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가슴 시린 추억의 라이딩(?)

타산지석2004.07.01 16:42조회 수 2119추천 수 2댓글 12

    • 글자 크기


뽕! (공식적인 표현에 걸 맞는지 .....  흠! -.-;;)

전 이것이 동력을 전달하는 최초의 전달자이며, 자전거와 저를 일체화시킴으로 능력 향상에 일조하는 물체인줄 알았습니다.

헌데 요놈이 저의 정강이를 사정없이 걷어차며, 입을 쩍하니 벌리게 하고 눈물을 쏘~~옥 뽑게 하는 흉기(?)일 줄이야....  -.-;;

이런 원수(?)같은 뽕을 끼고(흠... 그것도 출발 전 한 발만 끼고는...  쯧!) 멍청히 자전거와 함께 넘어지기라도 하면 깨지고 멍든 것보다 민망함에 더 아픕니다.

얼른 고개를 들어 애써 웃음을 참고 눈길을 피하는 사람들에게 전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도움의 손길도 거부하고 당당한(?) 살인미소를 퍼 부우며  -.-;;; 꼬인 다리를 풀...다 풀...다 쥐가 나 결국 부축을 받고 자전거와 분리되기를 반복한 지 어느덧 4개월입니다.

저는 입문 전까지 자전거를 딱! 세 번 타 봤으며, 그나마 그 세 번 모두 생각조차 하기 싫은 가슴 시린 추억이며, 그 여파로 자전거와 함께 절벽(?)에서 떨어지거나 돌과 나무뿌리가 있는 길 비스무리한 곳을 들고 뛰기를 반복하는 악몽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으.. 이게 실제상황이 될 줄이야.... -,-;;;;;;)

수십 년간 온갖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고 간직한 자전거와 함께한 소중한 추억을 왈바에 첫 소개를 하고자 합니다.



추억 1.


때는 초등학교 2학년.......

친구 녀석이 빌린 자전거를 온갖 아양과 협박을 통해 강탈(?) 하고는 노력보다 훨씬 많은  속도감에 ....

“와~~아! 뭐! 이런기 다 있노?”하며, 경이로워하고, 처음이면서도 험한(?)장애물들 사이를 질주하는 저의 세련된(^^*) 콘트롤에 스스로 대견해 합니다.

단 몇 번의 페달질만으로 자전거와 ‘관성의 법칙‘의 상관관계를 깨닫는 등 탁월한 저의 잠재역량에 제 스스로도 경악을 금치 못해 점점 눈에 뵈는 게 없어집니다.

적당한 내리막이 보이자
“그래! 관성의 법칙은 속도가 붙어야 제 맛이지!  좌~~아 오늘 한번 쏜다!”하고는
페달에 잔뜩 힘을 실고 편도 1차선을 함께 달리는 버스와 경쟁을 벌입니다.

흠.... 초교 2년생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다이내믹한 질주를 --;; 하는데 아뿔사! 삼거리에서 갑자기 나무판때기를 실은 손수레가 튀어나옵니다.

끼이익~! 하는 긴박한 비명을 쏟아내며 버스가 비틀대며 중앙선을 넘어갑니다.

으.. 으.....!  그 판때기들과 함께 삼 일후 땅에 묻히는 줄 알았습니다. --;;;;;;;;;

그 긴박한 순간에서도 손수레가 놀라 앞이 들리는 것이 눈에 띕니다.

순간, 손수레의 경사각을 이용, 판때기를 발판으로 점프(?)를 하면 위기를 넘길 것 같습니다.

근데 착지는 어떻게...?
넘다가 아저씨 머리를 받으면...?
넘는 중에 갑자기 손수레가 움직이면...?
중간쯤 갔을 때 시소처럼 앞으로 기울면...?  
등등 (으...... 머리야!)

어쩌자고 그 어린 나이에 그런 침착함을 갖췄는지........  헐! 헐! 헐!  -,-;;;;;;;;

그러나 검증된 것도 아니고, 뭐....시간도 없고 해서 그냥 “어무이~~~~~~!”하고 외치기로 합니다.

다행히 손수레도 놀라 우측으로 꺽었고,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자전거를 손수레의 옆구리에 비스듬히 붙입니다. 아니 돌진했죠.  --;;

열기 품은 아스팔트의 진득한 냄새가 입안에 가득해짐을 느끼며 몸을 틀어 여린 등짝의 좌측 상단부를 이용하여 착지합니다.

떠~억! 하는 괴이한 소리와 함께 안착을 하곤 멋지게(?) 몇 바퀴 돌아줍니다.

이전에 느낄 수 없었던 진한 감각이 온 몸을 휘감았으나 기사아저씨의 욕설과 손수레 아저씨의 험악한 얼굴, 부서진 자전거로 인해 돌아올 후유증 등을 떠올리며 죄인이 된 양 얼른 자리를 뜨고자 무릎에 힘을 줍니다.

헌데 이게 웬일입니까?

다리와 팔이 덜~덜~덜~ 떨리는 것이 이게 제 것이 아닙니다.

뭐...!  요즘이야 일주일에 한 두 번씩은 치르는 익숙한 일이며, 떨면서도 태연한 척! 주위 분들이 충격의 강도를 전혀 모르게 할 정도의 경지에 올랐지만(-,-;;) 당시는 당황했습니다.

그 날 이후로 저는 자전거계를 떠났고, 그로인해 자전거계는 앞으로 다가올 30여 년간의 정체기를 영문도 모른 체 맞이하게 되며, 그 해 뜨거운 여름은 지나갑니다.   험...!  -,-;;;


추억 2.

그로부터 약 18년 후 .......

그 날의 악몽이 잊혀져갈 무렵
음.... 그러니까 거....노 머시기간 뭔가가 유월에 음....... 거 유기군가 뭔가란 육갑을 떨게 하여 온 나라가 들떠있던 그 다음 다음해 쯤 됩니다.

신은 저에게 그녀라는 가장 큰 선물을 주십니다. (당시엔 그렇게 느꼈음. ^^)

그런데 그녀는 스탠딩이며, 윌리 등 화려한 기술을 보유한 이른바 철티비의 동네고수였습니다.

여중 때부터 부산 광안리에서 해운대 달맞이고개까지를 마실 삼아 다녔다고 하며, 달맞이고개에서는 헬멧 쓴 오빠(?)들과 엄청난 인터벌 대결을 벌려 주위를 놀라게 했다고 합니다.  (순전히 그녀 주장임.  ㅋㅋㅋㅋ)

해서 저도 뭐 자존심도 있고, 누가 알겠냐 싶어, 아~ 나도 한 때는 자전거계에서 촉망받던 기대주였으나 뜻한바 있어 지금은 떠나있노라고 허풍을 칩니다.

비상하신 님들께서는 짐작하시겠지만..
참 근데 저의 이야기가 이 란의 성격에 맞나????     음.... 헷갈립니다.  --;;;;
..
....
......!
아무튼 그 결과는 그리 멀지 않은 날에 혹독한 심판으로 나타납니다.

어찌어찌해서 우린 꿈결 같은 나날을 보내다 그녀와 야구장 근처에서 천금같은 1천원을 주고 하이킹을 합니다.

과연 그녀는 상당한 기능보유자였으며, 한마디로 ‘명불허전‘ 입니다.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한 손으로는 손을 흔들며, 아이스크림까지 먹곤 합니다. ㅎㅎ

심지어 두 손을 놓고, 일어서서 타기까지 하는 진기명기를 선보이며 기세등등 합니다.

모름지기 여자란 몸가짐을 조신하게 해야지 그.. 뭐~ 경망스럽냐고 짐짓 손사래를 쳐가며 호통을 치면서 몰래 손을 떼보니 금방 중심을 잃는 것이...
햐~~~~ ^^   은근히 부러움에 눈이 돌아갑니다.

“나 잡아봐라~~~~!”하는 마냥 즐거운 시간은 끝나고 자전거를 돌려줘야 할 시간입니다.

자전거대여점은 인도위에 있었으므로 도로에서는 약 10cm 정도의 턱을 넘어야 합니다.

“그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함으로써 겸허와 장중함의 극치를 보여주마...  흐흐!“라는 부푼 마음으로 아까 곁눈질 해 뒀던, 유난히 잘 타던 꼬맹이가 넘던 동작을 이미지 트래닝하며, 속도를 잔뜩 끌어올립니다.

앞바퀴가 턱에 닿는 순간 낭심에 극심한 통증과 함께 몸이 공중으로 부~웅 뜨고는 이 곱디고운 등짝이 또 한번 아스팔트에 개구리 뻗듯이 쭈~욱 뻗으며 몸이 부들부들 거립니다.

초등학교 땐 그래도 수족을 떨면서도 일어설 수 있었지만, 그곳을 맞아 본 분은 알겠지만 이건 뭐 숨도 못 쉽니다.

장시간 꼼짝도 못하고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려니.....   음... -.-;;;;

자전거에 자X를 다친 이 후로 저는 자다가도 자자만 들어도 입에 거품을 물고 동공이 풀리며 허공을 향해 중얼중얼 거리는 심한 지각장애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지금도 메뉴판에 짜장면이 아닌 자장면이라 적힌 중국집은 가지 않습니다.


추억 3

그 후로 그녀는 저의 참담한 모습에 실망한 나머지 마음을 다스리겠노라고 프랑스로 떠났고, 저는 남아서 낭심의 상처를 다스립니다.

낭심으로 인한 충격이 아물 즈음...

음... 그러니까...  이탈리아에서 월드컵을 하던 그 해,
걸프전으로 어수선한 시기라 유난히 예쁜(험!  -,-*) 그녀가 만인의 표적이 될까 두려운 마음에 드골공항으로 잠입하여 무사히 그녀를 납치하여 평생 모시고 살게 됩니다.

근데 이놈의 그녀!(음.. --;; 이 때부터 표현이 좀 거칠어집니다.) 아픔의 상처가 씻길 만 툭툭 건드립니다.

어쭈~~? 이젠 간덩이가 커져 아이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거론하더니 아이들과 함께 이 존엄한 아버지의 위상에 대해 재정립을 해야 한다며 격론까지 벌입니다.

딸과 아들 : 아빠! 정말 자전거 못타?
그리고 저 : 뭐...뭐? 그...그게 아니고 아빠는 ....

얘들 앞에서 굳이 할 필요도 없는 허풍을 침까지 튀기며 열변을 토합니다.

거.. 뭐~ 말문이 열리니 잘도 나옵니다.

거의 상상력의 극치입니다. (훗날 이것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것임을 알았을 때의 그 경이로움이란... 쯧!  ^^*)

반신반의하는 아이들에게 결정타를 먹이기 위해 입가에 흘린 침을 쓰~윽 닦고, 마른 침을 꿀꺼덕 삼키고는 과일을 깍고 있는 그녀 눈치를 슬쩍 봅니다.

헌데 이놈의 그녀! 어깨를 연방 들썩이며 소리 없는 비웃음을 날립니다.

유난히 손에 쥐어진 과도가 눈에 뜁니다. (음....... 저게 변수군... 쩝!)

아쉽지만 수습에 따른 후환도 있고 해서 잊혀져간 군인정신을 끄집어내어 극한의 자제력을 발휘합니다.

IMF로 온 나라가 들썩였던, 녹음이 짙어가는 경주의 보문단지....

이 놈의 그녀!, 슬쩍 저와 아이들을 보고는 “우리 자전거로 하이킹할까?“하고는 한 쪽 다리를 건들건들하며 아주 시~건방을 떱니다.

저를 보는 눈길이 예전엔 그토록 그윽했건만....

이제 보니 걍팍한 것이 독이 오를 대로 오른 독사의 그것과 같습니다.

오기로 그놈의 그녀! 와 아들놈 각 1대, 은근히 딸의 자전거 실력을 믿고 저와 딸이 같이 탈 수 있는 2인용을 대여합니다.

예전엔 몰랐는데 평지 같은 경사에도 왜 그리 힘이 드는지....  후~~~우~~  컥!컥!  어~억!헉!

허벅지는 뻐근하고, 얼굴은 벌게지며, 숨은 헐떡거리는 것이 여간 후회스러운 게 아닙니다.

담배와 술이 원숩니다.

그녀요?

이건 사람이 아닙니다.

완전히 물 만난 고깁니다.

근데 이곳은 횡단보도를 건너려니 인도 쪽에 1m50cm 정도의 폭으로 두개의 기둥을 괜~히 박아 놓아 통행하는데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닙니다.

가까스로 두 곳을 지나자 눈치 빠른 딸아이가 자리를 바꾸자며 은근히 압력을 넣습니다.

투혼의 화신인 저는 딸아이의 주장을 묵살하고는 비틀대다 결국 기둥의 사이를 통과하지 못하고 충돌합니다.

무슨 자전거가 그리 약한지(헤~~ -.-;;;) 그 충격으로 2인용은 1인용 2대로 바뀌었고, 저는 또 다시 복날 개처럼 처참한 몰골로 변하였으나 딸아이는 뒷바퀴와 핸들만으로도 안착합니다.

거~~~~~참!  불행 중 다행입니다.

이젠 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고 축적된 경험과 연륜도 있고 해서 많은 갤러리들 앞에서도 결코 당황하는 법 없이 능숙하게 사태를 수습합니다.

자전거는 적당한 보상과 관리의 미흡함을 준엄하게 꾸짖고는 처리합니다.

가족에겐 하찮은 미물일지라고 보호해야하는 생명의 존엄성을 역설합니다.(벌레를 피하다 받혔노라고.....  허접! 허접!)

한결같이 비실비실 웃으며, 믿지 않습니다.

까진 어깨와 허벅지, 손바닥의 쓰라림을 참으며 온천욕을 즐기는데 아들 녀석이 다가와 아빠는 애쓰지 않아도 항상 최고라며 엄지를 들고 격려를 합니다.  (흑!흑!흑!....  이런 고마운 녀석!)

그 대가로 펜돌이와 핫바를 물고 서로 킥! 킥! 거리다 눈물까지 찔끔거립니다.

눈물의 핫바를 물고 다신 자전거와 가까이 하지 않겠다고 맹세 합니다.
.
.
.
.
.

하지만 이러한 맹세는 어느덧 세월의 바람결에 흘려보냅니다.

이런 가슴 아픈 시련과 가족으로부터 오는 억압의 사슬을 끊고 아이들과의 진지한(?) 대화가 진실이었다는 것을 밝혀 이 땅의 모든 아버지의 존엄성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는 사명감은 뒤로하고....... ^^*)

어떠한 계기(?)로 인해 삭풍이 몰아치는 그 해 그 겨울!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다는 자전거 최고의 경지인 산악자전거에 머리를 올립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12
  • 헐~ 또다시....ㅋㅋㅋ
    축하드립니다.
  • 허풍(?)의 최후를 넘 재밌게 읽었습니다. .... ㅋㅋㅋ
    어떠한계기가 뭔지 궁금하네여..... ㅎㅎㅎ
  • 으히히, 진짜 잼납니다. 거의 극한의 필치를 보여주시는군요...
  • (..............................으하하하. 간만에 뒤집어지게 웃었습니다. 유 아 베스트!)
  • [압권!!!]
    ...헌데 이놈의 그녀! 어깨를 연방 들썩이며 소리 없는 비웃음을 날립니다. 유난히 손에 쥐어진 과도가 눈에 뜁니다. (음....... 저게 변수군... 쩝!)...
  • 타산지석글쓴이
    2004.7.6 14:40 댓글추천 0비추천 0
    * artroom님! 격려에 힘이 납니다. 감사합니다.

    * jilpoongnodo님! 기회가 되면 계기(?)도 한번 올리겠습니다. 비웃으시면 안됩니다. ㅎㅎㅎ

    * hodalae님! 극찬에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 inornate님! 유 아 베스트! (흑!흑!흑! .. 고마운 분같으니라고....땡Q!)

    * jeff님! [압권!!!]이 아닌 엄청난 [압박!!!] 이었습니다. ㅎㅎㅎ
  • 타산지석님
    넘 잼있게 읽었습니다.
    혹.....
    수..이와 치..의 아~~~~~~~~~빠 아닌가요?...ㅋㅋㅋ
  • 타산지석글쓴이
    2004.7.7 14:14 댓글추천 0비추천 0
    * ekdma55님! 아닙니다.
    전 ..봉과 ..효의 아~~~~~~~~~빤데요... ㅋㅋㅋ
  • 수?이와 치?의 아빠가 아니닌까
    이거 카피해서 울 싸이트로 옴겨도 되남요?
    타산지석님.....^^^
  • 타산지석글쓴이
    2004.7.8 11:07 댓글추천 0비추천 0
    음...................... (데굴? 데굴?? 데굴???) ::-.-;;;;;;;
  • 타산지석글쓴이
    2004.7.20 14:08 댓글추천 0비추천 0
    정정합니다! 죄송 ^^*)
    추억 3에서의 내용 중 '....프랑스에서 월드컵....'을 '....이탈리아에서 월드컵....'으로 ㅋㅋㅋㅋ
  • ^^ 너무 잼있게 읽었어요 조심하셔야겠어요~~
용용아빠
2024.06.17 조회 75
treky
2016.05.08 조회 683
Bikeholic
2011.09.23 조회 8118
hkg8548
2011.08.04 조회 7172
M=F/A
2011.06.13 조회 6727
이전 1 2 3 4 5 6 7 8 9 10... 385다음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