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운산은 우리나라 섬에 있는 산 중 제주도의 한라산과 을릉도의 성인봉 다음으로 높아 정상에 항상 구름이 머문다는 곳이 남해의 망운산(785m)입니다.
망운산은 아직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곳이지만 금산의 명성에 가려 진가가 숨겨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금산에서는 볼 수 없는 그만의 독특한 매력은 무궁무진한데 금산이 동남쪽 바다 밖에 볼 수 없다면 망운산은 어느 방향으로도 조망이 거침없습니다.
동북쪽으로는 강진만과 진주만, 서남쪽으론 여수시와 오동도 앞바다, 서북쪽으론 하동의 섬진강 포구를 굽어볼 수 있고, 멀리 남해대교와 통영의 도서지방까지 섭렵할 수 있습니다.
최근 며칠동안 장마가 벌써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이상 전선이 계속 형성되어 맑게 게인날보다 흐리거나 비오는 날이 더 많습니다.
일기 예보를 보니 토요일 밤부터 시작해서 다음날인 일요일까지 여기 구미 지역에도 많은 비가 예상된다고 하더군요.
오늘(8/23, 토) 저희 동호회 장회장님이랑 내일은 틀림없이 비가 오니 남해나
갔다 오자고 둘이서 결정을 했지만 비가 온다는 일요일은 햇빛이 쨍쨍하고 날씨도 후덥지근하기만 합니다.
그렇지만 이왕 계획을 잡아 놓았기 때문에 이번주 정기라이딩은 1진은 초등학생 두명이 참석한지라 구미 근처를 라이딩 하기로 하고 저와 장회장님은 답사 라이딩을 핑계로 제차에 잔차 두대를 싣고 9시 50분쯤 남해를 향해 신나게 달렸습니다.
사천IC를 빠져나와 최근 개통한 명물인 창선도를 건너기 위해서 몇개의 다리를 건너야 되는데 사천시 대방동과 모개섬을 잇는 436m의 삼천포대교, 모개섬과 초양섬을 연결하는 202m의 초양대교 그리고 초양과 늑도를 잇는 340m의 늑도대교 마지막으로 늑도와 창선도를 잇는 340m의 창선대교...
이렇게 멋진 연륙교를 차례로 지나야 만이 창선도에 닿습니다.
또한 창선도는 창선교라는 다리가 있어 남해도와 연결이 되어있고 이 남해도 역시 경남 하동군과 남해대교로 연결되어 있는데 사실 이 모두가 섬이지만 어떻게 보면 모든 섬이 다리로 연결되어 이제는 마치 육지의 일부분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창선도 주민들은 다리가 놓여지는게 그 마을의 숙원사업 이었다지만 문명의
혜택을 받게된 대신에 이제는 외지 관광객들에게 너무 많이 노출되어 인심도 예전과 다르고 또한 섬전체가 많이 오염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창선대교를 건너 해안 일주도로를 따라 약 5km 정도 가다보면 단항
마을이라는 작은 어촌에 닿게 되는데 이 마을의 바닷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한눈에도 범상치 않은 아주 큰 나무가 홀로 외로이 서있는데 이순신
나무라는 별명을 가진 천연기념물 제 299호인 "창선면 왕후박나무"가 있습니다.
[특별히 이 나무는 후박나무 가운데서도 '왕후박나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데 왕후박나무는 식물학적으로 후박나무와 별 차이가 없어 그 이름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홀로 우뚝 왕처럼 서 있는 늠름한 자태를 보면 식물분류학의 의미가 아니라해도 '왕후박나무'라 부르고 싶어진다.
또한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지만 '울릉도 호박엿'이라는 게있다. 간식거리가 그리 많지 않던 시절, 단맛을 가진 엿은 최고의 간식거리였다. 그 중 으뜸이 바로 '울릉도 호박엿'이었다.
가위를 쩔렁이며 나타난 엿장수는 어김없이 '울릉도 호박엿 사세요'를 외치곤 했다......
원래 울릉도에서 만들어낸 엿은 호박엿이 아니라, 후박엿이다.
바로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후박나무의 껍질을 엿을 고을 때 첨가해 만들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후박나무가 주로 바닷가에서 사는 나무다 보니, 내륙 사람들은 후박나무를 잘 몰랐고, 발음이 비슷한 호박엿으로 바뀌었던 것이다.]
-고규홍의 이땅의 큰나무에서-
잠시 왕후박나무의 위용에 가슴을 썰어내리며 배도 점점 고파 창선교를 건너면 삼동이라는 바닷가 마을에서 회 한접시를 비우고 이곳에서는 원시어업의 한 형태인 죽방렴이 존재하는데 이곳의 해협은 남해도와 창선도를 가르는 좁은 해협으로서 워낙 물목이 좁아 물살이 빠를 뿐 아니라 간조 때에는 해협이 거의 드러날 정도로 물이 빠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해협에 대나무발을 v자 모양으로 만들고 모아지는 부분에 둥근 구멍을 파놓아 간조 때 물이 빠지면 물고기들이 자동으로 갇히는 원리를 이용해서 고기를 잡는데 물살이 워낙 드센 곳에서 자라는 고기라 이곳에서 잡히는 물고기는 운동량이 많아 육질이 쫄깃쫄깃하고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계속해서 해변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남해도의 노구리라는 마을에 닿게 되는데 남해에서 가장 큰 산인 망운산임도가 시작되는데 차로 빠르게 지나다 보면 그냥 스쳐지나기가 십상이라 길가에 망운암이라는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주차를 합니다.
처음에는 그리 심하지 않은 시멘트 임도를 따라 오르다 보면 저멀리 여수시의 도시 풍경과 더불어 한려해상국립공원이 그림처럼 멋지게 들어오네요.
또한 어마어마한 광양제철소의 광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시원한 광경을 연출하지만 산으로 눈을 돌리면 망운산 꼭대기까지 연결된 임도를 바라다 보면 머리속에는 계속되는 뱀 또아리 모양의 임도에 기가 질리게 됩니다.
이렇게 한번의 다운힐도 없는 업힐을 약 8km정도 하다 보면 망운암 쪽으로 넘어가는 임도(약 0.5km)와 산 정상의 KBS송신소와 연결된 2.5km의 임도와 만나게 되며 여기서 시원한 약수를 보충하고 산정상 전체가 진달래밭인 9부 능선상으로 연결된 임도를 따라 가다 보면 어느덧 KBS송신소 타워가 설치 되어 있는 정상지점에 이르게 됩니다.
여기서 다시 남상리로 내려가는 약 4.5km의 급경사 시멘트 임도를 내려가야 되는데 송신소 직원이 그 자전거 브레이크 잘 듣냐(?)고 물으면서 조심해서 내려 가라고 하네요...
처음에는 저 양반이 왜 그럴까? 하고 의아해 했는데 정말 경사가 무지하게 급하더군요. 거의 뒷바퀴에 엉덩이를 걸치면서 내려 오는데도 브레이크가 밀리
면서 힘주고 있는 다리에는 쥐가 날것같고 손가락과 손목도 아프고...
도저히 안되겠더군요. 내려오는 중간에 한번 쉬었답니다.
드디어 해변 순환도로와 만나 약 3km 정도의 로드를 타고 원래의 출발장소로 돌아와서 오늘의 투어를 마쳤지만 돌아오는 길은 고속도로가 거의 주차장 수준이라 국도로 돌아 돌아 집에오니 거의 11시가 다 되었습니다.
여기 남해는 생각보다 큰 섬이라 해변 일주 도로를 타면서 한려 해상 국립공원의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고 또한 맛있는 회와 금산(701m)의 보리암과 망운산 임도도 같이 라이딩할 수 있는 1박 2일의 멋진 여행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듭니다.
몇장의 사진은 왈파에 올렸습니다.
♣사진설명♣
상: 망운산 임도 업힐중...사진에서는 희미하지만 멀리 바다가 보이고 점점이 떠있는 배와 또아리 모양의 임도입니다.
하: 망운암과 KBS송신소 갈림길의 약수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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