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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 단풍관광라이딩입니다. (그림 17장)

어디든2004.05.17 21:31조회 수 904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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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에
있어야만 한다는
얽매임이 지긋해서, 우린
그곳에서 가능한한  멀리 달려갑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또, 어디에 있었는지,    
우리에 생명은 이리 꿋꿋이 자라나고 있었는데...             양지

  

이른봄 햇살이 보드라운 나뭇잎에 살을 이으고,
저녁 빨알간 노을이 가을 단풍을 그려내었읍니다.             곤지암        



우주, 하늘, 산, 물...  
그리고, 불성실 무관심의 여행준비물...                       오포대교

  

노말한 시골.
노말한 나.
노말한 이모든 것들...                  소양호.



물이 하늘을 닮고,  
하늘은 우주를 닮아.  
그 모든 것이 하나인것 같읍니다.      군축교.

  




사건현장에 닿았읍니다.
온 산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피로 물들어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쓸어 내리게 하고 있읍니다.
그 누구에 만행인지,  
주범은 태양이고, 공범은 저녁 노을로 추정하고 있읍니다.  
보이는 모든 것이 피보다 붉고,
그 붉음은 흘러흘러 계곡을 타고  저어 남쪽으로 내려 갑니다.    한계령 초입.




  22일10시  
    
       달리기에는 그리 춥지는 않은 기온이다.
       쉬이 남한강을 도강하여 양평을 뒤로 했다.
       홍천에 닿아 저녁을 한후, 불가마한증막으로 가는 길을 잡았다.
       이전에 와본 곳이라 편이 길을 잡았지만, 해가 기운뒤라 앞이 보이질 않았다.
       잔차를 굴려가는 난, 맹인과 같은 처지였다.
       몰랐다. 하늘에 그렇게 많은 별들이 태어났었다는걸...
       캄캄한 시골길 10km를 혼자 걷는다.
       길어귀에서는 조금 쓸쓸했지만,
       이내 "온세상이 나를 위해 무수한 별을 내리는구나... "한 맘으로 즐거이 걷는다.
       정겨운 곳에서 몸을 녹이고, 밤새 혼자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잘논다,

난...

  23일 07시

       이른 아침 다시 그곳에서 멀어지려 한다.
       밤새 잔차를 끌고 올랐던 그길을 다시 내려 간다.
       야아...  밤에는 무한한 별을 만들어 주던 그 계곡이,
       아침에는, 그어떤 단풍보다 정직하고 찬란한 모습을 간직한 곳이였다고
       속내를 털어 놓는다.
       소양호를 따라 달린다.
       머릿속은 이미 하얗게 비어 있다.
       조금만 더어 노저어 가면 그곳에 다다를 수가 있다.
       힘을 내어본다.







여름한계령, 가을한계령, 겨울한계령...  
여긴 가을 한계령,
어찌 하늘엔 손바닥만한 구름도 보이질 않는거죠?
우리에 가을은 잔혹합니다.
이미 도가 지나처
움직이는 모든 생명을 삭제하려 합니다.
우린 곧 종료되리라 여겨집니다. 한계령




이승과 저승에 서면.
저어 언덕 뒤에는 이승,
여긴 저승...
그 가름은 빛.
그리고 빛은 모든걸 이루고 그리고 가져갑니다.
여기 생명을 주었고
이제 피에 칼로 그 생명을 거두어 가고 있는 이승
그리고 우린 최후에 목격자... 한계령





다시 바다...
이 행성에 존재했던 그 무엇 중에
가장 가치있는 하나를 고르라면
그건 바다.
서식했던 생명이란 의식도 그에 비길바가 아니고,
발명되어던 자유의지에 끌어 오르는 분출도 아니고,
여기 저질러진 피에 축제도 아니다.
다만, 우주와 비길 그 무언가를 대질시키라면 우린 바다를
우러러야할 것이다.  한계령





  동해에 기운이
  파도에 싫려 해안으로 돌진합니다.
  파도는 낮설은 바람에 갈갈이 찟겨
  온 하늘에 휘몰아 치고 있읍니다.     하조대.







숭엄한 하루에 과업이 시작됨을 알리는 순간입니다.   
하늘이 열리는 그 순간 부터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계속 되어온 일과입니다.

아둔하고 어리석은 인간이 유일하게
지구에 자전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식생에게  
그 삶에 가치를 깨닳게 일깨우는 숭고한 시간입니다.



  23일16시

  역시 나오길 잘했읍니다. 언제나 대견스러워 합니다.
  아침 해장국 한사발 뚝딱하고는 인제를 향해 달렸읍니다.
  오랜 만에 나오니, 모든게 다 새롭습니다.
  튼튼한 대퇴부는 내 기대에 어긋나지 않토록 최선을 다하고,
  두 팔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제 의지에 어여삐 반겨합니다.
  
  점심 전, 소양호에 검은 담수를 돌아 나섰읍니다.
  가을에 호수빛은 우주를 닮았나 봅니다.
  더욱더 푸름을 지나 우주로 나아가는 군요...

  드디어, 한계령 초입에 다달았읍니다.
  가을이 깊이 온산에 그 확신을 다하고 있읍니다.
  패달을 밟으며 오르고, 아니 내려 그 산을 돌아보고,
  내내 잔차에 오르지 못하고 굴리며 오르고 있었읍니다.
  어찌하여 저 지나치는 차안에 사람들은 이러한 현상을 저렇게도 빠른 속력으로
  무관심하게 스처지날 수 있을까, 저 지나는 사람들에 대담함과 인생에 대한
  초월적 경지에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읍니다.

  한계령의 분수령...
  커피한잔 차분히 담고는,
  이내 다시 저어 아래로
  굴러 떨어지고 있읍니다.
  시간이 늦었읍니다. 입을 헤벌레 오르느냐구 시간이 ...

  하조대를 스치는 순간 이미 해는 저어 언덕 뒤로 넘어가
  캄캄해지고 있었읍니다. 파도가 너무나 세차 그 위협에 압도되어
  사진을 담을 수 밖에 없었읍니다.
  계속 내 달려 주문진에서 회 한 접시에 소주일병...
  사천진리에서 지난 30일전국일주 때 스친 황토한증막에 다시 피로를 풀었읍니다.
  밤새 이리저리 놀러 다니구 TV도 보구, 잘놀아요. 전...

  5시에 눈이 떠졌읍니다.
  아마 바다에 흡인력이 절 바다로 인도한 것 같읍니다.
  밖을 관찰 했읍니다. 어제 일출 시간 6시27분. 그러면 오늘은 28분 정도...
  밖은 너무나 추워 보였읍니다.
  채비가 초간편이라 슈트에 방풍한벌이 입을 옷에 전부라...
  그래요. 여긴 강릉이구 내륙보다는 어제 아침보다는 덜 추우리라 생각해하고는
  6시에 밖으로
  나아갔읍니다. 어슴푸레 해가 오르고 있었읍니다.
  역시 달릴만 했읍니다.
  
  가장 정직하고, 참다운 일출입니다.
  어느 시정잡배에 딴지에도 그 흠집을 낼 수 없는 너무도 정직한 해돋지입니다.   
  둔탁하고 가련한 생명이 지구에 자전을 깨닳는 유일한 순간입니다.
  경포대가 태초의 혼돈에서 평정의 아침으로 나아갔읍니다.
  전 오늘도 여기에 서서 최후에 증거인이 되었읍니다. 


하늘이 열린 세째날..





밤새 굳게 닫혔던 창문 틈 사이로
바늘 구멍만한 빛이 새어 들어 와
조용히 죽어가던 숨을 깨어나게 합니다.

소훨했던 그 틈새는 어느새
온세상에 빨알간 셀로판을 씌워
그 모듬이 피에 맹약으로 밝아...

그 나머지도 지남도
뒤안으로 돌리지 않고
처음과 같이 한 덩어리였읍니다.






존재하지도
영원하지도
움직이지도
변하지도
않는,

시간...

  



손을 내밀어
가을빛 홍시 두개를 건냄니다.

정겨움...





무릇
차분히
앞으로
지긋히,

사람은 저리 서서...

(청초,  고아,  단아,  담백...)  


    


이른 봄부터 준비한
수관으로 뽑아 올린 모든 진액은
이 주단을 배틀로 짜아 내기 위함이라.

일생에 단 한번이라도
불로써 날 태우지 못한다면
지금 저 아래 목을 매 파란피를 뿌려라...

    



사람에 앞모습은
상반된 의미를 가지고 있읍니다.
순수, 거짓, 위선, 현실...

그러나 뒤모습 만큼은
그 어께 너머로 그 사람에 미래를 바라볼 수 있읍니다.
인간에게 바랄 수 있은 유일한 희망은
지금보다 나아질수 있다는 가능성입니다.

두 밤과 삼일 낮을 달리며...  


   24일10시.


   무결점에 일출을 목격한뒤 
   이젠 서쪽으로 방향을 잡았읍니다.
   진고개 오르는길, 길옆으로 감나무가 지천이라,
   다섯 알 입으로 쪼옥 빨아 먹었읍니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아늑합니다. 

   올해 단풍은 비를 너무 맞아서 그런지 색이 바랬읍니다.
   그래서 너무 좋타는 말은 아껴쓰고 싶읍니다.

   진고개를 올라
   다시한번 바다를 눈에 담고는
   저어 내륙으로 신나게 미끄러져 내려 갑니다.

   상원사에 올랐읍니다.
   가는길
   빛과 물과 나무가 한 덩어리 같읍니다.

   흐느적 거리며
   삼일을 달렸읍니다.
   한 손엔 알콜병이 떨어지지 않았고,
   두 눈엔 가을이 사라지지 않았읍니다.

   달리는 사람만이
   인생을 최고효율에 연비로 소비하는 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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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용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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