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사는 이상발입니다.
우리집에는 남자 셋 여자 한명이 삽니다.
남자 세명이서 여자 한명을 고생시키고 있지요.
10월 3일은 오랜만에 공휴일이라, 큰 아들과 같이 잔차를 타기로 합니다. 원래는 식구들 모두 데리고 어디 야외로 놀러 가기로 했으나, 작은 아들과 집사람이 게으름을 피는 바람에 그냥 큰 아들과 잔차나 한바퀴 타고 오기로 했습니다.
목표는 광교산입니다. 큰 아들 녀석 초등학교 2학년이지만, 몸이 비실비실한게 영 미덥지 못합니다. 합기도도 시켜 보고, 잔차도 타 보라고 조립도 해 줬지만, 영 체력이 떨어지는 게 요즘 아이들 답습니다. 그래서 물어 봅니다. 광교산까지 차에 싣고 가서 자전거를 탈래? 아니면 여기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갈까
아들 녀석 자신있게 집부터 자전거를 타고 간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힘에 부치지나 않을까 걱정이지만, 그래도 제 녀석이 해 보겠다고 장담을 하는 것이니, 한번 감행해 봅니다. 얼마나 많이 타 본 경험이 있냐고요? 경험은 뭘요, 기껏해야 집 주변 공원 서너바퀴 씩 타 본 게 다지요. 사실 프로코렉스 14.5인치짜리 프레임에 안장을 최대한 낮춰도 발이 땅에 안 닿는 게 급제동시에는 아무래도 불안하지요. 그리고 일반적인 기본 핸들바를 자르지도 않고 사용하니, 자신의 어깨보다 두 팔이 더 많이 벌어지기도 한 게 핸들 콘트롤이 아무래도 어설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가 보자. 노란 헬멧 씌우고, 출발합니다. 아직은 차도를 내려가 본 적이 없어 인도로만 살살 따라 갑니다. 그래도 좀 타 보았다고 곧잘 타는 게 뒷 모습을 바라 보기만 해도 흐뭇합니다.
딸만 키우는 아버지들은 이런 기분 모릅니다. 아들과 같이 잔차 타고 가면서, 앞 서 페달질 하는 아들녀석 뒷 모습을 보는 게 어떤 기분인지 맓니다.
집에서 광교산을 가려면 월드컵 경기장을 지나야 합니다. 월드컵 경기장 쪽은 약한 오르막이 있습니다. 이 길을 녀석 낑낑거리며 올라봅니다. 마지막 고비 순간에 좌측 뒷편에서 아들녀석 안장을 슬쩍 밀어 줍니다. 아들 녀석 얼굴은 발개가지고 숨을 헥헥댑니다.
드디어 광교산 초입 반딧불이 화장실입니다. 잠시 휴식. 화창한 날씨에 등산객도 많고, 운동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파아란 가을 하늘이 그만인 날씨입니다. 물 한모금으로 목 축이고, 오늘의 목표, 종점까지 갔다 오기.
오늘같은 휴일에는 광교산 아스팣트 길을 차량 통제를 하니, 우리 아들처럼 초보 잔차가 도로 연습하기는 좋습니다. 그래서 네 맘껏 한번 밟아 봐라 하며 멍석을 펴 줬더니,
이 녀석 영 힘을 못 씁니다. 차도 없고, 도로도 넓고 이제 본격적으로 탈 수 있으련만 큰 아들이 영 빌빌거립니다. 보리밥집까지도 못 가고 중간에 또 잠시 쉽니다.
왜 힘드냐? 남자가 이거 타고 힘들어서 겔겔대면 어떻하냐 라고 뭐라고 해 줬더니,
영 얼굴은 죽을 상입니다.
결국 큰 아들 녀석 한다는 소리가 걸작입니다.
"자꾸만 탱탱볼이 아파서, 못 타겠어. 거시기는 안 아픈데, 그 밑에 탱탱볼이 아퍼."
아하, 그래서 녀석이 자꾸만 엉덩이를 들고 댄싱 자세로 잔차를 탔구만, 위험하다고 안장에서 엉덩이를 떼지 말라고 해도, 가끔씩 엉덩이를 들고 페달질을 하길래,
아들녀석이 그런 자세가 멋지게 보이는 것이라 생각해서 그러는 줄 알았더니,
남 모르는 고통이 있었던 게로구나.
다시 집으로 ! 이제는 아예 안장에 잘 올라 타지를 못합니다. 하기사, 제대로 몸에 맞는 자전거였으면, 안장에 앉을때 좌골이 안장 위에 자릴잡게 되지만, 자신의 신체 치수보다 상대적으로 탑 튜브가 더 긴 상황에서 상체가 앞으로 많이 숙여지게 되니, 안장위에 있는 탱탱볼이 압박을 많이 받게 되겠지, 게다가 안장을 최대한 낮췄지만 그래도 아직은 다리가 좀 짧은 지라, 페달 밟을 때도 압박감이 있었을 것이고, . .
아들의 고통을 십분 이해 하는지라, 결국은 타다 끌다 하다가, 집사람을 부르기로 합니다.
차 가지고 오라고. 아들녀석이 더 가관입니다. 왜 차를 가지고 오라고 하는지 그 이유는 엄마에게 절대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합니다. 탱탱볼의 아픔은 아빠와 자기만 아는 비밀이라고 말입니다.
우리집에는 남자 셋 여자 한명이 삽니다.
남자 세명이서 여자 한명을 고생시키고 있지요.
10월 3일은 오랜만에 공휴일이라, 큰 아들과 같이 잔차를 타기로 합니다. 원래는 식구들 모두 데리고 어디 야외로 놀러 가기로 했으나, 작은 아들과 집사람이 게으름을 피는 바람에 그냥 큰 아들과 잔차나 한바퀴 타고 오기로 했습니다.
목표는 광교산입니다. 큰 아들 녀석 초등학교 2학년이지만, 몸이 비실비실한게 영 미덥지 못합니다. 합기도도 시켜 보고, 잔차도 타 보라고 조립도 해 줬지만, 영 체력이 떨어지는 게 요즘 아이들 답습니다. 그래서 물어 봅니다. 광교산까지 차에 싣고 가서 자전거를 탈래? 아니면 여기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갈까
아들 녀석 자신있게 집부터 자전거를 타고 간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힘에 부치지나 않을까 걱정이지만, 그래도 제 녀석이 해 보겠다고 장담을 하는 것이니, 한번 감행해 봅니다. 얼마나 많이 타 본 경험이 있냐고요? 경험은 뭘요, 기껏해야 집 주변 공원 서너바퀴 씩 타 본 게 다지요. 사실 프로코렉스 14.5인치짜리 프레임에 안장을 최대한 낮춰도 발이 땅에 안 닿는 게 급제동시에는 아무래도 불안하지요. 그리고 일반적인 기본 핸들바를 자르지도 않고 사용하니, 자신의 어깨보다 두 팔이 더 많이 벌어지기도 한 게 핸들 콘트롤이 아무래도 어설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가 보자. 노란 헬멧 씌우고, 출발합니다. 아직은 차도를 내려가 본 적이 없어 인도로만 살살 따라 갑니다. 그래도 좀 타 보았다고 곧잘 타는 게 뒷 모습을 바라 보기만 해도 흐뭇합니다.
딸만 키우는 아버지들은 이런 기분 모릅니다. 아들과 같이 잔차 타고 가면서, 앞 서 페달질 하는 아들녀석 뒷 모습을 보는 게 어떤 기분인지 맓니다.
집에서 광교산을 가려면 월드컵 경기장을 지나야 합니다. 월드컵 경기장 쪽은 약한 오르막이 있습니다. 이 길을 녀석 낑낑거리며 올라봅니다. 마지막 고비 순간에 좌측 뒷편에서 아들녀석 안장을 슬쩍 밀어 줍니다. 아들 녀석 얼굴은 발개가지고 숨을 헥헥댑니다.
드디어 광교산 초입 반딧불이 화장실입니다. 잠시 휴식. 화창한 날씨에 등산객도 많고, 운동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파아란 가을 하늘이 그만인 날씨입니다. 물 한모금으로 목 축이고, 오늘의 목표, 종점까지 갔다 오기.
오늘같은 휴일에는 광교산 아스팣트 길을 차량 통제를 하니, 우리 아들처럼 초보 잔차가 도로 연습하기는 좋습니다. 그래서 네 맘껏 한번 밟아 봐라 하며 멍석을 펴 줬더니,
이 녀석 영 힘을 못 씁니다. 차도 없고, 도로도 넓고 이제 본격적으로 탈 수 있으련만 큰 아들이 영 빌빌거립니다. 보리밥집까지도 못 가고 중간에 또 잠시 쉽니다.
왜 힘드냐? 남자가 이거 타고 힘들어서 겔겔대면 어떻하냐 라고 뭐라고 해 줬더니,
영 얼굴은 죽을 상입니다.
결국 큰 아들 녀석 한다는 소리가 걸작입니다.
"자꾸만 탱탱볼이 아파서, 못 타겠어. 거시기는 안 아픈데, 그 밑에 탱탱볼이 아퍼."
아하, 그래서 녀석이 자꾸만 엉덩이를 들고 댄싱 자세로 잔차를 탔구만, 위험하다고 안장에서 엉덩이를 떼지 말라고 해도, 가끔씩 엉덩이를 들고 페달질을 하길래,
아들녀석이 그런 자세가 멋지게 보이는 것이라 생각해서 그러는 줄 알았더니,
남 모르는 고통이 있었던 게로구나.
다시 집으로 ! 이제는 아예 안장에 잘 올라 타지를 못합니다. 하기사, 제대로 몸에 맞는 자전거였으면, 안장에 앉을때 좌골이 안장 위에 자릴잡게 되지만, 자신의 신체 치수보다 상대적으로 탑 튜브가 더 긴 상황에서 상체가 앞으로 많이 숙여지게 되니, 안장위에 있는 탱탱볼이 압박을 많이 받게 되겠지, 게다가 안장을 최대한 낮췄지만 그래도 아직은 다리가 좀 짧은 지라, 페달 밟을 때도 압박감이 있었을 것이고, . .
아들의 고통을 십분 이해 하는지라, 결국은 타다 끌다 하다가, 집사람을 부르기로 합니다.
차 가지고 오라고. 아들녀석이 더 가관입니다. 왜 차를 가지고 오라고 하는지 그 이유는 엄마에게 절대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합니다. 탱탱볼의 아픔은 아빠와 자기만 아는 비밀이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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