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말 오래간만에 투어후기를 쓰는군요. ^^
이번에는 투어후기가 아닌 사고후기로 인사를 드립니다. --;;
사고일시 : 8월 9일 토요일 오전 11시경
사고장소 : 삼성산 천주교성지쪽 배드민턴장 부근
사고경위 : 운전자의 경험부족으로 인한 전복사고 ㅡ.ㅜ
주일투어가 불가능한 저로써는 언제나 토요일 오전이 라이딩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입니다. 전날 비가오긴했지만 당일아침하늘을 바라보니 도저히 산에 안들리고 출근을 할 수가 없겠더군요. 업무가 많아 출근을 해야했는데 잠깐 몸만 풀고 간다는게 화근이었습니다.
암튼 평소다니던 고시원쪽 업힐을 시작해서 삼성산의 작은 산책로를 거닐기 시작했습니다.
그리 덥지도 않고 간간히 내리는 물고랑을 넘을 때 튀는 물의 차가운 기분이 무척이나 좋게 느껴지는 시간이었죠. 이 코스는 시간날때마다 들리고 비가 온 뒤이건 밤이건 언제나 혼자 다니던 길이기에 익숙한 코스입니다. 물론 보호대는 완전무장 상태였구요.
사고가 난건 천주교 성지를 지나 자갈밭 다운힐을 하기위한 진입구간 이었습니다.
대략 30cm정도의 턱을 내려가면서 돌길이 시작되는 코스이죠.
즐거운 내리막질을 위해서 몸을 약간 뒤로 한 상태로 앞바퀴를 진입시켰습니다.
그순간…
마치 공포영화에서 땅속에서 괴물이 발목을 잡아당기는 땅이 앞바퀴를 잡아끌었습니다.
바퀴가 땅에 닿으면서 바로 스포크중간까지 푹 빠져버린거죠. 마치 갯벌에서 뛰면 신발이 빠지듯이 땅에 앞바퀴가 닿자마자 땅으로 쑥 꺼져버리면서 바퀴가 잠겨버리고 전 앞으로 전복이 되었습니다.
퍽! 하는 충격이 있은후 정신을 차리고 다리를 보니 이런…
무슨 전쟁영화때 본 찢긴 흔적이 제 왼쪽다리에 보입니다.
피는 위로 솟구치고 그 아래로 붉은 피부와 하얀색 근육 그리고 뼈가 보이더군요.
그것도 하필 무릎뚜껑(?)바로 위라니 ㅡ.ㅜ
겁이나서 우선 무릎아래를 눌러봅니다. 히유~ 느낌이 있습니다.
평상시 보호대위치라면 안다쳤을자리인데 이녀석이 좀 헐떡거리면서 타다보면 조금씩 흘러내리는데 마침 조금 흘러내려있었던 그 빈틈이 돌에 가격당한 모양입니다.
곧이어 밀려오는 통증과 후회…
그리고 정신을 차리니 주변 배드민턴장에서 어르신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립니다.
심차 : 도와주세요오~
어르신들 : ….
심차 : 도와주세요오~
어르신들 : 네어~ 필요없어요 @@
심차 : 아저씨~ 좀 도와주세요~
어르신들 : 아 거 뭐라그러는거야?
심차 : ㅠ.ㅠ “사람살려!”
어르신들 : 오잉? 후다다닥
그렇습니다. 사고가나면 도와주세요가 아니고 사람살려!라고 소리를 질러야 하는것이었습니다. 나중에 말씀하시는데 아이스크림 사달라고 그 산까지 올라오는 청년이 있어서 그런 장사인줄 알았다고 하시더군요. ㅡ.ㅡ
암튼 그렇게 해서 일단 사람들이 모이고 결국 심차는 119 구조대에 의해서 병원 응급실로 후송이 되었습니다. 처음엔 119대원 두분이서 오셨는데 산세가 험해서인지 좀 튼튼해보이는 특별틱(?)한 구조대원들로 바뀌더군요. 산에서 저 들쳐매고 내려오시느라 정말 고생들 하셨습니다. ^^;;
다행이도 병원은 한가했고 바로 소독이 시작되었습니다.
넘어진곳이 진흙이어서 상처가 무척이나 지저분해서 도대체 소독약을 몇병을 가져다가 붓는지 기억이 안나네요. 처음 소독을 시작할때는 정말 까무러치는줄 알았습니다. ㅡ.ㅜ
그리고는 X레이 촬영 – 뼈 이상 없음
주변신경손상 – 없음
그렇게해서 바로 근육과 피부를 꼬매고 반 깁스를 한 후 오늘 퇴원을 했습니다.
지금은 깁스는 풀은 상태이고 대신 제 옆에는 목발이 준비되어있네요. 앞으로도 2주는 이렇게 지내야할거같고 재활운동하고 다시 잔거를 타려면 이 여름은 끝이나겠군요. -.-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 몇가지 중요한 사항을 적으면서 사고 후기를 마칠렵니다.
1. 산행은 가급적 혼자하지 말라
저도 거의 대부분 혼자 산행을 즐기는 편인데 이번처럼 사고를 당하고 나니 만일 주변에 등산객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2. 꼭 혼자해야한다면 코스주변을 정확히 이해하라
사고가 난곳이 어디인지 119대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도록 주변의 지형지물이나 코스번호(산악조난에 대비해서 등산로 곳곳에 K-9등의 숫자와 기호로 표기되어있습니다)를 알고 계셔야합니다. 저도 혼자다니면서 이걸 숙지해놓은 덕에 구조대가 바로 코스를 찾아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3. 보호대는 무조건 해라(하기싫으면 산에도 가지마라)
무릎을 제외한다면(이곳역시 보호대가 정상적으로 채워졌다면 안다쳤을겁니다) 제 몸에는 어떠한 상처도 없습니다. 다 보호대가 막아준거죠.
돈이없어서… 이런 핑계를 대는분들이 많습니다. 최고급 보호대도 한번의 사고로 인한 비용보다 저렴하며 정 돈이없다면 잔거부품을 빼서 팔아서라도 보호대를 장만하시기 바랍니다.
4. 아는 코스라도 방심하지 마라
사고는 순간이며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습니다. 눈감고도 탈 수 있을만큼 익숙한 코스라도 언제나 조심하는게 안전한 라이딩의 기본이 될것입니다.
끝으로 구조해주신 배드민턴장의 어르신들, 그리고 남부, 관악 119대원분들과 자전거를 회수하느라 고생하신 마니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병간호를 해준 여친과 30넘은 자식놈 대소변 받아내느라 고생하신 아버지께 정말 죄송할 따름입니다.
아무쪼록 이런 후기가 안올라올수있게 모두들 안전한 라이딩 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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