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탄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참 좋은 동네에 산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MTB 생활과 항상 같이 해 주시는
동네의 히로시마김님과 나이테님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직선으로 한강 너머의 필스님,꼬북이님
항상 강원도 원정길의 차량지원조 카리스님....
이분들이 있기 때문에 주위의 일자산,고덕산,아차산,남한산성을 알았고
저 멀리 강원도의 계방산,황병산,백덕산,화야산등등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히로시마김님을 보면
이분은 서울하고는 어울리지가 않는것 같습니다.
그추운 겨울에 눈쌓인 강원도 정선의 다리밑에서 혼자 야영을 하고
어떻게 강원도의 그 많은 산들을 속속 알며
대청봉을 자전거를 가지고 등정하지를 않나....
아뭏든 좋은 의미의 기인임에 틀림 없습니다.
얼마전, 장마중의 햇볕이 난 어느날에 아주 우연히
아차산에서 모의가 시작되었습니다.
또 떠나보자!
단순라이딩이 아니라 "천렵을 가자"
기본적으로 1박2일에 "산메기","매운탕","레프팅"등 여러가지
얘기들을 했습니다.
고기를 잡는 일과 매운탕은 카리스님과 나이테님이 선수시더군요.
히로시마김님은 별을 보며 신선이 될 수 있는 장소 담당입니다.
날짜를 정했습니다.
그후 고등어회로 먹벙을 한번 하면서 좀더 구체화 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른 후, 문제는 비였습니다.
출발날 까지도 여러의견들이 나왔지만
강행으로 의견을 모으고.....
원래의 계획은 "동강에서 별을 보며 매운탕에 소주한잔" 이었으나
장마비로 인해 "춘천의 안전한 임도"로 수정합니다.
올림픽공원에 집결할때 벌써 물에 빠진 생쥐입니다.
특히 필스님은 강을 건너오면서 완전무장하였으나
이미 수중전을 치뤘더군요.
우리 스스로 생각해도 웃깁니다.
그래도 어디든 떠나는것은 즐겁습니다.
입심좋은 카리스님의 유머로 재미있게 출발을 하는데
갑자기 차안에서 정선의 자개골로 수정됩니다.
정확히는 카리스님의 강권으로 자개골로 향합니다.
진부에서 내려서 정선으로 가면서
중간의 장전리로 들어가는데....무섭더군요.
민박을 정하고 삼겹살에 소주한잔....
히로시마님 밥짓기,
나이테님 청소에 상차리고...
필스님 온갖 잡일
나는 화장실에서 야채를 씼었습니다.
민박집이 계곡 바로 옆에 있는데
계곡 물소리가 장난이 아닙니다.
조그만 방에서 다섯 남자의 이야기가
계곡 물소리와 함께 밤이 깊어갑니다.
카리스님과 필스님은 일찍 잠을 청하고
강동송파조는 비맞으며 별을 따러 갔습니다.
흐르는 물이 얼마나 차가운지....
라이트로 비투면서 계곡을 따라 올라갔었죠...
무섭습디다.
이튿날
강릉의 묻지마마운틴님이 같이 합류하고...
비는 계속 옵니다.
비를 맞으며 라이딩을 한다는 것이
피할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더욱 어려워 지지만
비와 동화가 되면 재미있어 지더군요.
어떤것이 그리도 좋냐고 묻는다면
뚜렸이 답은 못 주지만
그냥 비맞으며 물이 튈때 소리도 질러보고
속살까지 젖는 그 상황이 좋은거죠.
여하튼 이번 번개는 비를 맞으러 간것입니다.
기분이 안좋을리가 없습니다.
자개골은 항상 물과 같이 있었습니다.
계곡물도 물이지만
계곡물에 합쳐지는 산에서 직각으로 내려오는
작은 폭포들은 장관이었습니다.
많은 비가 내린후라 계곡물의 양도 많았고
계곡에서 일어나는 뿌연 물안개를 헤치며
우리의 일탈은 정점을 다해 갑니다.
이 좋은 풍경의 중심에서
묻지마님이 준비해 온 김밥을 먹었습니다.
빗물이 들어가며 먹었는데...꿀맛이었습니다.
묻지마님께는 항상 감사함을 느낍니다.
이제는 자전거 얘기,
저는 프리차를 가지고 갔습니다.
묻지마님은 무거운 XC에 다운힐 타이어...
다른 분들은 XC.
업힐할때, 카리스님의 도움으로 힘든줄 모르고 올랐습니다.
긴 다운을 하면서 많은 보상을 받았습니다.
자개골에서 내려온 후
히로시마김님의 고향, 멋있는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고
차가 있는곳까지 복귀를 해야 합니다.
도로 30여 킬로...
평소에 카리스님을 의리의 사나이로 알고 있었는데
그냥 레리싱모드로 쏘더군요.
떠블샥 프리차로 꽁무니 따라 가느라 죽는줄 알았습니다.
묻지마님이 같이 해 주셔서 그나마 덜 심심했지만
XC타신분들...너무하더군요^^
총 거리가 70여 킬로 된다고 하던데...이제까지의
제 기록입니다.
도로에서 같이 해주신 묻지마님의 얘기는
"정선은 어디든 다 좋다"라고 하더군요.
강과 산이 있기에 정말 좋은 고장입니다.
서둘러서 묻지마님과 헤어진후
홍천들러서 화로불구이 먹고 도착하니 12시더군요.
이제는 잊었던 집과 가족들이 생각납니다.
제 정신으로 돌아오면 항상 미안한것이 가족인것 같습니다.
휴일에 같이 못해준 남편, 아빠이기 때문이죠.
샤워 후 맥주 한잔을 하는데
와이프는 아무말도 안합니다.
으휴~ 당분간 힘들것 같습니다.
숨죽이고 지내다가
또다른 일탈을 꿈꿔야겠습니다.
같이 한 카리스님,나이테님,히로시마김님,필스님,묻지마마운틴님
좋은 추억거리를 또하나 만들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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