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4일 라이딩차 후쿠오카에 갔던 첫날 밤,
후쿠오카 타워와 오호리 공원에로의 라이딩을 마치고 돌아와 집사람을 호텔에 남겨둔채 어둑해 진 밤거리로 홀로 산책에 나섰다.
호텔 건너편 골목길로 들어 가 보니 입구에 생맥주 500cc가 보통 500엔인데 한 집은 `生...390`이라고 써 놓고 있었고 남여 손님 20여명으로 좀 붐 비는, 5평 남직한, 한 미니 선술집이 보여 들어 가 봤다.
MTB용 신발은 물론 쪽 모자에, 검은 바탕에 요란한 불꽃 무늬의 상의 차림(잔차여행때는 베낭의 짐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다른 옷은 전혀 안 갖고 가기 마련이다.)이어서 마치 무대의 `피에로`처럼 보였을지 모를, 이 이상한 옷차림의 나그네가 가게 안에 들어서자 가게 가운데의 ㄴ자 형 좁은 식탁 안쪽 오픈식 주방에서 종업원을 거느리고 세심하게 손님 한사람 한사람의 눈치에 신경을 쏟고 있던 50대 중반의 주인장과 곧 눈이 마주쳤다.
이 나그네도 재빠르게 바로 앞자리의 손님이 시켜 놓은 조끼를 눈짓으로 가르키며 손가락 한 개를 들어 보이고 외곽의 ㄴ자 형 미니 식탁 한쪽에 앉자마자 생맥주 조끼가 득달같이 날라 온다. 말 한마디조차 필요 없는 완전 자동이나 다름 없다. 다만 값이 좀 싸 선지 거품이 좀 많은, 용량 미달이다.
막 한 모금을 마시고 있을 무렵 어느새 내 앞에 연필 통 넓이의 길쭉한 접시가 놓이는데 그 위에 한 뼘 정도 길이의 오이 쪽 하나가 한 쪽의 깨소금과 함께 놓여 있다.
`음 그렇지~ 역시 주당을 알아보는구먼.`하는 기분 좋은 생각을 하며 벌컥 벌컥 들이키고는 다 마시기 전에, 마음 변하기 전에, 1천 엔짜리 지폐를 종업원에게 건네자 바로 내 손바닥에 동전 410엔이 놓여진다.
`그렇다면 서비스인 줄 알았던 오이 쪽도 200엔-우리 돈으로 2천원이 넘는다는 말인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어이가 없어 동전이 든 왼 손바닥을 그대로 펴 든 채 오른 손으로 나머지 술과 오이를 먹으며 중국 청도의 그 맛 좋던, 우리돈 1백50원짜리 500cc 생맥주와 우리 동네의 인심 좋은 용량의 2천원 짜리 생맥주를 그리워 했고,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손바닥의 동전과 주인장 얼굴을 번갈아 보자 두 눈길은 다시 마주치게 되었다.
그러자 어느새 그가 낌세를 알아 챘는지 내게 달려와 잔돈을 체크하고는 돈 받은 아르바이트생으로 하여금 2백 엔을 더 가져와 내 손바닥위에 놓게 했다.
이제 완전히 어두워진 밤 골목길을 나와 퇴근 인파속에 묻혀서 1층이 온통 빠징고 장인 호텔 1층 로비를 거쳐 9층 룸으로 되돌아 왔다..
(사진은 후쿠오카 앞바다 시카노섬과의 연육도로 옆 해변 풍경임.)
관계 글(후쿠오카의 라이딩기)은 아래 홈피 주소를 크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http://home.megapass.co.kr/~bae106/index.html
#다음은 삽입곡입니다. 크릭해 음악을 감상하며 보세요#
http://csj9443.hihome.com/data/yuhki/cf/03.a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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