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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르드 몽블랑(TMB : Tour de Mont Blanc) 허걱랠리 완승기 6부

wjcho08252005.07.29 06:10조회 수 1959추천 수 3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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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사진   :  엘레나(Elena)산장을 지나며
아래사진:  뜨론채(Tronche)에서 보나띠(Bonatti)산장 가는길에서의 전경

아! 그랑죠라스(Grandes Jorasses)  
(Rif Bertone – Mont de la Saxe - Col Sapin – Rif Bonatti – Rif Elena )   
2002년 7월 19일     

베르똥산장을 7시45분에 출발하였다.  2시간 동안 다시 잔차를 어깨에 매고 사쎄(Saxe)능선까지 산행을 한다.  아~ 정말 욕만 나온다. 왜 이 힘든 짓을 하는 거지.

영규는 항상 맨 앞이다.  시간이 너무 지체될까 걱정이 되어 선두에 서고 있는 것 일거고 임덕용선생은 뒤에서 나를 응원한다.  전문 알피니스트이자 사진가이기도 한 허긍렬프로는 6미리 비디오와 디지털카메라로 연방 우리를 화폭에 담는다.  정말 겁나는 체력이다.  맨 뒤에서 사진을 찍다 어느덧 맨 앞으로 나가 낑낑대며 잔차를 지고 가는 장면을 비디오로 찍는다.  

이 양반 잔차는 족히 13-4키로는 나가는 대만브랜드 초급자용 산악자전거이고 엊저녁도 굶었는데 산속에서는 위 아래로 날라 다닌다.  크릿이 없는 평패달에 브레이크도 뻑뻑하고 MTB를 몇 번 타보지 않았다는데도 업힐은 물론 다운힐에서의 돌진도 거의 영규와 나를 육박하고 있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허영호 같은 유명산악인에 대비해 아주 깨끗하고 선비 같은 성격에 기술등반과 중거리 등반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산악인들 사이에서는 알아주는 전문등반가라 한다.  산이 좋아 회사도 다 때려치우고 이곳 몽블랑으로 날아와 등반과 산악사진을 전문으로 한단다(www.goalps.com 을 참고할 것).  

임덕용선생도 한 때 등반가로 국내에서는 이름을 날렸으며 시시때때로 몽블랑의 빙벽과 암벽을 자유롭게 누비는 선수였다.  그리고 최영규군이 누구인지 여러분들이 모두 알지 않는가.  항상 선봉에 서는 사나이, 없는 길만 찾아 다니는 무모하도록 용감한 사나이, 양갱과 초코파이만 먹고도 일주일을 버티는 놀라운 체력(영규야 이거 비하하는 거 아니고 칭찬이다).

떠나기 전 영규가 왜 조심스러워 했는지 그때서야 알았다.  전부 다 프론데 나만 아마추어. 더구나 다른 건강한 사람들과는 달리 무리하면 안되는 몸 상태.  허긴 그런 것도 극복할 수 있는 거라 믿고 여기까지 날라온 것이었지만…

어쨌든 이번 산행의 주인공은 거의 나였다.  낑낑대며 잔차를 들고, 매고, 지고, 이고, 밀고 온갖 추태들이 모두 비디오에 담겼을 거다.  허프로, 나 잘 나가는 것도 물론 찍었겠지.  몸무게와 가속도 덕에 좋은 상태의 비탈에선 남들을 제끼기도 하고 난이도가 높은 심한 비탈에서는 폼을 재기도 했지만 조금만 경사가 나오면 숨을 가쁘게 몰아쉬고 한숨을 내쉬고 그렇게 산행을 하였다.

힘들게 올랐지만 사쎄(Saxe) 능선에서의 전경은 장관이었다.  북쪽골짜기 넘어 4,208미터의 그랑조라스(Grandes Jorasses)의 흰봉우리가 우리를 압도하고 있었다. 여기선 사진을 찍어야지.  지고 있던 자전거를 번쩍 머리위로 들고 만세하듯 사진을 찍는다.  내가 보았던 장관 중 으뜸이 아니었나 한다.

잠시 내려가나 했는데 다시 오르막이다.  2,584미터의 뜨론채(Tronche)봉을 오르니 저 아래 사뺑(Sapin) 고개가 보인다.  쉬는 것도 잠시, 다음 목적지 보나띠(Bonatti) 산장까지 갈길이 멀다.  한참을 내려 온 것 같다. 좁은 길에 돌이 많아 라이딩이 썩 좋지 않았다. 중간의 휴게소라고 생각했던 곳은 허물어져가는 아마 목동들의 쉼터 같았다.  

다시 웅장한 설산이 골짜기 사이로 꽉 차여 들어오기 시작한다.  어 이거 화폭에 제대로 담으려면 18미리 광각렌즈는 있어야 할 것 같다.   멋진 풍광이 다가오면 바로 그곳에는 산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마치 우리나라 명산 가장 좋은 풍광이 보이는 곳에 절 집들이 들어서 있는 것 처럼…

쉴 곳을 보니 힘이 솟는다.  마치 개선장군처럼 어려운 마지막 내리막을 페달에 발을 떼지 않고 관중들이 모여 있는 곳까지 와서는 ‘본 조~르노’하고 외친다.  햇볕을 받으며 풍광을 즐기고 있는 이태리와 프랑스 관중들로부터 박수를 받으며 잔차를 내리고는, 무릅을 굽히고 한 팔을 멋지게 대각선으로 내려서는 박수에 답하는 시늉을 한다. 이곳 촌놈들에게도 잔차를 타고 험한 산길을 내려오는 동양인들이 흥미로운가 보다.

그곳에서 야채스프와 빵과 쏘시지 치즈모듬으로 맛난 식사를 하였다.  산에서 배고플 때 먹는 음식은 모두 꿀맛이다.  오후 3시, 뱃속의 이물질들을 몰아내고 다음 목적지 엘레나 산장으로 출발.

2시간 30분을 달려 오늘의 종착지인 해발 2,150미터 엘레나 산장에 도착하였다.  이테리 깃발이 바람에 나부낀다.   임선생은 각본에 의한 촬영을 한다며 자기가 먼저 가서 촬영 준비를 하고 있을테니 큐 사인을 받은 후 언덕을 치고 오라는 요청이다.  힘이 들어도 이런 요청에는 얼굴을 펴고 멋지게 제스처를 취해야지.  그러나 내 얼굴속은 찌그러져 있었다.

프리데바(Pre de Bar)라는 빙하가 코 앞에 있어서인지 햇볕에 나와 있어도 서늘한 느낌이다.  일인용 카약을 실은 차들을 보았다.  오호 이 빙하의 끝나는 지점부터 와르르 흐르는 회색의 계곡물에서부터 내려가는 것 같다.  굉장한 급류가 위험해 보이고 또 얼음물이니 엄청 추울텐데.   허긴 남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지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뭔 걱정.

엘레나산장은 그 동안 묵었던 산장과는 달리 아주 깨끗하였다.  현금을 300유로만 달랑 가져와 동료들에게 또 다른 민폐를 끼치고 있었는데 이곳은 카드가 된단다.   영규야, 맥주 맘대로 마셔라. 와인도 마시고.  네사람의 저녁식사와 숙박 그리고 아침식사를 포함 맥주값과 와인값까지 얼마 안됩니다.  물경 200유로.  

비누칠을 하여 샤워를 하고 빨래를 하고 저녁을 먹고, 우리는 9시가 되기 전부터 드르릉 코를 골기 시작하였다.    

7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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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용아빠
2024.06.17 조회 71
treky
2016.05.08 조회 681
Bikeholic
2011.09.23 조회 8118
hkg8548
2011.08.04 조회 7168
M=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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