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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내륙 투어 03

mulbul2003.08.16 11:58조회 수 74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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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상주의 푸른 들판입니다.

셋째날(8월4일)
다섯시반경에 일어났다. 일찍 움직여야 한 낮에 그늘에서 쉴 수 있는 여유를 부릴 수 있다.
그런데, 야영한 사람은 나밖에 없다.
경천대가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그냥 상주시민들의 당일치기 코스인 듯...
간간히 내리는 비를 맞으며 출발했다. 길은 이미 충분히 숙지한 상태다(당시의 내 생각).
916 지방도를 따라 동쪽으로 가다보면 풍산읍, 이어 안동이 나온다.
가다가 가는 빗줄기가 엄청난 폭우로 변한다. 판쵸를 꺼내 입고, 빗속을 달렸다.
텐트나 침낭은 자체로 방수되고, 그 외 짐들도 다 방수 주머니(등산전문점에서 개당 1,000원에 구매)에
넣은 터라 문제될 건 없다.
의외로 빗속 라이딩도 할만 했다. 적어도, 한 낮의 땡볕아래 라이딩보다는 훨 낫다.
가다보니, 비가 멎었다. 비개인 직후의 시골 공기는 너무도 상쾌하다.
또, 이 지역(상주 동쪽)의 시골 경치가 참 좋다.
녹색의 시원하게 펼쳐진 너른 들, 비개인 후의 새파란 하늘... 신나는 라이딩이다.
그런데... 916번 지방도가 국도를 만나 끊겼다.
표지판에 916번 지방도 가는 방향이 표시되야 하는 데... 그게 없다.
물어볼 사람도 안 보이고... 짐을 가볍게 한다고, 자세한 지도책은 가져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동쪽 길로 방향을 잡았다.
풍산, 안동이 다 동쪽에 있으니까... 크게 걱정하지도 않고...
근데, 이상하다. 더 이상 풍산이나 안동 표지판은 나오지 않는다.
대신 군위나 선산같은 이름이 표지판에 나타난다.
거리상으로 보면 풍천, 풍산이 나타나야 하는 데... 길을 잘 못 들었다는 직감이 든다.
하지만, 지금 위치를 정확히 모르니...
어디로 가야할 지 감이 안 잡힌다. 불안해 하면서 가다보니, 아침에 지났던 길로 다시 왔다.
환장하겠다. 두시간 이상을 한바퀴 돌아 원점에 선 것이다.
참을 인자를 마음에 새기며, 겨우 마음을 가라 앉혔다.
이번엔 문제의 갈림길에서 서쪽 방향의 길로 갔다.
조금 가다 보니, 낙동강을 건너는 다리가 나오고, 길은 다시 동쪽으로 방향을 튼다.
결국 다리때문에 길이 잠시 서쪽으로 방향을 틀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길은 표지판이 엉망이다.
물론 1번 국도같이 크고, 똑바로 난 길만 따라갈 거면 상관없지만...
작은 지방도를 타는 투어면 자세한 지도는 정말로 필수다.
가다보니, 하회마을과 병산서원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원래 계획대로면 들려야 하지만, 길을 잘못들어 시간을 넘 허비했다.
그냥 지나친다. 그래도 하회마을은 옛날에 함 가 봤다는 것을 위안삼으며...
풍산읍 조금 못 미친 곳에 있는 길가의 기사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 땡볕에 왠 고생이냐는, 동정의 눈길을 많이 받았다.
어쨋든 땡볕때문에 힘든 건 사실이다. 일사병을 걱정했을 정도니까...
안동가는 34번 국도에 들어섰다. 이건 국도가 아니라 고속도로다.
차들은 엄청 달리고, 길옆에 쉴 만한 그늘은 전혀 없다.
아까의 경험도 있고 해서... 안동과학대 가는 길로 빠져 나와 길을 물었다. 봉정사 가는 길을....
유홍준의 "문화유산답사기" 란 책에서 안동 "봉정사"를 소개한 글을 읽은 이후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그런데... 고맙게도(?) 빨리가는 지름길을 가르쳐 준다.
난 결국 이 길을 못 찾고... 다시 한바퀴 돌은 후, 표지판에 나와 있는 큰 길로 해서 봉정사를 찾아 갔다.
우씨, 그냥 길 묻지 말고, 표지판따라 갈 것을.... 오늘은 정말 안되는 날이다.
봉정사가는 길은 한마디로 예쁜 시골길이다.
큰 길(예를 들면, 1번 국도나 오늘 탔던 34번 국도)은 빠르나, 지겹고 쉬고 싶은 곳도 별로 없다.
그리고 회색(도로색)이다.
작은 길은 느리지만, 예쁘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녹색의 길이다.
봉정사에 도착하니 다섯시 정도다. 잔뜩 기대하고 들어 갔는 데...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되었다는 극락전은 해체후
다시 짜 맞추는 중이라 볼 수 없었고, 유홍준이 극찬한 영산암의 정원은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넘 작아 큰 감흥이 일어나지 않는다. 문화 유산의 가치는 볼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나 보다...
어쨋든 절집 분위기 자체는 소박한 가운데서도 기품이 있고, 아늑하다. 그래도 역시 오래된 절인지라...
절앞 주차장에 텐트를 쳤다. 화장실도 있고, 물도 있고, 매점도 있어
관광지 주차장은 야영하기 괜찮다는 생각이다.
매점에서 맥주한캔에 컵라면 먹고, 어영부영하다보니 날이 어두워졌다.
야간 라이딩에 대비해 라이트와 깜박이등 만반의 준비를 했는 데...
텐트를 가져가는 야영의 경우에는 야간 라이딩을 얼마든지 피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가 정식 야영장은 그리 많지 않지만 야영할 곳은 많다는 생각이다.
초등학교, 관광지 주차장, 도심 공원만 해도 반경 20~30km 내에 적어도 하나 정도는 있을 테니까.
걸어서 이동한다면, 야영지 찾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잔차를 탄다면 문제없다는 생각이다.
주행거리: 100km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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