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설악 일대 자전거 답사기 *
왈바님들!
추석 연휴를 잘 보내셨는지요?^^
1. 저는 연휴를 이용하여
그동안 그렇게도 가보고 싶었던
통일전망대와 미시령을 다녀왔습니다.
속초에 도착한 다음날 아침,
자전거를 타고 숙소를 출발하여
북쪽으로 북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달렸습니다.
청간정, 송지호
간성, 거진, 화진포를 지나고
높고 낮은 언덕길을 몇 개나 올랐을까.
동해안에는 삼엄한 철조망이
울타리로 쳐져서
한반도를 가두고 있었지요.
도로 중간중간에는
대전차방어용 콘크리크시설물이 있어서
유사시에 폭파되면
도로를 온통 막는다고 하는군요.
길가의 하수구에는
방향을 잃은 어린 노루가
쓸쓸히 죽어있는 광경이 있었습니다.
통일전망대 9km 전방 검문소에서
자전거는 더 이상 달리지 못했습니다.
이륜차와 도보로는 절대 입장 불가라는군요.
부득이 남의 차에 편승하여
전망대에 오르니
북한군 진지와 군사시설물,
그리고 금강산 자락이 지척에
보였습니다.
해안으로는 현대건설에서
금강산 관광도로를 닦고 있었는데
10월말이면 완공이라고 하네요.
내년 봄이면 직접
자기 차를 몰고 갈 수 있답니다.
저는 물끄러미 북녘 땅 하늘을
공허한 심정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달려간 길을 다시 돌아서 힘껏 페달을 밟아오는데
이윽고 일몰이 왔습니다.
오늘 달린 거리는 117km입니다.
2. 그 높고도 험하다는
설악산 미시령을 자전거로 올랐습니다.
해발 826미터라고 하지요.
속초에서 용대리 방향이었던지라,
워낙 해발고도가 낮은 곳에서 시작하여
몹시 힘들었습니다.
마침 차량통행이 뜸한 새벽시간을 이용하여
페달을 밟고 또 밟았습니다.
대청봉과 울산바위의 늠름한 위용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더군요.
구비구비 구절양장으로 구부러진
오르막길을 하염없이
오르고 또 올랐습니다.
과연 오를 수 있을까
저 자신도 의문을 가졌었는데
마침내 정상 휴게소가
눈앞으로 가까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지나가던 운전자들이
차창을 내리고 파이팅을 외쳐줍니다.
저는 새로 힘이 납니다.
이를 악물고 드디어
미시령 정상에 우뚝 섰습니다.
떠나온 속초시와 푸른 동해를 굽어보는
그 호쾌한 기분이
말로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어떤 어려운 일들도
이렇게 자신감을 갖고
헤쳐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기왕 내친 길에
용대리와 십이선녀탕을 지나서
장수대, 한계령까지 줄곧 쏘고 싶었으나
다운힐 중에 체인이 터져서
그만 불발이 되고 말았습니다.
한계령은 결국 다음 기회로 미루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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