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령과 한계령.
두 곳 모두 다... 자동차로만 가 보았던 그곳.
오늘.. 설악의 두 고개를 넘으러 갑니다.. 쌀떨립니다.. 어으어...ㅠ.ㅠ
아침에 일어나서 주섬주섬 짐을 챙긴후...
8키로쯤 달리다가 근처 막국수집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때운 후.. 다시 출발.
이때까지는 별 문제 없었숨다.. ㅎㅎ
미시령으로 가는 길.
길 좋숨다.. 오른쪽에는 계곡을 끼고 굽이굽이 돌아 나가는 길.
왕초보 인 것을 망각하고 미시령 초입부터 오버페이스 합니다.. 어으어..ㅠ.ㅠ
죽겠숨더.. 속도계 보니까 평속 22km/h 가 나왔던데..
세미슬릭끼고 이정도라면.. 어제 라이딩이 많이 힘들긴 힘들었나봅니다..ㅠ.ㅠ
가다가 맘씨 좋은 아주머니께 아이스크림과 물, 음료수를 얻어먹고..
(사실.. 사먹긴 했지만 엄청 깎아 주시더군요.. 다 합해서 천원..;;)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20분 정도 쉰 다음에 다시 출바아알!! ㅎㅎ
음.. 이제 슬슬.. 오르막이 나올랑 말랑.. 합니다..
어라.. 근디 옆 표지판을 보니 [미시령 5km] ..
거의 다 왔는데 언덕은 그냥 구릉.. 정도입니다.
쉽게 쉽게 넘어갑니다.. 허허.. 미시령도 별거 아니구만~~ㅎㅎ
설렁설렁 넘어갑니다.. 아주 설렁설렁.. ㅎㅎ
한굽이 돌고.. 한 굽이 돌고..
가끔씩 끈더억.. 진 업힐이 있지만 머.. 그냥저냥 올라갈만 합니다.. 그런데..ㅠ.ㅠ
어헉...ㅠ.ㅠ
갑자기 아스팔트가 벌떡 일어습니다..ㅠ.ㅠ
"넘어볼테면 넘어 바 짜샤.. 으하하하!!"
"워메...ㅠ.ㅠ"
죽습니다 아주..ㅠ.ㅠ
때맞춰 내리쬐는 땡볓..
"으으.. 망할녀석.. 타이밍 하난 쥑이는구만..ㅠ.ㅠ"
물을 온 몸에 뿌립니다.. 좀 낫다.. 싶더니 금새 마르더군요..ㅠ.ㅠ
어으어.. 정말 장난 아닙니다..ㅠ.ㅠ 엄청 힘듭니다..ㅠ.ㅠ
너무 힘들어 막.. 욕이 나올라 해도 말 할 힘도 없습니다..ㅠ.ㅠ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
내려쮜는 햇빛.
눈 앞에 펼쳐지는 아늑.. 한 오르막.
정상이요? 보이지도 않습니다..ㅠ.ㅠ 보이는건 건너편에 있는 또 다른 오르막..ㅠ.ㅠ
경사는 그리 높지 않지만 가끔씩 급커브의 경사는..
거의 산에서의 '그것'과 비슷합니다..
"저..저기만 돌면 정상이겠지...ㅠ.ㅠ"
어림 없숨다...
"아..ㅠ.ㅠ 약간이라도 평지가 나왔으면...ㅠ.ㅠ"
이것도 마찬가지..ㅠ.ㅠ
지나가서 응원을 해주는 사람들에게 답해줄 여력도 없습니다.
그냥.. 땅만보며 마냥 페달질만 해 갑니다..ㅠ.ㅠ
페이스고 뭐고 없숨다. 그냥 올라갈 뿐.
말 그대로 자신과의 싸움. 그것입니다.
혼자서 가는 길. 너무 힘듭니다.
내려서 끌고 가고 싶은 마음이 절실하지만..
그렇게 되면 또 후회가 남을 것 같아 그러지 못합니다.
어거지로라도 타고 갑니다.. 이제 평속이고 뭐고 없습니다.
저 넘어 보일랑 말랑 하는 봉우리. 거기에만 올라가면 됩니다.
고개를 들어 표지판을 보면..
미시령 까지 남은 거리에 질려 포기할 것 같아 보지 못합니다..
그런데..ㅠ.ㅠ
정상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어으어...ㅠ.ㅠ
인간의 힘은 정말 대단합니다..ㅠ.ㅠ
멀리서 보니.. 봉우리에 전봇대를 꽂아놓는거에는 기가 안 찼나본지..
아얘 터를 잡아 놨습니다..;;
"다 온건가...ㅠ.ㅠ 아흐흑...ㅠ.ㅠ"
오른쪽으로 굽이치는 마지막 언덕이 보입니다.
지금까지 잘 해왔습니다. 한번도 안쉬고.. 한번도 안내리고 왓숨다..
어으어.. 스스로 대견해 합니다.. 으으으...ㅠ.ㅠ
미시령은 그렇게.. 저에게 다가왔숨다.. (아이고.. 이뿐고..;;)
엘지 주유소 푯말이 보이고..
(저는 그게 정상인줄 알았는데.. 한 20미터 더 가야되더군요.. 망할...ㅠ.ㅠ)
드디어 미시령 정상.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한번씩 다 쳐다봅니다...;;
화장실에서 좀 씻고..
정말 애타게 기다려왔던 포카리스웨x를 마신 다음..
한번 얼마나 올라왔다 구경좀 하러 갔는디.. 으미...ㅠ.ㅠ
정말 믿어지지 않습니다. 제가 여기를 올라왔다니..
위에서 보니.. 정말 말도 안나옵니다..ㅠ.ㅠ
반대편으로 가서 내려갈 길을 보니... 까마득.. 합니다..ㅠ.ㅠ
경사도 꽤 있고.. 위험할 것 같습니다.
시계를 보니 11시 30분. 인제에서 딱 4시간 걸렸습니다. (밥먹은 시간 포함.)
음.. 한 30분쯤.. 쉬고나서.. 이제 내려갑니다.
음훗~ 정말 재밌을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 웨이'
'음.. 이게 바로 내려가다가 브레끼 슈가 녹아버린다는 미시령 다운힐인가?'
'가다가 브레끼 슈가 녹으면 어떻하지? ㅠ.ㅠ'
'머 어째... 그냥 자빠져야지..ㅠ.ㅠ'
근데 생각해보니..
어차피 내려가면 속도가 최소한 40~60은 나올텐데..
그 속도에서 자빠지면.. 뼈도 못추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씨.. 올라오는것 보다 더 빡쎈거 아냐? ㅠ.ㅠ'
온갖 잡생각들을 다 하고 있는데.. 멋대루야. 이상한 표지판을 하나 발견합니다.
[브레이크 과열로 인한 사고가 많이 일어나오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워메...ㅠ.ㅠ
어찌되었든.. 계속 여기에 있을 수는 없는 법..
그냥 다짜고짜 내려갑니다.. 쓔우웅...
와.. 생각보다 재밌숨다. 브레끼도 잘 들고..
중간에 맞은편에서 오던 어떤 미x녀석이 중앙선을 넘어 앞차를 추월하려다..
간신히 피했숨다.. 어으어.. 간떨려라..ㅠ.ㅠ
속도가 꽤 나옵니다.. 으으으.. 덜덜덜덜덜..
코너링 너머로 보이는 아득한 절벽. 브레이크 타이밍 놓치면 끝장납니다..ㅠ.ㅠ
그냥 브레끼 잡을라 했더니 뒤집힐 것만 같숨다.. 웨이백 해줍니다.
내려가는 도중엔 반대편 차선이 엄청 밀려있더군요.
계속 내려갑니다... 속도계를 언뜻 보니 60km.. 70km..
우와.. 무쟈게 재미납니다.. 으허허..
내려가고 내려가~ 속초에 도착. 1시간도 안 걸린 듯 싶습니다. ㅎㅎ
음.. 속초. 생각보다는 꽤 큽니다. 바로 양양가는 7번국도.
와.. 차들 엄청 밀립니다..ㅠ.ㅠ
속초에서 양양까지.. 차로 가는 것 보다 자전거로 가는게 훨씬 빠를겁니다 아마...;
갓길도 별로 없고.. 약간 위험합니다만.. 그냥 저냥 갑니다.. 허허..
음.. 근데..
이런..;; 또 배고픕니다..ㅠ.ㅠ
그런데 신기하게도..
'음~ 냉면이 먹고 싶은데~' 라고 생각을 한 후 10초도 안 지나서..
길 옆에 냉면하는 식당이 눈에 띄입니다.. ㅎㅎ
하늘에서.. 저의 배고픈 마음을 아셨나봅니다.. 아흐.. 고마우셔라...ㅠ.ㅠ
가져오신 냉면을 보니..
오오.. 얼음 엄청 많이 넣어 주셨습니다...ㅠ.ㅠ 오늘.. 먹을 복은 터졌숨다.. 으하하하!!
냉면 정말 맛있게 먹고 난 후.. 다시 출발.
음.. 페이스가 좀 빠릅니다.
미시령 정상에서부터 양양까지 점심시간 한번쉬고 왔으니.. 힘들만도 합니다..
일단 한계령 입구까지 가서 쉬기로 하고.. 계속 전진!
으흐흐.. 오늘.. 아주 뽕을 뺍니다...;;
음.. 미시령과 한계령을 비교를 하자믄..
미시령은.. '나 잡숴보수~~' 하고 봉우리를 내 놓고 있는 반면에 한계령은..
'잡아볼테면 잡아바~ 짜샤!!' 라고 봉우리를 꼭꼭 숨겨놓고 있숨다.
한마디로..
'한계령이 훨씬 빡쎄다..' 는 거죠..;;
18키로 지점에 사람 진을 빼놓는 언덕이 하나 있구요..
(저는 그게 한계령 초입인줄 알았다는..;;)
그리고 오색약수까지는 널럴.. 하죠.
그리고 오색약수부터 본격적으로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음.. 잘은 모르지만 빡쎈 오르막만 한.. 10km 정도 되는 듯 싶네요.
암튼 엄청 깁니다...ㅠ.ㅠ
한계령 초입. 계곡 야영장 매점에서 탱크보이 세개..;; 생수 두통을 후딱 해치우고...;;
(정말 목말랐숨더..ㅠ.ㅠ)
또 생수 두통은 져지 뒷주머니에 저장. 언제라도 뿌릴 수 있게 뚜껑을 따 놓았구요..
말 그대로 중무장을 하고 올라갑니다..ㅎㅎ
음.. 근데 오색약수까지 가니까 퍼지더군요..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오색약수에서 조금 쉬고 갑니다..
쉬고 있는데 어떤 분이 오셔서...
"혹시.. 자전거 타고 오셨어용?"
"네..."
"한계령 넘어가시는 거에요?"
"넹"
오호라.. 알고보니 이분들은 25일째 전국일주를 하시는 분들이었고..
남자 두분. 여자 한분 이셨숨다.. 여자분.. 정말 대단합니다..ㅠ.ㅠ
앞 드레일러 손볼게 좀 있어서 먼저 가시라고 해 놓구서는..
한 10분 후에 쫓아갑니다. (앞 드레일러.. 만지다가 결국엔 포기한..;;)
어으어.. 근데 이분들 안보입니다...ㅠ.ㅠ
충분히 쉴만큼 쉬었고 쫓아간다고 쫓아갔는데... 와...ㅠ.ㅠ 정말 잘 타십니다.
계속 이어지는 한계령의 오르막.
미시령보다 더 빡쎄면 빡쎘지.. 호락호락하지는 않습니다.
와.. 정말 죽고 싶더군요.
그늘만 나오면 당장이라도 내려서 쉬었으면 좋겠다는 기분.
사람 잡는 살인적인 더위와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뜨끈뜨끈한 지열..
으으으.. 그렇게 내릴랑.. 말랑.. 하면서 가는데.. 어라..
저기.. 저어어어어어~~ 앞의 산 등성이가 이상합니다.
혹시..ㅠ.ㅠ 혹시..!!! ㅠ.ㅠ
그렇숨다.. 저기도 한계령의 올라가는길..
적어도 족히 6~7km는 되어 보였숨다..ㅠ.ㅠ 그러다가 우연히 보게된 표지판..ㅠ.ㅠ
[한계령 10km]
으헉...ㅠ.ㅠ 사람 죽습니다..ㅠ.ㅠ
거의 다 왔구나.. 생각했는데 10km 라..;; 이건 완전히 사람 잡습니다...ㅠ.ㅠ
감각이 없어진 궁딩이.
반쯤 감긴 눈.
이제 물 먹을 힘도 없습니다. 으으.. 그냥 양양에서 쉴걸..ㅠ.ㅠ
계속 올라갑니다. 어느덧.. 한계령 주봉이 나타나고..
앞에 보이는 오르막이 있으면.. 올라갑니다.
또 오르막입니다.. 올라갑니다.
미시령과 한계령을 넘으면서 느끼는 건데..
전 처음에는 '니까짓것!! 내가 넘어주마~~' 하는 생각이었지만..
음.. 오르막을 오를때는..
그 오르막과 싸우는게 아니라.. 그 오르막과 함께 오르는 거라고 느꼈숨다.
머.. 어려운 말이지만..;;
암튼.. 머.. 그건 그렇고.. '0'
계속 올라갑니다.. 헉헉...ㅠ.ㅠ
앞의 봉우리를 보니 길이 꼬불꼬불.. 계속 나 있습니다.
건너편 봉우리에도 길이...ㅠ.ㅠ
으어.. 질립니다...ㅠ.ㅠ
정말 내리고 싶어 미치겠습니다. 조금 편할 수도 있는데.. 왜 이런짓을 하는지..
또 후회가 되지만 계속 올라야 합니다.
그래야 더 큰 후회를 하지 않을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이.. 이노무 오르막은 어디까지야..ㅠ.ㅠ'
반대편에서 오는 차들한테 물어보고 싶습니다.
"하..한계령.. 얼만큼 남았어용? ㅠ.ㅠ"
머... 들릴 리가 없숨다. 대답할 시간도 없겠죠.. 그냥 휭~ 하고 내려가니까는..ㅎㅎ
음.. 근데.. 올라가고 있긴 하나봅니다.
아까 멀리 보였던 오르막을 결국엔 올라갔습니다.
하나하나씩 차근차근히 오르는 기분도 쏠쏠합니다.
한계령은 미시령보다 훨씬.. 훨씬 어렵습니다.
올라갑니다..ㅠ.ㅠ 저기 멀리 한계령 휴게소가 보입니다...ㅠ.ㅠ
거리도 얼마 안됩니다..ㅠ.ㅠ
"다 올라왔다..!ㅠ.ㅠ" 라는 생각보다는.. "살았다..ㅠ.ㅠ"는 생각이 더 먼져 듭니다.
꾸역꾸역.. 올라온 것이 벌써 3키로.. 6키로.. 10키로 째 입니다.
해냈습니다..ㅠ.ㅠ 어으어...ㅠ.ㅠ
한계령 정상에도 사람이 많았습니다.
20미터 정도를 남겨두고 양쪽으로 주차되어있는 차에서 박수소리가 들립니다.
한계령을 오르니..정말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번 투어의 마지막 목표였고, 그리고 또 해냈습니다..ㅠ.ㅠ
하지만..
'이제 초보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초보는.. 초보임으로 아름다운 것임다.. 으하하하!!
전 영원히 초보할랍니다. 왕초보. 함께해요~~!!! ^_^
아까 그분들은 벌써 올라오셔서 뒤쳐진 여자분 데릴러 갔숨다..
정말이지.. 무림의 고수들은 쌓이고 쌓였숨다...ㅠ.ㅠ
자전거 탈 때 신는 슬리퍼를 보니..
발 모양대로 푹.. 파였숨다..;; 얼마나 힘을 줬으면..ㅠ.ㅠ
암튼.. 그분들과 사진찍고.. 작별을 고한 후~ ^_^
한계령 다운힐.. 그리고 무난한 인제까지의 라이딩.
좋습니다. 오늘 아주 좋았습니다.
자전거 타기 시작한지 얼마 안됐지만..
최고의 시간이었습니다.. ^_^
라이딩 정보.
-----------------------
총 주행시간 : 6시간 43분
평균속도 : 18.8km/h
거리 : 126.86km
최고속도 : 66km/h
두 곳 모두 다... 자동차로만 가 보았던 그곳.
오늘.. 설악의 두 고개를 넘으러 갑니다.. 쌀떨립니다.. 어으어...ㅠ.ㅠ
아침에 일어나서 주섬주섬 짐을 챙긴후...
8키로쯤 달리다가 근처 막국수집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때운 후.. 다시 출발.
이때까지는 별 문제 없었숨다.. ㅎㅎ
미시령으로 가는 길.
길 좋숨다.. 오른쪽에는 계곡을 끼고 굽이굽이 돌아 나가는 길.
왕초보 인 것을 망각하고 미시령 초입부터 오버페이스 합니다.. 어으어..ㅠ.ㅠ
죽겠숨더.. 속도계 보니까 평속 22km/h 가 나왔던데..
세미슬릭끼고 이정도라면.. 어제 라이딩이 많이 힘들긴 힘들었나봅니다..ㅠ.ㅠ
가다가 맘씨 좋은 아주머니께 아이스크림과 물, 음료수를 얻어먹고..
(사실.. 사먹긴 했지만 엄청 깎아 주시더군요.. 다 합해서 천원..;;)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20분 정도 쉰 다음에 다시 출바아알!! ㅎㅎ
음.. 이제 슬슬.. 오르막이 나올랑 말랑.. 합니다..
어라.. 근디 옆 표지판을 보니 [미시령 5km] ..
거의 다 왔는데 언덕은 그냥 구릉.. 정도입니다.
쉽게 쉽게 넘어갑니다.. 허허.. 미시령도 별거 아니구만~~ㅎㅎ
설렁설렁 넘어갑니다.. 아주 설렁설렁.. ㅎㅎ
한굽이 돌고.. 한 굽이 돌고..
가끔씩 끈더억.. 진 업힐이 있지만 머.. 그냥저냥 올라갈만 합니다.. 그런데..ㅠ.ㅠ
어헉...ㅠ.ㅠ
갑자기 아스팔트가 벌떡 일어습니다..ㅠ.ㅠ
"넘어볼테면 넘어 바 짜샤.. 으하하하!!"
"워메...ㅠ.ㅠ"
죽습니다 아주..ㅠ.ㅠ
때맞춰 내리쬐는 땡볓..
"으으.. 망할녀석.. 타이밍 하난 쥑이는구만..ㅠ.ㅠ"
물을 온 몸에 뿌립니다.. 좀 낫다.. 싶더니 금새 마르더군요..ㅠ.ㅠ
어으어.. 정말 장난 아닙니다..ㅠ.ㅠ 엄청 힘듭니다..ㅠ.ㅠ
너무 힘들어 막.. 욕이 나올라 해도 말 할 힘도 없습니다..ㅠ.ㅠ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
내려쮜는 햇빛.
눈 앞에 펼쳐지는 아늑.. 한 오르막.
정상이요? 보이지도 않습니다..ㅠ.ㅠ 보이는건 건너편에 있는 또 다른 오르막..ㅠ.ㅠ
경사는 그리 높지 않지만 가끔씩 급커브의 경사는..
거의 산에서의 '그것'과 비슷합니다..
"저..저기만 돌면 정상이겠지...ㅠ.ㅠ"
어림 없숨다...
"아..ㅠ.ㅠ 약간이라도 평지가 나왔으면...ㅠ.ㅠ"
이것도 마찬가지..ㅠ.ㅠ
지나가서 응원을 해주는 사람들에게 답해줄 여력도 없습니다.
그냥.. 땅만보며 마냥 페달질만 해 갑니다..ㅠ.ㅠ
페이스고 뭐고 없숨다. 그냥 올라갈 뿐.
말 그대로 자신과의 싸움. 그것입니다.
혼자서 가는 길. 너무 힘듭니다.
내려서 끌고 가고 싶은 마음이 절실하지만..
그렇게 되면 또 후회가 남을 것 같아 그러지 못합니다.
어거지로라도 타고 갑니다.. 이제 평속이고 뭐고 없습니다.
저 넘어 보일랑 말랑 하는 봉우리. 거기에만 올라가면 됩니다.
고개를 들어 표지판을 보면..
미시령 까지 남은 거리에 질려 포기할 것 같아 보지 못합니다..
그런데..ㅠ.ㅠ
정상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어으어...ㅠ.ㅠ
인간의 힘은 정말 대단합니다..ㅠ.ㅠ
멀리서 보니.. 봉우리에 전봇대를 꽂아놓는거에는 기가 안 찼나본지..
아얘 터를 잡아 놨습니다..;;
"다 온건가...ㅠ.ㅠ 아흐흑...ㅠ.ㅠ"
오른쪽으로 굽이치는 마지막 언덕이 보입니다.
지금까지 잘 해왔습니다. 한번도 안쉬고.. 한번도 안내리고 왓숨다..
어으어.. 스스로 대견해 합니다.. 으으으...ㅠ.ㅠ
미시령은 그렇게.. 저에게 다가왔숨다.. (아이고.. 이뿐고..;;)
엘지 주유소 푯말이 보이고..
(저는 그게 정상인줄 알았는데.. 한 20미터 더 가야되더군요.. 망할...ㅠ.ㅠ)
드디어 미시령 정상.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한번씩 다 쳐다봅니다...;;
화장실에서 좀 씻고..
정말 애타게 기다려왔던 포카리스웨x를 마신 다음..
한번 얼마나 올라왔다 구경좀 하러 갔는디.. 으미...ㅠ.ㅠ
정말 믿어지지 않습니다. 제가 여기를 올라왔다니..
위에서 보니.. 정말 말도 안나옵니다..ㅠ.ㅠ
반대편으로 가서 내려갈 길을 보니... 까마득.. 합니다..ㅠ.ㅠ
경사도 꽤 있고.. 위험할 것 같습니다.
시계를 보니 11시 30분. 인제에서 딱 4시간 걸렸습니다. (밥먹은 시간 포함.)
음.. 한 30분쯤.. 쉬고나서.. 이제 내려갑니다.
음훗~ 정말 재밌을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 웨이'
'음.. 이게 바로 내려가다가 브레끼 슈가 녹아버린다는 미시령 다운힐인가?'
'가다가 브레끼 슈가 녹으면 어떻하지? ㅠ.ㅠ'
'머 어째... 그냥 자빠져야지..ㅠ.ㅠ'
근데 생각해보니..
어차피 내려가면 속도가 최소한 40~60은 나올텐데..
그 속도에서 자빠지면.. 뼈도 못추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씨.. 올라오는것 보다 더 빡쎈거 아냐? ㅠ.ㅠ'
온갖 잡생각들을 다 하고 있는데.. 멋대루야. 이상한 표지판을 하나 발견합니다.
[브레이크 과열로 인한 사고가 많이 일어나오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워메...ㅠ.ㅠ
어찌되었든.. 계속 여기에 있을 수는 없는 법..
그냥 다짜고짜 내려갑니다.. 쓔우웅...
와.. 생각보다 재밌숨다. 브레끼도 잘 들고..
중간에 맞은편에서 오던 어떤 미x녀석이 중앙선을 넘어 앞차를 추월하려다..
간신히 피했숨다.. 어으어.. 간떨려라..ㅠ.ㅠ
속도가 꽤 나옵니다.. 으으으.. 덜덜덜덜덜..
코너링 너머로 보이는 아득한 절벽. 브레이크 타이밍 놓치면 끝장납니다..ㅠ.ㅠ
그냥 브레끼 잡을라 했더니 뒤집힐 것만 같숨다.. 웨이백 해줍니다.
내려가는 도중엔 반대편 차선이 엄청 밀려있더군요.
계속 내려갑니다... 속도계를 언뜻 보니 60km.. 70km..
우와.. 무쟈게 재미납니다.. 으허허..
내려가고 내려가~ 속초에 도착. 1시간도 안 걸린 듯 싶습니다. ㅎㅎ
음.. 속초. 생각보다는 꽤 큽니다. 바로 양양가는 7번국도.
와.. 차들 엄청 밀립니다..ㅠ.ㅠ
속초에서 양양까지.. 차로 가는 것 보다 자전거로 가는게 훨씬 빠를겁니다 아마...;
갓길도 별로 없고.. 약간 위험합니다만.. 그냥 저냥 갑니다.. 허허..
음.. 근데..
이런..;; 또 배고픕니다..ㅠ.ㅠ
그런데 신기하게도..
'음~ 냉면이 먹고 싶은데~' 라고 생각을 한 후 10초도 안 지나서..
길 옆에 냉면하는 식당이 눈에 띄입니다.. ㅎㅎ
하늘에서.. 저의 배고픈 마음을 아셨나봅니다.. 아흐.. 고마우셔라...ㅠ.ㅠ
가져오신 냉면을 보니..
오오.. 얼음 엄청 많이 넣어 주셨습니다...ㅠ.ㅠ 오늘.. 먹을 복은 터졌숨다.. 으하하하!!
냉면 정말 맛있게 먹고 난 후.. 다시 출발.
음.. 페이스가 좀 빠릅니다.
미시령 정상에서부터 양양까지 점심시간 한번쉬고 왔으니.. 힘들만도 합니다..
일단 한계령 입구까지 가서 쉬기로 하고.. 계속 전진!
으흐흐.. 오늘.. 아주 뽕을 뺍니다...;;
음.. 미시령과 한계령을 비교를 하자믄..
미시령은.. '나 잡숴보수~~' 하고 봉우리를 내 놓고 있는 반면에 한계령은..
'잡아볼테면 잡아바~ 짜샤!!' 라고 봉우리를 꼭꼭 숨겨놓고 있숨다.
한마디로..
'한계령이 훨씬 빡쎄다..' 는 거죠..;;
18키로 지점에 사람 진을 빼놓는 언덕이 하나 있구요..
(저는 그게 한계령 초입인줄 알았다는..;;)
그리고 오색약수까지는 널럴.. 하죠.
그리고 오색약수부터 본격적으로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음.. 잘은 모르지만 빡쎈 오르막만 한.. 10km 정도 되는 듯 싶네요.
암튼 엄청 깁니다...ㅠ.ㅠ
한계령 초입. 계곡 야영장 매점에서 탱크보이 세개..;; 생수 두통을 후딱 해치우고...;;
(정말 목말랐숨더..ㅠ.ㅠ)
또 생수 두통은 져지 뒷주머니에 저장. 언제라도 뿌릴 수 있게 뚜껑을 따 놓았구요..
말 그대로 중무장을 하고 올라갑니다..ㅎㅎ
음.. 근데 오색약수까지 가니까 퍼지더군요..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오색약수에서 조금 쉬고 갑니다..
쉬고 있는데 어떤 분이 오셔서...
"혹시.. 자전거 타고 오셨어용?"
"네..."
"한계령 넘어가시는 거에요?"
"넹"
오호라.. 알고보니 이분들은 25일째 전국일주를 하시는 분들이었고..
남자 두분. 여자 한분 이셨숨다.. 여자분.. 정말 대단합니다..ㅠ.ㅠ
앞 드레일러 손볼게 좀 있어서 먼저 가시라고 해 놓구서는..
한 10분 후에 쫓아갑니다. (앞 드레일러.. 만지다가 결국엔 포기한..;;)
어으어.. 근데 이분들 안보입니다...ㅠ.ㅠ
충분히 쉴만큼 쉬었고 쫓아간다고 쫓아갔는데... 와...ㅠ.ㅠ 정말 잘 타십니다.
계속 이어지는 한계령의 오르막.
미시령보다 더 빡쎄면 빡쎘지.. 호락호락하지는 않습니다.
와.. 정말 죽고 싶더군요.
그늘만 나오면 당장이라도 내려서 쉬었으면 좋겠다는 기분.
사람 잡는 살인적인 더위와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뜨끈뜨끈한 지열..
으으으.. 그렇게 내릴랑.. 말랑.. 하면서 가는데.. 어라..
저기.. 저어어어어어~~ 앞의 산 등성이가 이상합니다.
혹시..ㅠ.ㅠ 혹시..!!! ㅠ.ㅠ
그렇숨다.. 저기도 한계령의 올라가는길..
적어도 족히 6~7km는 되어 보였숨다..ㅠ.ㅠ 그러다가 우연히 보게된 표지판..ㅠ.ㅠ
[한계령 10km]
으헉...ㅠ.ㅠ 사람 죽습니다..ㅠ.ㅠ
거의 다 왔구나.. 생각했는데 10km 라..;; 이건 완전히 사람 잡습니다...ㅠ.ㅠ
감각이 없어진 궁딩이.
반쯤 감긴 눈.
이제 물 먹을 힘도 없습니다. 으으.. 그냥 양양에서 쉴걸..ㅠ.ㅠ
계속 올라갑니다. 어느덧.. 한계령 주봉이 나타나고..
앞에 보이는 오르막이 있으면.. 올라갑니다.
또 오르막입니다.. 올라갑니다.
미시령과 한계령을 넘으면서 느끼는 건데..
전 처음에는 '니까짓것!! 내가 넘어주마~~' 하는 생각이었지만..
음.. 오르막을 오를때는..
그 오르막과 싸우는게 아니라.. 그 오르막과 함께 오르는 거라고 느꼈숨다.
머.. 어려운 말이지만..;;
암튼.. 머.. 그건 그렇고.. '0'
계속 올라갑니다.. 헉헉...ㅠ.ㅠ
앞의 봉우리를 보니 길이 꼬불꼬불.. 계속 나 있습니다.
건너편 봉우리에도 길이...ㅠ.ㅠ
으어.. 질립니다...ㅠ.ㅠ
정말 내리고 싶어 미치겠습니다. 조금 편할 수도 있는데.. 왜 이런짓을 하는지..
또 후회가 되지만 계속 올라야 합니다.
그래야 더 큰 후회를 하지 않을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이.. 이노무 오르막은 어디까지야..ㅠ.ㅠ'
반대편에서 오는 차들한테 물어보고 싶습니다.
"하..한계령.. 얼만큼 남았어용? ㅠ.ㅠ"
머... 들릴 리가 없숨다. 대답할 시간도 없겠죠.. 그냥 휭~ 하고 내려가니까는..ㅎㅎ
음.. 근데.. 올라가고 있긴 하나봅니다.
아까 멀리 보였던 오르막을 결국엔 올라갔습니다.
하나하나씩 차근차근히 오르는 기분도 쏠쏠합니다.
한계령은 미시령보다 훨씬.. 훨씬 어렵습니다.
올라갑니다..ㅠ.ㅠ 저기 멀리 한계령 휴게소가 보입니다...ㅠ.ㅠ
거리도 얼마 안됩니다..ㅠ.ㅠ
"다 올라왔다..!ㅠ.ㅠ" 라는 생각보다는.. "살았다..ㅠ.ㅠ"는 생각이 더 먼져 듭니다.
꾸역꾸역.. 올라온 것이 벌써 3키로.. 6키로.. 10키로 째 입니다.
해냈습니다..ㅠ.ㅠ 어으어...ㅠ.ㅠ
한계령 정상에도 사람이 많았습니다.
20미터 정도를 남겨두고 양쪽으로 주차되어있는 차에서 박수소리가 들립니다.
한계령을 오르니..정말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번 투어의 마지막 목표였고, 그리고 또 해냈습니다..ㅠ.ㅠ
하지만..
'이제 초보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초보는.. 초보임으로 아름다운 것임다.. 으하하하!!
전 영원히 초보할랍니다. 왕초보. 함께해요~~!!! ^_^
아까 그분들은 벌써 올라오셔서 뒤쳐진 여자분 데릴러 갔숨다..
정말이지.. 무림의 고수들은 쌓이고 쌓였숨다...ㅠ.ㅠ
자전거 탈 때 신는 슬리퍼를 보니..
발 모양대로 푹.. 파였숨다..;; 얼마나 힘을 줬으면..ㅠ.ㅠ
암튼.. 그분들과 사진찍고.. 작별을 고한 후~ ^_^
한계령 다운힐.. 그리고 무난한 인제까지의 라이딩.
좋습니다. 오늘 아주 좋았습니다.
자전거 타기 시작한지 얼마 안됐지만..
최고의 시간이었습니다.. ^_^
라이딩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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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주행시간 : 6시간 43분
평균속도 : 18.8km/h
거리 : 126.86km
최고속도 : 66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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