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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랠리를 다녀와서

지리산2005.07.07 00:05조회 수 2229추천 수 1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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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280 랠리. 36시간의 기록.<br>


올해도 어김 없이 280랠리 공지가 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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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제 6차 280 산악랠리 확정공지입니다. 글쓴이 : 독수리


1. 기간: 2005년 6월 25일 04:000 - 6월 26일 16:00까지


2. 장소: 강원도 정선군 평창군 일대의 임도..


3.집결지 : 강원도 정선군 북면 숙암리 북평초등학교 숙암분교에 3일 03:00까지 집결


4. 참가자격: 만 20세 이상의 성인. <br>



280랠리!


280랠리란 말그대로 약 280km의 산악을 주어진 시간 내에 코스 이탈 없이 주행하는 것으로서 참여하는 분들에게는 강인한 체력과 인내를 요하는 산악라이딩 축제입니다. 소나기로 인하여 급류로 변한 하천을 자전거와 함께 건너야 할 수도 있으며, 주행 중 벼랑에서 구르는 낙석의 위협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방향도 모르는 갈림길에서 동물적 본능만으로 길을 찾아야 할 때도 있으며.... 중략 ....길가에 돌맹이 하나 나뭇가지 하나의 의미를 한번 되새기면서 금수강산 대한민국의 산하를 누벼보시기 바랍니다.


다소 위협적인, 그러나 다분히 낭만적인, 280랠리 전용 게시판의 안내글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문구 하나....'낭만적인, 너무나 낭만적인.'


나는 와일드바이크 대구경북 커뮤니티인 대경왈바에서 280 경북와일드바이크팀 구성을 제안한 TOM님께 쪽지를 날렸다. <br>
  '같이 합류한다.' <br>
  아울러 작년 경험에 비추어 랠리 준비물에 대한 자료를 덧붙여 보냈다.




         280랠리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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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념도<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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랠리 게시판에 '황토'님이 올린 입체지도.<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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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황토'님이 올린 자료.

정선 - 평창 - 횡성 - 대화 - 정선을 잇는 280km의 산길로서 가리왕산에서 시작하여 중왕산 - 벽파령 - 청옥산 - 남병산 - 백덕산 - 사자산 - 문재 - 청태산 - 대미산- 금당산 - 백적산 - 잠두산 - 백석산을 거쳐 다시 가리왕산으로 돌아온다. 토요일 새벽 4시에 출발하여 일요일 오후 4시까지 도착해야 하는 총 36시간의 컷오프가 적용된다.<br>


왈바 아이디 TRAUM, TOM, 불광불급, 허사장, MANIA, 그리고 지리산(나). 6명으로 이루어진 우리팀 이름은 '경북와일드바이크' 이중에서 지금껏 내가 만나본 사람은 TRAUM, TOM, 허사장 이렇게 셋이다.


허사장을 제외한 대원 모두가 불혹을 넘긴 나이들인데다 나를 제외한 다른 모든 분들은 280랠리 참가가 처음인지라 중간에 탈진한다든가, 부상을 입는다든가 할까봐 꽤 걱정스러웠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기우였고 오히려 내가 부상을 입어서 대열 꽁지에 따라붙어가는 형국의 라이딩이 되었는데, 사람 일이란 정말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법이다.


레이싱도 그렇고 장거리 랠리도 그렇지만 이들을 통해서 우리들은 언제나 무언가를 새로 깨달을 수 있는 점이 있는데 이번 랠리 역시 내겐 아주 중요한 깨달음을 선사했다. 너무나 분명한 명제이지만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것이기도 한데, 라이딩도 우리네 세상살이와 마찬가지로 혼자 하는 게 아니란 것과 280은 100km 정도의 장거리 라이딩과는 무척이나 다르다는 것이었다.


똑같이 힘들텐데도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우리들을 웃겨주셨던 TRAUM님 덕에 랠리의 피곤함을 덜 수 있었고, 랠리 내내 우리들을 챙겨주시느라 고생하신 김준구님과 김경윤(백호)님에 대한 고마움은 결코 몇마디 말로 대신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 미안스러움과 고마움이란......


랠리 도중에 맞닥뜨린 켤코 만만치 않은 몇번의 어려움이 있었는데, 첫날 새벽 구간에서 안장 세팅 잘못으로 무리한 탓에 허리 부상을 입어버린 나.<br>
  소새목 가는 도중에 TRAUM님의 뒷디레일러 변속 케이블이 끊어지는 사고.-- '완주는 물 건너갔다'며 난감해 하던 TRAUM님의 모습은 아직도 선하다.<br>
  대화 방면 야간 라이딩 중 우리와 일행을 이루었던 정병호님의 페달 테두리 부분 나사가 달아나 풀려버린 사고.<br>
  그러나 이런 것들이 우리들의 완주를 막을 수는 없었다.


빌려온 사진. 아래 인물 소개 사진 6장은 왈바 bycaad님이 우리들이 소새목 지원포인트로 접어들 때 찍어주신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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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UM님 : 우리팀 최연장자임에도 불구하고 랠리 내내 선두에 섰다. 그 눈부신 페달링이 아직도 아른거린다. <br>
  라이딩 내내 유쾌한 조크로 우리들의 피곤을 씻어 주었고, 2구간 종료지점인 대화에서는 대화성당에서의 편안한 잠자리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 유포리에서 코스를 이탈할 뻔한 일을 겪고나서는 마침내 우리들의 길눈이 정병호님을 보쌈해서 우리 대열에 합류시켜 버리는 엽기적인 일까지도 서슴지 않았다.....ㅎㅎㅎ.<br>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인데 아이디 TRAUM은 '꿈'이란 뜻의 독일어란다. TRAUM님이야말로 이번 랠리를 통해 가장 멋지게 꿈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br>
TRAUM!!! '멋지신, 너무 멋지신......' 오른쪽 어깨 부분의 얼룩은 내리막에서 한바퀴 구른 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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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IA님: 해병대 정신이 무엇인지를 온몸으로 보여준 사나이. 유포교 험한 길에서 우리가 내버려두고 오는 바람에 뒤처져 따라왔는데 어째어째 살아돌아왔다. 마지막 구간 모릿재 이후 마항치 가는 길에 길을 잘못들어 한참이나 내려갔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 컷오프 시간은 3시간 정도 넘겼지만 그게 대수랴? 양쪽 무릎이 다 나갔지만 진통제로 버티면서도 포기하지 않은 불굴의 기개. 우리팀 최고의 승리자는 바로 TRAUM님과 MANIA님이라 생각한다. 26, 36, 46의 기묘한 체인링 덕분에 초반 업힐에 너무 무리를 해서 하프코스 완주도 힘들 거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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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님 : 이번 경북왈바 랠리 팀 구성 제안자. 철인 3종의 사나이. 생긴 것만큼이나 무식(?)하게 잘 타신다. 이번 랠리 중 유일하게 혼자서 빵구를 두번이나 냈다. 얼마나 씨게 달렸으면~~ 힘이 남아도는 바람에 가끔씩 마루바닥에서도 주무신다는 강철 체력의 소유자. 흐음~~ 역시 Uncle T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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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불급님 : 평소 타던 풀샥을 두고 하드테일을 갖고 온 바람에 고생깨나 한 라이더. 덕분에 허사장님과 함께 우리 팀에서 가장 과묵한 라이더가 되었다. 우리팀에서 가장 사진발을 잘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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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사장님 : 우리팀에서 유일한 30대. 대부분이 잔차에서 내릴 때도 끝까지 내리지 않고 페달질을 했다. 가장 진지하고 엄숙하게 랠리를 진행한 인물이라 생각된다. 우리팀에서 가장 사진발이 안 받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사진을 찍을 때면 꼭 불광불급님 옆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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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나) : 허리 아파 고생하고, 궁둥이 까져 고생하고... 제일 고통스럽게 라이딩했지만 마지막 3구간에서만큼은 가장 여유롭게 랠리를 치렀다. 랠리 구간을 사진으로 남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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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on님 : 운전하랴 밥하랴 정리하고 다시 또 따라나서랴........ 자상한 어머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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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님 : 끝까지 고생했다. 특히, 나중에 MANIA님의 도착이 늦어지자 비를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찾아 나서기까지했다. 그 헌신적인 지원.<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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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님(이름이 아이디다) : 첫날 조동리에서 1차 지원장소에서 와일드바이크 지원팀과 합류하면서 만났는데, 이후 랠리를 마칠 때까지 우리팀과 함께 했다. 내가 완주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정병호님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병호님의 거북이 라이딩 스타일이 내게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 주었는데 1구간 종료지점 다수리에서부터는 자연스레 우리팀이 되어 있었다.<br>


드디어 6월 24일. 떠나는 날이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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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잔차를 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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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전 칠곡에서 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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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 새벽3시 숙암초등학교에서 출발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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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풍경. 일찍 도착한 사람들은 주변 민박집에서 자고 늦게 도착한 사람들은 이렇게 운동장에서 잠깐이나마 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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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석에서... 랠리 운영진이자 총감독인 독수리님(왼쪽)과 김현님. 이런 분들이 있어 자전거 타기가 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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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진과 팀장과의 미팅, 건망증이 심한 나는 TOM님을 대동했다. 지도도 전해받고, 랠리지침도 내려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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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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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건 불빛과 숨소리 뿐... 280랠리의 서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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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항치 오르는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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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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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바이크


랠리에 참가한 사람들 중에는 작년 280에서 뵌 분들이 제법 많아서 반가웠는데 그중에서도 구미 금오바이크팀이 가장 반가웠다. 특히, 절대 서두르는 법 없이 차분하게 랠리를 진행한 금오바이크 회장이신 알짱님(맨 오른쪽)의 페이스 조절은 경이 그 자체였다. 같은 팀의 강성관님(65세, 가운데)의 컷오프 이내 랠리 완주는 알짱님의 적절한 구간 안배와 페이스 조절의 결과였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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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항치를 향하여...<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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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항치를 넘고 벽파령으로 향한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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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파령으로 향하는 라이더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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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껏 폼을 잡은 허사장님<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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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그날의 벽파령을 다시금 생각케하는 친절한 안내표지. 2004년 280랠리, 이곳에서 앞서 지나간 라이더가 잘못 표시해 놓은 안내 덕분에 거의 대부분이 코스를 이탈해버린 곳이다. 덕분에 작년엔 아무도 완주를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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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파령 지나는 길에 만난 송전탑. 그 거대함은 카메라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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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kv의 전류를 나르는 100미터가 넘는 높이의 거대한 송전탑.<br>
울진 원자력 발전소에서 받은 전기를 이렇게 서울로 실어 나른다. 그 거대함은 그 앞에 서 본 사람만 안다. <br>
송전탑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문득 떠오르는 생각 하나.<br>
우리나라의 대표적 공기업인 한전은 발전에서부터 송전에 이르기까지 전력에 관한 모든 기술을 두루 갖춘 단일 전력회사다. 이러한 시스템은 발전회사와 송전회사를 각각 독립 시스템으로 갖고 있는 외국 전력회사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며 우리 한전만의 강점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해외 전력공사 수주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IMF 때 해외 자본으로부터 엄청난 매각 압력을 받은 대표적 공기업이기도 하다. IMF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단계적 매각 약속을 했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생각 좀 더 해봐야 되겠다. 민영화라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닌 것 같더라.'며 이를 뒤집어 버렸다. 눈을 꿈뻑꿈뻑하면서..... 역시나 이때도 국제투기자본들은, 시장의 신뢰를 잃어 한국에서 외국자본이 빠져나갈거라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쨌든 '자본'은 본질적으로 승냥이의 속성을 지녔다. 이런 이런 또 말이 샌다. 랠리에 집중하자.<br><br>

1차 지원포인트인 평창 중리를 찾지 못해 우린 다시 조동리로 올라갔다 되돌아 오는 바람에 도착 예정시간을 한시간이나 넘겼다. 덕분에 우린 전체 구간 260km를 10km 정도 늘려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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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 중리. 내게는 이번 랠리의 전환점이 된 곳이다. 어쩌다보니 팀장으로서 여기까지 왔는데 허리가 너무 아파 도저히 정상적인 페달링이 불가능해졌다. 특히, 예전에 고생했던 디스크 증세가 나타나면서 오른쪽 발가락에 마비가 온다. 같은 일행들에겐 미안하지만 여기서 랠리를 접어야겠다고 선언하고 갖고 있던 전체 개념도를 TOM님에게 인계했다. -- 그런데 이 개념도는 2구간 야간 라이딩 중에 잃어버렸단다. 하루 종일 정성들여 작성한 자료인데다 기념으로 남겨두고 싶었는데..... 아쉽지만 어쩔 수 없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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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지원지점인 중리에서 확인하게 된 포항 산으로 가는 두바퀴 투어대장 알똥 이준권님의 메시지.


우리팀을 먼저 떠나보낼 무렵에 마침 정병호님이 도착했고 알똥님의 메시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에 오지 못한 알똥님의 몫도 내가 해내야 한다는 생각도 드는데다 작년에 같이 랠리 코스를 달려본 적이 있는 정병호님의 거북이 스타일을 알기에 슬슬 다시 타 보기로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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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떠나는 나를 바라보는 백호님의 모습에서 안타까움이 묻어나온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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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리에서 일행들을 먼저 보내고 다시 출발한다.<br>
  정병호님과 날리님과 조를 이루어 회복형 라이딩으로 랠리를 진행한다.




  이렇게 다시 시작한 라이딩이 백덕산 구간에서 우리 일행들을 따라잡을 수 있었고, 2구간 중간지점이자 2차 지원 포인트인 소새목에선 거의 회복될 정도로 상태가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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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덕산을 끼고....<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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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달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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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바 날리님. 중리에서부터 나와 동행하다 아쉽게도 유포리 야간 라이딩 구간에서 중도하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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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노랗게 보이는 부분이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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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 짜식, 쉬어.<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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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덕산 오르는 등산로 표지<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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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 조금 못 미쳐서 만난 랠리를 포기한 라이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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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에 앉아있는 TOM님은 뭔가를 먹는 중이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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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바이크홀릭님, 가운데 십자수님. TRAUM님의 걱정스런 모습이...<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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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에 지원나온 바이크홀릭님과 십자수님. 소새목에서 기다리다 TRAUM님의 뒷디레일러 케이블이 끊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 게다가 십자수님은 손가락이 하나 부러져서 깁스를 한 채로 수리에 나섰다. 언제나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두분께 진정 감사드린다. 하프코스 조금 못 미친 이곳 문재에서 예상외로 많은 라이더들이 중도 하차했다. TRAUM님의 표정 변화를 보아하니 뭔가 잘 풀리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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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슬로우 라이더 정병호님! 업힐 속도가 나의 끌바 속도와 맞먹는다. 회복 라이딩 파트너로선 더없이 멋진...ㅋㅋㅋ<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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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새목 가는 길<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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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UM님은 다운힐에서 어찌나 쏜살 같으신지.... 앞을 제대로 못 찍은 바람에 뒤통수 한번 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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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불급님! 내리쏘다 한쪽을 갈아버리는 사고를 겪어야했다. 사진빨도 사고 앞에는 어쩔 수 없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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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게 누구지? 사진빨도 안 받는데 빨리 지나가자.<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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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큰형님 같으신 푸근함이......<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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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왼쪽이 사진빨 제일 잘 받는 사람이고 맨 오른쪽이 사진빨 제일 안 받는 사람이다. ㅋㅋㅋ.<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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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지원포인트 소새목에서 맛난 식사.<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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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지만 모두들 하프코스를 넘겼다는 기쁨이 넘쳐난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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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지원포인트인 현대성우리조트 뒤편 소새목에서..... <br>
  현대성우리조트. 내가 자전거를 타기 전 스노우 보드를 배우던 곳이어서 더 각별한 곳이지만 이제 내 사전에 스노우 보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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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구간 후반부 청태산으로 접어든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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랠리는 2구간 후반부로 향해가는데 다시 또 어두워지고....청태산에서 봉평으로 넘어가는 도중 정병호님의 페달나사가 풀어져 페달이 덜렁거리는 사고가 발생한다. 역시나 너무나 황당한 사고다. 이번에는 내 자전거의 보조물통꽂이 나사를 풀어서 해결할 수 있었다. 길이 멀다보니 사고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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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배터리도 교체하고..<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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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UM님의 제안으로 우린 대화로 넘어가는 고개마루에서 노래를 불렀다. <br>
  '엄마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잎은 맛도 좋지~~~~' <br>
  40대에서 50대로 이어지는 우리팀의 감성은 노래를 3절까지 이어지게 만들었고..... 랠리 둘쨋날은 그렇게 흘러갔다.
  땀에 절은 우리들의 노래를 싣고.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갓 지난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팔십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에서--


허생원과 동이가 '흐뭇한 달빛'을 받으며 넘은 고개도 어쩌면 여기 어디쯤이 아니었을까? 그들은 나귀를 타고 지나갔고, 우린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다. 대화 고개넘이에는 사람들의 시적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뭔가가 있는 듯.....


유포리 구간에서 살짝 길을 잘못 들기도 했지만 빼어난 길눈이 정병호님 덕에 무사히 대화까지 올 수 있었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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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성당 도착.(6월 26일 밤 12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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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들을 지원조라 부르랴. 전투조보다 더 참혹한 모습들......멀리 대구에서  올라오신 분(양상무님)께서 갖고 오신 죽을 먹었다. 너무나 고마웠지만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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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늑한 공간 - 대화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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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30분 기상.<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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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출발 준비를 서두른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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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모자상을 떠오르게 하는 조각상. 나는 피에타상의 비장미보다는 모자상의 포근함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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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성당 벽면 -- 벽이 말을 한다.<br><br>
따뜻한 질감의 벽돌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일본 건축인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한국의 건축 소재가 벽돌이라 했던가? 창틀의 형태와 배치를 통해 포인트를 주는 일반적인 표현과는 달리 창틀은 건축물의 전체적인 조화에 치중하여 단일한 형태로 배치했다. 대신 벽돌의 음악적인 배열을 통해 단조로움을 해소했는데, 마당의 잔디와 잘 어우러지는 포근함이 배어 있다. 이곳 대화성당은 우리 나라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성당으로 이름이 나 있다고 TRAUM님께서 귀띔해 주신다. 안으로 한번 들어가 볼까 하는데 마침 이곳의 신자 한 분이 들어가시는 바람에 못 들어간 게 못내 아쉽다. 물론 신부님이신 TRAUM님이야 제집 드나들 듯 다녀오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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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UM님의 작전 지시.<br>
"앞으로 라이딩은 무조건 정병호님의 페이스에 맞춰라." <br>
  모두들 진지하지만 톰님 혼자만 딴짓을 하고 있는 중이다. <br>
  그러나 웬걸.... 이 작전은 TRAUM님이 제일 먼저 무시해버렸다.
  힘이 모자라는 것도 피곤한 일이지만 남아도는 것은 더 큰일이다. 모자랄 때는 혼자만 힘들지만 남아돌 때는 여러 사람을 잡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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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우리는 병호님만 믿습니대이.'<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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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쫌 전에 뭐라 켔닝교? 딴짓한다꼬 못 들었심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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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익~~<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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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귀신 잡으러....<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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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쒸 사진빨.<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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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안 사진빨.<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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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찍힐 때가 있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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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 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끌다 타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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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롱꽃. 이번 랠리에서 가장 많이 본 꽃인데 앞으로도 이 꽃은 자주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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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멋있지?' 그래 멋지다. 19번.<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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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빨과 안 사진빨.<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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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덕산, 백적산, 백석산. 비슷비슷한 산이름. 이번에 우리가 타고 넘었던 산들이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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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적산 안내표지 아랫부분에 280랠리 --> 마항치라고 쓴 글씨가 보인다. 랠리 운영진의 꼼꼼한 준비가 눈에 보인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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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두산을 향해서...<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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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렬횡대의 가지런한 정렬.<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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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B LOVE(엠사) 팀을 만났다. 자연스런 연출의 포즈. 윗사진과 대비된다.ㅎㅎㅎ.<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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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게 인사는 나누었지만. 이분들의 아이디는 못 물어보았다. 아이디가 궁금하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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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복장이 왜 그렇냐?" "왜, 떫냐?" <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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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좋게....<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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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라이딩 도중에 가만히 서서 찍는 통나무 스타일의 사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곳에서 만난 엠사 회원들이 얼마나 살갑게 대하시는지... "자,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니까요?"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자꾸만 찍으시란다. 덕분에 이렇게 통나무 사진이 많아졌다. 다음에 다시 만난다면 내가 더 많이 찍어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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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산 가는 길..... 낙엽송.<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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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턴 웬만한 경사만 나와도 내려서 끌고 간다. 적절한 끌바. 페이스 조절의 열쇠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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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오줌. 랠리코스에서 초롱꽃 다음으로 자주 보게 된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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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님은 혼자서 부지런히 뭔가를 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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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사진빨 중에서 제일 잘 빠진 사진이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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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UM님의 기개. '어디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TOM님은 아직도 빠는 중이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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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이 떨어진 탓도 있겠지만 이곳 백석산에서는 유난히도 끌바가 잦았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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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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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 걸맞게 호박벌 한마리 달라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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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료지점을 30km 쯤 남겨둔 지점. 여기서부터 TRAUM, TOM, 불광불급, 허사장은 먼저 달려나갔다. 덕분에 정병호님과 내 자전거만 자주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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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와 노린재.<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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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도 종종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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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참가자 브루스 리.<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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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신 분이다. 작년 랠리에 참가했다가 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지만 올해 1등으로 접수. 기어이 완주에 성공했다. 나이도 50 넘었지 싶은데...... 부루스 리가 아니라 브루스 리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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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경이. 임도 주위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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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움푹하게 들어간 산등성이가 바로 우리가 가야할 임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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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산중에 난 길.<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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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찍어만 주다가 내 사진도 하나 부탁했다. 두세장 찍으려고 저 멀리서부터 타고 왔건만 딱 한장만 찍어 주었다.
<br>'으~ 이런걸 근검 절약 정신이라 불러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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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 그만 하라니깐.....<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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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질경이 천지다. 어릴 적 시골길에 지천으로 깔려있던 풀. 그러나 이젠 시골에서조차 구경하기 힘든 풀이 되었다. 강원도의 자연이 얼마나 싱싱한가를 라이딩 내내 말없이 보여주었다.
이런 풀들이 랠리 구간 임도 거의 대부분을 더블트랙으로 나눠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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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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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숲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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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가을 자작나무 단풍숲이 절경이란다. 가을에 다시 와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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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종료지점도 18km 밖에 남지 않았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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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마항치 사거리에서.... 저기 왼쪽에 보이는 계단이 정선 강릉부 삼산봉표 오르는 계단인데 표지석은 제법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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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강릉부 삼산봉표.... 국가에서 일반인의 산삼 캐기를 금지한 표석으로서 조선시대에 세워졌다는데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삼산봉표란다. 계단이 제법 높아 랠리에 지친 라이더들은 아무도 못 올라봤을 터인데 나는 초슬로우 라이더와 함께 가는 덕에 여유가 있어서 올라가 볼 수 있었다. 덕분에 이렇게 귀한 구경도 하게 되었다.


이곳에 산삼이 많이 나긴 났나보다. 이런 표식도 있는 걸 보면.....<br>
  나도 어지간히 돌아다녔다고 자부하는데 이런 표식이 있다는 건 오늘에서야 알았다. 그 많은 문화유산답사기나 여행기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br>
  나는 자전거에 내재되어 있는 질주본능은 문화유산 답사의 여유로움과는 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자전거만이 줄 수 있는 이런 행복한 경험도 있을 수 있다는 걸 이곳에서 처음 겪었다. 자전거가 아니었다면 어찌 이곳 마항치 사거리 임도를 지날 수 있었겠는가?


그 옛날 마항치가 험하긴 험했던 모양이다. 표식을 설치하긴 해야 하는데 관리가 직접 올라오기는 힘들고 해서 적당히 석수쟁이 하나만 달랑 보내서 새긴 모양이다. 약간 엉성한 듯한 글자와 빼뚤빼뚤한 배치는 아무리 좋게 봐 주려고 해도 지방관리의 조심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이곳 마항치 사거리 삼산봉표와의 대면과 대화성당에서의 하룻밤은 이번 280랠리에서 우연히 찾아든 아름다운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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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라고 해서 다 같은 임도가 아니다.<br><br>
랠리도 이제 막바지를 향해 치닫는다. 산이 얕거나 나지막한 곳의 임도와는 차원이 다른 강원도 임도. 산에 처음 오를 때엔 조금 심한 경사를 이루고 있어서 힘들기도 하지만, 일단 한번 오르고 나면 계속 해발 700이상에서 끊임 없이 오르락내리락한다. 굳이 비유한다면 상승기류를 타는 솔개의 유영같은 라이딩이라고나 할까? 다른 곳의 임도는 급격한 경사를 이루며 오르다 급히 빠져나가버리는 곳이 많지만 이곳 임도는 워낙 산이 깊은 탓에 경사면도 일정하고 길 옆 수풀도 울울창창하다. 오죽하면 가리왕산 임도를 임도의 제왕이라 부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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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이젠 힘이 다 빠져 버렸네요.....'<br>
  2.35의 뒤 타이어가 프레임을 갉아먹는 자전거는 무식의 결정체이지만 사람은 결코 무식하지 않다. 저건 초롱꽃, 저건 노루오줌. 천문대에 근무하는지라 별자리만 아는 줄 알았는데 아름다운 꽃과 풀은 머릿속에 다 들어있었다. 마지막 구간을 달리는 동안 체력이 떨어져 많이 뒤처지긴 했지만 그 덕에 나는 정말 여유로운 라이딩을 할 수 있었다.


횡성 쪽에 사는지라 랠리 코스로 엮인 가리왕, 백덕, 백석, 사자산 지킴이라 부를 만하다. 갈림길에서 방향을 잡아나가는 것은 틀림 없지만 라이딩 시간 예측은 2% 부족했다. 굳이 비유한다면 '축척이 조금 부정확한 GPS'라고나 할까? ㅋㅋㅋ. 하여 오후 2시 도착 예정시간이 3시 30분으로 늘어났다.


이제껏 내 뒤를 따라오던 정병호님은 랠리 종료지점인 숙암초등학교 정문을 20미터쯤 남겨둔 앞에서 나를 추월해서 먼저 들어가는 순수함(?)도 보여주었고, 나는 또 그게 재밌어 그냥 가만히 내버려 두었다. ㅎㅎㅎ. 후기를 남기고 있는 지금, 다시금 별자리소년(?)이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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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종착지 숙암까지는 6.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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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출발점에 다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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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증 주세요.<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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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증을 작성하고 있는 독수리님과 해마다 자원봉사로 참여하는 280랠리의 꽃 앵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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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님, 이거 컷오프 겨우 면했구만!' TRAUM님이 다가와서는 기분 좋게 놀리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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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전거로 북적이던 운동장이.....<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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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떠나고....<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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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사람들도 돌아갈 채비로 바쁘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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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떠나고 비가 내린다. 나중엔 본부차와 우리 차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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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시간의 사투 끝에 완주한 MANIA님! 도착 당시 비가 많이 내려 카메라를 갖고 갈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차 안에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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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집으로 돌아온 나의 자전거. 칠곡에서 일행들과 헤어지고 새벽 1시 30분에야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br>
6월 25일에 시작한 2005 랠리가 기나긴 여정을 마치고 27일 새벽에서야 마감했다. <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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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물통꽂이용 나사 두개는 2구간 야간 라이딩 중 정병호님 페달 수리용으로 빠져나갔다. 나중에 회수했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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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번호판에 완주도장도 찍히고...<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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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증.<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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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이 완전히 앞으로 밀려가 있는데 이는 둘쨋날에 궁둥이가 까져서 최대한 엉덩이를 뒤로 빼내서 라이딩하려고 조정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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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증과 지도<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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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탈 없이 무사히 달려준 나의 자전거가 고맙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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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남은 행동식들......하얀 알약은 포도당 정제염이고 노란 알약은 비타민제. 자일리톨 통에 들어있는 건 꿀이고 통에 든 건 선식이다.<br>


280이 모두 끝난 다음날, 랠리 게시판엔 많은 글들이 올랐는데 그 중에선 이번 랠리를 주관한 독수리님의 후일담을 겸한 인사글도 만날 수 있었다.<br>


<제6차 280랠리를 마치면서.......>


*노출된 코스였지만 ,주어진 시간[36시간 컷오프]에 완주하신 여러분께 박수를...또한 비록 시간내에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여 완주하신 분들에게도 힘찬 격려를...<br>
  그리고 중도에 접으신 모든 분들에게도 수고하셨단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에게 드린 완주증에 기록은 그냥 큰 의미를 부여할 목적이 아닙니다.<br>
  컷오프 내에 잘 계획하여 팀라이딩으로 서로 돕고 밀고 끌며, 고통과 인내 속에 끈끈한 정을 나눌 수 있는 동료애를 느끼시는 것, 그게 바로 랠리의 정신인 것입니다. 출중한 실력으로 기록을 위해서 참가하신 분들은 만족하실 만한 성과를 이루셨는지...


*모두가 가슴 속에 간직될 수 있는 랠리가 되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또한 컷오프는 지났지만, 끝까지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을 하신 컷오프 외 완주자에게 더 큰 박수를 보냅니다.<br>
  특히, 19바늘을 꿰매고서도 끝까지 투혼을 발휘하여, 40시간이란 경이로운 시간을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고 꼴인 지점에 앞을 가리는 빗줄기 속을 뚫고 피니쉬 라인을 넘어온 김치앰티비[박세미님]에게 개인적이지만 280랠리의 "감동" 그 이상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여 40시간이란 랠리 완주증을 드렸습니다.


6차 랠리를 마감하면서 몇가지 뒷이야기를 정리해 봅니다.


1] 최초 여성 컷오프 완주자 탄생[앰티비매니아=고은희님]<br>
  시간외 여성 완주자3명[김치 앰티비 소속,]


2] 최고 기록 완주자[제천앰티비소속=김완수님[비암]22시간30분.<br>
  컷 오프 마지막 통과시간 및 마지막 완주자[앰티비사랑소속=토맥님] 35시간57분]<br>
  랠리 전체 마지막 남녀 주자.<br>
  김치앰티비 소속=여자/쎄리[박세미님] =40시간10분. <br>
  김치앰티비 소속=남자/닉 [정지훈님] =40시간20분.


3]기타 많은 사연들을 남긴 랠리였습니다. 간 길 또 돌고.. 아닌 길 ....등


모두 다 잊을 수 없는 이야기들일 것입니다. 마음 속 깊이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시길 빕니다. 특히, 힘든 지원을 자청하여 수고하신 각 팀의 지원조분 및 관계자분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숙암분교장님께 고맙다는 인사 드리며, 산림청 관계자 여러분들의 지원과 도움으로 랠리를 마칠 수 있었음을 전합니다.


*여느 대회와 달리 여러분이 머문 자리는 아름다운 자리였습니다. 협조에 깊은 감사 드립니다. 내년에도 함께 할 수 있기를 빌면서........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br>


연이어 김현님이 작성한 보고서 형식의 랠리 전체 집계 자료도 올랐다.<br>


[2005년 제 6차랠리 정리]<br>


1. 총 라이딩 인원 153명


2. 총연장 260km


3. 총완주자 113명(완주율 70%)<br>
  시간내 완주자 100명(완주율 65%)<br>


2005년, 우리들의 280은 이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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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 지리산글쓴이
    2005.7.7 00:08 댓글추천 0비추천 0
    저는 글을 평소에는 왈바 자갈치나 대경왈바에 올리지만 이번 280랠리글에는 서울 경기지역 분들도 제법 나오는지라.....
    확인하시고 자기 사진 원본이 필요하시면 연락주시길.....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럼...
  • 옷.. 심심 산중에 그런 표석이~~ 놀랍습니다...
    비쥬얼한 후기에 또 한번 감동하네요..
    다시 한 번 랠리 구간을 달리는 느낌입니다... ㅋㅋㅋ...
  • 사진 잘 보앗습니다
  • 지리산님의 방대한 사진자료를 기대 하고 잇었는데 역시나 입니다.
    진지하게 읽으면서도 무지하게 고생햇겟단 생각보다는 자꾸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것은 왜일까요? 잘봤읍니다 .수고하셧읍니다.
  • 어.. 제가 앞서 들어갔던가요..?
    워낙 지겨웠던 차라 경황이 없어서, 헤헤 ^^;;
    지리산님과 같이 해서 즐거운 랠리였습니다.
    내년에 뵈요~
  • 가슴이 부풀어오르는걸 느낄수 있읍니다. 후~~~우 심호흡한번하구..
  • 재미있게 읽고,보고 갑니다. 한갑이 넘은 나이에도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이몸도 99년도에 2400KM.2000년도에 3444KM 전국을 투워했는데 흥미로운 자전거 코스입니다. 완주을 축하드림니다. 도전은 그자체로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30대가 저물기전에 함 달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잘 달릴수 있을까나..ㅎㅎ
  • 흥미진진하게 잘 보았습니다.감사합니다.
  • 정말 대단한 후기입니다. 달리기도 벅찬 랠리중 이렇게 좋은 사진을 이렇게 많이 찍다니...
    보이는 길이 다 너무 아름다워 꼭 담에 가고픈데.. 혹 힘든길은 힘들어서 않 찍지 안았나하는 의심이 있네요. 잘 보았습니다. 감사!
  • 지리산님~~ 전 기억하실려나요? ㅎㅎ 부산 황령산에서 만나서 잠시 인사나누고 문현동 내려오는 곳까지 함께 했었지요... 저도 올해 도전합니다. 뵈올 수 있을련지....^^ 긴 후기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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