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4일 일요일 미사리 번개가 있는 날입니다.
일어 나자 마자 식구들 몰래 아파트 베란다 창문을 살짝 열어 봅니다.
냉랭한 초겨울 날씨....코끝을 스치는 냉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일기예보를 확인 해 보니 최저기온 3도 낮 최고기온 9도입니다.
소풍 가는 아이의 들뜬 기분으로
식구들 깰 까봐 조용히 주섬 주섬 배낭을 챙깁니다.
오이 두개,연양갱 두개,초코바 두개.물통에 물도 채워 놉니다.
이제, 복장을 입어야 되는데...
걱정이 됩니다.
이제 자전차에 입문하지 5개월 남짓...
100Km가 넘는 미사리 장거리 번개는 이번이 2번째...
그간 와일드바이크를 들락날락 하면서 얻은 지식을 토대로,
안에 반팔 여름 져지,그 위에 겨울 져지,그 위에 윈드자켓으로 결정 합니다.
현관문을 나서려는데
초등학교 3학년인 딸아이가 어느새 깼는지 저를 보고 "아빠! 지금 가는 거예요?"
"응, 그래! 소진이 일어났구나! 아빠 다녀 올께..."
"네! 아빠~ 근데 아빠~이번에는 꼴찌 하지 마세요!"
"그래! 이번에는 아빠 꼴찌 안 할 게!"
사실 지난 11월7일 미사리 번개 때에는 제 자신이 부끄러울 정도로 번장님과 팀원님들 깨 많은 누를 끼쳐 드렸답니다.
그 분 들의 따뜻한 배려와 보살핌으로,제 생애 처음,번개였던 120Km 남짓한 거리를 완주 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염티재는 중간 이후는 거의 끌고 올라갔고,웬만한 고개도 거의 끝 무렵에서는 끌고 올라 갔습니다.)
이제 약속 장소인 상일동 역으로 출발 합니다.
약속시간은 10시,상일동 역까지는 한강 양화지구에서 대략 25~30Km 정도의 거리입니다.
지금 시간이 오전 8시 10분 시간 맞춰 가기에는 제 자전차 실력으로는 바듯한 거리입니다.
여의도를 막 지나려는데 복장을 잘 갖춰 입은 인라이더 남녀 두 분이 앞에 갑니다.
그 모습이 왜 그렇게 보기 좋고 건강해 보이던지...
그 분 들을 추월하면서 인사를 합니다.
"좋은 아침 입니다!"
그 분 들이 입맞춰 화답합니다.
"네! 조심 하세요!"
출발이 좋은 아침입니다.
맞바람을 헤치며 평속 20Km 유지하면서 힘겨워 하는데 마포대교 즘에서 전화 벨이 울립니다.
자전차를 도로 밖으로 밀어내고 전화를 받으니 자탄백님입니다.
"무차님!지금 반포 매점에 그림자님과 함께 있는데 어디 세요?"
"저 지금 막 마포대교 지나고 있습니다."
"그럼 기다리고 있을 테니 천천히(?) 오세요!"
"네! 쉬지 않고 가겠습니다."
지난번 양수리 번개 때 함께한 목동 사시는 분 들이십니다.
지난번 번개 때 얼마나 많이 기다리셨으면 지금도 기다리신다고 말씀 하시는지... ㅋㅋㅋ...
참! 좋은 분 들이십니다.
반포대교에서 합류해서 두 분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리드하시고 저는 편안하게 뒤따라 갑니다.
제 시간에 상일역 집결지에 도착 합니다.
이미 많은 분 들이 미리 오셔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한 분 한 분 인사를 나눕니다.
mystman님, sllee01님, 하루살이님, 자탄백님, 그림자님, 히로시마김님,
2kisa님, 우유마왕님, kcaradin님, shpark47님, jeremy88님, 놀뫼님 입니다.
출발 시간이 다가오면서 전 초조해지기 시작 합니다.
중원 무림의 고수 분 들이 이번 번개에 다 모이셨으니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소중한 시간을 내셔서 오늘 번개에 참가 하셨는데…
나로 인해 그 소중한 시간들을 잃어 버리시면 어떡하나…
그러나 그 순간 알량한 오기가 발동 합니다.
“그래! 수인사 대천명이라 했거늘…최선을 다하면 어떻게 되겠지.
내 딸아이에게 만큼은 내 비록 꼴찌를 하든 뒤따라가지 못하든 끝까지 최선을 다해 떳떳해야지…”
“이제 다들 모이셨으니 출발 하겠습니다.”
우리의 “칼 있으마”번장님이신 mystman님(처음 번개 때 회원정보 사진보고 못 알아 봤습니다.. ㅋㅋㅋ…) 이십니다.
12대의 자전차가 상일역을 미끄러지듯이 조용히 빠져 나와 이번 번개의 초입인 미사리뚝방길로 향합니다.
이번 번개의 코스는 대강 이렇습니다.
상일동 → 미사리 뚝방길 → 퇴촌직통신도로 → 퇴촌 → 광동교 → 남종면
→ 분원리백자관 → 수청리 → 제2양평대교 → 양평 → 양수리 →양수대교→ 조안면 → 다산 삼거리
→ 팔당 삼거리 → 팔당구도로 → 팔당대교 → 미사리 뚝방길 → 잠실선착장.
미끄러지듯 상일동을 빠져 나온 12대의 자전차는
미사리 뚝방길로 진입합니다.
미사리의 억새밭은 대단한 풍경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부는 바람에 화답이라도 하듯 간간히 손을 흔들어 주면서 갈색의 미소를 짓습니다.
어느덧 비포장 인 미사리 뚝방길을 빠져 나와 퇴촌직통도로에 진입하면서 본격적인
라이딩이 시작 됩니다.
후미 중간 지점에서 열심히 하루살이님을 따라 갑니다.
전무후무하게 6박7일 동안 그것도 우천 속에서 1500Km를 완주하신 하루살이님의 라이딩
모습을 바로 뒤에서 보게 될 줄이야…5개월 된 초보에게 이런 영광이……
아! 정교한 페달링…완벽한 자세…49이라는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만큼 잘 다듬어진 몸매…
부럽기만 할 뿐입니다.
순간! 경사가 꽤 있는 듯 한 언덕을 적토마 처럼 선두가 튀어 나가기 시작 합니다.
이제 고수들의 탐색전이 시작 되나 봅니다.
선두가 점점 멀어져만 갑니다.
“놓치면 안돼!, 따라 가야 해!” 하면서 숨은 턱까지 차오르고 몸은 말을 안 듣습니다.
그래도,속으론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세면서 열심히 페달을 밟아 봅니다.
뒤에서 조용히 따라오시는 분이 계십니다.
바로 중원 무림의 숨은 실력자…히로시마김님이십니다.
산을 주로 타시는 히로시마김님은 오랜만에 도로를 타신다고 했습니다.
추월을 하실 만도 한데 추월을 안하십니다.
아! 그건 저에 대한 배려 였습니다.
그저 평소에 호흡하듯이 숨소리 하나 안내시고 묵묵히 제 뒤를 따라 옵니다.
정말 감사 드립니다.
저는 죽을 맛 입니다.
온 힘을 다해 간신히 고개를 넘으니 바로 고개 넘어 약수터에서 일행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전 숨이 턱에 차는 목소리로 “죄송 합니다” 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배려 해주신 히로시마김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약수를 한모금 들이키니 온몸에 상쾌한 전율을 느낍니다.
5분간 휴식을 하고 다시 출발 입니다.
이제는 내리막길입니다.
한 분 두 분 내려 갑니다.
저도 질세라 중간쯤 끼어서 냅다 내려 갑니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귓전을 울립니다.
속도계를 봅니다.
허걱! 55Km가 넘습니다.
제 최고 신기록입니다. 이럴수가….흥분을 느끼는 순간…
선두를 확인 해 봅니다.
이런! 세상에 벌써 선두는 저하고 대략 200m 벌어져 있습니다.
그 순간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납니다. 휘~익…
히로시마김님이십니다. 제가 보기에 속도가 70Km가 넘는 것 같습니다.
그 내리막에서 페달링을 하시는 모습은 환상 그 자체 였습니다.
마치 한 마리 표범이 몸을 웅크리고 있다가 날쎄게 먹이감을 향해 쫓아가는 그런 모습이였습니다.
남종면의 남한강 도로가 시작 됩니다.
발에 달 듯 그 찰랑이는 물결을 보면서 누군가 말했듯이(우리 mystman번장님)유연한 여인의 허리곡선 처럼,
적당히 완만한 도로를 달리면서,겨울에 쫓겨가는 늦가을의 마지막 정취를 만끽 합니다.
순간 그만 속도를 포기 합니다.
선두는 시야에서 사라진지 오래고 이제는 지칠대로 지친몸을 겨우 겨우 가누면서 힘겨운 페달질을 해 봅니다.
제 뒤에서 묵묵히 따라 오시는 분이 또 계십니다.
2kisa님 입니다.
처음 본 지난 번개 때 염티재 넘을때도 끝까지 제 뒤에서 힘이 돼 주셨는데…
이번에도 역시 2kisa님의 배려로 끝까지 힘을 내봅니다.
수청리 즈음에서 저를 기다리시는 일행
과 합류 합니다.
저는 송구스런 생각에 연신 “죄송 합니다! 를 외쳐 댑니다.
저를 기다리신 장소가 마침 바로 식당 앞입니다.
그래서 식사를 하고 가기로 합니다.(아마 겸사겸사 식당 앞에서 기다리셨을 겁니다.)
아! 다행 입니다.
지치고 허기지고 거의 쓰러질 지경이었는데…
모든 분 들이 식탁에 마주 앉아 주문한 식사를 기다리고 있을 무렵…thpark47님이 멋진
스포츠글라스를 우리의 mystman번장님에게 선물을 합니다.
모두들 영문을 몰라 놀라는 표정으로 두 분을 번갈아 쳐다 봅니다.
Thpark47님이 말씀 하십니다.
“사실 전 오늘 번개가 처음이라 참 많이 망설였습니다.
제 나이가 지금 56입니다.(전 놀랐습니다. 나이에 비해 너무 젊어 보이십니다.)
이렇게 좋은 분들과 함께 라이딩 할 기회를 주신 번장님에게 조그만 성의 표시로 이것을
선물 합니다.
그때! 하루살이님께서 큰소리로,!자! 이럴때는 박수 치는 겁니다."
모두들 어리둥절,연신 박수를 보냅니다.
번장님은 어찌할 바를 모르시면서
"이거 제가 받아도 되는 건지.."
저는 저의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런 벅찬 선물까지 받으니 송구스럽습니다.
참! 보기드문 광경 이였습니다.
약간은 부럽기도 했습니다.(아마 속으로는 모든 분 들이 부러워 했을 겁니다.)
점심을 모든 분들이 거의 드셨을 즈음…우유마왕님이 일어나셔서
커피를 인원수대로 가져 옵니다.
예사롭지 않은 라이딩 실력에 …솔선수범까지….
우유마왕님은 하루에 우유 몇 잔 정도 드시나요? 라고 물어보니 수줍게 웃으시면서 하루에 대략 5팩 정도 마셔요….하루에 5팩...그냥 할 말을 잃어 버립니다.
맛있는 점심과 커피와 더불어 적당한 휴식…이제 모두들 밖으로 나갑니다.
모든 분 들이 자전차를 여기 저기 만져 보면서 살펴 봅니다.
저도 대강 만져 보다가 타이어 공기압이 부족한 둣 하여 2kisa님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2kisa님 공기압 좀 봐주세요…공기압을 재어보시더니.. "공기압이 부족 하네요…"
그리곤 바람을 넣어 주십니다.
“제가, 얼마나 넣으셨어요?” 물어 보니…
“도로에서는 60정도 넣으셔야 됩니다”라고 말씀 하십니다.
“고맙습니다” 인사를 건내고 마음속으로 저 펌프는 공기압도 잴 수가 있네…나도 사야지…
이제 양평을 향해 출발합니다.
자연스럽게 선두가 정해지고 중간이 정해지고 후미가 정해집니다.
아침 출발하기 전에 걱정했던 날씨는 오후들어 약간 누그러져 완연한 늦가을의 청명함을 드러냅니다.
양평을 향해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힘차게 페달질을 합니다.
순간 자전차를 처음 접했을 때와 왈바를 처음 접했을 때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 지나 갑니다.
올 5월 말 즈음에 와일드바이크를 우연한 기회로 처음 접하게 됩니다.
평소에 자전차에 관심을 가졌지만 탈 생각은 엄두도 못 냈답니다.
영화에 관련된 일을 하다보니 스트레스와 담배,운동부족으로 인해서 건강에 이상 징후가 오기 시작 했을 무렵,
6월 초쯤 딸아이가 저에게 말을 건냅니다.
“아빠! 제 생일이 6월7일 이죠?
“그래! 이번에는 무슨 선물 해줄까?
“아빠! 꼭 받고 싶은 선물이 있어요?”
“그게 뭔데?”
“아빠… 금연이요….”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걸 겨우 참으면서…" 왜? 아빠 금연을 선물로 받고 싶어…”
“아빠가 요즘 아파 보여서요…그리고 기침도 자주 하시잖아요?”
감정이 복 받쳐 말문이 잠시 막힙니다.
감정을 애써 감추며 “그래! 알았다. 아빠가 노력 해 볼께..”
“자! 아빠! 약속"….그러면서 새끼손가락을 걸어 약속 합니다.
딸아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27년간을 피워온 담배와의 금연 전쟁이 시작 됩니다.
참기 어려운 금단 현상,,,주전부리…배는 점점 나오고…몸은 동글동글 해지고…신경은 날카로워지고…
그때부터 와일드바이크를 들락 날락 하면서 자전차의 기초지식을 배우고
한강 자전차도로를 달리기 시작 했습니다.
하루에 약 20여km정도의 거리(양화지구에서 방화대교 왕복)
그 당시의 평속이 대략 18~19Km정도 였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금연에 성공해 딸아이에게 고마워 하면서 자전차를 타고 있답니다..
각설하고
숨이 서서히 차오르기시작 해 옵니다.
가뿐 숨을 몰아 쉬면서 속도계를 봅니다.
시속31km 를 가리킵니다.
이 속도로 오래 달리지는 못 하겠지만 5개월 전에 비하면 제 자신이 자랑스럽습니다.
이제 양평 휴게소 못 미쳐 언덕길이 나타납니다.
선두가 벌써 언덕을 넘어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 경사진 언덕은 아니지만 호흡이 점점 가빠져 옵니다.
제 뒤에는 이제 아무도 없습니다.
심장이 터질 것만 같습니다.
제 딸아이가 아침에 한 말이 불현듯 생각 납니다.
“아빠! 오늘은 꼴찌 하지 마세요!”
역시 오늘도 꼴찌는 양보 못 할 것 같습니다. ㅋㅋㅋ….
최소한 끌고 가지는 않으리라 다짐 또 다짐 합니다.
바로 앞에 sllee01님이 올라가시고 계십니다.
저와 비슷한 시기에 자전차를 시작 하신 분이신데…지금 오십 중반이십니다.
참! 대단 하신 분 이십니다. 저 보다 예닐곱이나 많으신데…
그 분 자전차가 트랙 8500 검은색…제 자전거와 같은 자전차 입니다.
뒤에서 보면서 내 자전차 뒷모습이 저렇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어! sllee01님의 자전차 기어비가 보입니다.
앞에 한장 뒤에는 세장으로 보입니다.
sllee01님도 무척 힘이 드시는가 봅니다.
오늘 처음 번개에 참석하신다고 그러셨는데…
이런 저런 생각에 어느덧 양평 휴게소 앞입니다.
헉헉대는 숨소리를 달래면서 양평휴게소를 지나 양수리로 향합니다.
선두는 보이지도 않고 sllee01님 뒤에서 열심히 페달을 밟아 봅니다.
꽤 길어 보이는 언덕이 나타납니다.
앞서신 sllee01님도 지치셨는지 속도가 잘 안나옵니다.
저는 죽어라, sllee01님 뒤만 계속 따라갑니다.
내려서 끌고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끌고 갈까 말까…끌고 갈까 말까….젖 먹던 힘을 다해 끝까지 올라갑니다.아! 심장이 터질것만 같고 다리는 감각이 없습니다.(사실 지난번 번개 때 끌고 올라갔던 곳이랍니다)
어라 ! 근데…우리의 번장님의 모습이 보이십니다.
자전차를 세우시고 저희를 기다리신 것 같았습니다
이참에 내려서 끌고 갈까 하다가 ….아니냐! 계속 가야 해! 하면서 번장님 얼굴 힐끗쳐다보고 마음속으로 감사 합니다, 그리고 계속 올라갑니다.
마침내 쉬고 있는 일행을 발견 합니다.
다행 입니다.
자전거를 팽게치듯 물부터 마셔 댑니다.
온 몸이 땀으로 가득 합니다.
5분여 쉬고 있는데…그때서야 번장님이 올라 오시면서…하시는 말씀이 체인이 빠져서 끼우고 오시느라 좀 늦어노라 하십니다.
에구! 죄송스러워라…그것도 모르고 저희 기다리시는 줄만 알고 그냥 지냐쳤는데…얼마나 섭섭해 하셨읋까! (그러나 내심, 그 상황에선 아마 알아도 안 내렸을 겁니다.ㅋㅋㅋ…)
숨을 돌리고 이제 주위를 살펴보니 바로 배가게가 옆에 있습니다.
역시…고수 분 들은 휴식장소도 잘 선택 하시네…. 감탄 하면서…자탄백님과 히로시마김님이 깎아 놓은
꿀맛 같은 배를 먹고 있는데…
놀뫼님과 우유마왕님이 되돌아 오고 계십니다.
순간 어떻게 된거지?
알고보니 선두에 섰던 놀뫼님과 우유마왕님이 배가게를 그냥 지나치시고,바로 뒤에서 오시던 하루살이님 그룹이 “이쯤에서 쉬어가지요” 하셨답니다.
그래서 앞서간 두분은 뒤에서 안 따라오시니까 배 냄새(?)를 맡고 돌아오신 것이 랍니다.
놀뫼님,우유마왕님 배 많이 드세요…
단체 사진 서너 장 찍고 이제 미사리 팔당대교로 출발 합니다.
이제는 12대의 자전차가 일사불란하게 다산 삼거리를 빠져나와 미끄러지둣 팔당을 지나 팔댱대교를 건너 미사리뚝방길에 진입합니다.
아! 이제는 다 왔습니다.
가뿐 숨을 몰아 쉬면서 안장에서 내려 옵니다.
탁 트인 미사리의 풍광을 만끽 하면서 길게 숨을 들이 마십니다.
아침에 본 그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침이 여성적이라면 오후엔 남성적인 느낌이 납니다.
아! 내가 살아 있음을 느낍니다.
모두들 기분이 좋아 보입니다.
지금 이순간 만큼은 남녀노소 구분없이 초급자나 상급자나 모두 한마음 일 것 입니다.
잠시 사고 없이 잘 다녀온 안도감과 성취감에 취해 봅니다.
뚝방 내려가는 급한 경사길을 몇분(히로시마김님,놀뫼님,우유마왕님)이 오르락 내리락 하십니다.
허걱! 경사가 장난이 아닌데…난 끌고 내려가라 해도 못 내려 가는 경사를..쳐다 보면서…연신 감탄을 하면서…저 들과 같이 한 이번 번개를 자랑스러워 합니다.
Thpark47님이 개인 사진을 찍어 주십니다.
저도 한 번 찍어 봅니다.
어색 하게 포즈잡고 ….
어느덧 해가 뉘엇뉘엇 기웁니다.
이제 출발 할 채비를 갖춥니다.
번장님이 앞장 서시고 모두 뒤따라 갑니다.
한 5분여쯤 갔을까?
갑자기 thpark47님이 온길을 되돌아 가십니다.
모두들 의하해 하면서…무슨 일이지…?
옆에 계셨던 하루살이님이 말씀 해 주십니다.
배낭을 두고 오셨답니다.
뒤 돌아가시는 모습이 어찌나 빠르신지…시속이 50Km가 넘는 것 같았습니다. (죄송 합니다)
다행히 배낭은 그 자리에서 찿으셨고 저희 일행은 박수를 칩니다. "대한 민국 만세..."
미사리 뚝방길 끝 무렵에서 선두 그룹이 뚝방 밑으로 내려 갑니다.
어라! 무슨 일이지?
저도 영문을 모른 체 따라 갑니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길이…
억새 사이로 폭이 약7~80cm쯤 되는 오솔길이 약 1.5킬로미터 정도 이어집니다.
정말 압권입니다.
세상에 이런곳이 숨겨져 있네…
마치 미지의 세계로 빠지는 듯 한 착각이 일어 납니다.
강동대교 밑의 미지의 오솔길을 빠져나와 12대의 자전차가 미끄러지듯 상일동역쪽으로 들어 갑니다.
날이 어둑어둑 해 집니다.
그냥 헤어질 수 없다며 고덕역 부근의 생맥주집으로 미끄러져 들어갑니다.
생맥주와 치킨을 주문 합니다.
표정을 살펴보니 모든 분들의 표정이 지친 기색없이 밝아 보입니다.
주문한 생맥주와 치킨이 나올즈음 하루살이님이 한 말씀 하십니다.
“여러분 수고 했습니다 전 지난 주부터 이 번개를계속 관심있게 지켜 봤습니다..
그리고 한번 참가해야 되겠다고 생각을 했답니다.
그런데 정말 잘 선택 한 것 같습니다.
모난 분 한 분도 없이 선배님이나 후배님들이 잘 이끌어주셨습니다.
호흡이 너무 좋았습니다.
자! 건배 합시다!
자! 이제 마무리 할 시간이 왔습니다.
지금 시간이 7시 30분 정도
자리에서 일어나 즐겁게 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갈 채비를 합니다.
날씨가 꽤 쌀쌀 합니다.
하루살이님,자탄백님,그림자님,놀뫼님,kcaradin님과 저는 전철을 타고 가기로 합니다.
5대의 자전차가 고덕역으로 미끌어져 들어갑니다.
역무원이 처음에는 안된다고 난처해 하시다가…
“민원없이 조용히 들어가세요!” 합니다.
참! 고마우신 분이 십니다.
저희는 경험이 많으신 하루살이님의 지시하에 전철 맨 앞칸에 타서 자전차를 질서정연하게 잘 세워놉니다.
이제 아파트의 인터폰을 누릅니다.
딸아이가 인터폰으로 말합니다.
"아빠 예요? 늦어서 걱정 했어요…"
그리곤 문을 열어 줍니다.
"그래! 좀 늦었구나…미안해 전화 못해서…소진아!"
"근데, 아빠... 이번에는 몇등했어요?"
"음…또 꼴찌 했어!"
"아빠는 맨날 나한테는 일등하라면서 아빠는 왜? 맨날 꼴찌 해요?"
그게 말이야.. 아빠는 꼴찌를 양보하고 싶지 않아서 …..
딸아이는 무슨 말인지.. 의아해 하면서 잠시 대답이 없습니다.
마음속으로 말합니다.
소진아! 아빠가 비록 꼴찌는 했어도
소진이가 있고 자전차가 있고 미사리가 거기 있어서 행복 하단다….
그리고...같이 소중한 시간을 함께 한 mistman번장님이하 12분에게 머리 숙여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혹시 저 같은 초보인 분 들에게 작은 도움이 될까 해서 제 기록을 남겨 둡니다.
총거리-약 136km
쇼요시간-6시간 30분
평속-21.8km
최고속도-55.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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