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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 민둥산 산행기입니다.(10/3)

테루2003.10.06 16:32조회 수 1086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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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사진 : 좌측부터 하늘소, 테루
아래사진 : 좌측부터 테루, 묻지마 마운틴, 하늘소


새벽4시..
내 짧은 Bike 생활에서 첫 장거리 원정인 탓인지 전날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졸린눈을 비비고 일어나서 준비물을 챙기고 Bike를 차에 싣고 하늘소님을 만나러 간다.
민둥산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대출 코스를 정하긴 했지만 둘다 초행길이라 사전점검이 없었던게 불안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
5시에 출발 영동고속도로 여주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만종분기점 제천I/C를 빠져나와 영월로 향한다.
9시 30분에 민둥산 남쪽 진입로 밭구덕마을 입구에서 바이크를 조립하고 복장을 챙긴다.
강원도 산간의 날씨는 예상외로 서늘하다. 복장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다.
청명한 가을하늘에 구름의 움직임이 별로 없는 걸로 봐서는 바람은 없는 것 같다.
일단 긴바지에 긴팔로 시작을 한다. 3km의 업힐에 이내 우리의 복장은 한여름으로 바뀌어 있다. 초보자인 나에게 있어 끝도 없어 보이는 업힐구간은 나를 지치게 한다. 반면 하늘소님의 힘찬 패달링과 숨하나 흩어지지 않는 모습은 상대적으로 더욱 나를 지치게 한다. 경험해 보신 분들은 안다. 인간이 아니다…
하늘소님은 인생의 선배이자 Bike에 있어 나의 스승이다. MTB를 처음 접하고 지금까지 나의 라이딩엔 항상 그의 존재가 있다. 넓은 등과 잘빠진 엉덩이와 다리 그리고 안정된 자세…
난 매번 뒷모습만 보고 매번 감탄만 한다…
과연 언제나 그의 앞으로 추월을 감행할 것인가…
가끔은 매우 얄밉다.(이 느낌… 아시는 분은 공감할 것이다.)

3km 정도 임도 업힐을 하고 나니 좌측에 탁 트인 고랭지 채소밭과 백두대간, 우측엔 우리의 목표인 민둥산이 나타난다.
간단히 어묵고치를 먹고있는데 한 분이 다가와서 자전거로 산을 오르실 건가를 물으신다.
항상 접하는 질문이라 아무렇지 않게 대답을 하고 이내 우리는 서쪽 능선을 타고 오르기 위해 이동한다.
밭구덕에서 산을 오르는 방법은 두가지다.
하나는 매점에서 직진을 해서 단거리로 정상을 가는 방법이고 또 다른 방법은 매점을 끼고 좌회전해서 서쪽 능선을 타고 오르는 방법이다. 서쪽능선을 타고 올라야 민둥산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초입의 30분은 자전거를 끌어야 한다. 정말 힘든다. 난 이렇게 끌고 갈 때가 제일 싫다. 하지만 산에 가면 항상 끈다. 근데 가만 보면 즐기고있다. 숨이 턱에까지 차오르고 땀이 비오듯 쏟아지지만…(물론 이것도 나만 그렇다. 하늘소님은 사이보그에 가깝다.) 즐기고 있다.
등산객들의 파이팅을 들으면 갑자기 나도 사이보그 모드로 전환이 된다. 물론 아주 일시적인 현상이다. 누구하고는 다르다…
“테루! 빨리와! 다왔어~!”
항상 하늘소님은 산에서 이 멘트를 쓴다.
내가 한두번 속았던가…
그 말을 믿고 거기까지 마지막 힘까지 짜내서 올라서고는 다시 보이는 언덕에 온몸에 힘이 쭉 빠진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엔 거짓이 아니었다. 우리가 타고 싶어하던 완만한 억새로 가득한 등산길의 입구다.
끌고 바이크에 대한 보상으로 충분하다.
민둥산의 억새는 장관이다.
산의 8부능선 부터  정상까지 약 30만평이 억새로 장관을 이룬다. 이 억새는 사자평등과는 다르게 사람의 키보다도 크다.
민둥산이 억새천지가 된 사유는 두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매년 봄에 마을 주민들이 나물이 많이 나라고 불을 질러서 나무가 살지 못하고 억새만 자라났다는 설과 또 하나는 민둥산 밑에 거대한 석회암 동굴이 있어 나무들은 자라지 못하고 생명력이 강한 억새만이 자란다는 설이다.
어쨌든…
사진 촬영도 하고 마냥 즐겁게 산을 오른다.
근데…
뒤에 우리 말고 또 다른 라이더가 보인다.
아까 밭구덕에서 우리에게 Bike타고 산에 오를 건가 묻던 분이다.
강릉 MTB 동호회원이신 ‘묻지마 마운틴’님…
열심히 쫓아오셨단다.
Bike를 좋아하는 사람끼리 서로 양해나 말이 필요하던가…
이제부터는 묻지마님과 동행을 시작한다.
곧 민둥산 정상(1,119m)에 오른다.
간단한 행동식을 나누고 주억봉을 통해 화암약수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등산객들의 정보에 의하면 주억봉을 통해 화암약수로 내려가는 길이 여의치 않다고 해서 주억봉쪽 업힐을 포기하고 삼내약수 방향으로 다운힐을 감행한다.
우거진 낙엽송으로 인한 원시림의 어두움과 적막을 우리의 잔차소리로 깨운다.
숲속 약 2km정도의 다운힐과 임도 5-6km의 다운힐을 끝내면 오늘의 라이딩이 끝이다.
시간상 다른 멋진 코스의 가능성을 뒤에 두고 하산하는 게 매우 아쉽다.
하지만, 여운이 있는 곳엔 다시 오기 마련…
다음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해 주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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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테루님의 이 글로 인해 정선의 민둥산을 찾는 라이더분들이 많이 생기겠는데요? 억새의 절정은 10월 중순쯤이니,다시 가보고 싶네요, 정선은 그 전체가 관광지라 할 수 있지요,,,그럼 자나깨나 라이딩 ! ,,,^ㅁ^~
  • 재미나게 썼구만,,,^^
    다음에는 어디로 가지???
  • 좋은 곳에 다녀오셨군요.
    전 아직 가보지 못했는데 억새가 장관이라는 것은 그동안 간접적인 경험으로 알고 있죠. ^^
    수일내로 한번 가려고 계획중입니다.
    강릉 묻지마.. 님도 가셨군요...
  • 2003.10.7 18:08 댓글추천 0비추천 0
    하늘소님 미오하꺼야 ~~
    그 조은델 혼자만 댕기구..
    다음에는 가치 댕깁시다!!
  • 2003.10.7 21:55 댓글추천 0비추천 0
    크허... 전 내일 민둥산에 갑니다. 안타깝게도 두발로 갑니다. 자전거로는 다음을 기약하며... 제이님, 아주 오랜만에 여기서 뵙는것 같습니다. 제가 민둥산 근처에서 근무합니다. 언제 오실거면 연락주십시오. 011-373-9434 조동호.
  • 2003.10.8 09:20 댓글추천 0비추천 0
    '밭구덕'이 아니고 '발구덕'입니다. ^^
  • 어제(10/8) 민둥산에 다녀왔습니다. 정상에서 화암약수 방향으로 산악마라톤을 하였는데 너무 좋았습니다. 등산로가 환상적이라(싱글코스) 자전거 타기에도 딱일것 같습니다. 이 근방(정선)의 다른 산보다 등산로가 훨씬 좋더군요.
용용아빠
2024.06.17 조회 65
tre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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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ke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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