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국토횡단 4편 - 대관령을 올라 봉평 휘닉스파크까지
9월 9일...
4일째 아침.
조금 늦게 일어났다.
아침을 해수욕장에 있는 분식집에서 먹는다.
두사람이 일이 있다며 버스를 타고 서울로 가야한다고 한다.
아침식사후 그들과 헤어지고 다시 길을 잡아 나선다.
신길 7번국도를 타고 강릉으로 간다.
새로난 7번국도는 왕복 4차선으로 잘 뚫여있다.
날씨가 매우 더웠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르르 흐르니 아거 참...
동해1터널 회비령 앞에서 잠시 쉬고 터널을 통과한다.
그후 다시 동해2터널 밤재를 지났다.
시속 26Km에서 30Km를 넘나들며 강릉으로 향하였다.
너무 더운날씨에 아이스크림을 사먹자고 적당히 쉴곳을 찾는데 앞에 강릉시가 보인다.
강릉시 터미널 근처 수퍼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쉰다.
당초 3일차에 강릉시에 도착하여 오죽헌을 구경하고 경포대에서 쉬기로 했지만 일정이 늦어졌다.
남은 4명과 상의하여 오죽헌과 경포대를 생략하기로 한다.
올해도 결국 강릉시까지 와서 경포대에 몸을 담그지는 못하게 되었다.
진행로는 계획대로 대관령으로 한다.
수퍼 옆 상점 아저씨와 대화를 나누었다.
나는 대관령 올라가는 길에 물놀이 할수 있는 곳을 여쭈어보았더니 대관령에 기가막힌 계곡을 알려주신다.
대관령을 오르기 시작한다.
오전에는 날씨가 너무 덥더니 오후들에 날씨가 흐려진다.
비가 내릴것 같다.
대관령 박물관에서 휴식을 하고 썬크림 다시 바르고 방수커버를 씌운다.
자 이제 대관령 업힐을 시작한다.
나같은 초보자에게 대관령은 너무 어려운 난코스이다.
오르고 올라도 끝은 보이지 않고 그 끝조차 가늠하기 어려웠다.
비는 내리고 몸은 3일간의 라이딩으로 지쳐 있었다.
그래도 묵묵히 달린다.
중간 조금 못 미쳤을때 다리가 보이고 물소리가 난다.
옆에 자전거를 바짝 붙혀서 아래를 보니 개울이 흐른다.
강릉의 아저씨가 알려준 곳이 여기인지 아닌지가 중요하지가 않다.
약간의 이슬비가 내렸지만 맑은 물소리를 내며 흐르는 대관령의 계곡을 그냥 지나칠수가 없다.
나는 선두상태다.
그냥 아래로 내려가서 배낭을 내던지고 헬멧도 내던지고 신발과 양말을 벗고 긴바지도 봇고 물에 뛰어 들었다.
약간의 비는 중요하지 않다.
시원했다.
바다와 계곡은 또다른 분위기와 재미가 있다.
옆에서 파라솔 아래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책을 보는 30대로 보이는 아저씨의 피서법이 부러웠다.
밥돌이가 오고 뒤이어 티티엘 막내들도 내려온다.
그들이 내려오자 강한 햇빛이 내 피부를 콕콕 찌른다.
딱이다...
우리의 물놀이를 즐거움으로 기억하게 하려는 하늘의 축복인가...
갑자기 날씨가 더워졌다.
한참을 쉬었다.
사진도 많이 찍고~~
다람쥐도 놀라왔다.
물놀이를 끝낸후 대관령 정상을 향해 다시 업힐을 한다.
그냥 내리고 끌고 가고 싶다.
나같은 초보에게는 참으로 힘든 대관령... ㅡ_ㅡ
그래도 끝에 오니 올랐다는 기쁨이 느껴진다~~ 이맛에 업힐을 하는가보다.
대관령에 올라 강릉시내를 바라보니 산들이 가려져있고 바다도 잘 보이지는 않는다.
나는 새가 되어 이곳을 날아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
가끔 꿈에서는 이런곳에서 점프하여 창공을 비행하곤 했는데...
순간 패러글라이딩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관령을 지나 횡계시내로 길을 잡았다.
횡계시내에서 해장국으로 식사를 했다.
이곳에는 용평스키장이 있어서 좋은 민박집을 저렴하게 잡을수도 있을꺼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벌써 하루의 라이딩을 중단하기엔 시간이 이르고 서울로 왕복 복귀하기엔 마지막날에 부담이 클것 같아서 더 가기로 한다.
횡계에서 밥돌이군이 내일 출근해야 한다며 버스타고 복귀한다.
대관령목장을 가보고 싶다고 했는데...
막내가 휘닉스파크까지 가서 숙박을 하면 좋은 민박집을 좋은 조건으로 잡을수 있을거라는 의견을 말한다.
휘닉스파크가 어디였지?
양구두미재 옆에 있었는데...
양구두미재가 어기서 얼마나 될까?
나는 동호회 사람들에게 핸드폰 문자를 보내서 휘닉스 파크의 주소가 어딘지 물어봤다.
곧이어 "횡성군 봉평면 면온리"라는 세네건의 답장이 왔다.
봉평면 면온리까지의 거리를 모르겠다.
투어를 준비하면서 가는길은 지도를 보며 지도를 외워서 서울에서 망상으로 가는길은 머리속에 기려졌지만 오는길은 외위지 못하였다.
택시기사분들에게 휘닉스파크까지의 거리를 물어보았다.
약 45Km 조금 넘을꺼라 한다.
가는길은 속사재라는 고개가 있고 그 외에는 그리 험하지 않다고 한다.
그정도 거리라면 오늘 저녁에 도착할수 있을것 같다.
횡계를 나서 조금 달려 어느 초등학교에서 휴식한다.
다시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곧이어 6번국도와 만난다.
2003년 국토횡단때 이곳부터는 갔던 길이다.
그때는 너무 어두울때 장평까지 달려갔던 터라 길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고개 하나가 있었던걸로 기억했다.
속사재가 나타났다.
속사재를 넘어 다운힐을 하고 평지에 다다를때쯤 31번국도 분기점이 나타났다.
"이곳으로 가면 차로 넘을수 있는 네번째로 높은 고개 운두령이 나타나고 그곳을 넘어 내면을 지나 창촌리로 가면 내린천 상류가 나오고 그곳이 우리가 갈까 고려했던 두번째 코스다"라고 알려줬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코스는 선정되지 않았다.
장평까지 가는길에는 차량의 통행이 거의 없다.
옆을 함께 지나는 영동고속도로에는 차량이 많이도 지나다닌다.
장평 시내에 들어서서 마트에서 빵과 음료수를 사서 나누어 마셨다.
그리고 다시 6번국도를 타고 질주한다.
약간은 어두워졌다.
그런데 복병이 있었으니 그것은 역풍이었다.
지금까지는 다운힐이라 역풍이어도 그럭저럭 잘 달렸지만 평지에서 역풍은 우리의 질주를 방해하는 큰 방해꾼이다.
도무지 아무리 밟아도 시속 25Km를 넘기지 못한다.
20Km를 겨우 넘길까 말까 한다.
다운힐에서도 30Km를 넘기지 못한다.
봉평면에 들어섰다...
곧 휘닉스파크 입구도 보였다.
이미 어두운 저녁이다.
일행중 한명이 예전에 갔었다는 펜션이 있는 방향으로 가다 표말을 보고 전화를 했다.
4명이 자는방 8만원이라 한다.
당연히 포기.
펜션이면 싼거일지 모르지만 우리는 고급방보다는 저렴한 방이 필요했다.
남은 회비도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실망하며 다니 도로쪽으로 나와 다른 민박집을 찾기로 한다.
앞에 식당과 수퍼가 보였다.
식당에 가서 물어볼까 수퍼에 가서 물어볼까 하다 수퍼로 들어갔다.
"아주머니 우리 자전거 타고 서울로 여행가는 중인데 오늘 이 마을에서 묶으려 하는데 좋은 빈박집좀 소개시켜 주세요~~" 하니
옆에 집을 추천해 주신다.
옆집으로 갔다.
외관을 보니 아주 깨끗하고 아름다운 집이다.
펜션으로 보였다.
가격이 비쌀꺼라 생각했지만 그래도 가격을 물어나 보자 하고 들어갔다.
할머니가 나오셨고 "4명이 자전거를 타고 서울로 가는데 오늘 저렴한 방을 찾고 있습니다."라고 사정을 이야기 하니
"방을 싸게 줘야겠네" 하신다.
"펜션이니 못해도 5만원은 줘야겠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할머니가 말씀하신다.
"얼마에 줘야 하나~~ 싸게 줘야겠지?" 하시길래
나는 평소 못하는 눈웃음을 보이며
"네~~ 그렇게 해주시면 감사하죠~~" 하니
3만원만 달라고 하신다.
"네? 다시한번 말씀해 주세요~~"
분명 3만원이라 하셨다.
나는 방으로 가기도 전에 "좋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이야기 했다.
방을 보지도 않고 좋다고 확답을 해 버렸다.
좋은 외관과 할머니의 인상이 좋아보였기에 방도 보통정도 이상은 될꺼라 확신이 들었다.
온도계를 보니 24.5도인데 꽤나 쌀쌀하게 느껴진다.
여기는 피서가 필요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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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을 구경했다.
"헉!!"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자동센서로 켜지는 현관 조명, 넓은 방, TV, 4명이 쓰기에 충분한 침구류, 깨끗하고 아주 흘륭한 주방, 넓고 깨끗한 샤워실, 콸콸 쏙아지는 온수, 커다란 냉장고, 옷걸이, 모기향, 모기킬러, 주방세제, 각종 식기류, 냄비, 전기밥솥까지...
풀코스이다.
할머니가 말씀하신다.
"빨래 있으면 다 가져와 세탁기로 돌려줄께~~" 하신다.
여기서 다시한번 놀란다.
유니폼은 손빨래 해야하지만 비도 맞았고 축축하고 4일간의 라이딩으로 쉰내나는 옷들을 모두 내 놓았다.
할머니는 빨래를 가져가셔서 세탁기로 돌리신후 보일러실에 건조까지 해 주셨다.
그리고 또 놀라지 않을수 없다.
"저녁은 어떻게 할꺼야?" 하시길래 나는 "사람들이 다 씻으면 상의해서 나가서 사 먹거나 아니면 저녁거리 사와서 해 먹으려구요." 라고 답변 드렸다.
그러더니 그래? 해먹을꺼면 밥솥 속 용기를 달라고 하시더니 가져가신다.
그리고 잠시후 그곳에 쌀을 아주 많이 씻어 오셨다.
그 양이 장정 12명이 먹어도 될만큼 많았다.
그리고 밥이 다 되었을쯤 쟁반에 큰그릇 3개에 반찬을 많이 담으시고 호박찌개도 부글부글 끓여서 가져오셨다.
정말 감동이 아닐수 없다.
그 많은 민박집을 다녔지만 김치를 가서 얻어온적은 있지만 김치는 물론 다른 반찬과 함께 찌개도 끓여서 주신곳은 이곳이 처음이다.
그 밥과 반찬 맛이 꿀맛이다.
정말 잊을수 없다.
맛도 맛이지만 그 정성에 너무도 감사함을 느겼다.
밥을 먹고 설거지를 끄낸후 이부자리를 펴고 잠잘 준비를 한다.
오늘 이번 투어의 마지막 밤이다.
내일이면 서울로 가야 한다.
첫날 둔내까지 왔으니 봉평에서 서울 가는건 큰 문제가 아닐테니 내일은 무난히 서울로 들어갈듯 했다.
서울로 가는 방향으로는 문재고개는 업힐이 없고 횡성시내에서 도둑고개까지는 업힐이지만 경사도가 일부만 심하니 그리 걱정하지 않았다.
아쉬운 마지막 밤은 그렇게 지나갔다.
오늘 잡은 민박집은 정말로 좋은 집을 잡았다.
평생 이런 민박집을 잡기는 힘들것이다.
너무도 기쁘고 즐거운 투어의 한 장면으로 남을것 같다.
9월 10일...
예정상 마지막날이다.
간밤에 너무 잠을 잘 잤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했고 시원하여 숙면을 취한것 같다.
어제 할머니가 주신 밥과 반찬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어제 저녁값과 아침 식사비를 아꼇다.
할머니가 어제 가져가신 빨래를 가져오셨는데 보일러실에서 건조하여서 카페 팀복이 따뜻하게 다 말라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메일 내리는 비와 물놀이 탓에 늘 축축한 옷을 입은채 힘들게 라이딩을 했던 터였기에 그 감동은 더 컸다.
할머니께 출발한다고 말씀 드렸다.
할머니께서는 조심히 가라며 한마디 해주셨고 주인 어르신 내외와 기념촬영을 하였다.
할머니는 명함 4장을 주시면서 다음에 또 들리라고 해 주셨다.
서울로 가는 길을 두 갈래를 알려주셨는데 할아버지가 알려주신 양구두미재를 넘기로 했다.
원래 코스가 거기이고 양구두미재를 남고 싶었던 터라...
2003년에는 양구두미재 고개를 피하려고 42번 국도를 탔는데 이제는 고개가 있으면 찾아가게 되었다.
양구두미재는 대관령보다 쉬웠다.
하지만 강릉에서 출발하여 하루만에 서울로 간다면 가장 힘든 고개로 남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구두미재에 오르니 온도가 19.5도라고 한다.
춥게 느껴졌다.
안개가 껴서 멀리 있는 경치를 볼수없어서 안타까웠다.
양구두미재 고개는 대관령보다 높은 고지 860M로 알고 있다.
이곳에는 날씨가 맑은 날에는 20리 밖의 마을도 보인다 하였는데 오늘은 그렇지 못하네...
정상에서 잠깐 내려오니 천연암반수가 있어서 그물을 마셨다.
물은 조금 따뜻했고 별 다른 맛을 모르겠다.
둔내에 들어서서 잠시 휴식한후 다시 달렸다.
다음 코스는 황재고개.
첫날 일행을 너무 힘들게 했던 고개...
올라올때는 그리도 힘들게 했지만 갈때는 마냥 쉬운 다운힐이다.
횡성시내를 우회하기로 하였다.
횡성터널을 지나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비줄기가 매우 거세다.
다리 밑에서 비를 피하기로 한다.
지금 시간은 11시 40분쯤 일찍 도착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비가 그치지 않는다.
비를 피할겸 식당을 찾아 식사를 하기로 했다.
가장 가까운 식당을 찾았는데 외관이 너무 좋아 보인다.
메뉴 가격이 비싸보여서 메뉴판을 확인했다.
가격은 5천원선...
메뉴는 뚝배기불고기로 통일.
신발을 벗어 조금이라도 건조해보려 노력한다.
비는 그치기는 켜녕 더 굵어 지고 세차졌다.
걱정이 되었다.
양평지역은 국지성 집중호우가 자주 내리고 폭우가 내리면 6번국도는 배수가 빨리 되지 않아 우중라이딩때 위험하다고 느낀 경험이 있었다.
일행과 상의하여 5일간 투어일정에 왕복 완주를 못한것이 못내 아쉽지만 안전을 위하여 버스를 타고 복귀하기록 결정을 한다.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횡성터미널로 향하였다.
횡성 터미널에서 젖은 유니폼을 마른 다른 옷으로 갈아입었다.
나는 집이 여주라 횡성에서 원주로 가서 원주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여주로 오는것이 빠를것이라 생각했다.
나머지 3명의 일행이 버스를 타고 상봉동 터미널로 떠나자 나는 원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원주터미널에서 여주행 버스를 타고 이번 투어를 마무리 하였다.
일찍 도착하여 집에서 쉴수 있는점은 좋지만 완주를 하지 못한것은 정말 아쉬움으로 남았다.
5일간의 국토횡단 왕복 투어를 사고없이 마쳐서 매우 기뻤다.
6번국도와 42번 국도의 수많은 고개와 업힐들을 모두 넘어서 뿌듯하다.
강원도를 횡단 왕복하고 나니 엔진이 확실히 업글됨을 느꼈다.
이제는 왠만한 고개에는 부담감도 걱정도 없다.
예전에는 힘든 업힐을 피하고 않 가려 했지만 이제는 찾아가게 된 나를 발견한다.
2달동안 준비한 "2005 여름휴가 국토횡단 유격훈련"을 이렇게 마무리 한다.
내년에는 어딜 가야 하나...
내년에는 유격모드가 아닌 모두가 함께 즐기며 노는 관광모드의 투어를 준비해야 겠다.
빡빡한 일정으로 좋은 곳을 생략하며 지나친점이 아쉬웠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어떤 사람들과 어떤 코스를 달리고 있을까?
2006년 여름휴가 투어가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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