㅠ.ㅠ
장비에 약한 멋대루야.. 별별 생각을 다 합니다..
'이거이 오늘 죽는거 아녀? ㅠ.ㅠ'
'오메.. 타이어 바라..ㅠ.ㅠ 굵기가 내 엄지손가락보다 얇잖아! ㅠ.ㅠ'
'제발 살려달라고 빌어볼까..ㅠ.ㅠ'
'아흐흑...ㅠ.ㅠ'
그리고 나서 그분이 하시는 말씀에.. 전 오늘 타다가 뼈를 묻어야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숨다..
"서울서 여기까지 오는데 30~40놓고 왔어~"
"엊그제 땅끝마을 가다가 체육관 관장 무릎이 나갔데.. 나 쫓아오다가.."
ㅠ.ㅠ ㅠ.ㅠ ㅠ.ㅠ ㅠ.ㅠ
평소에 평지평속 25km/h 가 나오면..
"와싸! 신기록이다아아아~!!" 라고 좋아했던 생각이 문득 났습니다..ㅠ.ㅠ
오늘.. 죽었슴다..ㅠ.ㅠ
아니나 다를까.. 선두를 스시는데.. 장난이 아님다..ㅠ.ㅠ
평소에 경찰청에서 죽전 사거리까지 30분 정도 걸렸는데..
이분은 정확히 16분만에 주파하심다..ㅠ.ㅠ 전 뒤에서 헥헥거리면서..ㅠ.ㅠ
죽전 사거리에서 오포 가는 끈덕진 업힐.
뒤에서 보니 고수의 자세가 나오심다..ㅠ.ㅠ
빠른 페달링으로 여유있는 업힐.
음.. 오늘 많이 배웁니다~ ^_^
자~ 광주를 지나~ 머.. 그분이 선두를 스셔서 길 잘 모름다~ 그냥 쫓아갑니다..
속도계를 보니.. 평속 25.4km/h
[신기록임다!!! 오오오..ㅠ.ㅠ]
으흐흐.. 기분 업~~~!!!!
자.. 이제 슬슬 음식점 간판에서 '양평'이라는 글씨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것은!! 양평이 다 왔다는 증거~! 으하하..ㅠ.ㅠ
자.. 양평을 지나~ 홍천으로 향합니다!
음.. 근데 이분.. 속도를 잘 못내십니다. 하긴.. 그럴만도 하죠.
서울 강남에서 수원까지 30~40km/h 로 오시고..
또 양평까지 계속 선두를 스셨으니... 저라면 벌써 퍼졌을 겁니다..
대단하십니다..ㅠ.ㅠ
아무래도 제가 선두를 서서 끌어드려야 겠다는 생각에..
"제가 선두 슬께요~~"
라고 말씀드린후 앞으로 나갔는데.. 한참 있다가 뒤를 보니까..
안보이십니다...ㅠ.ㅠ
어으어..ㅠ.ㅠ 제가 실수한것 같습니다..
그 분 페이스에 맞춰서 끌어드려야 했는데... 너무 제 생각만 하다보니..
지금와서도 너무 죄송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ㅠ.ㅠ
한번 기다려보기로 하고 마냥 기다립니다..
얼마 안있어 오시는게 보입니다. 저 먼저 홍천 가서 기다리라고 하십니다..
저는 제 페이스대로.. (사실은 페이스고 뭐고 없습니다..ㅠ.ㅠ)
계속 갑니다.. 어으어.. 덥습니다..ㅠ.ㅠ
이제 머 물을 아무데나 막 뿌려댑니다. 다리에도 뿌리고..
또 꼴에 뚜르드 프랑스 봤다고 쓸데없는데서 해머링 칩니다.. -_-;; 객기죠 객기..ㅠ.ㅠ
온몸에 물을 뿌리고 나니까 오메.. 무쟈게 시원함다..
음.. 계속 달리다 보니 문득 생각이 나는게..
'홍천에 며느리고개가 있다고 하던데.. 지도 보니까 여기 어디쯤 있었는디.. 음..'
'그렇게 빡씬가~? 함 올라가 보지 뭐..'
이제 길 가면서 '며느리' 자만 보아도 흥분합니다..
['며느리' 해장국 집]
"오오오오오옷~~~"
[우리집 '며느리'가 만든 올챙이 수제비. 집에서 먹는 밥 다음으로 맛있음]
"며느리이이이!!!!!"
-_-;;
어느정도 가다보니.. 오잉??
산 봉우리에 누가 전봇대를 박아놨습니다. 음..
'군인들 있는덴가?'
'며느리고개가 이쪽인데.. 그렇다묜!!'
아니나 다를까.. 산봉우리에 박혀있는 전봇대.
그것이 며느리고개의 정상이었던 것입니다..ㅠ.ㅠ
올라가는길..
왠노메 메뚜기들이 바닥에 진을 치고 앉아있습니다.
'음.. 일광욕 중인가?'
피하면서 가다보니 이거이 지그재그로 가는게 쉽지가 않습니다.. 가뜩이나 힘들어 죽겠구만..ㅠ.ㅠ
그냥 가기로 합니다.. ;
"우지끈.."
"우지직.."
"파드드득~~ 빠지직.."
으으...ㅠ.ㅠ
'그냥 너네덜 운명이니~ 혀라..ㅠ.ㅠ'
'힘들어 죽갔는디 너네덜 피해갈라믄 나 오널 퍼진다..ㅠ.ㅠ'
라고 스스로 최면을 겁니다..
어라.. 근데.. 얼마 안올라왔는데 끝이 보입니다..
설마설마 했는데.. 정말 끝이 났습니다.. _-_;;
음.. 기대했던 것 보다는 약간 싱겁습니다..;;
올라왔던 것 만큼의 다운힐. 재밌숨다~ 와하하하하!!!
"메뚜갸~ 비쿄!! 냐하하하!!" (메뚜갸=메뚜기야~) -_-;
신나게 쏩니다.. 여기서.. 멋대루야 오늘의 최고시속 나옵니다.. 73km/h
음.. 얼마 안 있어서 안 건데..
며느리고개를 관통하는 터널이 있었답니다...ㅠ.ㅠ 왜 사서 고생을 했을까..ㅠ.ㅠ
며느리 고개를 지나.. 후다다다닥!! 홍천 초입까지 옵니다.
홍천에서 그분을 기다리는 도중에.. 핸드폰을 꺼내봤습니다..
오오옷!!
정확히.. 3일 밤/4일 새벽, 4일 오후까지 온 문자가..
45통입니다..ㅠ.ㅠ 가만.. 히 앉아서 생각해봅니다. {진지모드 --;}
'음.. 내가 이렇게 좋은 사람인가?'
'그건 아닌데..;;'
'음.. 그럼 이건 뭐란말야! 어으어..ㅠ.ㅠ'
'그려.... 자전거가 이래서 좋은거샤!!!'
결론은...
[자전거는 사람을 좋게 만든다] 입니다..;; 쿨럭.
답장을 다 보내드리고 난 다음에 얼마 안 있은후 그분이 옵니다.
홍천시내가서 버스타고 서울 가겠으니.. 투어 잘 하고 오라 그러십니다.
음.. 사실은 아까 양평에서도... 코스를 바꿔보자는 말씀을 하셨습니다만..
작년에 대관령을 못 넘은게 한이 맺혀서..
이번만은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ㅠ.ㅠ 죄송합니다..ㅠ.ㅠ
[꿈은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한이 되죠. 저한테는 대관령 라이딩이 꿈이었지만..
지금은 한이 맺혀있습니다..ㅠ.ㅠ]
이제 홀로 가는 길.
하나와 둘의 차이는.. 정말 컸습니다.
불어오는 맞바람의 고통과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한 두려움.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
그 모든게 다 합쳐져서.. 결국엔..
배고픔으로 밀려옵니다...;; 이제 '밥'만이 살 길입니다..ㅠ.ㅠ
근데..ㅠ.ㅠ 홍천 시내를 빠져나가니 밥집이 없습니다.. 아흑..ㅠ.ㅠ
그런데 그순간!!!!
저의 눈에 띄이는 것은!!
[*** 막국수. 맛이가 기가막혀! 꺄아아~] --> 사실무근..;
이라는 현수막!!! 그리고 그 밑에는!!
[전방 500m]
오오오옷!!!!!!
제가 쓴 버들강아지 투어 후기를 보신분들은 아실겁니다..ㅠ.ㅠ
제가 얼마나 밥에 환장하는줄..;;
"500미터가 대수냐!! 내 단숨에 달려가서 먹어주마! 후르릅~~ '0'"
여기서.. 멋대루야의 평지 최고시속 신기록 나옵니다..ㅠ.ㅠ 58km/h
앞으로 당분간 깨지지 않을 듯 싶군요..ㅠ.ㅠ
혹시.. 이틀동안 굶겨놓고 1키로 전방에 밥 한공기를 같다놓아주신다면 깨질지도..;
막국수를 아주 맛나게 먹고!!
물을 채운 뒤 한.. 30분 정도 쉬고 다시 출발합니다.
음.. 이제부터는 정말 외로운 싸움입니다. 홍천-인제. 대략 70~80km 정도 되는 것 같던데..
꼴에 또 강원도라고.. 가면 갈 수록 오르막은 정말 많습니다..ㅠ.ㅠ
"훅.. 훅.. 훅..."
"아악.. 이제 왠만큼 왔겠지!!"
[인제 52km]
"아아악...ㅠ.ㅠ"
"헥..헥..헥...ㅠ.ㅠ"
"워메... 워메...ㅠ.ㅠ" ('워메'는 멋대루야의 다기능 감탄사 입니다..;;)
[인제 25km]
"어으어..ㅠ..ㅠ"
그러기를 여러번..
이제 슬슬.. 종아리에서 이상한 조짐이 보입니다.. 그것은 바로!!!
[쥐!!!!!! --;;]
이노무게.. 종아리서부터 꿈틀꿈틀 올라오더니..
"너... 다리에 힘 한번 지대로 주면 아주 기냥 요절을 내버릴껴!!"
라는 식으로..ㅠ.ㅠ 힘을 줄때마다 꿈틀~ 꿈틀~~ 아파옵니다..ㅠ.ㅠ
힘든 업힐. 기어다운으로 rpm을 조금만 높이면..
"어딜 감히!! 빨랑 안올라가!!"
라는 식으로..ㅠ.ㅠ 아주 요동을 칩니다.. 으어.. 도저히 못참겠슴다.. 그냥 요절 날랩니다..ㅠ.ㅠ
"에잇! 해볼테면 해봐라! 꾸욱!"
"어쭈~ 디지고 싶어 환장했구나아~ 냐아아아아~~"
"워메?! 아아아악!!! ㅠ.ㅠ"
결국엔 자전거에서 내리고..ㅠ.ㅠ
얼핏 본 스트레칭을 취하는 자세를 해봤더니 조금 괜찮아집니다..
그런데 옆에서 수박장사 하시는 아저씨의 말씀..;;
"이봐요~ 왜 전봇대를 쓰러뜨릴라 해요~ 허허~ 참..;"
-_-;; 할말을 잃었숨다..;;
암튼.. 왠만큼 괜찮아 진 것 같아 다시 자전거를 타고 인제로 출발!
오늘 목표는 인제로 합니다.
원래 속초까지 가려 했지만.. 민박집 요금과 기타 여러여러한 이유로..;;
얼아 안 있은 후.. 어라..?
차가 밀려있숨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쑈가 벌어집니다..;;
봉고차에 탄 아줌마들.. 창문을 열고 단체로 "화이팅!!!!"
할리데이비슨 같은(?) 오토바이를 타고 가시는 분들..
(정말 많았습니다.. 20명 정도요..)
저랑 속도 맞춰가면서 10분여동안 응원전.. ㅎㅎ
근데 정말 신기하더군요 그 오토바이.. 오토바이에서 에어콘도 나온데요..ㅠ.ㅠ
정말 반가웠던 경기대 학교버스에서 뒷 창문을 열고 "힘내세요!!"
정말이지..
그때는 정말 좋았습니다... 으.. 이 맛에 투어하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료요.
그렇게 많은 사람의 응원을 받은건 생전 처음이거니와..
딱 힘들때.. (보통.. 사점이라고 하죠.) 뜻밖의 응원전이 터져나와서..
ㅎㅎ 암튼.. 기분 좋게~ 신남휴게소까지 갔습니다. ^_^
신남휴게소까지의 길은.. 언덕이 좀 많은데도 불구하고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응원의 힘이란~ 꺄하!!
신남휴게소에서 얼마가지 않아 인제대교가 나오더군요..
근데 궁금한게.. 서울-속초 방면의 인제대교는 약간 내르막인가요?
내르막이었던 것 같은데.. 다리가 어떻게 내르막으로 지어지죠? 허허.. 신기할 따름이네요...^_^
드디어 인제로 빠지는 길!!!
와.. 근데..
인제는 지금 축제분위기 입니다..
그렇게 크지 않은 동네임에도 불구하고..
'내린천 레포츠 축제'로 여기저기서 경주가 벌어지고 있구요..
산악자전거도 포함되어 있다던데 아쉽게도 동호인들은 보이지 않더군요.. 기간이 지났나?
암튼.. 민박을 잡고.. 씻고~ 바로 피씨방 와서 후기 씁니다...^_^
오늘 연락주셨던 많은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ㅠ.ㅠ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이 보여도...
달리면서 가장 힘이 되어주셨어요.. 정말루요.
이번 투어. 문자보내주신 어떤 분의 말씀처럼..
정말 제 인생의 한 획을 그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내일은.. 미시령을 넘어서 속초-양양을 거쳐 한계령 까지 넘을 생각입니다.
머.. 될지 안될지는 모르지만요.. ^_^
응원해 주신 모든분들.. 정말 감사드리구요!
오늘 후기~ 여기서 마칩니다!! ^__^
아.. 혹시라도!!
"그렇게 도움이 되냐? 오호라.. 나.. 너 응원하고 싶은디?" 라는 분이나..
"전화기가 문자보내달라고 울어요..ㅠ.ㅠ" 라는 분께서는..
응원메시지 보내주세용~ ^_^;; 무슨 광고같은..;
011-9732-2268 임다!!
라이딩 정보.
-----------------------
총 주행시간 : 6시간 51분.
평균속도 : 23.3km/h
거리 : 158.47km
최고속도 : 73km/h
코스 정보
------------------------
수원-양평까지는 길 좋음. 베스트.
양평-홍천까지는 그저 그런 길. 터널로 가지 말고 며느리 고개 넘어볼것. 넘을만 함. 메뚜기 주의.
홍천-인제까지는 중간까지는 괜찮으나..
이후 길이 좁아지면서 차량정체 심함.
갓길도 별로 없고 공사구역 많아서 자칫하면 사고위험 높음.
그러나 응원전은 기대해 볼만 함.. ㅎㅎ
신남-인제대교 사이 공사구간에.. 임시로 만들어 놓은 터널 있음. 주의요망.
꼭 테일라이트와 앞 라이트 키고 들어가세요..
짧은 터널이지만 안에 들어가면 정말 하나도 안보입니다. 당황했숨다..ㅠ.ㅠ
인제대교-인제 시내까지는 갓길 넓고 널널함.
중간에 터널이 하나 있지만 짧고 밝기 때문에 테일라이트 하나만으로 충분함.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