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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80 랠리 후기

dongrami2005.07.26 21:43조회 수 2426추천 수 1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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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안산mtb클럽의 김교용입니다.

이번에는 평촌에 있는 mtb전문점인 바이크롯지팀으로 본 랠리에 참가하였으며 졸필이지만 다음 대회에 참가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후기를 적어 봅니다.
이하 3인칭 형식으로 써 내려갈 것이니 이해 바랍니다.

현대 철학가중 성의 해방을 주창한 킨제이는 "고통없이는 철학도 없다"고 하였다.
이번 280산악 랠리는 이전 랠리때보다 기후가 좋았다.

랠리중 낙차로 인해 몸이 벌집이 되신분, 이십몇 바늘을 꿰메고 완주하신 여성분, 느닷없이 무릎고장으로 외발로 완주하신 분, 체력이 완죤히 소진된 초보자분, 마지막 1킬로를 남기고 다운타가 피로와 졸음으로 넘어지신분....

왜 이런 고통을 감내하고 완주케 하느나?
그것은 그렇지 못함보다 아니 고통보다 더 큰 성취감과 자신에 대한 믿음, 그리고 확신의 결과라 생각한다.

나는 이번랠리를 위하여 시흥싱글순환, 오디랠리, 강촌첼린저코스, 수리산 논스톱 5바퀴 산악라이딩과 천안 아라리오 미술관 왕복, 서울 인사동 왕복, 그리고 서울 근교에서 개최된 웬만한 학술행사도 자전거로 다니는 도로라이딩을 하며 체력 연마를 하는등 꾸준히 준비하였다.

랠리 일주일 전부터는 브레이크, 타이어, 체인, 케이블, 라이트 등 다시 점검하고 3일전부터는 행동식을 준비하고 바이크 롯지팀의 순조로운 라이딩을 하기 위해 자주 평촌에 있는 롯지 사장님인 염동훈형(댄서님)과 의견 교환을 하고 작전을 수립하는등 모든 면에서 나름대로 철저히 준비 하였다고 자부한다.  

당일 차량은 나의 승합차(이스타나)편으로 참길님과 싸이렌님과도 같이 출발하기로 일정을 맞추었다.  


  

참길님은 같은 지역에서 자주 뵈어 부담이 없었는데 싸이렌님은 출발전에 한번 만나보고 같이 조를 이루어 라이딩하게 되어 적잖이 부담이 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280랠리 거의 전코스를 사전에 가본곳이라 길잡이로는 걱정이 없지만 체력면에서는 싸이렌님에게 자신이 없어 오히려 내가 짐이 되지 않을까하는 부담이 된것이 솔직한 나의 심정이었다.  

각설하고 오후 5시에 안산을 출발, 평촌을 경유, 진부에 막힘없이 도착하였다.  
참길님, 동훈형, 김교용은 금방 한덩어리가 되었다.  

진부의 강원식당에서 식사를 하였는데 마침 사장님(최상만님)과 오대산mtb 총무님과 합석하게 되어 식사하며 환담도 나누고, 한잔 돌리는등 분위기는 무르익어 가는데 나는 컨디션 난조로 수면제(이슬이)도 못마시고... 쩝!!! 참길님은 역시 분위기 제조기더군요.  

식사가 끝난후 8시 30분에 숙암분교에 도착하여 씻고 바로 수면.... 참길님은 텐트, 동훈형은 침낭 비박, 나와 싸이렌은 차에서.... 운전의 피로 때문인지 눕자마자 골아떨어졌네... 동훈형이 3시에 깨우네... 으윽.... 그냥 자고파... 10분동안 멍하다가 세수하고 선식먹고 옷갈아입구 나 때문에 10분이나 늦어졌네...  

참길님은 엠엔엠의 클럽 라이딩으로 미리 가셨구... 동훈형과 싸이렌, 나는 후미로 출발하여 8키로 업힐을 오르는데 내가 1번, 동훈형 2번, 사이렌 3번 순으로 그룹을 이루어 라이딩...., 벌써 임도 오르는 길은 어둠속에 불의 띠를 이루어 긴줄을 지어 고도를 올리고 있다. 멋있다.  

우리도 영차영차 요리조리 추월하여 어느새 선두권이다. 2대정도 앞서간 것 같은 바퀴자국이 있다. .... 지겨운 기리왕산 순환 임도로 접어들어 오르락 내리락 앞에 한명이 가는데 엘파마 차체를 타시는 분인데 빠른 속도로 가고 있다. 근데 다운시에는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저러면 금방 지치는데 라는 생각이 든다.  

그분과 몇 번의 앞서거니 뒤서거니 조우가 있다가 ... 우리가 순환임도상의 산막에서 휴식때 마지막으로 보았다. 힘을 아껴야 되는데 한번에 다 토해내면 길은 점점 더 멀어지겠죠. 부디 안전히 완주하길 마음속으로 빌며 출발...  

마항치에서 좌회전하여 다운이다. 우리 3명은 잔차 경력이 오래다 보니 속도감이 좋다. 벽파령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1키로 정도 가니 작년에 삑사리난 조동리로 향하는 오르막이 나온다. 작년에 이 길을 1.5키로 정도 오르다 선두로 간 부천팀이 바퀴자국이 없어 다시 내려선 길이다. <BR>

부천팀이 단임골에서 GPS로 정확히 길을 안내해서 여기서도 뒤따라가면 되겠지 하고 믿었는데... 누군가가 나무로 잘못된 길로 화살표까지 해 놓아 고생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번에는 진행요원이 아주 상주하고 있다.  


  

기러기재에서 우측으로 고길, 조동쪽으로 내려선다. 조동으로 내려서는 길은 임도가 아닌 비포장 도로인데 도로가 움푹 꺼져 골이 패여 있고 경사도가 꽤 있어 위험하다. 자전거가 리듬을 타가며 내려선다. 속도에 비해 노면이 상당히 까다롭다.  

한참을 다운하니 아스팔트길이 나와 우회전하여 조동리 1포인트인 감자꽃 필 무렵 스튜디오에 도착한다. 분교를 다시 고쳐 스튜디오로 꾸몄다. 문화의 영역이 점점 확장되는 건지, 아니면 순수함과 은둔을 찾아 이곳까지 왔는지... 근데 허리가 뻐근해온다. 무릎도 같이 뻐근하다.  

9시경에 평창에 도착하여 식당에서 해장국을 시켜놓고, 잠깐동안 나는 토막잠을 잤다.(15분). 식사후 양치질, 볼일보고 동훈형은 잔차 3대를 체인 청소후 기름칠을 한다. 알아서 잘 하고 있군...  

다시 출발하며 도로를 신나게 밟는다. 다수 3거리가 나온다. 작년에 운영요원이신 카리스님에게 준 라이트를 받기 위해 독수리형님과 차에서 비오는 가운데 한없이 기다린 곳이다.  

천연 동굴터널인 계장터널을 지나 보현정사로 오르는데 어느 조각가의 작업실앞에 오디(뽕나무열매)가 잔뜩 열려 있다. 3명은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입이 시커멓도록 매달려 정신없이 따 먹었다. 시간이 허락하면 작업실에 들어가 대화라도 할 텐데...  

이제는 허리, 무릎, 편두통까지 온다. 이러다간 길잡이가 아닌 짐땡이가 된판이다.  
동훈형은 걱정되는가 보다. 형과는 10년을 같이 잔차질을 한 사람이다.  

동훈형의 권유로 보현정사 지나 조그만 다리가 있는 냇가에서 쉬면서 탁족(냇물에 발 담그는 것)하면서 편두통을 가라앉히며 한숨쉬고 나니 조금은 나아진 것 같다.  

컨디션 난조다. 속도 울렁거리고 머리는 지끈거리고, 허리와 무릎은 삐거덕거리고... 싸이렌도 무릎이 않좋은 것 같다. 무릎에 붙인 테잎도 때어내었다. 지겹도록 계속되는 오르막이다.  

햇살은 찔듯이 뜨겁게 내리쬐고 잔차는 마치 누가 뒤에서 잡아당기는 것같이 나가지 않고,  
뱃속은 부글거리며 방귀의 연속... 뒷사람들은 아마 냄새 때문에 이중고를 겪었을 것이다(이글을 빌어 뒤에서 오신분들에게 진심으로 지송하다는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작년 여기서 빗속에 만난 정병호님이 생각난다. 그분은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마시고 사시는 분이라 말소리조차도 전혀 오염되지 않은 신선함으로 다가왔었는데 올해 다시 건강하게 만나 정말 반가웠다. 그분과 같이 끌고 올라간 2키로 구간은 말끔이 정비가 되어 라이딩 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다음에 다시 만나면 감자전에 동동주 한잔 기울여 보자구요.  

동훈형과 싸이렌이 갑자기 앞장선다. 그러나 문제터널 상부에서 코스을 잘못 접어 든 것을 내가 급히 불러 다시 방향을 잡아 출발하였다. 그다음부터는 다시는 앞장 서지 않더라구요.  
한참을 진행하던 중 싸이렌이 무릎이 시원치 않은지 자꾸 뒤로 처진다.  

소세목에 도착하니 웬 장날... 지원팀들이 총 집합해 있다. 독수리형님이 체크하시며 수박을 한대접 담아 내주시는데 정말 맛 좋더구만... 작년대회때는 심야에 폭풍우에 떨며 이곳을 진행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너무도 춥고, 지치고, 졸리고.... 소세목에서 동호인의 지원 차량을 만나니 그렇게 좋을수가 없었는데....  

싸이렌이 뒤늦게 도착한다. 무릎이 많이 아픈가 보다. 외다리 타법으로 계속 진행하였다나... 먼저 가라고 하는데 마음이 편치 않지만 롯지팀의 라이딩을 위해 어쩔수 없이 동훈형과 출발... 이제 편두통도 다 사라졌다. 두통이 사라지니 허리, 무릎도 좋아진다. 컨디션은 처음보다 더 좋아진 것 같다. 이제 내가 제일 쌩쌩한가 보다.  

소새목 지나 청태산 남사면 길은 부드럽다 못해 마사토로 뒤덥혀 있어 다운 코너에서는 주의를 요한다.  급경사를 높은 속도로 다운하며 급코너를 도는데 앞타이어가 마사토에 묻혀 버리면서 균형을 잃을 뻔하였으나 회전하는 방향으로 차체가 눕혀져 있어 급히 페달에서 발을 빼며 발로 지면을 컨트롤하며 간신히 빠져 나왔다. 휴~~ 십년감수한 것 같은 느낌이다.  


  

자전거가 지지리도 안나간다. 끙끙 헥헥 유포리로 내려가는 길이다. 정병호님이 새벽에 인사하면서 신신당부한 곳이구나!  길 잃지 않도록 조심하고 다운시 짜증나는 길이라고 ... 꼭 맞는 표현이군... 마치 길이 헤집어 놓은 것 같다. 양쪽으로는 하얗게 감자꽃이 한창 피어있다. 잠시 멈춰 풍경을 보니 산악구간에서와 달리 경치가 더욱 복합적이다.  




오후의 막바지 더위와 붉은 땅이 속살을 드러낸다. 줄지어 가는 전봇대들.... 유포 폐분교를 끼고 지나간다. 예전에 여기서 뜀박질을 하고 글공부도 하고... 이 산간 벽지에서도 그렇게 시작한 공부에 갈증을 풀지 못한 사람은 더 많이 학문을 닦아 더 훌륭한 사람이 되었을 터...  

폐 분교 자리는 아직도 경건한 기운이 감돈다. 내려서는데 누더기 같은 노면을 포크레인으로 길을 정비하는 모양이다. 바퀴자국 두개가 선명히 보인다. 벌써 힘 좋으신 분이 먼저 지나갔군.... 포크레인 기사에게 대화방면 길을 물어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진행한다.   


  

한참 내려서다 다리에서 자전거를 세워놓은체 계곡으로... 나는 훌러덩. 첨벙첨벙 윗도리도 빨고(옷이 소금밭이다). 미숫가루 타 먹구... 계곡 아래쪽을 보니 마치 선녀가 멱감으러 내려와도 좋을 노천탕이... 다음에 가족 데리구 와서 놀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동훈형은 미숫가루만 타먹구 요지부동...  

의정부에서 오신 분이 다시 지나가신다. 놀다가세요... 그냥 던지골에서 쉬겠다며 직행하시네... 또다시 첨벙첨벙하다가 젖은옷 주워 입고 다운하는데 서늘하다 못해 춥다.  

유포 3거리 근처 슈퍼에서 아이스크림, 하드, 콜라를 연신 먹어댔다. 과일은 수박이 있다는데 참외면 몰라도 그건 두명이 먹기엔 너무 크다. 그런데 수퍼 아주머니가 앵두를 한방탱이 내놓으시네... 먹다 먹다 못다먹고 남은 반쯤은 배낭에 챙겼다. 아주머니! 정말 감사합니다. 이건 완존히 천연 구연산인데!!!  


  

일송교로 가는 길은 거의 다운인데... 먼지+먼지 치사하게 옆에서 같이 가지 동훈형이 앞에서 냅다쏜다... 어휴!! 먼지가 누렇게 인다. 차가 지나가는 것과 마찬가지... 게다가 덤프트럭까지 지나가니 앞이 하나도 안보인다. 완존히 시계제로다.  

일송교에서 좌회전하여 외솔백이로.. 한참을 진행하니 정말 지명대로 커다란 소낭구 하나가 외롭게 자라 백혀 있고나. 그래서 외솔백이구먼... 외솔백이를 지나 산악구간으로 접어드니 경사가 무척 심하다.  

독수리형님이 끌바하라고 일러준 곳이구나라고 생각하며 약 3키로 정도 끌바한 뒤 쉬는 사이 자전거의 체인이 말려 올라와 체인과 크랭크를 청소했다. 동훈형은 만사가 귀찮은 듯... 주저앉아 있네. 청소 해준데도 싫다네....  

그사이 갤로퍼 한대가 사람을 잔뜩싣고 자나가네.. 아니 운전사가 배추농사 짓던 할마이 아닌가. 대단해요... 다운해서 대화에 도착, 던짓골 입구에 있는 막국수지에서 막국수와 수육으로 식사, 여기서 1시간 넘게 휴식, 막국수에 피로회복에 좋은 식초를 듬뿍 넣어서 먹었다.  


  

던짓골 송어횟집은 밑에서 오려다보니 완전 목조 성채였다. 여기서 싸이렌님을 다시 만났다.  
야! 그 다리 상태로 여기까지 오다니, 그리고 다시 가리왕산으로 오르다니 정신력과 기본체력에 감탄을 금치 못하겠다.  

민가에서 물을 보충한 다음 이미 어둠이 깔린 능선에 오르며 앞에 가는 싸이렌님에게 물통을 건네주며 완주의 확신에 찬 눈빛을 확인하고 다시 앞서 간다.  

라이트는 LED3.5와트를 연속 점등하고 다운시에는 할로겐 15와트를 사용하니 시야가 확 트이는것이 고속이동이 가능하였다. 막동리 전에 젊은 라이더 한분과 조우하였는데 라이트가 약해서 라이딩 속도가 상당히 더디어 보였다.  

안전라이딩을 다짐하며 우리는 빠르게 진행... 무게의 부담은 있어도 처음부터 할로겐 등을 지니고 다닌 것이 아주 잘한 일이었다. 다운시에 3.5LED3개와 할로겐을 같이 사용하니 아주 좋았다.  

아! 이놈의 산은 왜 이리 커!! 막동리 삼거리는 왜 이리 안나타나는거야! 물도 귀하고... 더 시간이 늦어지기 전에 빨리 마쳐야 졸음이 덜 올텐데.. 지겨운 생각도 든다. 그러니 가도 가도 끝이 없어 보인다. 하늘이 뿌연게 약간 후덥지근하고 달도 힘이 없어 보인다. 그리고 흐미하게 별이 하나 보인다.  

라이트를 끄고 휴식할 때의 밤풍경은 어둠의 무게가 한없어 보인다. 물상은 자신을 숨기고 바깥부분의 차이만 어렴풋이 남긴다. 그것은 자신의 무게를 거짓없이 그려낸다. 약간의 두려움도 가지게 한다. 춥지도, 그렇게 덥지도 않고 라이딩하기엔 더없이 좋다. 그냥 누워 자도 좋을 것 같다.  

그나마 냇물을 찾아 물을 마시면서 휴식하니 마음이 푸근한게 평정을 찾게 되었다. 또다시 이런 풍광속에서 노래 한곡조 뽑으면 기가 막힐 것 같다.  

동훈형은 엉덩이가 까지고 나는 사타구니가 쏠려서 밴드로 붙인 후 서로를 위로하며 계속 진행하여 이제 마항치로 향한다. 중간중간에 파워바, 겔, 육포, 앵두 등 모조리 삼킨다. 그래도 허기지는건 어쩔 수 없다.  




여기서부터는 거의 평지형 내리막이다. 마항치를 지나면서는 평지라기보다는 연한 내리막의 연속이다. 할로겐 라이트를 아끼기 위해 LED로만 진행한다.  

다시 풍경을 본다. 자기의 무게를 못 이겨 아래로 숙인 거목들과 위로 솟아오르려는 낙엽송의 날렵한 군락들... 대조적 시각은 묘한 즐거움을 준다. 아! 지긋지긋한 내리막길... 도대체 숙암리로 내려가는 삼거리는 왜 이리도 안 나타나나... 손이 저려온다. 다운 중간중간에 쉬어가며 다운을 계속한다. 다운중에 쉬어 보기는 생전 처음이다.  


  

마침내 숙암리로 내려선다. 경사도는 한층 더해진다. 모든 라이트를 다 동원한다. 동훈형은 왼쪽, 나는 오른쪽에서 속도가 상당하다. 자전거와 우리는 마지막 절정을 향해 가듯이 혼연일체가 되어 내려 꽃는다.  

근데 종착점 1키로 지점을 남기고 동훈형 라이트 빛이 안보인다.  
자전거를 세워 거슬러 올라가보니 엥! 끌고 내려오는데 여기저기 핏자국이... 급히 확인해 보니 지면과 키스를 했는데 입위에 상처가 있으나 치아 등은 괜찮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넘어진 것은 너무 졸려서 필름이 끊어졌다나... 나도 재작년 280때 새벽 3시에 진고개 다운중 졸음으로 필름이 끊긴 적이 있었는데 형도 새로운 경험을 했군!  

드뎌 숙암 분교에 도착, 독수리형을 깨워 시간 확인하니 24시간 30분으로 두 번째로 도착하였다고 한다. 대충 씻고 차에서 수면하려다보니 벌써 먼동이 트려하네.  

정신없이 한잠자고 깨어보니 사이렌이 방금 도착했다네. 아주 무서운 사람이야!!! 그 고난과 역경을 견디어 내다니 인간승리의 표본이구나 나중에 얘기들어보니 무릎이 눌리기만 해도 고통스러웠나 보다. 그래서 다운때는 거의 팔에 압박을 해서 내려섰다는데 나중에는 무릎, 팔이 동시에 고통스러웠다니 ...  

아침은 라면에다가 오히려 남부군에게 역 보급 투쟁을 하여 얻어먹고 맥주까지... 나박님 고맙습니다. 그늘에 돗자리 갈구 동훈형과 바이킹님과 함께 한잠 때리고 나니 만사가 평안하다.  

그러는 동안에 한두분씩 도착하는 것이 보인다. 모두 훌륭한 분들이다. 그 먼거리를 한결같은 마음으로 자기 자신을 존중하며 힘든 고초를 이겨낸 분들이시다.  

우리의 일행인 참길님을 기다리는데 소문에 초장에 낙차하여 온몸이 바베큐처럼 까졌다는데... 걱정반. 믿음반이다. 워낙 심신이 두터운 분이라 잘 하시겠지...  

나는 여기저기 스케치도 하고, 점심도 먹구, 아이스케키도 먹구 하다보니 한무리의 라이더들이 들어오는데 엠티비메니아 분들 9명이 단체 라이딩하여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전원 동시 입장하네... 단체 촬영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가 좋다.  

우리 안산 MTB클럽도 다음에 저런 모습으로 사진 박는것도 좋을 것 같다.  
남편으로 아버지로 그들은 건강에서 크나큰 성공을 거둔 분들이다.  

참길님 챙기느라 뒤따라 다녔는데 몸이 장난이 아니군. 상처는 깊지 않으나 온통 폭격당한 것처럼 흠집투성이가... 어쩌다 이길로 이렇게 이끌렸는지 모르지만 열정이 정말 대단하시다.  




수돗가에서 씻는데 윗도리를 벗더니 답답한지 옆에 설거지 하는 아주머니를 보내더니 아래까지 훌러덩.. 헉!!! 이건 씻는 것이 아니라 숫제 목욕하시네..아니 백주대낮에 여자라도 오면 어떡할거냐고 하니 “오면 알아서 피해가겠지 뭘!!” 하는 두둑한 뱃장에 다시 한번 감복하였다. 당신은 꺼리낌 없는 자유인입니다.  

김현님과 독수리님등과 인사를 하고 헤어진 후 정선역에 있는 동강식당에서 황귀족발로 식사하고 귀가길에 오르는데.. 비가 억수같이 내린다. 아!! 아직까지 산에 있는 사람은 어떡하나? 진행요원들이나 라이더들 모두 다시 고생하겠구만!  

오는 길에 차속에서 전부 골아 떨어졌네. 대리운전해 주기로 한 참길님이 제일 심하게 코를 고신다. 에구! 믿을건 나밖에 없네. 평촌 바이크롯지 샾을 경유해 안산에 도착하니 자정이다.  

집에 안착을 하니 꼬맹이는 자고 딸내미는 기말고사 공부중이라 조용히 짐 정리하고 잠자리에 드니 새벽 2시. 휴~~ 이번에도 무지원 ,무박으로 완주하게 되었다.  

도로가 아닌 산악을 초장거리로 주행하다 보면 신체의 각부위에 무리가 가기 쉽다. 노자의 도덕경에 보면 “세상에서 그지없이 부드러운 것이 세상에서 더 할 수 없이 단단한 것을 이겨 냅니다. 없음(無)만이 틈이 없는 곳에도 들어갈 수가 있습니다” 라는 말이 있다. 즉 휘어지더라도 온전하게 되돌아 갈 수 있는 유연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비록 사람이 닦아놓은 길을 가지만 자신을 비우고 산간 벽지 오지에서 자연의 청정함을 만끽하며 주행하시길, 잠시라도 자연은 당신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늘어져 있는 몸도 쉬 피곤해지지 않는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자연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어떨까? 길을 지나치다 보면 파워겔 껍질이 반짝이며 버려져 있는 것이 보인다. 귀찮더라도 가지고 있다가 하산후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의 경험으로는 랠리 바로 전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시기 바란다. 졸음이 엄습하면 제일 힘이 든다.  




무거운 것은 배낭에 넣지 말고 자전거에 매다는게 좋다.  
무거운 배낭은 오랜 라이딩에서 허리에 상당한 부담을 주게 된다.  마지막 가리왕산 구간은 절제된 야경과 반딧불이의 천국이다. 그리고 흐미하게 줄달음치는 길...  

이렇게 밤을 세워가며 잔차를 타는 것도 드문일일 것이다. 색다른 경험을 당신께 선사할 것이며 더불어 건강과 자신감이라는 선물도 같이 드릴 것이다.  

끝으로 이번 랠리가 원할히 진행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신 진행요원님들과 운영진에게 감사드리며, 특히 독수리님과 김현님의 노고에 더더욱 감사드린다.  


  

좌로부터 280랠리를 완주한 사이렌, 김교용, 염동훈 등 철인들...

라이딩 거리 : 총 269.3키로  
라이딩 평속 : 14.9키로  
라이딩 시간 : 24시간 30분  
라이딩 인원 : 평촌 바이크롯지팀(안산MTB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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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 대단한체력과 투혼에 박수를 보냅니다.
    사진대신 그림을넣어 예술적 가치를 느끼게 합니다.
    즐라하십시요
  • 그림은 언제 그리신거야요? 글 솜씨 뿐아니라 그림도 예술이네요...
  • 김교용님도 많이 쉬면서 가시는군요.
    전 또 그냥 달리기만 하시는줄 알았습니다. ^^;
    내년에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뵙길 바랍니다.
  • 킥....169.3 km ---> 269.3 km
  • dongrami글쓴이
    2005.7.30 12:04 댓글추천 0비추천 0
    지송합니다. 수정완료
  • 김교용님 정말이지 존경스럽습니다.
    삽화까지 곁들인 훌륭한 후기 입니다.
    280의 추억이 무더위에 쉽게 잊혀 졌는데..
    교용님의 후기를 읽고나니 다시금 가슴이 뜨거워 집니다.
    마지막 구간에서 쉽게 포기해버린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내년 280랠리는 함께 뛰고 싶습니다.
    기회 되면 삽화를 배워보고 싶네요..ㅎ
    수리산에서 뵙겠습니다.
  • 너무 멋진 후기 잘 느끼고 갑니다. 스케치가 너무 멋집니다.
    한달이 다 지나갔는데...랠리의 느낌이 살아있습니다.
    그림은 사진보다 더 많은 것을 남기는 듯합니다.
  • 김교용님한테 연락 한번 드릴 뻔한 일이 있었는데......
    이렇게 후기로나마 뵙게 되네요. 저는 산으로 가는 두바퀴에서도 활동하고 있답니다.
    담에 뵐 일 있겠지요. 그럼 언제나 즐거운 라이딩 빌어드립니다.
  • 랠리 참가자로서 정말 대단하십니다. 무지원 무박 완주.. 완주기록도 원더풀입니다.
  • 늦게 봤는데.. 정말 멋지십니다. ^^ 저두 내후년쯤 출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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