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상: 사진은 간월재에서 배냇골쪽으로 내려오는 중 한치 앞을 분간
할 수 없을 정도로 안개가 많이 끼었습니다.
사진하: 사자평에서 앞으로 갈 코스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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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이맘때 동생이랑 둘이서 오붓하게 영남 알프스의 한자락인
간월재 라이딩때 온 천지에 하얗게 물들인 억새밭의 감동을 못잊어
이번 라이딩에는 전 코스를 돌아볼 작정으로 어제 하루를 휴가내서
광호랑 둘이서 떠났다.
아침 6시 샾에서 만나 출발을 한다. 워낙 장거리투어가 될 예정이어서
필요한 지도와 정보를 얻고 또한 전날 충분한 행동식과 보호대도 챙긴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출발을 하는데 오늘따라 고속도로는 화물차로
넘쳐나고 더더구나 경산쯤에서 사고가 있었는지 영 거북이 걸음이다.
한참 서행해서 가다보니 세상에 고속도로 갓길에 웬 난데없는 고기들이
널부러져 있다.
팔뚝만한 붕어, 잉어, 메기들이 이리 저리 날뛰면서 온통 흙으로
뒤범벅이 되어있네...
아마 민물고기 수송차가 사고 났었나 보다. 어휴~ 아까뷔...한두 마리만
갖고 가면 몸 보신 하는건데...쯧쯧...
8시쯤 간월산 자연 휴양림 약간 못미친 알프스 산장옆 갓길에 주차를 하고
곧바로 개천을 건너서 바로 시작되는 임도를 오르기 시작하지만 골이
깊어서 인지 아직까지 아침안개와 간간히 한두 방울씩 비를 뿌리지만
라이딩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다.
고도를 높여서 점점 구름속으로 빠져들고 비에 젖은 노면은 먼지 하나
없이 마치 구름속의 산책을 하는 것처럼 너무나 기분이 좋다.
공기도 더없이 시원하고 아침부터 열심히 도토리 줏는 다람쥐와 말벗도
하고 간간히 구름이 겆히면서 보이는 언양과 울산시내가 한눈에 들어 오고
신불산과 간월산의 웅장한 산세를 올려다 보면서 라이딩 하다보면
내자신이 힘든것도 잊어버리고 마치 자연의 한부분이 된것같다.
그렇지만 점점 고도가 높아질수록 이번 태풍 매미의 상흔이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하지만 여기 임도는 노폭이 넓고 관리가 잘된 편이라
군데 군데 산사태의 흔적은 있지만 보수가 어느정도 되어 있고 임도가
완전히 끊어졌다든지 통행이 불능인곳은 아직 한군데도 없다.
여기 간월재 정상까지 약 8km 구간은 뱀 또아리 모양의 경사가 급한
오르막이지만 서서히 페달링 하다보면 어느덧 정상이다.
그렇지만 정상은 온 천지에 구름에 덮여 있어 사방 10m도 보이지 않아
이곳의 멋진 억새를 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사방으로 뻗어 있는 임도도 잘 보이지 않지만 잠시 휴식을 하고
우측의 이천리쪽으로 난 임도로 다운힐한다.
여기서 부터는 생소한 길이고 온 천지에 안개가 덮여있어 천천히
내려가지만 어디 마음 뿐이지 업힐의 보상을 받으려고 열심히 내리 쏜다.
약 8km정도의 신나는 딴힐을 하고 나면 언양과 양산을 잇는 69번
지방도로와 만나게 되고 배내고개 방향으로 약 2km정도 업힐하다 보면
포장마차가 있는데 그 맞은편에서 임도가 시작된다.
약 300m 정도 가다보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우측길로 들어서야 하는데
아침가리골의 월둔재 올라가는 그런 짱돌밭이다.
군데 군데 타고 갈 구간도 있지만 내려서 걷는게 더 편하다. 그런데
짱돌 밭위에 기름과 엔진오일이 엄청 뿌려져 있다.
나중에 알았지만 사륜구동차들이 올라오면서 기름탱크와 엔진을
갉아먹어 생긴 자국이란다.
이렇게 약 1km 정도 걷다 보면 능동산 안부까지는 충분히 잔차탈 구간도
나온다.
그런데 평일인데도 등산객이 꽤 있다. 아마 공휴일이면 많은 등산객이
있을것 같아 충분히 등산객들을 배려하는 라이딩이 되어야 하겠다.
드디어 능동산 안부에 도착을 하고 행동식도 먹고 천황산 사자평 방향으로
신나는 딴힐을 하기 시작한다.
원래 능동산부터 표충사까지의 임도는 군작전도로여서 노면이 많이 거칠다.
그렇지만 중간 중간 거친 길은 뛰어 넘고 큰 돌탱이들은 피해가고 너무나
멋진 코스다.
경치도 너무 좋아 9부능선으로 이어진 임도를 따라 라이딩을 하다보면
좌측으로는 끝없이 펼쳐져 있는 억새평원과 우측으로는 1000m 이상의
산군을 끼고 가는 신나는 딴힐...
너무 멋지지만 천황산 삼거리에서 표충사쪽으로 내려가는 임도는
전에 너무 많은 사륜구동들이 임도를 뭉게놓고 또한 이번 태풍으로
많은 임도가 유실되고 절개되었지만 약 10여 km의 표충사까지의
다운힐은 내 평생에 잊지 못할 감동을 주었다.
그 거친 돌밭길을 내려가면서 느낀 그 감동이 후기 쓰는 지금 까지도
손목이 얼얼하다. 광호는 하드테일이라 고전하는것 같다.
처음으로 딴힐하면서 광호를 앞질러 봤다. 흐흐흐 역시 풀샥이 이런때가
좋은 것이여...
과연 이길을 딴힐머신으로 달리면 과연 그 기분은 어떨까???
표충사 다 내려와서 광호가 앞 디스크 브레이크 슈가 다 닳았다고
불평을 한다. 하긴 내 잔차의 브레이크 패드도 엄청 닳았지만 디스크
슈도 닳는구나???
여유있게 표충사 구경도 하고 산위에서 라면도 먹고 이제는 오후 4시...
주차한 곳까지 해 떨어지기 전에 들어 가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여기서 부터
고생이 시작되었다.
이제부터 서서히 지쳐오기 시작하고 한참 라이딩 하는데 여기서부터
언양까지 58km...라는 이정표에 뭔가 뒷통수에 한방 얻어 맞은 기분이다.
아무리 평속 2~30km 가도 해떨어지기 전에 과연 도착 할 수 있을까?
라이트도 준비 되어 있지 않은데...
한편으론 걱정이 앞서지만 맞은편에서 승합차 운전기사가 화이띵!!을
외쳐 주면서 지나간다.
자세히는 못봤지만 자전거 복장에 여자 목소리다...
광호가 아! 전에 국가대표 다운힐 선수인 이미란 선수인것 같다고 한다.
이제 체력은 점점 고갈되고 엉덩이와 무릎도 쑤시고 날씨는 점점
어두워져 오는데 설상가상 가지산 정상까지 10여km의 업힐...
에라 모르겠다. 이제 와서 어쩌겠나...여기서 포기 할 수는 없다.
이렇게 땅만 보고 힘겹게 페달질하면서 아~ 누가 나 좀 태워주지 않나...
하고 생각하지만 벌써 광호는 보이지도 않는다.
드디어 멀리서 온천단지 불빛이 보인다. 아~ 드디어 다왔다는 생각에 이런
생각을 한번 해본다.
왜 이렇게 해 떨어지기 전에 들어 와야지 하면 안되는 걸까???
장장 11시간의 투어와 95km의 거리.(오프로드 45km,로드 50km)
아무 생각없이 광호와 재작년 동생과 온천했던 그 온천으로 직행한다.
그리고 뜨거운 탕속에서 오늘의 라이딩을 음미해 보며 내가 아직 가보지
못했던 영남 알프스 중 한군데인 고헌산과 백운산 그리고 영취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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