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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험난했던 시베리아 바이칼호로의 대장정 라이딩-(6)<<<<<

mandolin2004.08.31 21:51조회 수 1360추천 수 1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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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우리는 타고 돌아 갈 승합차를 하오 4시께 이 리스트비앙카로 오게 했다가 만약의 경우에 대비, 나머지 시간이 충분한 것이 좋고 또 유명하다는 저녁노을도 보고 올 겸해서 저녁 9시에 오게 한것은 정말 잘 변경한 일이었다.
예상외로 이렇게 늦게 도착하고 보니 자칫하면 돌아가는 귀로가 큰일 일 뻔했기 때문이다.
잠시후 우리는 환성을 올리며 호수변 길을 달렸고, 리스트비양카의 주차장에 도착한것은 5시반께다.
거리로는 72키로에 불과했으나 수십개의 큰 고개를 넘느라고 무려 8시간을 달려 온셈.

주차장은 `오물`이라는 청어 비슷한 고기등을 굽는 연기로 자욱했고 호수변쪽에는 기념품 노점이 줄지어 있었다.
바이칼호수는 마치 바다처럼 넓고 시원한 느낌이었으며 멀리 아스라이 맞은편 육지의 산들이 휘미하게 보였다.
보트 선착장부근에서 손을 맑디 맑은 호수 물 속에 담궈보니 정말 너무 차 소름이 끼칠 정도다.

마침 이날이 토요일이라서 가족 단위의 소풍객도 많아 타고온 승용차 본니트위에 음료수와 먹거리등을 올려 놓고 조용한 파티를 즐기고 있었으며 주차장 한 가운데서는 젊은 남여 7~8명이 맨땅에  둘러 앉아 빨대가 달린 이상한 기구를 가운데 놓고 교대로 입으로 물어가며 대마초를 피우는 모습도 보였다.
우리는 주차장 어귀의 옥외 목제 식탁에 앉아 자작나무 향이 벤 오물, 양고기 꼬치구이와 맥주등으로 바이칼호수 라이딩성공 자축 파티를 열었다.
바로 옆에 술가게는 있었으나 웬일인지 이 러시아서 그렇게 흔한 보드카는 없어 내 베낭속의 남은 참이슬 소주 포켓병과 가게서 산 큰 패트병의 냉장 안 된 맥주를 마시며 요기를 하고는 나홀로 잔차에 올라 계속 호수변 길을 더 달려 이름 모를 동상이 있는 곳까지 갔다가 일제 후지등을 타는 두 젊은 러시안 바이커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는 우리 일행에게 데려와 인사를 나누게 했고 기념사진을 찍은뒤 나머지 맥주를 나눠 마시기도 했다.

세 여성도 좀더 이곳을 돌아보고 싶다며 잔차에 올라 호수가를 더 달려 가 보고 왔으나 서회장은 잔차라면 정나미라도 떨어진 듯 꿈적을 않는다.
두 러시아 바이커와 헤어진 나는 광장을 쏘다니며 숱한 러시안 가족 소풍객들과 보디랭귀지로 인사를 나누거나 함께 기념사진 찍기에 분주했고 심지어 할아버지와 아들내외와 딸내외, 그리고 어린 외손자와 손녀도 있는, 3대 가족팀의 파티 좌석에 초대 돼 합석해 이 곳서 귀한 보드카를 얻어 먹기도 했다.  딸은 구식 비디오 카메라로 나를 계속 찍드니 내 핼멧을 할아버지 머리나 손자 머리에
올려 놓고 찍기도 했다.
사실은 보드카 한잔을 얻어서 서회장에게 갖다 주려고 접근했으나 병은 이미 바닥이 다 나 혼자 맛을 본 셈인데 10살 남짓한 귀여운 외손녀에게 1달러를 줬드니 40대초로 보이는 아들이 `왜 우리 아들에게는 안 주느냐?`는 항의여서 4살과 6살짜리 두 꼬마에게 결국 2달러를 더 줘 비싼 술값을 낸 셈.
할아버지가 우리 팀을 데리러 갔다가 거절당하고 되 돌아와 내게 주정을 하려 하자 놀랍게도 10살짜리 외손녀가 앞을 완강하게 가로 막으며 용케도 제지해 낸다.

8시가 넘어도 아직 환한 낮이었지만 기온이 뚝 떨어져 한기를 느낀 우리팀은 오물을 굽던 화로 불 더미 주위에 모여 불을 쪼이고 있었는데 오물 팔던 한 상인이 다가와 자신의 엉망진창인 고물차를 가르키며 우리 잔차 한대와 바꾸자는 제의다.
막내가 나서 그 옆에 있던 새 승용차를 가르키며 이 차와 바꾸자는 제의를 해보니 돌아 섰다.
술도 먹었고 기온도 낮아지니 화장실에 가기 마련인데 물어 봐도 화장실이 없단다.
하기사 이 러시아에 오기 전에 자료로 알아 본바에 의하면 화장실이 별로 없어서 차가 도로가에 쉴때면 여성은 바로 길가 숲속으로 들어 가고 남성은 길 건너편 숲속을 이용하는것이 관례라고 나와 있었지만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관광객이 많은 이 곳에도 화장실이 없을 줄이야...
하는수없이 한 상인이 가르쳐 준, 상가 건물 뒤편의 콘테이너 박스옆에서 실례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날씨가 흐려 그 아름답다는 석양도 못 본채 약속시간인 9시가 다 되어 어김없이 나타난 승합차에 잔차를 싣고 그 수많은 고개길을 되돌아 오며 낮의 고생 길을 되 새겼고 (여성들이 귀로에 고개 숫자를 확인한바에 의하면 무려 91개나 됐다는 것.)중간에 행상이 보여 숙소가족과 나눠 먹기위해 우리 돈 4천원가량인 큰 수박(우즈백 산)을 두 덩이 사서 한 덩이는 주인에게 주고 한 덩이는 베낭팀과 나눠먹자는 제의를 했는데 김총무의 살림살이가 워낙 야물어서인지 딱 한 덩이만 사와 주인측에 건네 줘 저녁 밥상에서 수박  두어쪽을 맛 봤을 뿐이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내 사비라도 내서 두어덩이 더 사서 싫컷 먹으며 갈증이나 싫컷 풀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으나 이런 것이 단체행동의 불편함으로 알며 감수할 수 밖에...
이 날 저녁은 미리 특별 주문한데로 따로 계산(1인당 5달러인가?)하기로 하고서 숙소에서 닭고기가 두어점씩 든 닭국밥으로 했는데 여늬 아침때처럼 반찬 가지수도 불과 두 세가지에 불과하나 주인 심씨의 부인 음식솜씨가 괜찮아선지 김치 맛이 좋아 다른 불만을 상쇄하는 듯 했다.
한편 당장 숙소위치가 좀 외진 곳이고 시설이 좀 미비하나 러시아의 시베리아인 이곳이 대부분 그러한 수준인 만치 더 이상의 욕구따위는 사치스런 불만이라는 것을 뒤늦게 모두가 너무나 잘 깨닫게 된것 같았다.
여기다 좀 지나친 상혼을 지적하는 투숙객도 있었으나 결국 여름 메뚜기 한 철에 벌어 혹독한 추위의 겨울등 사계절을 먹고 살아야 하는 그들의 절대적인 여건에 비추어 묵과할 수 밖에 없는듯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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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용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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