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악산에 도착해서 변함없이 작업을 시작합니다. 친구인 거참님이 동참을 해주어 톱
과 낫을 챙기고 산 정상으로 올라갑니다. 213님의 도움으로 정상에 올라가 다운힐코스
로 들어갑니다.
뭐 변함없이 무성한 나무와 덤불이 우리를 기다리고 컬러스프레이로 표시를 하면서 일
단은 내려가는게 급선무이니 도보로 내려갑니다. 등산로도 없는 산에 다운힐코스를 만
든다는것이 그리 쉽진 않습니다. 일단 낫과 톱으로 덤불과 나무를 잘라가며 내려가지
만 체력의 빠른 소모와 그놈의 귀차니즘으로 인해 점점 내려가기가 싫어집니다. 잘라
도 잘라도 끝이 안보이고... 그나마 저 앞에 뭔가 흙바닥이 보이면 거기까지만 가면
좀 쉴수 있겠지하는것이 유일한 희망입니다. 더군다나 제가 벌레나 뱜... 거미.... 이
런거 욜라 싫어해서 저한테는 거의 악몽이죠....ㅋㅋ
전방의 무성한 덤불들에 지쳐 조금 큰 나무를 쓰러뜨려 길이라도 내볼라치면 쓰러뜨
린 나무의 잔가지가 또 방해물이 됩니다. 아~ 정말 산넘어 산이더군요. 그렇게 내려가
면서도 맘속의 조그마한 희망은 "이 길에서 잔차를 타면 재미있을꺼야...^^" 이생각
으로 내려가는겁니다. 그 수많은 등산로에서 등산객들에게 치어 타다가 이젠 등산객
걱정보다 어떤길로 내려갈지 걱정하는 라이딩.... 꿈만같지 않습니까~ ^^ 힘든 여정
이 있다면 크기에 상관없이 행복은 존재합니다. 하다못해 시원한 물한잔이다도 먹는다
면 그것도 하나의 행복일수 있겠지요. 그 행복을 느낀다면 우린 어딜가도 행복할것입
니다.
그렇게 꾸역 꾸역 앞으로 나가면서 무너질것 같은 자신과 싸우면 내려가다보면 어느
새 목적지가 가까운곳 같다는 느낌.... 그 느낌에 좀더 힘내어 내려가 봅니다. 그렇
게 목적지가 보이고 아래에서 작업하시는 상록수 MTB분들의 소리가 들리면 우리는 환
호합니다. 다 왔구나....ㅋㅋ 길을 만든다는거.... 어렵지만 뭐든 그렇듯 도전하는것
은 다 희열이 있습니다. 그렇게 내려와 작은 개울에서 얼굴과 손을 씻은뒤 잠시 바람
을 느끼며 누우면 잠시지만 노곤함에 꿀맛같은 단잠을 느낄수 있습니다.
당장은 내려온길에서 잔차를 탈수는 없지만 산이 보여주는 가능성을 보고 성취감을 얻
습니다.
전날 과음으로 고생하며 같이 내려와준 거참님 감사드립니다. 더운날에 방문하셔서 동
참해주신 상록수 MTB(http://cafe.daum.net/SRSMTB) 분들과 날댕분들
(http://www.flymtb.com/)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화악산에 관련된 소식은 http://www.dhbike.co.kr/TRACKMAKER/ 에 오시면 보실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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