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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자전거 타기

hshcap2004.08.03 16:38조회 수 2173추천 수 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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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1.오전 대정지역 바닷가 앞에서 마침 자전거를 타고 지나던 한외국인에게 부탁하여 한 컷 찍음.
헬멧으로 다소 수줍은듯한 인장을 주어봤음.

2.직접 만든 허접 지도(좌우 일치않음)와 일지, 민박 리스트, 코스 가이드(일정 및 거리)




그토록 기다리던 여름휴가를 맞아 뭔가 원하던 것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택한 제주도 하이킹이었답니다. 내가 좋아하는 자전거타기와 여행을 같이할
그 뭔가였던것.
자료를 찾고, 지도를 모으고, 소풍 전날 느낌이 오는 듯한 설레임까지.


첫째날
공항에 도착하여 비행기에 탑승전까지 실감할 수 없던 기대감
아~ 그러나 오후 한시 제주공항에 내려 자전거를 풀고 조립할때
서서히 느낌이 옵니다. '무덥다.'
숨막히는 이 더위 벌써 얼굴엔 땀이 뚝뚝 떨어지고 입던옷은 다 졌고,
아직 서툰 조립은 왜 이리더딘지.
그나저나 기대와 설레임 그리고 어설픈 지리정보가 무려 3시간을
제주시에서 헤매이게 했고, 폭염과 탈진이 혼자 라이딩을 정신적으로
어렵게 하더군요.
결국 제주순환 12번 국도를 찾아 정상궤도에 올랐습니다.
분명 지도상엔 거쳐야할 코스가 몇km로 표시되었지만,
그건 매일밤 달리던 한강도로와는 확실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언덕, 언덕, 오르면 또 언덕, 숨이 퐉퐉 막히는 더위, 끓는 아스팔트 도로.
솔직한 심정은 계속 이렇게 달리다간 집으로 가는 길이 점점 멀어지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답니다.
바람 한 점 없이.
'삼다도'는 구라였단말인가.
그러나 펼쳐진 멋진 해안도로의 풍경들 가슴벅찬 제주만의 모습들이
서서히 어두운 것을 밀어내고
최대한 달려 첫번째 숙소가 될 '대정'까지 갔습니다.
맛난 저녁과 샤워, 그리고 달콤한 수면으로 하루의 고단함을 씻어냈습니다.

둘째날
조식은 행동식(칼로리XXX)으로 때우고 표선을 출발해 패달을 밣습니다.
어제의 피곤이 허리와 다리에 여전히 남아있지만 또 다른 제주의 모습을 찾아 달렸습니다.
그러나 중식 포인트였던 서귀포지역을 항해 달리던중
이번 라이딩의 최대 위기인 타이어 펑크사고가 났습니다.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잡았는데 '펑'하는소리와 '쉐에엑'하는 강력한 바람빠지는 소리.
그렇게 타이어는 수명을 다해버렸습니다.
일반국도 한가운데 그냥 터져버린 타이어.
이런 사고는 계획에 없던것이어서 펑크패치, 예비튜브, 예비타이어,
튜브분해 도구 등등 이런 장비라곤 하나없이 장거리라이딩에
도전한 스스로의 무지에 한숨만 지었습니다.
얼핏 제주투어 자료를 찾다 슬쩍 지나쳐본 '한라XXX'이란 전문 업소가
생각났지만 국도변에 앉아 아무런 연락처마져 얻을수없던 상황에 일단 아는
분에게 전화하여 인터넷에서 찾아 연락처를 받고, 다행히 사장님과 통화하여
(휴일이었는데도 손님들 때문에 출근하셨다는...)
사장님과 절친한 친구께서 제가 사고난지점까지 수리장비를 갖고 차로 직접오셨답니다.
친구분께선 당일 철인3종경기 대회를 마치시고 힘든 상황에 저를 돕기위해서
그 수고로운 일을 마다않고 손수 처리해주셨답니다.
처음엔 튜브만 찢긴줄 알았는데 타이어도 찢어져 댁으로 저와같이 직접 가셔서
스페어 타이어로 교체해주시고, 맛난 과일에 음료수까지 과분한 접대에 몸둘바를 몰랐답니다.
사고의 원인까지 규명해주시고
(브레이크 슈가 너무 높이되어 브레이킹시 타이어와 튜브를 마모시켜 펑크가 발생했답니다.)
생면부지의 제주에서 말로 표현할 수 큰 도움을  받아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이번 여행에 잊지못할 추억입니다.
모든 감사와 고마움을 뒤로하고 다시 달려 도착한 '남원'에서
아침, 점심 거른 끼니를 채우고 다시 또 달려
오늘의 숙소가 될'표선'지역에 도착했답니다.

셋째날
귀가를 목표로 마음먹고 출발합니다.
역시 조식은 거르고 '성산'까지 달려 성산에서 아침을 먹고
일출봉과 세화를 거쳐 김녕 해수욕장까지 달렸습니다.
결국 오후 두시 조금 넘어 제주시에 들어갔습니다.
일단 도움주신 한라사이클에 방문해서 인사드리고
공항으로가 표를 사고 집으로~


일정별로 간단히 적어봅니다만, 매일밤 숙소에서 짐정리하고
차분히 여행일지를 기록해 봤습니다.
그날그날 코스, 문제점, 비용, 다음계획, 기타 생각들 느낌...
거리만따져 갔던 나의 오류, 아무런 대체 장비없이 갔던 오류,
잘못선택한 행동식, 무리한 여행가방의 압박등등...
모든게 처음 다녀온 자전거 여행에 즐거움과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혼자가면 외롭다는둥 뭐가 어쩌구, 저쩌구.. 모든 우려를 뒤로하고
제주를 혼자 돌아온 것만으로도 즐겁기만합니다.
아쉬움도 많습니다, 빡빡한 일정에 명소를 놓친 것도 그렇고
하지만 이런 아쉬움이 다시 제주를 찾게 하겠지요.
그리고 너무도 큰 도움주신 두분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름 제주 자전거 하이킹 좋습니다.
멋진 풍경, 맛난 요리, 이국적인 분위기.
제주의 그 뜨거웠던 도로와 끊임없는 언덕들과 즐길 준비가 되신분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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