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4년 10월 23일 토요일
장소 : 양양-부연골-법수치-양양 (총 85키로)
시간 : 총 8시간 소요 (라이딩 시간 5시간)
잔차 : 엘파마 xo txc 500 (capo II 프레임)
요즘 나를 아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얘기한다.
“너 없는 살림에 잔차에 완전히 미쳤구나...”
이런 얘길 들을 때마다 나는 좀더 미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모르는 용어도 너무 많고 모르는 부품도 너무 많고 언덕만 만나면 좌절하는 엔진도 원망스럽기만 하다.
입문용 잔차긴 하지만 내 생전 처음으로 그렇게 비싼(?) 잔차를 산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 아직도 카드값 걱정이 앞서긴 한다.
아는 교수님이 부연골에 사신다는 얘기를 듣고 그냥 함 가보기로 했다. 잔차를 산지도 어언 한 달이 흘렀건만 투어 한번 가보지 못해 몸살이 날지경이고, 그간 새벽에 탔던 잔차의 실력도 궁금하여 후배하나를 꼬셨다.
새벽마다 같이 잔차타는 동호회분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 일단 아침 10시에 출발한다.
코스는 양양에서 부연골 왕복 코스. 25키로의 포장도로(평지)와 10키로의 비포장 이란다. 특히 비포장은 고개 세 개를 넘어야 하는데 마지막 세 번째 고개가 장난이 아니란다. 세 시간 정도를 예상하고 출발한다.
같이 가는 후배는 주변 경치 관광해야 한다고 느긋하게 간다. 속타는 내 맘은 안중에 없나보다. 나는 해지기전 다녀와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과연 내가 올라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에 괴롭기만 하다.
한 시간정도 달린 후에 포장도로가 끝나고 간식과 더불어 심기일전 해본다. 이제부터 시작이야. 제일 걱정되는 일은 업힐 도중 힘이 빠져 어쩔 수 없이 내려야 할 경우 클릿 신발을 잘 빼서 넘어지지 않는 부담이 제일 컸다. 맘 같아서는 클릿 페달 빼고 평페달로 가고 싶었지만, 그것도 경험이라고 동호회 분(잔차가게 운영)이 절대 반대했다. 그러나 그 걱정은 곧 현실로 나타나게 된다.
첫 번째 고개...
아직까지는 힘이 남아 있었으므로 가뿐히(?) 넘을 수 있었다.
두 번째 고개...
첫 번째 보단 낮은 업힐이다. 힘이 많이 들었지만 넘어본다.
세 번째 고개...
를 넘기전 동호회분이 전화 하셨다. 어디까지 갔냐고... 세 번째 고개 바로 앞이라 하니 겁을 잔뜩 준다. 힘 무쟈게 써야 할꺼라고...
여태 살면서 자동차가 다니는 길중에 이렇게 경사가 높은 고개는 첨 보는 것 같다. 부연골 사는 사람들은 겨울에 이 길을 어떻게 다닐까.. 짚차로도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중도 포기하고 잔차에서 내리는 도중..
페달질을 멈추고 잽싸게 신발을 뺀다는 것이 이런... 신발이 안빠지네...
결국 자전거와 함께 자빠링... 그 와중에도 잔차에 기스갈까봐 몸으로 바닥을 깔았던 것 같다. 다행이 잔차는 멀쩡하고 대신 무릎에서 피가 난다... 우쒸...
조금 더 가서 두 번째 멈출 때도 자빠링 했다. 이번엔 성공적으로 오른쪽 신발을 빼고 오른쪽으로 내릴려고 했는데 잔차가 왼쪽으로 기우는 것이 아닌가... 우쒸..
결국 예비로 가지고 간 운동화 신고 자전거 끌고 세 번째 고개를 넘는다. 그냥 걸어가는 것도 힘들다. 이젠 진짜 담배를 끊어야 겠다는 생각만 간절하다.
부연골에 도착하여 약수(오색 약수와 비슷) 한 사발 하고 김밥으로 허기를 때운다. 바로 옆 가게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괜히 무겁게 김밥 싸가지고 왔나보다. 식당에서 식사하는 분들은 진고개에서 넘어 오셨다고 한다. 잔차도 좋아 보인다. 캐넌데일, 트랙.... 부럽기만 하다.
길을 물어 교수님댁에서 커피 한잔을 얻어 마시고 마을 끝까지 가서 단풍 구경하고... 이런 벌써 3시다. 서둘러 출발하지만.... 이미 체력은 바닥을 기고... 세 번째 고개를 넘어 이번엔 법수치 쪽으로 내려가기고 해본다. 경사는 없지만 길이 더 험하고, 왔던 길보다 길다.
가도가도 끝이 보일것 같지 않은 임도를 타고 한 시간 여를 굽이굽이 산허리를 돌아 내려가니 법수치가 나온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임도는 그야말로 단풍이 절정이다. 시간은 벌써 5시를 넘기고 있다. 여기서 출발지인 양양까지는 적어도 한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이미 날은 어두워 지고 있다.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해 페달링을 해본다. 평속 35키로로 탈진할 만큼 밟았더니 6시 조금 넘은 시간에 양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잔차 가게 아저씨가 반가이 맞아준다. 좋은 경험했다고.. 다음엔 꼭 같이 가자는 말과 함께...
내공이 더 쌓이고 엔진이 업그레이드 되면 같이 가겠노라 하고 후배와 같이 삼겹살에 소주 한잔으로 첫 투어(?)를 마친다.
설레임반 기대반으로 시작했던 투어는 이렇게 끝이 나고, 삭신은 쑤시고 까진 무릎은 아프면서도 스트레스는 한방에 날라간 것 같아 기분은 좋다. 이런 기분 때문에 사람들이 그 힘든 업힐을 감수하면서 까지 투어를 다니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든다.
장소 : 양양-부연골-법수치-양양 (총 85키로)
시간 : 총 8시간 소요 (라이딩 시간 5시간)
잔차 : 엘파마 xo txc 500 (capo II 프레임)
요즘 나를 아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얘기한다.
“너 없는 살림에 잔차에 완전히 미쳤구나...”
이런 얘길 들을 때마다 나는 좀더 미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모르는 용어도 너무 많고 모르는 부품도 너무 많고 언덕만 만나면 좌절하는 엔진도 원망스럽기만 하다.
입문용 잔차긴 하지만 내 생전 처음으로 그렇게 비싼(?) 잔차를 산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 아직도 카드값 걱정이 앞서긴 한다.
아는 교수님이 부연골에 사신다는 얘기를 듣고 그냥 함 가보기로 했다. 잔차를 산지도 어언 한 달이 흘렀건만 투어 한번 가보지 못해 몸살이 날지경이고, 그간 새벽에 탔던 잔차의 실력도 궁금하여 후배하나를 꼬셨다.
새벽마다 같이 잔차타는 동호회분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 일단 아침 10시에 출발한다.
코스는 양양에서 부연골 왕복 코스. 25키로의 포장도로(평지)와 10키로의 비포장 이란다. 특히 비포장은 고개 세 개를 넘어야 하는데 마지막 세 번째 고개가 장난이 아니란다. 세 시간 정도를 예상하고 출발한다.
같이 가는 후배는 주변 경치 관광해야 한다고 느긋하게 간다. 속타는 내 맘은 안중에 없나보다. 나는 해지기전 다녀와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과연 내가 올라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에 괴롭기만 하다.
한 시간정도 달린 후에 포장도로가 끝나고 간식과 더불어 심기일전 해본다. 이제부터 시작이야. 제일 걱정되는 일은 업힐 도중 힘이 빠져 어쩔 수 없이 내려야 할 경우 클릿 신발을 잘 빼서 넘어지지 않는 부담이 제일 컸다. 맘 같아서는 클릿 페달 빼고 평페달로 가고 싶었지만, 그것도 경험이라고 동호회 분(잔차가게 운영)이 절대 반대했다. 그러나 그 걱정은 곧 현실로 나타나게 된다.
첫 번째 고개...
아직까지는 힘이 남아 있었으므로 가뿐히(?) 넘을 수 있었다.
두 번째 고개...
첫 번째 보단 낮은 업힐이다. 힘이 많이 들었지만 넘어본다.
세 번째 고개...
를 넘기전 동호회분이 전화 하셨다. 어디까지 갔냐고... 세 번째 고개 바로 앞이라 하니 겁을 잔뜩 준다. 힘 무쟈게 써야 할꺼라고...
여태 살면서 자동차가 다니는 길중에 이렇게 경사가 높은 고개는 첨 보는 것 같다. 부연골 사는 사람들은 겨울에 이 길을 어떻게 다닐까.. 짚차로도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중도 포기하고 잔차에서 내리는 도중..
페달질을 멈추고 잽싸게 신발을 뺀다는 것이 이런... 신발이 안빠지네...
결국 자전거와 함께 자빠링... 그 와중에도 잔차에 기스갈까봐 몸으로 바닥을 깔았던 것 같다. 다행이 잔차는 멀쩡하고 대신 무릎에서 피가 난다... 우쒸...
조금 더 가서 두 번째 멈출 때도 자빠링 했다. 이번엔 성공적으로 오른쪽 신발을 빼고 오른쪽으로 내릴려고 했는데 잔차가 왼쪽으로 기우는 것이 아닌가... 우쒸..
결국 예비로 가지고 간 운동화 신고 자전거 끌고 세 번째 고개를 넘는다. 그냥 걸어가는 것도 힘들다. 이젠 진짜 담배를 끊어야 겠다는 생각만 간절하다.
부연골에 도착하여 약수(오색 약수와 비슷) 한 사발 하고 김밥으로 허기를 때운다. 바로 옆 가게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괜히 무겁게 김밥 싸가지고 왔나보다. 식당에서 식사하는 분들은 진고개에서 넘어 오셨다고 한다. 잔차도 좋아 보인다. 캐넌데일, 트랙.... 부럽기만 하다.
길을 물어 교수님댁에서 커피 한잔을 얻어 마시고 마을 끝까지 가서 단풍 구경하고... 이런 벌써 3시다. 서둘러 출발하지만.... 이미 체력은 바닥을 기고... 세 번째 고개를 넘어 이번엔 법수치 쪽으로 내려가기고 해본다. 경사는 없지만 길이 더 험하고, 왔던 길보다 길다.
가도가도 끝이 보일것 같지 않은 임도를 타고 한 시간 여를 굽이굽이 산허리를 돌아 내려가니 법수치가 나온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임도는 그야말로 단풍이 절정이다. 시간은 벌써 5시를 넘기고 있다. 여기서 출발지인 양양까지는 적어도 한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이미 날은 어두워 지고 있다.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해 페달링을 해본다. 평속 35키로로 탈진할 만큼 밟았더니 6시 조금 넘은 시간에 양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잔차 가게 아저씨가 반가이 맞아준다. 좋은 경험했다고.. 다음엔 꼭 같이 가자는 말과 함께...
내공이 더 쌓이고 엔진이 업그레이드 되면 같이 가겠노라 하고 후배와 같이 삼겹살에 소주 한잔으로 첫 투어(?)를 마친다.
설레임반 기대반으로 시작했던 투어는 이렇게 끝이 나고, 삭신은 쑤시고 까진 무릎은 아프면서도 스트레스는 한방에 날라간 것 같아 기분은 좋다. 이런 기분 때문에 사람들이 그 힘든 업힐을 감수하면서 까지 투어를 다니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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